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교통 천국’으로!

교통 사각지대 해결사로 떠오르고 있는 서울 경전철 수혜지역이 아파트, 오피스텔 등 분양시장의 ‘흙속의 진주’로 불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서울 경전철 계획은 서울 내에서도 교통이 낙후된 지역을 위주로 기존 전철과 연계하여 교통망을 확충하는 것이다.
 

‘경전철’이 도대체 뭘까? 경전철이란 말 그대로 ‘가벼운 전철’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하철은 중전철이다. 경전철은 지하철과 버스 중간 정도의 수송 능력을 갖춘 대중교통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전철과 연계
교통망 확충

지하철을 만들기엔 수요가 너무 적고, 버스 노선을 만들기엔 수요가 너무 많은 지역에 설계되는 것으로 생각하면 된다. 모노레일, 트램, 자기부상열차 등이 여기에 포함되고, 외국에서는 경전철을 공항 셔틀 시스템으로도 많이 이용하곤 한다.

외국에서 흔한 경전철이 우리나라에서는 낯선 이유는 뭘까? 일반적인 중전철에 비해 주변에 많이 없기 때문이다.

2013년 서울시의 도시 철도 종합 발전 방안 1차 계획 발표 후 지금까지 8년간 완공 및 개통에 성공한 경전철은 우이신설선 하나이고, 공사 중인 노선도 현재 신림선, 동복선 둘뿐이다. 실제 착공에 들어가 2022년 개통을 앞두고 있는 신림선의 예를 들어보자. 신림동과 여의도를 연결하는 경전철사업에 따른 호재에 힘입어 관악구 신림동 일대 부동산시장이 탄력을 받고 있다.


신림선 경전철은 2021년 완공돼 2022년 본격 개통된다. 서울대 앞~여의도까지 출퇴근 시간이 기존 40분에서 16분으로 단축된다. 신림선은 서울시가 서울 서남지역의 교통난 해소를 위해 ‘서울대 정문’에서부터 ‘여의도 샛강역’까지 연결 짓는 경전철 노선이다. 총 7.8㎞ 길이 노선에는 11개 정거장이 들어선다. 2022년 상반기에 개통이 완료되면 신림동에서 여의도까지 40분이었던 이동 시간은 20분 내외로 크게 단축될 예정이다.

서울 경전철 수혜지역
‘흙속의 진주’로 주목

시는 경전철 신림선이 완공되면 지하철 9호선 샛강역, 국철 대방역, 7호선 보라매역, 2호선 신림역 등에서 환승이 가능해 2호선과 9호선의 혼잡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난곡선과 서부선은 구상 단계에 있다. 신림선의 지선 격인 난곡선은 보라매~난향동을 잇는 4.1㎞ 노선으로 총 6개역으로 구성됐다. 이 중 4개역이 관악구에 들어선다. 이 노선은 지난해 9월 강남북 균형발전 정책에 따라 서울시 재정사업으로 추진하게 됐다.

신림선과 연결되는 서부선은 새절역~서울대입구역까지 총 6개구를 관통하는 노선으로 16.2㎞, 16개역이 신설될 계획이다. 현재 민자적격성조사가 진행 중에 있다. 교통호재 소식은 인근 아파트값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국토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신림현대 전용 34㎡는 2018년 6월 2억7100만원에 거래된 이후 같은 해 8월에는 3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1월 현재 중간층 호가는 3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 우이신설선 노선도

다음으로 서울 노원구 상계동~성동구 왕십리를 잇는 ‘동북선 경전철’이 11년 만에 착공에 들어가면서, 그동안 교통여건이 취약했던 강북·노원 일대 부동산 시장에 온기가 돌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해 9월28일 동북선 경전철 기공식을 열었다. 2008년 서울 내 7개 경전철 노선을 건설하는 ‘서울시 10개년 도시철도 기본계획’이 승인된 지 11년 만으로, 동북선은 2024년 개통을 목표로 한다.

동북선은 상계~하계~월계~미아사거리~고려대~제기동~왕십리 등 16개 정거장이다. 총 연장 13.4㎞로 모든 구간은 지하로 건설한다. 총 투입되는 사업비는 1조4361억원에 달한다. 동북선이 완공되면 상계에서 왕십리까지 환승 없이 25분이면 도착할 수 있다. 현재는 4호선 상계역에서 출발해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 왕십리로 이동해야 하며, 총 37분가량 소요된다. 미아사거리역에서 강남 선릉역까지 버스로 50분 이상 걸리던 이동 시간은 동북선 왕십리역에서 분당선으로 환승하면 30분대로 줄어든다.

동북선 착공이 임박하면서 강북구, 노원구를 중심으로 집값도 오름세다. 하계역 인근 ‘하계청구 1차’ 전용면적 84㎡는 지난해 8월 6억4500만원에 실거래가 돼 같은 해 초보다 최대 1억원이 뛰었다. 강북구에선 수유동의 ‘수유 벽산’ 아파트 전용 84㎡는 지난해 9월 4억8000만원에 거래돼 같은 해 5월(4억500만원)보다 8000만원가량 올랐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북서울꿈의숲 일대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국토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북서울꿈의숲 동측에 자리한 장위뉴타운 ‘꿈의숲코오롱하늘채’ 전용 84㎡ 매매가가 지난해 9월 8억원을 찍었다. 주변 ‘꿈의숲 아이파크(2020년 12월)’‘래미안 장위 퍼스트하이(2019년 9월)’ 등 대단지도 속속 들어서고 있다.

지난해 2월 ‘제2차 서울시 도시철도망구축계획(안)’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경전철 6개 노선을 신설한다고 밝혔다. 기존 기본계획 노선 중 추진이 지연된 면목·목동·난곡·우이신설연장선 등 4개 노선과 서부선, 그리고 새로 계획한 강북횡단선이 깔린다.

생활권 발달
상당히 도움

강북의 9호선으로 불리는 강북횡단선은 상암과 청량리, 등촌동, 목동 등 구도심 역할을 하는 지역들은 수요가 지금보다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구도심으로서 더욱 성장할 가능성도 있다. 특히 강북횡단선의 경우 외곽순환도로와 내부순환도로 사이 교통사각지대를 메워줄 수 있어 주변 생활권 발달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완·급행열차 운행이 가능한 총연장 25.72㎞, 19개 역사를 갖춘 강북횡단선은 강북의 동서를 잇는다는 점에서 ‘강북의 9호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강북횡단선은 동쪽으로는 청량리역에서 1호선, GTX C, 면목선, 경의중앙선과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5호선과 연결된다. 또 3호선·6호선·우이신설선·서부선·9호선으로도 환승이 가능할 전망이다. 

쾌적한 환경
희소가치↑

강북횡단선은 이번 철도망 계획에서 노선별 예상 이용자가 가장 많은 21만3000여명(일평균)을 기록했다. 강북횡단선은 100% 지하화된 경전철 노선이다. 또 서울시는 환경 훼손을 막기 위해 북한산국립공원 자연보전지구와 자연환경지구를 통과하지 않도록 세검정로·정릉로 하부 등을 대심도 터널로 열차가 통과하도록 계획했다. 서울시는 2021년 강북횡단선 착공에 돌입해 4~5년 뒤 완공한다는 목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경전철은 서울의 낙후되고 열악한 교통 사각지대에 침체된 부동산 시장에 호재를 작용을 할 전망이다”며 “통상적으로 경전철이 확정되면 호재가 가격에 어느 정도 반영된 상태이나, 착공 등 사업 가시화 시점에는 가격 상승 여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에 포함된 강북횡단선(양천구 목동~동대문구 청량리)까지 건설되면 강서구 등 서남권 및 강북권 아파트 가격 상승 가능성이 크다”며 “강북권은 정비사업 추진이 더뎌 대부분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을 것으로 보여 새 아파트의 희소가치도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서울 경전철 수혜지역 단지.
 

▲등촌역 퀸즈포디엄 삼익=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511-4번지 일대에 즉시 입주 가능한 소형 아파트인 ‘퀸즈포디엄 삼익’이 공급 중이다. 서울 지하철 9호선 등촌역이 도보 3분 거리에 위치해 있어 우수한 교통여건을 갖추고 있다. 지하철을 이용하여 여의도까지는 10분대, 강남은 20분대에 도착이 가능하다.

9호선이 연결되는 마곡지구는 LG사이언스 파크를 비롯한 34개 대기업 등 약 61개 기업이 입주할 예정으로, 마곡지구의 배드타운 입지에 위치한 등촌동이 떠오르고 있다. 풍부한 배후수요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할 수 있어 등촌역 인근에 만들어지는 등촌 스톤힐 아파트의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봉제산의 숲세권 안에 들어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 목동문화체육센터와 목동 중합 운동장도 편하게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강서구 및 양천구, 마포구 일대의 생활 인프라를 누리기에 적합하고 김포국제공항도 멀지 않다. 공항대로로 올림픽대로까지 차량 10분이면 진입할 수 있다.


1㎞ 이내에 이마트, 홈플러스, NC백화점, 현대백화점 등이 인접해 있어 생활 인프라가 안정적이다. 등촌초등학교, 백석중학교, 영일고등학교가 모두 도보 5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어 학세권을 형성하고 있다. 교통 및 개발호재도 있다. 강북횡단선(목동~청량리 2021년 착공예정)과 원종홍대선 개발 예정에 있다. 인근 양천구 목3동이 도시재생 뉴딜사업에 선정되었다.

지하 2층에 휘트니스센터 등의 편의시설이 제공된다. 풀옵션 빌트인(에어컨, 냉장고, 공기청정기 등)의 혜택과 비교적 가벼운 분양가로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지하 2층에서 지상 최고 14층, 총 2개동으로 구성 예정이다. 총 104세대로 A, B, C, D 타입, 전용면적은 31.82㎡ 26세대, 32.07㎡ 26세대, 46.33㎡ 26세대, 47.77㎡ 26세대로 구성된다. 입주는 2020년 4월 예정. 자금관리는 무궁화신탁이 맡았다. 

아파트 등 일대 집값 ‘들썩’
가시화 시점 추가 상승 여력

▲스톤힐 등촌(지역주택조합)= 서울 강서구 등촌동 365번지 일원에 들어서는 ‘스톤힐 등촌’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총 924세대 규모의 대단지 아파트로 전용 49㎡, 59㎡, 84㎡로 구성된다. 도보 5분 거리에 9호선 등촌역이 위치한다. 최근 마곡지구 내 기업들의 잇따른 입주로 수요가 증가하면서 높은 희소가치를 지닌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등촌뿐 아니라 강북횡단선(예정)을 가깝게 이용할 수 있는 더블역세권 입지로 실수요자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지난해 5월 마곡지구에 개원한 이대서울병원, 목동종합운동장 등 편의시설과 봉제산, 백석근린공원, 서울식물원 등으로 편리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추고 있다. 단지 주변으로 홈플러스, 이마트, NC백화점이 자리 잡은 몰세권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등촌초, 백석중, 영일고, 대일고, 명덕외고, 진명여고 등 학군 또한 우수해 학부모 선호도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분양 관계자는 “9호선 등촌역을 이용해 여의도까지 10분대, 강남까지 20분대면 이동할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추후 개통될 강북횡단선을 통해 서울 주요 노선과 GTX C노선으로 환승이 가능하다”고 전했다.


▲힐스테이트 청량리역(오피스텔·상가)= 현대건설이 청량리 미주상가 B동 개발사업인 ‘힐스테이트 청량리역’ 오피스텔과 단지 내 상업시설을 동시 분양한다.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동 235-6번지 일원에 짓는 이 단지는 지하 7층~지상 20층 전용면적 20~44㎡ 규모의 주거형 오피스텔 총 954실과 상업시설 및 공공업무시설(동주민센터)로 구성된다. 

주거형 오피스텔은 선호도가 높은 원룸형 타입과 최근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는 분리형 타입으로 구성된다. 원룸형 타입은 전용면적 20~21㎡ 820실(전용면적 20㎡ 96실, 전용면적 21㎡ 724실)로 구성되며 분리형 타입은 전용면적 34~44㎡(전용면적 34㎡ 32실, 전용면적 41㎡ 64실, 전용면적 44㎡ 38실)로 총 134실이다. 

침체된 시장
호재로 작용

상업시설은 지하 1층~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된다. 단지 내 독점상가로 고정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데다 청량리역 상권 중심지인 왕산로 대로변에 위치해 유동인구 유입에도 유리하다.

지하철 1호선, 경의중앙선, 분당선, 광역철도 강릉선KTX, 경춘선ITX까지 총 5개의 철도노선이 지나는 청량리역을 도보로 이용할 수 있다. 여기에 청량리역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B·C노선을 비롯해 SRT북부연장, 강북횡단선, 면목선 등 5개의 철도노선이 추가 착공 및 개발 예정돼 앞으로 총 10개에 달하는 철도노선이 지나는 명실상부 국내 최대의 교통중심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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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용광로 내각’ 눈에 띄는 이재명 사람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11개 부처 장관 후보자와 국무조정실장 인선을 발표했다. 취임 후 첫 개각인 만큼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정부의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다. 초대 장관인 데다가 이력도, 배경도 독특한 이들이 합류하면서 주목도는 배로 높아졌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부)에는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이, 외교부에는 조현 전 1차관이 후보자로 지명됐다. 이 밖에도 ▲통일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동영 의원 ▲국방부 민주당 안규백 의원 ▲국가보훈부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 ▲환경부 민주당 김성환 의원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김영훈 전 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위원장 ▲해양수산부 민주당 전재수 의원 ▲여성가족부 민주당 강선우 의원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한성숙 네이버 대표이사 ▲국무조정실장 윤창렬 LG글로벌 전략개발원장 등이 후보자로 임명됐다. 가리지 않고 사람만 보고 큰 폭의 내각 변화가 일어난 가운데 유독 주목을 받는 인물이 있다. 이력이 독특하거나 발탁 배경을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등 청문회 과정 역시 순탄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이슈는 국방부 장관으로 내정된 안규백 후보자다. 안 후보자는 5선 국회의원으로 약 20년 동안 국회 국방위원을 지내며 의정 활동 대부분을 국방 분야에서 보냈다. 내란 사태 당시 ‘윤석열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내란 특위)’ 위원장 등을 맡기도 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안 후보자는 국회 국방위 간사·위원장 등 5선 국회의원 이력 대부분이 국방위 활동이기에 군에 대한 이해도가 풍부하다”며 “64년 만에 문민 국방 장관으로 계엄에 동원된 군의 변화를 책임지고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 후보자는 지난해 12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군은 문민통제가 돼야 한다. 비상계엄 당시 문민통제가 공고했다면 대통령이 내란을 지시하더라도 시작 단계부터 군이 반대해 따르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안 후보자가 청문회를 통해 최종 임명된다면 64년 만에 민간인 출신 국방부 장관이 탄생한다. 첫 민주노총 출신 장관이 탄생할지에도 이목이 쏠린다. 김영훈 후보자는 현직 철도 기관사로, 1992년 철도청(현 코레일)에 입사해 올해로 34년째 근무 중이다. 장관 후보로 지명되기 전날까지 김 후보자는 경부선 부산-서울 구간에서 새마을호 열차를 운행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가 민주노총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번 인선이 일종의 ‘청구서’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송원석 원내대표는 “내각이 아니라 민주당 선대위 같다”며 “능력이나 전문성보다 논공행상이 우선된 거 아닌가 하는 국민적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진행된 노동 개혁 성과는 후퇴하고,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과 중대재해처벌법 등 주요 현안에 대한 새 정부의 반 기업적 스탠스를 명확히 못 박아두는 인사 아닌지 우려된다. 민주노총의 정치적 청구서가 본격적으로 날아오는 신호탄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노동부 장관으로 임명된다면 지난 3년간 거부권에 가로 막혔던 노란봉투법을 비롯한, 주 4.5일 근무제 등이 거대 여당을 등에 업은 채 졸속으로 처리될 것이란 비판이 나온다. 민간 국방 장관, 기관사 노동 장관 파격 인사에 국민들 관심도 ‘쑥’ ↑ 이를 의식한 듯 김 후보자는 쟁점 법안에 대해 “반드시 가야 할 길”이라면서도 “명분만으로 밀어붙이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 4.5일 근무제가 어려운 기업이 있다면 무엇이 어렵게 하는지 정부가 잘 살펴보고 공동의 길을 모색해보겠다”고 설명했다. 교수 출신 인사가 없다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번 개각 명단을 보면 대부분 실무형 인사 위주로 곧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실용성 있는 인재를 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기업인이 과기부·중기부 장관 후보자 등으로 내각에 포함된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강 대변인은 “배경훈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AI 학자이자 기업가로서 초거대 AI 상용화로 은탑산업훈장을 받은 인물”이라며 “하정우 AI미래기획수석과 함께 AI 국가경쟁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이 대통령은 네이버 클라우드 AI 랩 소장, AI 미래포럼 공동의장 등을 지낸 하정우 수석을 대통령실 AI 미래기획 수석으로 지목했다. 이재명정부는 “100조를 투자해 AI 강국을 만들겠다”고 선언한 만큼 하 수석과 배 후보자가 손발을 맞춰 글로벌 시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 후보자는 서울 종로구 광화문우체국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대통령의 1호 공약인 AI 3대 강국이 되기 위해 3강의 정의부터 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현재로선) 우리가 3위를 한다고 해도 미·중과 너무 차이가 크다. 1·2위에 근접한 3위가 돼야 하며 사실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 않다”며 “AI 3강 목표를 반드시 2∼3년 이내에 달성해야겠다는 사명감이 있고, 소속됐던 기업에서 좋은 사례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기부 장관 후보자로는 한성숙 네이버 고문이 내정됐다. 한 후보자는 지난 2017년 네이버 최초로 여성 최고경영자(CEO)에 선임됐으며 같은 해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제13대 회장을 맡은 인물이다. 역대 중기부 장관을 살펴보면 통상 관료나 정치인이 낙점된 만큼 민간 기업 출신 후보자라는 점에서 신선하다는 평이 나온다. 중소기업계는 한 후보자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일꾼도 실용주의 중소기업중앙회는 논평을 내고 “중소기업계는 이재명정부 초대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으로 한성숙 후보자가 지명된 것을 환영한다”며 “한 후보자는 네이버 등 IT산업에 오랜 경험을 가진 기업인 출신으로 산업 대전환기에 중소기업·소상공인의 AI·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디지털 생태계를 구축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이처럼 정부와 중소기업이 한 후보자에게 기대를 걸고 있지만 과거 국정감사 이력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등 국정감사 ‘단골’로 불릴 만큼 여러 차례 소환됐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2021년 네이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한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의원들의 질책이 잇따랐다. 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당시 네이버 대표였던 한 후보자에게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를 징계했느냐”고 묻자 “네이버에서 본인이 사임을 했다”고 짧게 답했다. 노 의원이 “징계를 했느냐”고 재차 물었지만 한 후보자는 “징계가 있었다”면서도 정확히 어떤 처분이 내려졌는지 답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노동계 등에서는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 밖에도 뉴스 편집 조작과 댓글 여론 조작 방조 의혹 등으로 2017년부터 4년 연속 국감 증인으로 소환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박상웅 의원은 한 후보자 지명과 관련해 “거대 포털과의 전략적 야합이라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한성숙 후보자 지명은 과거 민주당의 규제를 통한 견제가 아니라 포털과의 인사 유착을 통해 정권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비쳐질 수 있다”며 “플랫폼 권력과 정치 권력의 야합이라는 심각한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는 것이 국민적 시각”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2021년 국감을 언급하며 “직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극단적 선택까지 했던 괴롭힘의 현장을 방치한 책임자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를 지원해야 할 부처의 수장으로 지명된 것은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라며 “국민 신뢰를 저버린 매우 전략적이고 노골적인 이번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거듭 지적했다. 성급했나? 잡힌 발목 실용과 통합을 위한 지명도 이뤄졌지만 여야 모두에게 질책을 받으면서 오히려 자충수라는 비판이 나온다. 윤석열정부 출신인 송미령 농식품부의 장관 유임과 한나라당 권오을 전 의원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송 장관이 유임된 배경에 대해선 “첫 국무회의에서 대부분 사의를 표한 후라 소극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은 답변이 많았던 반면, 송 장관은 상당히 구체적으로 대통령 질문에 답하고 국정 방향에 대해 미리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여러 안을 가지고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일할 수 있는, 준비된 현직 국무위원이라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짐작을 해본다”고 설명했다. 강 대변인은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유임을 발표한 뒤 첫 국무회의에서 송 장관에게 ‘사회적 충돌, 혹은 이해관계에 있어서 다른 의견이 있다면 유임된 장관으로서 적극적으로 들어보고 갈등을 조정하는 데 직접 역할을 하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제안했다”고 부연했다. 아울러 “(송 장관이) 그에 대해서 수긍한 것으로 본다”며 “유임 결정까지는 대통령실에서 한 것이지만, 이후에 갈등 조정 기능도 내각에 임명 혹은 내정된 분들의 중요한 역할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송 장관의 유임을 두고 민주당, 특히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하 농해수위) 소속 의원을 중심으로 반대의 목소리가 나오는 분위기다. 지난 3년 동안 양곡관리법 등을 반대하고 이를 ‘농망법’이라고 부르는 사람을 기용하는 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다는 게 주된 이유다.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 진보당도 목소리를 높였다. 혁신당 박웅두 농어민위원장은 논평을 통해 “이재명정부의 ‘국민통합정부’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남태령 응원봉의 주역이자 이재명 대통령 당선에 뜻을 함께했던 농민들은 송 장관의 유임에 당혹감과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장관은 윤석열 농정에 대해 공식적으로 참회와 반성, 사과와 유감의 발언도 없었고 공개적인 평가의 과정과 책임의 경중을 논의한 바가 없는데 누가 송미령을 장관으로 추천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식량주권에 대한 손톱만큼의 애정이 있다면 유임 결정을 즉각 철회하라”고 밝혔다. 농해수위 소속인 진보당 전종덕 의원 역시 “농망 장관”이라며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1인 시위에 나섰다. 통합용 지명? 여야 모두 아우성 ‘윤의 사람’ 그대로 품은 이유는? 일부 야권에서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송 장관은 민주당이 추진한 양곡법과 속칭 농민3법을 농업의 미래를 망치는 농망법이라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까지 건의했다”며 “그런데 이재명정부의 농림부 장관으로 지명되니 ‘새정부 철학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추진하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장관을 오래하려면 송미령 같이’라는 자조가 공직사회 전반에 퍼지지 않겠느냐”며 “금번 인사를 보니 이 대통령이 말하는 실용주의의 정체를 알겠다. 그건 실용의 이름으로 포장된 기회주의이자 국익으로 덧발라진 밥그릇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논란에 대해 한 민주당 관계자도 “나름 탕평 인사로 가장 탈이 안 날 것 같은 인물을 유임시킨 것 같은데 아마 이 대통령도 뒷말은 예상했을 것”이라며 “내란 종식을 내걸고 정권을 잡은 만큼 모순된 면이 있다. 그날 밤(12월3일) 용산에 모인 국무위원을 내란 동조자, 내란 방관자라고 하더니 ‘일을 잘하니 함께 가겠다’라는 건 국민에게 조금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권 전 의원이 보훈부 장관으로 지목된 것 역시 탕평 인사로 분류된다는 해석이다. 권 후보자는 지난 4월 6·3 조기 대선 당시 이재명 후보 캠프에 합류에 눈길을 끌었다.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권 후보자는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을 거쳐 바른정당에서 최고위원을 지냈다. 보수 인사였던 그는 이재명 캠프에 합류하면서 “대구와 경북의 정치적 발언권을 보장하기 위해 참여하게 됐다”며 “민주당의 중도 보수 지향에 대해 힘을 보탤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훈식 대변인은 권 후보자가 보훈부 장관으로 지명된 것에 대해 “경북 안동에서 3선 의원을 역임했다”면서 “지역과 이념을 넘어 특별한 희생에 특별한 보상이라는 보훈 의미를 살리고 국민통합을 이끌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권 후보자는 보수와의 소통에 힘을 쏟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국민통합을 강조하며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면 광화문 태극기 부대와 촛불 부대가 서로 소통이 되고 이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국민통합이라면 소통의 장을 마련해 각자가 논리의 주장을 공개적으로 이야기해보고 들어봐서 반영하라고 하셨다”며 “그래도 자기 진영 논리에 충실할 수밖에 없다면,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자주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유임된 송 장관을 제외한 10개 부처에 대한 개각이 이뤄지면서 국회 역시 각 상임위가 바쁘게 돌아갈 예정이다. 시기상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7월 말에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 청문회를 겪은 국민의힘은 남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서도 ‘송곳 검증’을 하겠다며 벼르고 있다. 격돌의 7월 관전 포인트 다만 한 야권 관계자는 “김민석 후보자의 청문회가 이틀 동안 진행됐지만 총리로서의 자격 검증은 뒷전이고 돈 문제만 물고 늘어졌다”며 “물론 총리 후보자의 부도덕한 면을 부각시킬 수 있겠지만 총리 후보자 청문회인 만큼 더 다양한 각도에서 질문을 해야 했다. 곧 있으면 다른 장관에 대한 청문회도 진행될 텐데 지금처럼 (청문회를) 진행해서는 국민의힘도 좋은 소리를 듣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