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코로나 야전사령관’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하루하루 헌신적 사투 ‘세계가 엄지척’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코로나19 확산세로 국민의 시선은 연일 질병관리본부로 향한다. 하지만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은 위기 속에서도 흔들림 없는 모습이다. 지난 1월20일 첫 확진 환자가 발생한 이후 정 본부장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브리핑에 나서고 있다. 24시간 가동되는 긴급상황센터서 대응책 마련을 위해 구성원들과 총력을 쏟는다. 그런 상황서 그의 대응은 침착하다. 확진 환자가 늘어나는 상황서도 다수의 국민이 질본의 이성적인 대응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다.
 

▲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

중국서 발병한 코로나19의 한국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방역당국인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는 매일 초비상 상태를 유지하며 확산을 막기 위한 최선의 노력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질본을 대표해 매일 언론 앞에 브리핑을 하는 이가 있다. 바로 정부의 야전사령관인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이다. 정 본부장에 대한 질타보다는 걱정과 격려의 목소리가 훨씬 크다. 이례적인 일이다.  

불철주야 
고군분투

지난 24일 정 본부장은 “체력적인 어려움은 없느냐”는 질문에 “업무의 부담이 크지만 잘 견디고 (대응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내용이 기사와 포털로 전해지면서 국민들의 격려 메시지도 쏟아졌다.

다수 국민이 “온 국민이 질본과 본부장을 지지한다”와 같은 응원의 목소리를 내면서 그 어느 때보다 정 본부장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지난달 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국민들에게 상황 보고를 시작했다. 그 후 점점 변해가는 정 본부장의 수척한 모습이 화제를 모았다. 매일 최일선서 치열한 사투를 벌이는 흔적이 그의 얼굴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피로가 쌓였으며 흰 머리가 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첫 환자 발생 후 한국이 대응을 잘하고 있다는 미국, 영국, 일본 등 외신 언론 의 호평에도 불구하고 대구서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중대한 국면을 맞았다. 이런 상황서도 정 본부장의 성실하고 차분한 대응이 호평을 받고 있다.

현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적지 않은 반면, 질본과 정 본부장에 대해서는 대응이 부실하다며 질타하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많지 않다. 오히려 ‘고맙다’ ‘힘내라’는 응원의 메시지가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SNS에서 퍼지고 있다. 사망자가 발생하고, 의심환자가 늘어나는데도 ‘책임론’이나 ‘무능론’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정 본부장에 대한 응원은 그의 전문성과 신뢰감을 주는 태도로부터 나온다. 대구 신천지교회가 감염원으로 등장해 코로나19 의심환자들이 크게 늘어나기 전, 일주일 가까이 확진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시점서도 정 본부장은 “절정이 지났다고 판단할 수 없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매일 오전 9시에 직접 브리핑을 하면서도 차분한 목소리로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게다가 기자들의 질문이나 궁금증에 대해 성실히 끝까지 답변하는 태도로 신망을 얻었다.

질타보다는 걱정·격려의 목소리 “이례적”
전문성과 신뢰 있는 태도…세계적 호평 일색

정 본부장은 더 고삐를 단단히 쥐고 있다. 응원과 위로는 감사하지만, 방역망이 완전히 통제되지 않는 지금 해야 할 것은 딱 하나라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한다. 그것은 바로 ‘방역 성공’. 정 본부장은 현재 자신을 둘러싼 미담 기사들에 대해서도 적절치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고 한다. 개인에게 쏠리는 관심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지난 3일 한 매체에 따르면 정 본부장은 최근 전 직원에게 잇단 국민의 성원과 별개로 분발을 촉구했다. 매체는 정 본부장이 당시 “방역당국의 고생을 알아주는 것은 감사하다”면서도 “하지만 아직 상황 대응에 부족함이 많고 상황이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자신을 둘러싼 미담에 대해서는 “개인에게 관심이 쏠리거나 미담으로 포장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잘라 말했다고 한다. 정 본부장의 리더십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질본은 정 본부장의 리더십을 중심으로 똘똘 뭉치고 있다.

인력 대부분이 한 달 가까이 긴급상황센터와 보건복지인력개발원서 숙식을 해결하며 비상근무를 이어오고 있지만, 흔들리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정 본부장 역시 쪽잠을 자청하고 있다. 직원보다 늦게 퇴근하는 날이 많고, 일 처리도 완벽하리만치 꼼꼼하다는 질본 관계자의 전언도 이미 여러 차례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국민의 건강과 안녕을 책임지는 그의 신념은 2017년 질본 본부장 취임사에도 잘 녹아있다. “국민의 신뢰와 보건 의료 분야 리더십은 우리의 리더십서 나온다.” 그의 리더십에 또 한 번 온 국민의 관심과 기대가 쏠리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정 본부장은 감염병 예방 분야 전문가로 질본서만 20년 넘게 근무했다. 정 본부장은 광주 전남여고를 졸업하고 1989년 서울대 의과대학 의학 학사를 취득했다. 의사생활을 하면서 보장된 길을 걸을 수 있었지만, 공중 보건과 예방 의학에 관심을 두며 진로를 급선회했다. 이후 서울대 보건학 석사와 예방의학 박사를 받으면서 공중 보건 연구를 시작했다. 

극복 총력전
진심 통했나

그는 1998년 5월 보건복지부 국립보건원 보건연구관으로 질본에 첫발을 디뎠다. 첫 보직은 2002년 국립보건원 전염병정보관리과장이다. 이후 약 5년간 정책 관련 업무를 맡으면서 주로 국가 질병 정책 마련에 기여했다. 2015년 메르스 유행 당시에는 중앙메르스관리대책본부 현장점검반장으로 업무했지만, 대응이 부족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기도 했다. 

현장 관계자들은 정 본부장이 누구보다 예방과 대응에 총력을 기울였지만, 사태 이후 책임 추궁서 벗어날 수 없었다고 했다. 풍파에 흔들리지 않고 질병예방센터장, 긴급상황센터장을 역임하던 그는 2017년 7월 질본을 진두지휘할 본부장으로 전격 발탁됐다.

20년 넘게 질본서 근무하면서 내부 신망도 두텁다. 이혜은 질본 주무관은 “코로나19 발병 이후로 내부서 본부장에 대한 신임이 두터워졌다”며 “질본서만 20년 넘게 있었기 때문에 기관의 모든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정 본부장은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정기회의와 영상회의를 진행한다.
 

질본 관계자는 “본부장께서 관련 회의와 후속 대책 등을 마련하기 위해선 24시간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긴급상황센터서 확진 환자 현황 파악과 지자체, 유관기관과의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수면시간은 새벽 2시 이후부터 오전 6시 사이로 알려졌으며 식사는 배달된 도시락이다.

올해 기준으로 질본 인력은 866명이다. 현재 컨트롤타워인 질본은 24시간 비상 체제로 운영되면서 현황 파악과 대응책 마련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질본은 도심과는 외진 청주시 오송읍에 위치해 대부분의 직원과 연구진이 본부 내부나 인근 숙소서 가족과 떨어져 지내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 질병관리본부를 외청으로 분리해 독립적 권한을 줘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런 주장은 2015년 메르스 사태 이후에도 꾸준히 나왔다. 하지만 조직축소와 업무혼선 등을 우려하는 상급기관 보건복지부의 반대로 번번이 좌절됐다.

예방 전문가
리더십 주목

이번에는 분위기가 다르다. 코로나19 사태로 다시 ‘질병관리청’ 논의에 탄력이 붙었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4·15 총선 공약으로 이를 제시했다. 제1야당 미래통합당도 질병관리본부 격상 필요성에 공감하며 총선 공약으로 내놨다.

특히 정세균 국무총리는 4일 대구시청 기자간담회서 “세계 일류 수준의 방역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의 독립 기구화는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힘을 실었다.

이에 따라 질병관리본부의 승격 문제는 총선 이후 새로 구성될 21대 국회서 여야가 관련 내용을 담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합의만 하면 쉽사리 성사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역시나 관건은 복지부의 반대다.

2004년 1월 출범한 질병관리본부의 전신은 국립보건원이다. 2003년 상반기 사스(중증급성호흡기질환)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함에 따라 전염병 관리를 위한 ‘질병 콘트롤타워’ 구축 필요성이 커지면서 국립보건원이 확대·개편됐다.

메르스 사태 이후에는 질병관리본부를 질병관리청으로 격상시켜야 한다는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질병관리본부장을 실장급서 차관급으로 격상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복지부의 반대가 강했다.

정진엽 당시 복지부장관은 “청으로 독립했을 때의 장점도 물론 있다”면서도 “복지부에는 유관기관이 굉장히 많아 긴밀한 협조를 구해야 한다. 처음부터 청으로 독립해서 과연 잘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도 있었다”고 했다.

그는 “협조와 지원이 가능한 동시에 간섭을 배제한 기구로 만드는 데 대한 고민이 많았다. 고민 끝에 차관급으로 격상시켜 인사권과 예산권을 갖고 있는 독립된 기관으로 만들기로 했다. 협조와 지원을 하되 간섭하는 것은 철저히 막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질병관리 한 우물… 메르스 때 좌절도
차기 청창?…‘외청 분리’ 주장 제기

문재인정부가 출범한 직후 정부조직 개편 당시 여당서 질병관리본부 승격에 대한 움직임이 다시 일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정춘숙 민주당 의원은 2017년 6월 질병관리청으로 승격하는 내용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법안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현 행정안전위원회) 소관이었다. 국회 복지위는 “질병관리본부가 복지부 소속기관이라는 특성상 여전히 자율성이 부족하고 정책수립 과정서 의사결정을 내리기 어렵다. 질병관리청 개정안을 적극 반영해달라”는 의견서를 냈다.

하지만 안행위 법안 심의 과정서 질병관리청으로의 승격은 무산됐다. 마찬가지로 복지부의 반대가 거셌다. 정춘숙 의원은 “복지부가 질병관리청 승격에 동의하지 않는다. 반대로 인해 법안처리가 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도 복지부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지난 2일 브리핑서 “청으로의 분리·독립이라는 원칙으로 인해 자칫 보건당국과 방역당국의 유기적 협조 측면서 오히려 저해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우려를 표시했다.

김 차관은 “위기 시 방역대책본부가 최대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체계와 기능을 보강해야 한다는 점에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면서도 “의료자원 동원과 의료단체와의 협조가 원활히 이뤄지는 것을 전제로 최종 방침이 결정돼야 한다”고 했다.

결국 핵심 ‘키’는 문재인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질병관리조직을 어떻게 개편할 것인지 의중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여당 관계자는 “청와대도 현재 상황에서 동의하는 일정 부분이 있다. 복지부가 이번에도 반대하기는 어렵다고 본다”고 전망했다.

한편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일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는 5일 0시 기준으로 총 누적 확진자수는 5766명이며 이 중 88명이 격리해제 됐다고 밝혔다. 지난 4일 0시 기준보다 438명 증가한 수치며 2일 685명 이후 3일 600명, 4일 516명 등 감소하는 추세다.

언제 끝나나?
줄어드는 중

대구가 320명 늘어 4326명이, 경북은 87명 증가한 861명이 각각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가 9명 증가한 110명으로 대구·경북 다음으로 많았으며 서울은 4명 증가, 103명이다. 충남이 4명 늘어나 86명, 경남이 9명 늘어나 74명이 확진자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대구의 확진자 비중이 75%를 차지하고 있으며 경북은 14.9% 등 대구·경북 확진자 발생 비율이 90% 가까이 된다. 35명이 사망해 치명률은 0.6%이며 여성 확진자가 3617명으로 62.7%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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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