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인생에서 중요한 것만 남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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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3.16 09:57:03
  • 호수 126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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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리카 라인 / 갤리온/ 1만5000원

그동안 쓸데없는 것들에 너무 많은 시간을 낭비했다! 
우리의 일상은 너무 빡빡하게 돌아간다. 머릿속은 온통 잡다한 생각으로 한시도 쉴 틈이 없다. 딱히 잘 지내야 할 이유도 없는 사람과의 인연을 이어가기 위해 소중한 휴식 시간을 기꺼이 내준다. 너무 많은 선택지 앞에서 어리석은 선택을 반복하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충동구매한 물건이 좁은 집에 쌓이면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는다. 
현재 수많은 사람들에게 ‘단순한 삶’을 전파하고 있는 이 책의 저자 에리카 라인도 한때는 정신없는 세상의 속도에 끌려 다녔다. 세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 에리카는 걸음마를 배우는 아기를 보며 한없는 감격에 빠지다가도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쌓인 일들에 녹초가 돼 우울해졌다. 바쁘기만 하고 정작 제대로 하는 일은 하나도 없이 몇 년을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일을 마치고 귀가한 그녀는 난장판이 된 거실을 보고 지독한 환멸을 느꼈다. 그리고 더이상은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때 에리카를 새로운 삶으로 이끈 것은 단순한 삶에 대한 열망이었다. 쓸모없는 것들과 최대한 멀어져 본질에만 충실한 삶. 에리카는 자신이 원하는 삶을 그려봤다. 집안일에 시간을 덜 쏟는 대신 아이들과 놀아주기, 중요한 업무에 집중해서 빠른 시간 안에 끝내기, 오늘은 뭐 입을까 고민하는 시간에 아침 운동하기. 어떻게 그렇게 살 수 있을까? 방법은 간단했다. 미니멀리스트가 돼야 했다. 

중요한 것만 하기에도 인생은 너무 짧다! 
이 책은 미니멀리즘에 대한 획일적인 접근 방식을 거부한다. 누구나 상상하는 미니멀리스트의 하얗고 휑한 집을 제안하지 않는다. 각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한 가지 모습을 일방적으로 좇기보다는 자신의 방식으로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저자는 집의 지저분한 상태를 어느 정도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는 가족 구성원마다 서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먼지 하나 없는 집을 만드는 것은 오히려 다른 가족에게 부담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가족생활에서 우선순위로 삼는 가치가 서로에 대한 ‘배려’라면, 방을 깨끗하게 치우는 것은 후순위로 밀어놓는 것이다. 청소에 관해서는 좀 더 유연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미니멀리즘은 자신에게 진정으로 중요한 것을 추구하겠다는 선택이다. 
현재 삶의 어떤 단계에 있든, 누구나 오늘 당장에라도 미니멀 라이프로의 여정을 시작할 수 있다.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가기에 너무 늦은 때란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바쁘고 버거운 생활을 그만두고 만족스럽고 즐거운 생활을 시작하도록 도울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삶에 자연스럽게 따르는 아픔이나 스트레스를 느끼는 일이 결코 없을 거라는 의미는 아니다. 그러나 이 도전의 시간을 통해 인생에서 중요한 것과 포기할 수 있는 것을 구별할 도구와 건강한 정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갑작스럽게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일이 쉽지는 않더라도 꾸준하고 성실하게 나아가라고 충고한다. 이 변화는 노력해서 얻을 만한 가치가 있다. 단순한 삶은 결코 단순하게 얻어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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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단독] ‘채 상병 사건’ 사단장 수상한 메시지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김철준 기자 = ‘채 상병 사건’의 핵심 관계자인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여러 차례 연락을 취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신의 사건을 언급하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하려 한 게 핵심이다. 임 전 사단장과 연락이 닿은 인물들은 대부분 이해관계자다. 자칫하면 회유 정황으로 보일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임성근 전 해병대 제1사단장은 ‘채 상병 사건’의 핵심 피의자다. 수사외압 논란의 시발점이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직접 챙긴 인물이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수사 대상인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사건을 물밑에서 알아보기 시작했다. 시종일관 침묵을 지키다 왜 움직이기 시작했을까? 침묵 지키다… 임 전 사단장은 최근까지 복수의 해병대 간부들과 연락을 주고받았다. 그는 간부 A씨에게 “(공수처)수사가 종결되지 않은 상황서 괜한 오해를 살 수 있어서 연락하지 못했다”며 “어떻게 지냈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미안하다”는 사과의 말은 없었다. 다만 “모두가 상상할 수 없는 어려움을 겪었고, 현재도 겪고 있지만 아들을 잃은 채 상병의 유족 특히 모친의 고통을 생각하면서 버티고 있다. 진실을 밝힐 때까지는 고통스러워도 견딜 생각이다. 후배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은 다 하겠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전했다. 임 전 사단장은 A씨에게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이하 대령)의 변호인이었던 김경호 변호사에게 내용증명을 보낸 것과 관련해 민·형사 소송을 준비 중이라며 도움을 요청하는 뉘앙스로 연락을 취했다. 김 변호사가 자신을 고발한 게 무고에 해당하는지와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한 것이다. 그는 타 간부들에게도 비슷한 도움을 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간부는 <일요시사>와의 연락서 “난감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모셨던 사람이긴 한데 임 전 사단장에 대해 개개인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알 수 없으나 모든 사람이 채 상병 사건 진상규명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은 과거 박 대령에게도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바 있다. 자신은 물속 수색을 하지 말라는 지시를 수차례 했고 작전통제권이 육군 50사단장으로 넘어간 상황서 자신의 책임과 범위 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다며, 이에 대한 박 대령의 기억과 판단을 요청하는 내용이었다. 공수처 수사 대상인데… 사건 연루자들에 연락 당시 임 전 사단장은 “상급지휘관(임 전 사단장)에게 작전통제권은 없지만, 부대를 방문해 전술토의할 수 있고 효율적인 작전이 되도록 유도할 권한은 있다”고 했다. 작전통제권이 없어 안전 책무가 없다면서도, 자신이 현장서 ‘수변을 수색하라’고 지휘한 건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런 이유로 임 전 사단장은 자신의 직권남용 문제를 언급한 해병대수사단의 조사 결과 보고서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해병대 수사단은 임 전 사단장의 직권남용 혐의를 적시하지 않았다. 수사단은 ‘작전통제권과 상관 없이’ 임 전 사단장을 실질적 수색작전 지휘관으로 보고, 안전지침을 부대에 하달하지 않아 채 상병 순직사고가 일어났다고 판단했다. 임 전 사단장은 김 변호사와 공방전을 벌이고 있다. 법적 대응까지 예고했다. 김 변호사가 SNS에 게시한 글 중 허위 사실이 포함된 내용이 있다는 게 임 전 사단장의 주장이다. 그는 김 변호사에게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한계 속에서 해석과 이해를 거쳐 어떤 주장을 하는 것에 관해서는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도 같은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악의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해병대 수사단 자료의 문제점을 뒷받침하는 자료가 발견됐고, 제가 사안의 진상을 밝히면서 그걸 뒷받침하는 자료를 제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허위가 여론을 조작하고 진실을 가리는 불의한 상황을 시정하기 위해 나 자신의 안위는 돌보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을 공수처에 세 번째로 고발했다. 이번 혐의는 군형법 제79조 무단이탈죄다. 군인권센터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지난 1월 말 서울 노원구에 있는 화랑대연구소가 아닌 영등포구에 위치한 해군 관사 ‘바다마을아파트’에 거주하며 인접한 해군 재경근무지원대대 사무실로 출근 중이다. 마음 급해졌나…어떤 의도? 갑자기? 특검 압박 느꼈나 이 사실은 그가 여러 곳에 자신이 결백하다는 취지의 문서를 내용증명, 등기우편 등으로 보내면서 드러났다. 등기 봉투의 발신지는 화랑대연구소였으나 배송 조회 결과 실제 발신지는 서울 신길7동 우편취급국이었다. 임 전 사단장이 거주 중인 서울 관사 인근이다. 발송 시간도 대부분 일과시간 직전이나 일과 중이었다. 임 전 사단장은 언론을 통해 “연수 초기에 육사에서 주로 근무했으나 장거리 출퇴근 비효율적이라서 최근엔 해군재경대대서 근무 중이다. 근무 장소 중 하나가 해군 재경대대”라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김 변호사는 “정책 연수의 일시와 출퇴근 시간 및 장소가 명령으로 특정된다. 인사명령의 지정된 장소서 지정된 출퇴근 시간을 준수해야 한다”며,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인사명령이나 상급기관의 지휘관에게 사전에 허가를 받아야 한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최근 자주 번호를 변경하는 임 전 사단장의 핸드폰을 압수수색해 무단이탈한 장소와 상급지휘관인 해병대 사령관에게 정식으로 사전에 허가를 받았는지에 관한 진실을 밝혀 강력히 처벌해 달라는 취지”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간부들에게 연락을 취하는 행동이 증거인멸 시도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의 책임을 부정하기 위해 메시지를 보내며 같이 책임을 면하자는 회유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공수처는 지난 1월부터 해병대 수사단의 조사 결과와 경찰 이첩 과정서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강제수사를 착수해 왔다. 박 대령에게 사실확인요청서를 보낸 것에서 임 전 사단장이 적극적인 책임 회피에 나섰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현재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치권서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자 조용했던 임 전 사단장이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적절한 처신 한 해병대 간부는 “전우의 죽음 이후 형평성에 어긋나거나 석연치 않은 윗선의 처리는 진상규명 문제를 떠나 정치권 개입을 불렀다”며 “도의적 책임도 지지 않고 자리를 지키는 일부 작자들의 행동으로 인해 해병대 전체의 명예가 실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임 전 사단장은 <일요시사>가 사건 관계인에 연락한 이유에 관해 묻자 "사건 관계인에게 연락한 것은 사실 확인을 위한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hounder@ilyosisa.co.kr>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