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찮은’ 4·15 무소속 돌풍 추적

‘바람몰이’ 판 커지는 패자부활전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미래통합당의 공천 작업이 거의 마무리단계에 들어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정치권엔 ‘무소속 바람’이 불고 있다. 무소속 연대의 가능성도 함께 점쳐진다. 실제로 2008년 18대 총선서 당시 한나라당 공천에 탈락한 ‘친박 무소속 연대’ 중 11명이 당선되는 파란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번 무소속 바람이 돌풍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지 관심이 쏠린다.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4·15 총선을 한 달여 앞두고 공천 작업이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선택받지 못한 후보들의 무소속 출마 러시가 가속도를 내고 있다. 이른바 공천 후폭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하나같이 당의 공천관리위원회 결정에 반발하면서 지역구민들을 위해 승리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밝히고 있다.

공천 후폭풍
정치 낭인들

38.7%.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의 현역 의원 교체율이다. 범보수 진영의 통합을 이루고자 새로 출범한 통합당은 예상대로 대대적인 물갈이 공천을 단행했다. 현역의원 119명 중 총 46명이 공천서 탈락했거나 불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TK(대구·경북)와 PK(부산·경남)서 김형오 전 공관위원장의 칼날은 더 매서웠다. TK 현역 의원 20명 중 11명이 출마하지 못하게 됐다. 물갈이 비율은 55%에 달한다.

김 전 공관위원장이 공관위 출범부터 공언했던 대로다. PK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은데 현역 의원 23명 중 3명이 컷오프, 10명이 불출마를 선언했다. 현역 교체율은 무려 57%에 육박한다. 당 안팎에선 비박(비 박근혜)과 친박(친 박근혜)을 모두 쳐낸 과감한 개혁공천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하지만 공관위의 결과에 승복하지 않는 의원들과 지역구 당협위원장들의 무소속 출마 러시가 이어지는 등 당 내부에서는 그만큼 거센 논란에 직면해있다. 특히 홍준표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와 같은 거물급 인사들의 무소속 출마는 치명적으로 보인다.

결집해도 모자랄 판인데 표가 분열되면서 상대 후보에게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지난 12일, 양산을 출마를 포기하고 통합당 현역이 없는 대구 지역구에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협잡에 의한 공천 배제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고 결코 승복할 수 없어, 양산을 무소속 출마를 깊이 검토했다”며 “상대 당 후보를 도와주는 꼴이 될 수 있어 대구로 옮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탈당 및 복당에 대해서는 “후보 등록 전 탈당해야겠으나 300만명 당원이 눈에 밟히기 때문에 이들이 ‘그럴 수밖에 없었다’고 말해줄 때 나가겠다”며 “이 못된 협잡 공천에 관여한 사람을 나는 알고 있으며 복당한 뒤 돌아가서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거물급 인사들의 잇단 나홀로 출마행
현역 프리미엄으로 정당 담장 넘을까

통합당 공관위는 홍 전 대표의 고향인 밀양·의령·함안·창녕에 출마하려는 그에게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구했다. 잡음 끝 홍 전 대표가 양산을에 출마하는 것으로 타협안이 만들어지면서 양산행을 확정지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두관 의원과의 빅매치가 예상되는 수순이었다.

하지만 대진표는 얼마 안 가 바뀌고 말았다. 통합당이 양산을서 지역구 후보자를 추가로 모집했고, 나동연 전 양산시장이 이에 나선 것. 통상적으로 현역 혹은 거물급 주자가 있는 지역구서 추가 후보자를 모집할 경우 기존 인물의 컷오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결국 홍 전 대표는 나 전 시장과 경선도 치르지 못하고 공천서 탈락했다.


갑작스럽게 ‘정치 낭인’으로 전락해버린 홍 전 대표는 “내 길을 가겠다”며 무소속 출마 카드를 꺼냈다. 홍 전 대표는 현재 양산을 떠나 대구 수성을 출마를 발표한 상태다. 이곳은 통합당 주호영 의원이 4선을 한 곳이지만, 주 의원이 수성갑으로 옮기면서 경선 지역이 됐다.
 

▲ 홍준표 전 미래통합당 대표

수성을에서는 통합당 이인선·정상환 예비후보의 경선이 치러질 예정이다. 이 후보는 4년 전 당 공천을 받았지만 낙선했고, 정 후보는 정치 신인이다. 민주당에선 이상식 전 부산경찰청장이 단수공천을 받았는데 그 역시도 정치 초년생이다.

정치권에서는 홍 전 대표의 수성을 출마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민생당 박지원 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홍준표 전 대표는 상당한 파괴력을 가지고 대구서 당선될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황교안 대표가 종로서 이낙연 전 총리에게 패배할 때 어려워진다”고 내다봤다. 황 대표가 종로서 패배하고, 홍 전 대표가 대구서 승리한다면 사실상 홍 전 대표에게 당의 주도권이 넘어간다는 해석이다.

반면 일각에선 홍 전 대표의 무소속 당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홍 전 대표의 위상과 영향력이 예전과 같지 않은 만큼 총선서 크게 유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홍 전 대표 역시 “대구는 쉽지 않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구는 공천을 받지 못하면 양산 못지않는 험지”라고 답했다.

대대적 물갈이
어부지리 미풍

만약 홍 전 대표가 대구서 승리한다고 해도 그의 ‘몸값’은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황교안 대표가 잠재적 대권 경쟁자인 자신이 부상하는 것을 막기 위해 김 전 공관위원장과 합작해 자신을 컷오프시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수성을은 대표적인 보수야당의 아성과 같은 곳이다. 사실상 험지로 꼽히는 종로에 출마하는 황 대표와 동일선상에 두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일 수 있다. 황 대표의 ‘이유 있는 희생’은 회복 가능하지만, 홍 전 대표의 패배는 추후 정치인으로 재기하기엔 상당한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홍 전 대표의 대구행이 선거 판세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임은 확실해 보인다. 대구지역의 보수 표심이 자연스레 분열되기 때문이다. 홍 전 대표는 “대구는 무소속 출마해도 수성갑 이외에는 민주당이 될 리가 없다”고 당에 피해가 가지 않음을 확신했다. 보수 표심이 갈라진다고 해도 민주당이 반사 이익을 받을 일은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홍 전 대표의 무소속 출마는 공관위에 불만을 가진 의원들의 무소속행에 힘을 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통합당 주호영 의원 역시 홍 전 대표 출마가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무소속이 많아지면 당이 선거를 치르는 데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현재 홍 전 대표는 무소속 연대에는 선을 그은 상태다.
 

▲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

또 다른 거물급 주자인 김태호 전 경남도지사도 무소속 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그는 지난 5일, 공관위로부터 공천이 배제된 이후 “당을 잠시 떠난다. 꼭 살아서 돌아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일각에선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를 중심으로 공천서 배제된 PK와 TK 중진들이 뭉치는 영남권 무소속 벨트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는 통합당이 다시 분열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지난 총선서 형성된 ‘친박벨트’와 같은 무소속 연대가 이뤄진다면 이들은 영남권을 둘러싼 보수진영 내 각축전의 한 축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실제로 2008년 18대 총선 당시 한나라당 공천서 탈락한 의원들이 ‘친박 무소속 연대’를 결성하면서 11명이 당선되는 돌풍을 일으켰던 바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영남권의 무소속 연대가 얼마나 파괴력을 발휘할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박 전 대통령과 같은 강력한 구심점이 있었던 당시와 상황이 달라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찻잔 속 태풍?
기사회생 기회?

미풍에 그친다면 오히려 당의 승리에 장애물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제기된다. 김 전 지사가 출마하는 지역은 TK만큼은 아니지만 ‘통합당 공천 = 당선’ 공식이 성립되는 지역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지지율도 꾸준히 나오는 편이기에, 야권이 분열되면 여당에 어부지리 승리를 안겨줄 수도 있다.

인천 미추홀을 둘러싼 잡음도 나온다. 윤상현 의원이 공천 탈락 후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미추홀을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대 선거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그는 컷오프 후 무소속으로 출마했지만, 지역구 기반을 워낙 탄탄하게 했던 덕분에 48.1%의 높은 지지율로 당선됐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다르다. 통합당 공관위는 인천 미추홀에 인천시장 출신인 현역 안상수 의원(3선)을 전략공천했다. 만약 이들의 내전이 격화된다면 여당 후보가 반사 이익을 받아 승리할 공산이 커진다.

현재 통합당 현역 의원 중 컷오프된 의원은 모두 20여명에 달한다. 이 중 ▲김재경(경남 진주을) ▲이은재(서울 강남병) ▲백승주(초선·경북 구미갑) ▲정태옥(대구 북갑) ▲김석기(경북 경주) ▲이주영(경남 창원시마산합포구) 등은 컷오프된 후 재심을 신청하고 기다리고 있는 상태다.

최고위가 재심 요청이 타당하다고 인정해 공관위에 공천 탈락자에 대한 재의 요청을 하면, 당헌·당규에 따라 공관위는 회의를 열고 해당 공천을 재논의하게 된다. 이 경우 공관위원 9인의 3분의 2가 동의하면 공천 결과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 윤상현 미래통합당 의원

현재까지 컷오프된 민경욱 의원(인천 연수을)은 당 공천서 최고위가 재심를 요구하고 이를 공관위가 받아들임으로써 기사회생의 기회를 잡게 됐다. 하지만 재심 청구 수용 사례는 사실상 거의 없었던 만큼 향후 무소속행 대열에 합류할 의원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은 야권 표심을 분열 시키면서 당의 패배를 자초했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당장 당 내부에서는 이들이 여당에 유리한 구도를 만들어주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8대 ‘친박’ 11명 당선 기염
이번엔 구심점 없어 미지수

김 전 공관위원장은 홍 전 대표 등을 향해 “앞으로 정당정치를 하는 데 있어 용납되기 어렵다”며 “특히 지금처럼 문재인정권에 심판을 하기 위해 우리가 힘을 모아도 힘겨운 이런 상태서 무소속으로 나가겠다는 것은 누구를 위한 길인가. 문정권을 위한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후보들 사이서도 무소속 출마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산청·함양·거창·합천의 신성범 통합당 예비후보는 김태호 전 지사의 무소속 출마를 두고 “명분과 논리야 어떻든 결국 야권분열로 이어지고 문재인정권을 돕는 결과로 가져올 것”이라며 “여야 일대일 구도여야만 문정권을 심판할 수 있고 정권교체까지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역 프리미엄보다 정당 프리미엄이 셀 것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미지수다.

익명의 정치 평론가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무소속 출마는 홍 전 대표라도 쉽지 않을 것”이라며 “총선 날짜가 가까워질수록 거대 양당체제의 대결로 넘어가기 때문에 선거서 힘들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아무리 현역이래도 기존 정당의 브랜드와 조직력을 뛰어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무소속 출마를 유리하게 보는 시각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선거서 중요한 정서가 ‘언더독’ 정서다. 불쌍한 후보한테 표가 가는 것인데 홍 전 대표나 김태호 전 도지사 같은 공천 탈락자의 아픔도 해당된다”고 했다. 그는 “이번 공천이 상당한 후폭풍을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총선은 지역구 인연이 작용한다. 다소 억울하게 컷오프된 느낌을 주는 의원들도 있고 지역 언론 반응도 안 좋다. 무소속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리할까
불리할까

당내 일각에선 “무소속 출마 후 복당을 금지하도록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통합당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탈당 인사, 무소속 후보 등으로 선거에 출마한 인사에 대해 입당을 불허해왔지만, 보수대통합의 일환으로 지난 1월 복당을 전면 허용했다. 이와 관련해 김 전 공관위원장은 “앞으로 무소속 으로 나온 인물은 당락을 떠나 당에서 다시 받아들이는 일이 없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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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