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마음의 흐름’ 남화연

무용가 최승희, 2020년 다시 태어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아트선재센터서 오는 24일부터 남화연 작가의 개인전 마음의 흐름을 선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전시가 연기된 끝에 관람객들과 만나게 됐다. <일요시사>가 남화연의 작품세계를 조명했다.
 

남화연은 안무적 접근을 통해 신체 안으로 시간이 관통할 때 발생하는 영향에 주목하고 이를 가시적 형태로 구현하는 방식을 고민해왔다. 남화연의 작업은 노래나 신문을 통해 건진 이야기로부터 출발한다. 주어진 공간서 시간과 움직임을 고려해 배치와 동선, 영상과 퍼포먼스, 사운드를 구성하는 방식은 무용가의 안무를 떠올리게 한다.

무용가의 춤

남화연은 2012년부터 무용가 최승희에 주목, 이를 둘러싼 불완전한 아카이브를 수집하며 작업의 기반으로 삼았다. 최승희는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16세에 일본으로 건너가 현대무용가 이시이 바쿠를 사사하고 승무의 대가인 한성준에게 전통무용을 배웠다.

일본을 비롯해 미국과 프랑스, 스위스 등지서 다수의 공연을 하며 명성을 얻은 최승희의 춤과 행보는 당시 조선과 일본, 전통과 현대, 동양과 서구 사이에 선 예술가의 주체성에 대한 고민과 시대적 갈등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최승희의 기록은 많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에 그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한국의 전통무용과 동양무용을 고루 익히고 근대 한국무용의 근간을 만든 이로 평가한다. 반면 일각에선 친일 행적, 해방 후 남편 안막과 함께 월북해 활동한 경위 등으로 복합적이고 문제적인 인물로 본다.


남화연은 역사의 시간이 관통한 신체라는 측면서 최승희의 삶에 주목했다. 2012년 페스티벌 봄에서 최승희를 중심으로 한 극장 퍼포먼스인 이태리의 정원을 선보였다. 2014년에는 아르코 예술자료원서 마음의 흐름을 전시했고, 2019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에서는 영상 반도의 무희와 설치로 구현된 이태리의 정원을 소개한 바 있다.

노래나 이야기부터 출발해
안무 과정과 닮은 작업방식

이번 개인전은 남화연이 오랜 시간에 걸쳐 최승희를 연구한 내용을 바탕으로, 그의 방식대로 풀어온 아카이브의 여정을 정리한 전시다. 새로운 영상작업 6점을 비롯한 다양한 설치, 아카이브 자료,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됐다.

관람객들은 남화연이 그동안 모은 최승희에 대한 자료, 이 자료 속 정지된 이미지 사이에 부재하는 시간과 움직임에 개입한 다양한 작업을 감상할 수 있다. 작업 과정의 아카이브도 함께 선보인다.

2014년 남화연은 최승희의 안무 마음의 흐름과 관련해 남아있는 사진 2장과 당시 공연에 대한 평론가의 짧은 글을 참고해 무용의 동선을 상상한 6점의 드로잉과 사운드, 포스터로 구성한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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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에 선보이는 마음의 흐름은 기존 작업과 달리 조명을 이용한 빛과 사운드를 포함하는 설치로 그 규모와 형태를 바꿔 전시장 2층에 놓였다. 조명은 마치 춤을 추듯, 파도가 일렁이듯 위치를 뒤바꿔 바닥 설치물을 비추며 움직임을 표현한다.

맞은편에 설치된 4채널의 영상작업 사물보다 큰은 교차하는 북해의 풍경과 사실주의 화가 쿠르베가 그린 바다에 대한 이야기, 일본인 친구가 적어 보낸 바다 일지와 함께 최승희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다룬다. 전시장 2층에 설치된 작업들은 모두 신작으로 구성됐다.


3층에는 아카이브 행위를 남화연 관점으로 풀어낸 다양한 작업들이 놓인다. 입구에는 최승희 독무로 선보인 최초의 모던댄스 세레나데’(1927)에 대한 사진 자료들과 기록을 접할 수 있으며 남아있는 사진 속 포즈와 포즈 사이를 엮은 2020년 버전 세레나데가 관람객을 반긴다.

2012년부터 최승희 궤적 좇아
과거의 자료 재해석한 작품 소개

로댕의 키스’(1882)에 영감을 받아 만든 춤으로 알려져 있는 습작’(1935)은 두 명의 공연자를 통해 새롭게 풀이한 퍼포먼스 영상과 점토로 형상화한 작업이 2020년 버전으로 다시 태어났다.

칠석의 밤: 아카이브의 제목은 동아시아 지역에 널리 퍼져 있는 칠월칠석 설화를 기반으로 한 작업이면서 일본군을 위한 위문공연으로 선보였다는 이유로 친일논란을 불러일으킨 공연 칠석의 밤’(1941)서 가져왔다. 영상은 에헤라 노아라와 세레나데의 작업 과정을 복기하며 남긴 메모와 드로잉, 퍼포먼스 기록들로 구성됐다.
 

풍랑을 뚫고는 최승희가 월북 후 1958년 만든 무용교본 <조선민족기본무용>이 재일교포 사회로 전해진 뒤 일본서 전승된 조선춤의 기반이 된 배경을 토대로 한다. 남화연은 영상서 재일동포 무용교사 이경희를 인터뷰하고 그녀의 춤 장면을 영상에 포함해 최승희 작품이 국가의 경계를 넘어 이동하는 궤적을 좇는다.

에헤라 노아라는 라이브 퍼포먼스가 담긴 자료다. 본래 에헤라 노아라는 최승희가 남자처럼 갓과 도포를 갖추고 춤을 추는 해학적인 작품이다. 최승희가 일본에서 처음 춘 조선무용이자 일본 무용계서 각광받은 계기가 된 작품이기도 하다.

작가의 작품

김해주 아트선재센터 부관장은 두 사람이 그림자 모양으로 서로 어우러지고 또 떨어졌다가 다시 어우러지는 그림과 같은 듀엣이라는 최승희의 안무 마음의 흐름에 대한 기록 한 구절을 언급하면서 “마음의 흐름에 대한 오래 전 기록은 전시를 통한 남화연과 최승희 두 사람의 만남과 공명의 시간에도 적용된다고 설명했다이어 서로 마주했다가 다시 거리를 두는 이 안무처럼 서로 다른 두 사람, 다른 시간대와 그 역사, 실제와 픽션 사이서 출현한 것들이 두 층으로 나뉜 전시장 사이에서 궤도를 그리는 장면을 관람객들이 목격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시는 52일까지.


<jsjang@ilyosisa.co.kr>

 

[남화연은?]

1979년생 서울

개인전


‘Abdominal Routes’ 덴마크 쿤스트할 오르후스(2019)
임진가와시청각(2017)
시간의 기술아르코 미술관(2015)

그룹전

역사를 몸으로 쓰다국립현대미술관(2017)
유명한 무명’ (2016)
모든 세계의 미래 All the World’s Future’ 베니스 비엔날레(2015)
‘Nouvelle Vague-Memorial Park’
팔레드 도쿄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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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쥐고 흔드는’ 민주당 꽃놀이패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1일 이재명정부의 첫 정기 국회가 열리면서 100일 대장정이 시작됐다. 늘 그렇듯 각종 입법과 개혁, 예산안 등을 두고 여야가 거세게 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개회 첫날부터 기싸움이 만연한 가운데 거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고삐를 틀어쥐면서 주도권 잡기에 나섰다. 9월에 접어듦과 동시에 빽빽한 일정이 여야를 기다리고 있다. 9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오는 10일, 국민의힘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진행되고, 15~18일 나흘 동안 정부를 상대로 ▲정치▲외교 ▲통일·안보 ▲사회 ▲교육 ▲경제 등 대정부질문이 예정됐다. 벌써부터 국정감사 제보센터를 개설하는 의원실도 눈에 띄었다. 사면초가 국민의힘 민주당은 이번 정기국회에서 민생과 성장, 개혁 안전 등 4대 핵심 과제를 골자로 한 224개 법안을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검찰개혁, 금융위원회 등 정부조직법 개정을 포함해 언론개혁, 대법원 개혁 등 공약으로 내걸었던 법안도 지체 없이 빠르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계획을 ‘입법 폭주’라고 비판하며 ‘경제·민생·신뢰 바로 세우기’를 기조로 하는 100대 입법 과제를 선정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미래 첨단산업 육성을 비롯한 경제 활성화 및 민생경제 회복, 청년 희망 및 취약계층 돌봄 등을 통해 국민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이다. 큰 틀에서 봤을 때 이번 정기국회는 인사청문회와 대정부질문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특히 인사청문회서 국민의힘은 최교진·주병기 후보를 정조준하면서 이정부의 ‘인사 실패’ 프레임을 부각시키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먼저 국민의힘은 최 후보의 과거 음주 운전 전력과 천안함 폭침 관련 음모론을 제기한 것을 문제 삼았다. 당내 교육위원회 간사인 조정훈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최 후보는 인사청문회에서 음주 운전, 학생 체벌, 막말, 천안함 음모론 제기, 부산·대구 폄하 발언, 입시 비리 조국 사태 옹호 등 셀 수 없는 범죄와 논란에 고개 숙여 사과했다”며 “그 사과가 진심이라면 자진 사퇴하라. 이재명정부는 후보를 즉각 지명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주 후보에 대해선 세금 ‘상습 체납’ 이력 등을 파고들었다. 국민의힘 강민국 의원실에 따르면 주 후보와 배우자가 공동 소유한 아파트에는 압류 등기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도 주 후보는 종합소득세 납부기한도 여러 차례 어겼으며 2023년(406만원)과 2024년(183만원) 종합소득세도 올해 6월에야 낸 것으로 전해진다. 반면 민주당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 체포동의요구서에 대한 국회 표결을 벼르고 있다. 앞서 지난 1일 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만큼 국회의장은 요구서가 접수된 후 다음 본회의인 오는 9일에 국회 보고를 거쳐 72시간 이내에 표결 절차에 들어가야 한다. 다만 국민의힘 교섭단체 연설일인 10일에 체포동의안을 처리하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있어 이날을 제외한 11일 또는 12일 처리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정부 첫 정기국회 100일 대장정 권성동 체포동의안 변수도 ‘주목’ 체포동의안은 무기명 투표로 진행돼 국회 의석 과반을 차지한 민주당의 주도하에 가결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권 의원은 혐의를 부인하며 체포동의안 처리와는 관계없이 구속 적부심사를 받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지난달 31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은 야당 교섭단체 대표연설 일정에 저의 체포동의안 표결을 집어넣으려 한다”며 “이는 야당 대표 연설을 덮으려는, 국회를 정치 공작 무대로 삼으려는 행태”라고 주장했다. 이어 “우원식 국회의장은 민주당과 정치적 일정 거래에 저의 체포동의안을 이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국회 문이 열리기도 전부터 살얼음판을 걷는 분위기였던 만큼 결국 개원 첫날부터 여야가 격돌했다. 우 의장은 “차이보다 공통점을 통해 함께할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는 화합의 메시지”를 예로 들며 개회식에서 한복 착용을 권유했지만, 국민의힘은 “국회 민주주의를 말살하는 이재명정권의 독재정치에 맞서자는 심기일전의 취지”라며 검정 양복과 검정 넥타이, 근조 리본을 맨 상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정부와 여당에 항의하는 차원의 퍼포먼스라고 들었지만 정작 애도해야 할 대상은 국민의힘 자당”이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황명선 최고위원 역시 “국민이 국회에 바라는 것은 희망과 미래지, 장례식이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 상임위에서도 크고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전체회의서 추미애 법사위원장이 ‘검찰개혁 공청회 계획서 채택의 건’을 표결하려 하자 국민의힘 의원이 위원장석 앞으로 몰려가 항의했고, 초선인 민주당 이성윤 의원이 자리에서 일어나 “들어가시라”고 목소리를 높이자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이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 “아무것도 모르면서, 앉아 있어”라고 반말로 말한 것이 문제가 됐다. 굽히지 않는 강대강 매치 이를 두고 범여권에서는 나 의원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초선 의원은 의정활동을 하지 말라는 것이냐”며 “5선 의원이 가만히 있으라면 무조건 따라야 하냐. 초선 의원이 가마니인가”라고 직격했다. 정 대표는 “초선 의원이 무엇을 모른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나 의원은 일단 예의를 모르는 것 같다”고 공개적으로 저격했다. 검찰개혁 관련 공청회에서도 설전이 오갔다. 오는 25일 본회의에서 처리할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담길 검찰개혁안의 핵심은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 및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공소청 신설인데, 국민의힘이 이를 두고 “검찰해체법을 통해 독재 국가로 가는 길”이라고 반발하면서 제동을 건 것이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태도를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당은 검찰개혁에 대한 국민적 여론이 높다는 점을 들어 추석 전에 개혁을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오는 25일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검찰개혁안을 통과시킬 것으로 보인다. 3대 특별검사(내란·김건희·순직해병)의 수사 인력과 기한을 확대하고 재판 중계를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더 센 특검법(특검법 개정안)’도 민주당 주도로 상정됐다. 개정안이 통과되면 특검 수사 기간은 기존 한 차례 30일 연장에서 두 차례, 최대 60일까지 연장할 수 있게 된다.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 재판의 녹화 방송 중계도 가능해진다. 재판 내용이 공개돼야 윤석열 전 대통령의 친위 쿠데타 같은 일이 벌어지지 않을 것이란 교훈을 후손에 남겨야 한다는 게 민주당의 주장이다. 마찬가지로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도 쟁점이다. 국민의힘이 ‘사용자’와 ‘노동쟁의 대상’ 범위를 제한하는 보완 입법으로 맞불을 놓으면서 여야의 입법 주도권 싸움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파업 시 대체 근로 허용, 사업장 점거 금지, 형사처벌 규정 개선, 최소한의 방어권 보장도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오는 12월까지인 정기국회에서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도 쉽게 물러서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정 대표는 소상공인연합회를 찾아 중소기업계의 의견을 청취하는 등 기업 달래기에 나서면서 경제 행보를 넓히고 있다. 저항해도 질질∼ 국민의힘은 매일같이 보이콧과 논평을 쏟아내지만 무용지물이다. 의석수로 민주당을 이길 수 없을 뿐더러, 특검의 대대적 압수수색 등 당 내부도 시끄러운 만큼 민주당이 휘두르는 대로 속절없이 끌려다니는 형국이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겨냥해 ‘야당 탄압’ ‘야당 말살’ 프레임 씌우기에 나섰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는 “정치 특검이 연이틀 국민의힘 심장부에 쳐들어왔다”며 “법사위에서는 특검 기간을 연장하고, 특별재판부도 설치하고, 재판까지 검열하겠다는 무도한 법들이 통과될 예정”이라고 소리 높였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민주당을 향해 “요즘 정부여당을 보면 폭주 기관차를 떠올리게 된다”며 “역사적 전례를 보면 폭주 기관차는 반드시 궤도를 이탈해 전복된다”고 꼬집었다. 특검이 국민의힘 압수수색을 시도하고 민주당이 내란특별법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지금처럼 과도한 행태를 계속 보이면 국민의 냉엄한 견제가 시작될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 시장은 “지금 국민의힘은 정권을 잃어버리고 이제 겨우 전열을 재정비하는 중”이라며 “그런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과도한 정치 공세로 야당을 뒤흔드는 폭주 기관차의 모습에서 저는 정말 전복이 멀지 않았구나 하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송언석 원내대표도 “(이번 특검은) 이재명정부의 앞잡이를 자처하고 있는 조은석 정치특검”이라며 “국회의 권위와 헌정 질서를 파괴하려는 이재명정권과 특검의 야당 탄압에 맞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역풍 기우제” 오히려 똘똘 뭉쳤다 윤석열·김건희 지지율 올리는 주역 오히려 민주당은 단일대오로 뭉치면서 “역풍 기우제”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야당이던 당시 개혁을 앞세워 조금이라도 앞서 나가려고 하면 역풍 타령이 이어졌다”며 “이는 개혁에 걸림돌이 된다. 지금이 개혁 적기다. 순풍이 부는데 이를 자꾸 역풍이라 하는 건 민주당이 돛을 펼치는 걸 막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을 당선시킨 민주당 강성 지지층의 목소리가 당원 전체의 목소리로 인식돼 당분간은 이들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는 게 정치권 관계자의 중론이다. 정치 효능감을 느낀 강성 지지층이 당 분위기는 물론 방향까지 주도하는 만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의 강경한 태도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날이 갈수록 민주당 의원들의 혀가 독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게다가 강성 지지층에게 있어 지금은 ‘이재명과 개혁의 시간’이다. 아직 국민의힘이 ‘내란 동조범’이라는 꼬리를 떼지 못한 만큼 여야 협치에서 국민의힘은 논외 대상으로 여겨진다. 범여권 의석수를 합하면 180석이 넘는 만큼 입법 과정에서도 국민의힘 눈치를 보거나 숙일 필요가 없다. 정부여당 지지율이 소폭 하락하더라도 다시 솟아날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 윤 전 대통령과 김건희씨가 수사에 비협조적일수록 민주당을 향한 여론이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는 상황을 노리는 것이다. 그 예시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의 구치소 CCTV 사건이다. 윤 전 대통령이 체포영장 집행을 거부하며 속옷만 입고 있었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증언이 이어지면서 국민의 관심이 다시 전 정권으로 쏠렸다. 국회 법사위원장인 추미애 의원은 자신의 SNS에 “체포영장을 모면하려 한참 나이 차이가 나는 젊은 교도관들을 상대로 온갖 술수와 겁박을 늘어놓는 궁색하고 옹졸한 모습뿐이었다”고 비판했다. 추 의원에 따르면 윤 전 대통령은 “한때 대통령이셨던 분 아닌가, 옷을 입어달라”는 말에 “나 검사 27년 했다” “내 몸에 손대지 마라” “이거 따르면 앞길이 구만리인 여러분 어떻게 할 거냐” 등 극구 반발했다. 추 의원은 “(윤 전 대통령은) 내란의 밤에 불법 명령을 내리고, 사령관들에게 따르라고 거듭 재촉해 군 간부들의 신세를 망쳐 놨다”며 “재판 거부와 수사 방해, 회피로 책임지기를 거부하면서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갈수록 첩첩산중 여기에 국정감사까지 줄지어 있어 민주당의 강경한 태도가 더욱 강해질 것이란 해석이다. 국정감사는 흔히 야당의 시간으로 여겨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탄핵의 강에서 헤어나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제 막 정기국회가 시작된 만큼 국민의힘은 갈 길이 멀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서 “악재가 동시다발적으로 사방에서 터지니 빠르게 수습해도 세월이 걸릴 것 같다”고 푸념했다. 이어 “걱정인 건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는 점이다. 수사가 끝나고 상황이 일단락돼도 속은 여전히 곪아 있을 것”이라며 “(민주당은) 계속해서 밀고 들어올 텐데 여기에 대응할 현실적인 방법이 아직은 없어 보인다. 언제까지나 민주당의 실책에 기댈 수만은 없는 노릇”이라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민주당 또 다른 솟아날 구멍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 띄우기에 나섰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지급되는 정부의 2차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언급하며 “지난번 1차 소비쿠폰이 마중물이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물이 콸콸 나오는, 경제계에 활기가 넘치도록 하는 역할을 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것만으로 재계엔 긍정의 시그널을 줬다”며 “주가도 3200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시총이 700조원 늘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 역시 “이정부 출범 이후 실행한 민생소비쿠폰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고 있다. 22일부터 발급되는 2차 소비쿠폰은 내수와 소비 회복을 더욱 앞당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같은 여당 의원들의 평가로 미뤄볼 때, 민주당은 정기 국회에 돌입하면서 정쟁으로 치우친 국회를 벗어나 민생과 경제로 시선을 돌리며 다시 한번 지지율 견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