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오그룹 진도 괴상한 배당 왜?

‘한물간 모피’ 적자 봤는데 수십억 ‘팍팍’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진도는 국내 1위 모피 전문 기업으로 줄곧 흑자를 내다가 지난해 적자를 봤다. 눈길이 가는 건 배당이었는데 순손실을 보고도 배당을 실시했다. 왜일까.
 

▲ 임오식 진도그룹 회장

진도는 브랜드 ‘진도 모피’로 유명하다. 이 외에도 엘파, 우바, 끌레베 등이 있다. 회사는 매년 1000억원대 매출을 내는 중견 상장사다. 실적은 꾸준했다. 최근 10년만 보더라도 모두 흑자였다. 브랜드 이미지도 한층 좋아졌다. 진도는 지난해 말 ‘2019년 대한민국패션대상’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북미 최대 모피 경매사 NAFA(North American Fur Auction)에도 이름을 올렸다. 진도는 ‘2019 나파 톱 로트 클럽(NAFA Top Lot Club)’ 주인공이 됐다. 톱 로트(Top Lot)는 최고 품질이라 평가받는다.

1000억원
중견기업

당시 임영준 진도 대표는 “현대적 감각과 고유 아이덴티티를 장점으로 내세워 새로운 시장에 대한 도전을 지속할 방침”이라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침체된 모피산업을 선도하는 데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진도는 적자 회사가 됐고 성적표 또한 초라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778억원. 직전년도 1200억원서 35.2%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모두 ‘마이너스’가 됐다. 각각 100억원, 80억원 이상 깎였다. 진도는 29억원 영업손실과 89억원 순손실을 봤다.

사측은 “매출액 하락에 따른 감소”라고 설명했다. 진도 제품은 겨울철 계절 상품으로 매출은 4분기서만 40% 이상 발생한다. 이번 겨울은 평년보다 따뜻했는데 겨울 특수가 사라진 셈이다.

일례로 롯데백화점 모피 판매는 지난해 겨울 대비 20% 하락했으며 상품 주문도 줄었다. 올해 1월 롯데홈쇼핑 코트·패딩·모피 상품 주문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0% 이상 하락했다.

진도는 적자를 봤지만 배당을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회사는 배당금을 12억4600여만원으로 잡았다. 안건 가결 여부는 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주총은 오는 30일 열린다.

배당은 회사 실적에 좌우되며 통상 손실이 발생한 회사는 배당 폭을 줄인다. 반대로 주주 가치 제고를 명목으로 배당을 실시하기도 한다.

진도는 최근 3년간(2016∼2018년) 24억원, 33억원, 18억원씩 배당했다. 연결 기준 순이익은 같은 기간 83억원, 95억원, 55억원이었다.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비율)은 비교적 일정했다. 차례로 30%, 35.42%, 33.4%였다. 순이익이 늘어난 만큼 배당을 늘렸고, 순이익이 줄어든 만큼 배당을 줄였다.

진도 이익잉여금은 충분한 편이다. 이익잉여금은 쌓아둔 돈이다. 영업활동 결과로 벌어들인 순이익 중 상여금, 배당 등에 사용되지 않은 돈이다. 진도는 매년 194억원, 264억원, 287억원씩 이익잉여금이 발생했다.

흑자서 적자로…그래도 배당
절반 이상 오너 일가 회사로 

적자를 봤지만 무리한 배당이라고 단정지을 수 없다는 분석이다. 다만 진도를 지배하는 임오그룹 쪽으로 배당금 절반 정도가 들어간다.

진도는 한때 ‘진도그룹’으로 불렸다. 창업주는 고 김성식 회장이다. 그는 1973년 본격적으로 모피 사업에 뛰어들어 회사를 키웠다. 섬유 외에도 철강, 무역 등으로 뻗어갔다. 진도그룹은 1995년 ‘5억불 수출탑’을 받기도 했지만 외환위기 불똥을 피하지 못했고 워크아웃에 들어서면서 와해됐다.

진도는 C&그룹을 거쳐 ‘임오그룹’ 품에 안겼다.

진도 최대주주는 ‘임오파트너스’로 40.73% 지분이 있다. 임오식 임오그룹 회장은 7.70%로 2대주주다. 임영준 대표와 임병남 전무는 각각 0.24%, 2.18%를 쥐고 있다. 진도는 차등배당을 하지 않는다. 보통주 보유 순대로 배당금이 책정된다. 배당 계획대로라면 임오파트너스가 약 5억원으로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는다.

임 회장과 임원들은 9500여만원, 3000만원, 2700여만원을 수령한다. 모두 6억3000여만원으로 전체 배당 금액서 50% 정도다. 임오그룹은 임 회장이 세운 ‘임오’서 시작됐다. 임 회장은 대표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초등학교 졸업을 앞둔 채 상경했다. 1970년대 남대문시장 지하 1평도 되지 않는 곳에 가게를 얻었다.
 

▲ 진도 모피

임오는 주방용품 유통업체로 주방용 식기류를 수입해 판매한다. 코렐과 테팔로 유명하며 이들을 수입해 국내에 공급했다. 임오산업은 임오와 함께 코렐 등을 공식 수입하는 업체다. 수저 업체 화인센스와 냉동업체 임오냉동를 차례로 손에 넣었다. 임오는 ’국내 주방 문화 리더‘라고 자평한다.

임오그룹 핵심사는 임오와 진도다. 임 회장은 두 회사를 주무른다. 임오의 경우 지분으로 지배한다. 임 회장은 임오 최대주주다. 임 회장은 임오 지분 40.17%를 갖고 있다. 다시 임오는 화인센스 지분을 절반 보유 중이다. ‘임 회장→임오→화인센스’로 이어진다.

임 회장은 임오파트너스로 진도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임 회장은 임오파트너스서 97.2% 지분을 보유 중인데 사실상 개인회사와 다름없다.

진도에는 베이징 진도 패션과 진도유통의 2개 종속회사가 있다. 진산 최대주주기도 하다. ‘임 회장→임오파트너스→진도→베이징 진도패션·진도유통, 진산’ 순이다.

순이익 없어
잉여금 충당

최근 3년간(2016∼2018년) 임오 매출액은 209억원, 141억원, 175억원 순이다. 순이익은 15억원, 1억원, 7억원 수준이다. 지난해 임오는 코렐 측에서 직영 판매에 나서면서 코렐 사업권을 잃었다.

임오산업은 235억원, 187억원, 170억원 매출을 냈다. 순이익은 20억원에서 7000만원으로 줄었다가 18억원으로 증가했다.

화인센스는 정체기로 같은 기간 매출액은 38억원, 38억원, 3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순이익이 5000만원 5000만원, 3190만원에 그친다.

베이징 진도패션 매출액은 3년간 7400만원, 7400만원, 1억원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순손실은 1억원, 1억원, 4000만원 등이었다.

진도유통은 아예 매출이 없다. 완전자본잠식회사다. 같은 기간 부채는 26억원으로 동일했다. 반면 자산은 1억원서 587만원, 500만원으로 줄었다.

진산(옛 석진상사)은 주얼리 업체다. 진도가 지난 2018년 인수했다. 이를 두고 진도가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있었다. 진산은 그 해 1억7000여만원의 매출을 냈다. 다만 1억원 순손실을 봤다.

실적 면에서 살펴봤을 때 진도가 단연 앞선다. 임오그룹 전체 실적을 좌우한다고 해도 무방하다. 그룹 뿌리회사인 임오와 매출에서만 10배 차이가 난다.

임 회장은 지난 2009년 진도를 인수했다. 진도 최대주주 임오파트너스가 설립된 때도 그 즈음이다. 임오파트너스가 진도 지분을 취득하면서 진도는 임오그룹에 편입됐다.

임오파트너스는 진도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된 회사라고 봐도 무방하다. 회사는 2008년 9월 설립됐다. 임오파트너스가 진도 지분을 매입한 때는 2009년 1월이다. 설립 6개월도 되지 않은 회사가 35년이 넘은 기업을 인수한 격이다.

영업 대신
지분으로

임오파트너스 최근 3년간(2016∼2018년) 실적은 연결 기준과 별도 기준서 큰 차이를 보인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234억원 1287억원, 1204억원 등이다. 순이익은 78억원, 89억원, 52억원 등이다.

별도 기준 매출액은 15억원, 14억원, 13억원에 불과하다. 눈길이 가는 건 순이익이다. 매출액보다 순이익이 더 높다. 29억원, 32억원, 19억원 등이다. 영업 외 수익 중 ‘지분법 이익’이 상당하기 때문이다.

임오파트너스는 진도 최대주주로 그에 따른 지분법 이익을 매년 얻고 있다. 임오파트너스는 의류 도소매업, 의류 수선서비스업을 영위한다. 하지만 영업이익은 3억원, 3억원, 1억원에 불과하다.

대부분 수익은 진도에 의한 지분법 이익에 의존한다. 지분법 이익은 지분을 보유한 회사의 손익을 지분율만큼 실적에 반영하는 것이다.

임오파트너스는 3년간 지분법 이익을 통해 33억원, 38억원, 22억원을 벌어들였다. 사실상 자체 수익보다 지분법이익을 통해 운영되는 회사라고 볼 수 있다.

10억원 단위의 임오파트너스 자체 매출액마저 내부거래로 채워지고 있다. 매출을 제공해주는 회사는 지분법 이익을 주고 있는 진도다. 지난 3년간 임오파트너스 매출액 가운데 내부거래 매출은 소폭 상승했다. 비중은 60.52%, 66.42%, 67.93% 등이다.
 

최근 들어 임오파트너스는 배당을 실시했다. 배당은 2017년부터 시작됐다. 회사는 6억원, 5억원을 배당했다. 배당을 위해 잡힌 순이익은 32억원과 19억원이었다. 배당성향은 18.4%, 25.78%다.

배당성향은 그리 높지 않다. 다만 임오파트너스 순이익은 자체 매출이 아닌 지분법 이익이 대부분이다. 지분법 이익으로 올린 순이익을 바탕으로 배당을 실시하게 되는 셈이다.

회장 개인회사로 핵심사 지배
‘앉아서?’ 대부분 지분법 수익

사실상 배당금을 받는 사람은 97.2% 지분을 보유한 임 회장 한 사람이다. 그는 2017년과 2018년 5억8000여만원과 4억80000여만원을 챙겼는데 이전엔 배당이 없었다.

임오그룹은 임오, 진도 외에도 기타 특수관계 기업과 거래를 맺고 있다. 확인할 수 있는 임오그룹 특수관계 기업은 ▲임오자산관리 ▲임오프라자 ▲코닝사 등이다. 이들은 모두 개인회사이자 임 회장 친족 회사다.

임오자산관리는 건물을 관리하는 회사로 임오산업, 화인센스와 같은 건물을 쓰고 있다. 건물 이름은 임오빌딩이며 임 회장은 해당 건물과 토지 소유주다.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임오산업과 화인센스는 지난 2018년 지급수수료와 건물관리 명목으로 임오자산관리에 2000여만원씩 지급했다. 임오산업은 2015년부터, 화인센스는 2013년부터 임오빌딩에 둥지를 틀었다.

임오프라자는 임오, 화인센스와 거래를 지속하고 있다. 임오프라자는 주방용품 도소매 업체다. 회사는 지난 2018년 임오에 2억6000여만원가량의 제품을 팔았다. 화인센스에는 1900만원 어치 상품을 판매했다. 최근 3년간(2016년~2018년) 임오와 화인센스는 각각 7억8000여만원과 6600여만원 매출을 올려줬다. 모두 8억4000여만원이다.

코닝사는 주방용품 도소매 업체다. 이곳 역시 임오와 화인센스로부터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같은 기간 임오서 6억3000여만원 매출이 발생했다. 화인센스에서는 3600여만원이었다. 두 회사서 모두 6억7000여만원을 벌어들였다.

진도는 대부분 그룹 관계사들과 거래를 맺고 있다. 회사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0억7000여만원의 기타비용을 썼다. 세부적으로 임오파트너스(5억원), 베이징 진도 패션(6900만원), 진산(960만원), 임오(6600만원), 임오산업(1억5000만원), 임오냉동(9200만원), 임오자산관리(8500만원) 등이다.

임오파트너스도 마찬가지다. 지난 2018년 기타비용으로 모두 7억6000만원이 쓰였다. 진산(2400만원), 임오(1억8000만원), 임오산업(2억원), 임오냉동(1억원), 임오자산관리(1억원) 등이다.

특수관계
유사 업종

임오그룹 주력사 진도는 올해 유통망을 확충할 전망이다. 진도 측은 “백화점에 편중돼있는 유통망 구조를 홈쇼핑부문, 온라인 쇼핑몰, 아울렛부문 등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신규시장 개척을 통한 매출증대, 수익 극대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고객 연령층을 확대하고, 안정감 있는 매출과 함께 모피 트렌드를 이끌어갈 수 있는 화제성을 만들어내는 신선한 브랜딩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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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