‘전관 정조준’ 추미애 법무부장관 딜레마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3.23 10:30:40
  • 호수 1263호
  • 댓글 0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울라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전관들의 목에 칼을 댔다. 법무부가 법조계 전관 특혜 근절 방안을 발표한 것. 법조계에서는 당장 ‘헉’ 하고 장탄식이 나온다. 이번 발표 내용이 전례 없는 ‘고강도’기 때문이다. 전관들을 겨냥한 칼은 곧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로 향할 전망이다.
 

▲ 악수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과 추미애 법무부장관 ⓒ청와대

법무부(장관 추미애)는 지난 17일 ‘법조계 전관 특혜 근절 방안’을 발표했다. 부제는 ‘수임·변론부터 수사 절차, 사후 감시 등 모든 단계 개선 추진’이다. <일요시사>가 당일 입수한 법무부 자료에 따르면, 법무부는 ‘법조계 전관특혜 근절 전담팀(TF)’을 구성했다. 이후 학계·대한변호사협회·대검찰청 등과 논의해 이번 방안을 발표했다.

법무부 발표
전관에 철퇴

자료에는 사건 수임·변론 단계부터 수사 단계, 징계 단계 등 단계별 방안이 담겼다. 핵심은 수임 제한 기간 연장이다. 법무부는 검찰·법원 출신의 전관 변호사의 수임 제한 기간을 현행 1년서 3년으로 늘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변호사법을 개정할 예정이다.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대상인 고위직 출신 전관이 대상이다. 검사장과 고법 부장판사, 치안감 이상 경찰 고위직, 1급 이상 공무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법무부의 방안대로 변호사법이 시행된다면, 고위직 출신 전관들은 퇴직 전 3년 동안 근무한 기관의 사건을 퇴직 후 3년 동안 수임하지 못한다.  

기관 업무를 기준으로 취업 심사를 받는 대상자는 수임 제한 기간이 2년으로 늘어난다. 지검 차장검사, 지법 수석부장판사, 2급 이상 공무원 등이 대상자다. 현행 변호사법은 이들의 수임 제한 기간을 1년으로 규정한다. 


이는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현행 변호사법은 퇴직 전 1년, 퇴직 후 1년이 수임 제한 기간이다. 공직자윤리법상 취업제한 기간(3년, 2년)보다 짧다. 법무부는 이 둘 사이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법무부는 ‘몰래 변론’에 대해 철퇴를 가할 계획이다. 몰래변론은 선임계 없이 피의자를 돕는 행위를 뜻한다. 변호사 중 일부는 조세포탈을 목적으로 몰래 변론을 해왔다. 

전관 특혜 근절 TF 구성
수임제한 1년→3년 늘려

대표적인 사건이 바로 ‘정운호 게이트’다.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의 상습도박 사건을 몰래 변론한 검찰 고위직 출신 홍만표 변호사는 수사검사, 결재검사와 학연·지연·친분 등과 관계된 전관 변호사들로 변호인단을 꾸려 논란을 불러온 바 있다. 

법무부는 조세포탈 등의 목적으로 몰래 변론한 경우, 처벌을 현행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서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한다. 또 정당한 이유 없는 단순 몰래 변론도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는 규정을 신설한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법무부는 검찰·법원서 재직했을 당시 처리했던 사건을 퇴직 후 변호사로서 수임한 경우에 대한 처벌 수위도 높일 계획이다.

‘전화 변론’ 역시 금지된다. 전화 변론은 몰래 변론의 대표적 수단으로 사용돼왔다. 지난해 4월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몰래 변론’ 사례를 조사한 바 있는데, 조사 결과 검찰 고위직 출신 전관 변호사 중 다수가 전화 변론을 통해 검찰 수사 실무자나 지휘 라인에 영향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수사 중인 검사와 사건과 관련해 직접 통화할 수 있어 전화 변론은 전관 변호사의 ‘특혜’로 통한다.


이에 법무부는 전화 변론 자체를 금지할 계획이다. 단, 주임검사의 요청이나 긴급한 사정이 있는 경우 예외적으로 허용한다. 검찰 내 상급자를 상대로 한 변론 역시 원칙적으로는 금지할 계획이지만, 절차 위반 등 부당한 검찰권 행사를 바로잡을 때에 한해 변론이 가능하도록 열어둔다. 그 외 변론은 서면으로 주임검사에게 제출하도록 한다. 주임검사에게 직접 전달하는 행위도 금지한다.

몰래 변론
막을까?

‘법조브로커’ 퇴출도 선포했다. 변호사, 법무사의 법률서비스 업무에 대해 중개를 해주는 알선업자가 바로 법조브로커다. 우리나라는 변호사와 법무사만이 유료로 알선할 수 있으며, 비법률가의 알선은 불법이다. 변호사법에 따르면, 비법률가가 수익 사업을 위해 법률사무를 알선·중개할 경우 형사처벌 대상이다.

그동안 법조브로커로 인한 피해 사례가 꾸준히 도마 위에 올라왔다. 최근에는 ‘여순사건’(10·19사건) 당시 희생당한 민간인 희생자의 재심에서 무죄가 선고된 이후 유족들에게 접근해 보상을 받게 해주겠다는 법조브로커가 등장해 우려를 낳았다. 

지난해 3월에는 개인회생 사건을 수임한 법조브로커가 적발됐다. 해당 브로커에게는 변호사나 법무사 자격이 없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지난 2017년 2월부터 지난해 5월까지 무자격으로 188건의 개인회생 사건을 수임, 수임료 총 3억6500만원을 부당하게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특히 재판·수사 공무원의 변호사 알선 행위는 그 심각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법조브로커로부터 수사 무마를 대가로 뒷돈을 받아 실형을 선고 받은 검찰·경찰 간부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에 법무부는 처벌을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강화할 계획이다.

범위도 확대된다. 사건을 수임할 목적으로 변호사들이 수사·재판기관 인사와의 인맥을 선전하는 행위는 금지다. 재판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법무부는 금지 대상을 수사·재판기관뿐 아니라 국세청·공정거래위원회 등 조사기관으로까지 확대한다.

일단 법무부는 실태 조사부터 나선다. 이를 위해 각 검찰청의 감찰담당 검사가 맡는 행동강령책임관을 ‘전관특혜방지 담당책임관’으로 지정, 업무를 맡겼다. 또 법조비리 신고센터를 만들어 상시 운영한다.

21대 국회
입법 목표

TF 팀장을 맡은 이용구 법무부 법무실장은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 내에 위치한 법무부 대변인실 사무실 의정관서 브리핑을 열고 “사건 수임 단계부터 징계·제재 단계까지 아우르는 대책을 만드는 것에 중점을 뒀다”며 “한쪽을 규제하면 다른 쪽에서 문제가 커지는 ‘풍선 효과’를 막기 위해 촘촘하게 연결된 특혜 근절 방안들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이번 방안은 단계별로 진행된다. 첫 번째가 수사 단계서의 전관 특혜 근절이다. 법무부 훈령이나 대검 예규 개정으로도 시행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수임 제한 기간을 3년으로 연장하는 방안 등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변호사법을 개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총선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아 이번 20대 국회에선 개정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법무부는 21대 국회 입법을 목표로 한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반부패정책협의회서 전관 특혜에 대해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불공정 영역”으로 지목했다.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역시 해당 자리에 참석했다. 윤 총장은 협의회 참석 이후 대한변협과 관련 논의를 이어가는 등 전관 특혜 근절에 의지를 보이고 있다.

전관 특혜 근절의 종착지는 공수처다. 수임 제한 기간을 연장하는 등 변호사법이 21대 국회서 개정되면, 법무부는 이에 준용해 공수처 관련 전관특혜를 근절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할 방침이다. 

공수처, 전관의 온상지?
준비단장이 부른 논란

법조계 안팎에서는 공수처가 ‘전관의 온상지’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 발단이었다. 남기명 공수처 준비단장이 부른 전관예우 논란이다.

앞서 남 단장은 공수처가 출범하기 전 한 시중은행의 사외이사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시중은행의 사외이사직은 ‘전관들의 놀이터’란 지적을 받는 자리로 시중은행은 그간 정권과 닿아 있는 주요 인사들을 자신들의 사외이사로 들여 이득을 취해왔다.

논란이 일자 남 단장은 지난 10일, 이사직을 내려놓기로 했다. 남 단장은 당시 “공수처 준비단장 자리의 무거움을 느끼며 재직 중에는 단장 외의 어떤 직도 맡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한 번 켜진 불씨는 쉽게 사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공수처가 가진 특수성·희소성으로 인해 전관 특혜에 쉽게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다. ‘공수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공수처 검사는 25명이다. 

공수처 검사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변호사 자격 10년 이상 보유 ▲수사와 재판 또는 수사처 규칙이 정한 조사 업무 경력이 5년 이상이어야 하며 현직 검사도 공수처 검사에 지원할 수 있다.

해당 법률이 정한 공수처 검사의 임기는 3년이다. 여기에 3회에 한해 연임할 수 있다. 이는 3년의 임기를 채우면 특수수사 전관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특수수사 전관의 몸값은 일반수사보다 약 2배가량 높다. 즉 공수처 경험만으로도 대형로펌 등에서 모셔 가려는 전관 변호사가 될 수 있다.

3년이면
몸값 뛰어

법조계에선 공수처 준비단이 먼저 관련 내규부터 만들어 공수처 검사의 전관 특혜를 예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21대 총선이 열리지도 않은 시점서 법 개정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내규부터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지난 10일 공수처 준비단 첫 자문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주요 의제를 자문위원회에 설명하고 법령 등을 정비하는 자리다. 그러나 공수처의 전관 특혜를 방지하기 위한 법령 논의는 당시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공수처 준비단은 오는 7월15일까지 공수처 설립을 마쳐야 한다. 

<chm@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청와대-검찰 갈등 재점화?

청와대-검찰 간 갈등이 재점화될 조짐이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지휘하는 ‘라임자산운용 펀드 환매 중단 사건’ 수사가 본격적으로 청와대를 겨냥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라임 사건은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등 시간이 지날수록 사안의 심각성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라임 관련 펀드 투자금을 집중적으로 유치한 A씨가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 출신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문제 해결에 개입했다”는 취지로 말한 녹음파일을 확보했다. 

또 검찰은 라임 투자 피해자 측으로부터 전직 청와대 행정관의 관여 의혹이 언급된 녹취록 등도 제출받아 내용을 분석하고 있다.

녹취에는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라임 펀드의 자산 매각 계획, 금감원 조사 무마 등에 개입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지난 16일 돌연 사의를 표명하자, 일각에선 라임 사건에 대한 부담 때문이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16일은 라임 사건에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연루됐다는 의혹 보도가 쏟아지던 시점이다.

라임 사건은 전직 청와대 행정관이 청와대 재직 당시 일어난 사안으로 만약 지금의 의혹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청와대의 공직기강 시스템에 대한 비난을 피해갈 수 없다.

청와대는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16일 기자들과 만나 “검찰 조사가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였다. <목>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