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그룹 진도 괴상한 배당 왜?

‘한물간 모피’ 적자 봤는데 수십억 ‘팍팍’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진도는 국내 1위 모피 전문 기업으로 줄곧 흑자를 내다가 지난해 적자를 봤다. 눈길이 가는 건 배당이었는데 순손실을 보고도 배당을 실시했다. 왜일까.
 

▲ 임오식 진도그룹 회장

진도는 브랜드 ‘진도 모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엘파, 우바, 끌레베 등이 있다. 회사는 매년 1000억원대 매출을 내는 중견 상장사다. 실적은 꾸준했다. 최근 10년만 보더라도 모두 흑자였다. 브랜드 이미지도 한층 좋아졌다. 진도는 지난해 말 ‘2019년 대한민국패션대상’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북미 최대 모피 경매사 NAFA(North American Fur Auction)에도 이름을 올렸다. 진도는 ‘2019 나파 톱 로트 클럽(NAFA Top Lot Club)’ 주인공이 됐다. 톱 로트(Top Lot)는 최고 품질이라 평가받는다.

1000억원
중견기업

당시 임영준 진도 대표는 “현대적 감각과 고유 아이덴티티를 장점으로 내세워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을 지속할 방침”이라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침체된 모피산업을 선도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진도는 적자 회사가 됐고 성적표 또한 초라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778억원. 직전년도 1200억원서 35.2%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마이너스’가 됐다. 각각 100억원, 80억원 이상 깎였다. 진도는 29억원 영업손실과 89억원 순손실을 봤다.

사측은 “매출액 하락에 따른 감소”라고 설명했다. 진도 제품은 겨울철 계절 상품으로 매출은 4분기서만 40% 이상 발생한다. 이번 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했는데 겨울 특수가 사라진 셈이다.

일례로 롯데백화점 모피 판매는 지난해 겨울 대비 20% 하락했으며 상품 주문도 줄었다. 올해 1월 롯데홈쇼핑 코트·패딩·모피 상품 주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하락했다.

진도는 적자를 봤지만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배당금을 12억4600여만원으로 잡았다. 안건 가결 여부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주총은 오는 30일 열린다.

배당은 회사 실적에 좌우되며 통상 손실이 발생한 회사는 배당 폭을 줄인다. 반대로 주주 가치 제고를 명목으로 배당을 실시하기도 한다.

진도는 최근 3년간(2016∼2018년) 24억원, 33억원, 18억원씩 배당했다. 연결 기준 순이익은 같은 기간 83억원, 95억원, 55억원이었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비율)은 비교적 일정했다. 차례로 30%, 35.42%, 33.4%였다. 순이익이 늘어난 만큼 배당을 늘렸고, 순이익이 줄어든 만큼 배당을 줄였다.

진도 이익잉여금은 충분한 편이다. 이익잉여금은 쌓아둔 돈이다. 영업활동 결과로 벌어들인 순이익 중 상여금, 배당 등에 사용되지 않은 돈이다. 진도는 매년 194억원, 264억원, 287억원씩 이익잉여금이 발생했다.

흑자서 적자로…그래도 배당
절반 이상 오너 일가 회사로 

적자를 봤지만 무리한 배당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진도를 지배하는 임오그룹 쪽으로 배당금 절반 정도가 들어간다.

진도는 한때 ‘진도그룹’으로 불렸다. 창업주는 고 김성식 회장이다. 그는 1973년 본격적으로 모피 사업에 뛰어들어 회사를 키웠다. 섬유 외에도 철강, 무역 등으로 뻗어갔다. 진도그룹은 1995년 ‘5억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지만 외환위기 불똥을 피하지 못했고 워크아웃에 들어서면서 와해됐다.

진도는 C&그룹을 거쳐 ‘임오그룹’ 품에 안겼다.

진도 최대주주는 ‘임오파트너스’로 40.73% 지분이 있다. 임오식 임오그룹 회장은 7.70%로 2대주주다. 임영준 대표와 임병남 전무는 각각 0.24%, 2.18%를 쥐고 있다. 진도는 차등배당을 하지 않는다. 보통주 보유 순대로 배당금이 책정된다. 배당 계획대로라면 임오파트너스가 약 5억원으로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는다.

임 회장과 임원들은 9500여만원, 3000만원, 2700여만원을 수령한다. 모두 6억3000여만원으로 전체 배당 금액서 50% 정도다. 임오그룹은 임 회장이 세운 ‘임오’서 시작됐다. 임 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채 상경했다. 1970년대 남대문시장 지하 1평도 되지 않는 곳에 가게를 얻었다.
 

▲ 진도 모피

임오는 주방용품 유통업체로 주방용 식기류를 수입해 판매한다. 코렐과 테팔로 유명하며 이들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했다. 임오산업은 임오와 함께 코렐 등을 공식 수입하는 업체다. 수저 업체 화인센스와 냉동업체 임오냉동를 차례로 손에 넣었다. 임오는 ’국내 주방 문화 리더‘라고 자평한다.

임오그룹 핵심사는 임오와 진도다. 임 회장은 두 회사를 주무른다. 임오의 경우 지분으로 지배한다. 임 회장은 임오 최대주주다. 임 회장은 임오 지분 40.17%를 갖고 있다. 다시 임오는 화인센스 지분을 절반 보유 중이다. ‘임 회장→임오→화인센스’로 이어진다.

임 회장은 임오파트너스로 진도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임 회장은 임오파트너스서 97.2% 지분을 보유 중인데 사실상 개인회사와 다름없다.

진도에는 베이징 진도 패션과 진도유통의 2개 종속회사가 있다. 진산 최대주주기도 하다. ‘임 회장→임오파트너스→진도→베이징 진도패션·진도유통, 진산’ 순이다.

순이익 없어
잉여금 충당

최근 3년간(2016∼2018년) 임오 매출액은 209억원, 141억원, 175억원 순이다. 순이익은 15억원, 1억원, 7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임오는 코렐 측에서 직영 판매에 나서면서 코렐 사업권을 잃었다.

임오산업은 235억원, 187억원, 170억원 매출을 냈다. 순이익은 20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줄었다가 18억원으로 증가했다.

화인센스는 정체기로 같은 기간 매출액은 38억원, 38억원, 3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이 5000만원 5000만원, 3190만원에 그친다.

베이징 진도패션 매출액은 3년간 7400만원, 7400만원, 1억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1억원, 1억원, 4000만원 등이었다.

진도유통은 아예 매출이 없다. 완전자본잠식회사다. 같은 기간 부채는 26억원으로 동일했다. 반면 자산은 1억원서 587만원, 500만원으로 줄었다.

진산(옛 석진상사)은 주얼리 업체다. 진도가 지난 2018년 인수했다. 이를 두고 진도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있었다. 진산은 그 해 1억7000여만원의 매출을 냈다. 다만 1억원 순손실을 봤다.

실적 면에서 살펴봤을 때 진도가 단연 앞선다. 임오그룹 전체 실적을 좌우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룹 뿌리회사인 임오와 매출에서만 10배 차이가 난다.

임 회장은 지난 2009년 진도를 인수했다. 진도 최대주주 임오파트너스가 설립된 때도 그 즈음이다. 임오파트너스가 진도 지분을 취득하면서 진도는 임오그룹에 편입됐다.

임오파트너스는 진도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회사는 2008년 9월 설립됐다. 임오파트너스가 진도 지분을 매입한 때는 2009년 1월이다. 설립 6개월도 되지 않은 회사가 35년이 넘은 기업을 인수한 격이다.

영업 대신
지분으로

임오파트너스 최근 3년간(2016∼2018년) 실적은 연결 기준과 별도 기준서 큰 차이를 보인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234억원 1287억원, 1204억원 등이다. 순이익은 78억원, 89억원, 52억원 등이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15억원, 14억원, 13억원에 불과하다. 눈길이 가는 건 순이익이다. 매출액보다 순이익이 더 높다. 29억원, 32억원, 19억원 등이다. 영업 외 수익 중 ‘지분법 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임오파트너스는 진도 최대주주로 그에 따른 지분법 이익을 매년 얻고 있다. 임오파트너스는 의류 도소매업, 의류 수선서비스업을 영위한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억원, 3억원, 1억원에 불과하다.

대부분 수익은 진도에 의한 지분법 이익에 의존한다. 지분법 이익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손익을 지분율만큼 실적에 반영하는 것이다.

임오파트너스는 3년간 지분법 이익을 통해 33억원, 38억원, 22억원을 벌어들였다. 사실상 자체 수익보다 지분법이익을 통해 운영되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10억원 단위의 임오파트너스 자체 매출액마저 내부거래로 채워지고 있다. 매출을 제공해주는 회사는 지분법 이익을 주고 있는 진도다. 지난 3년간 임오파트너스 매출액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은 소폭 상승했다. 비중은 60.52%, 66.42%, 67.93% 등이다.
 

최근 들어 임오파트너스는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회사는 6억원, 5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을 위해 잡힌 순이익은 32억원과 19억원이었다. 배당성향은 18.4%, 25.78%다.

배당성향은 그리 높지 않다. 다만 임오파트너스 순이익은 자체 매출이 아닌 지분법 이익이 대부분이다. 지분법 이익으로 올린 순이익을 바탕으로 배당을 실시하게 되는 셈이다.

회장 개인회사로 핵심사 지배
‘앉아서?’ 대부분 지분법 수익

사실상 배당금을 받는 사람은 97.2% 지분을 보유한 임 회장 한 사람이다. 그는 2017년과 2018년 5억8000여만원과 4억80000여만원을 챙겼는데 이전엔 배당이 없었다.

임오그룹은 임오, 진도 외에도 기타 특수관계 기업과 거래를 맺고 있다. 확인할 수 있는 임오그룹 특수관계 기업은 ▲임오자산관리 ▲임오프라자 ▲코닝사 등이다. 이들은 모두 개인회사이자 임 회장 친족 회사다.

임오자산관리는 건물을 관리하는 회사로 임오산업, 화인센스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건물 이름은 임오빌딩이며 임 회장은 해당 건물과 토지 소유주다.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임오산업과 화인센스는 지난 2018년 지급수수료와 건물관리 명목으로 임오자산관리에 2000여만원씩 지급했다. 임오산업은 2015년부터, 화인센스는 2013년부터 임오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임오프라자는 임오, 화인센스와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임오프라자는 주방용품 도소매 업체다. 회사는 지난 2018년 임오에 2억6000여만원가량의 제품을 팔았다. 화인센스에는 1900만원 어치 상품을 판매했다.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임오와 화인센스는 각각 7억8000여만원과 6600여만원 매출을 올려줬다. 모두 8억4000여만원이다.

코닝사는 주방용품 도소매 업체다. 이곳 역시 임오와 화인센스로부터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임오서 6억3000여만원 매출이 발생했다. 화인센스에서는 3600여만원이었다. 두 회사서 모두 6억7000여만원을 벌어들였다.

진도는 대부분 그룹 관계사들과 거래를 맺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0억7000여만원의 기타비용을 썼다. 세부적으로 임오파트너스(5억원), 베이징 진도 패션(6900만원), 진산(960만원), 임오(6600만원), 임오산업(1억5000만원), 임오냉동(9200만원), 임오자산관리(8500만원) 등이다.

임오파트너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8년 기타비용으로 모두 7억6000만원이 쓰였다. 진산(2400만원), 임오(1억8000만원), 임오산업(2억원), 임오냉동(1억원), 임오자산관리(1억원) 등이다.

특수관계
유사 업종

임오그룹 주력사 진도는 올해 유통망을 확충할 전망이다. 진도 측은 “백화점에 편중돼있는 유통망 구조를 홈쇼핑부문, 온라인 쇼핑몰, 아울렛부문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신규시장 개척을 통한 매출증대, 수익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객 연령층을 확대하고, 안정감 있는 매출과 함께 모피 트렌드를 이끌어갈 수 있는 화제성을 만들어내는 신선한 브랜딩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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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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