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천외’ 신천지 표적 포교법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3.09 14:29:08
  • 호수 12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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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 걸려도…발끝부터 세뇌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관련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의 존재가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일각에선 신천지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가운데 어마어마한 신천지 신도 수도 충격을 주고 있다. 기상천외한 이들의 포교 수법을 <일요시사>가 알아봤다.
 

 

코로나19 확산에 결정적 계기가 된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 최근 10년 간 신도 수가 무려 4배 증가하면서 지난해 2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도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구원에 이를 수 있다’는 신천지 특유의 교리와 함께, 젊은 층에 대한 ‘맞춤형 전도’가 신도 수 급증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천천히
치밀하게

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신천지는 전체 신도 수가 수천명에 불과한 작은 단체에 불과했다. 1980년부터 포교를 시작했던 것을 생각하면 20년 넘게 1만명도 미혹하지 못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후 신천지는 급격히 신도 수를 늘려 현재에 이르렀다. 여기엔 아래와 같은 다양한 수법들이 동원된 것으로 파악된다. 

▲익명의 편지 = 낭만을 그리워하는 청년들에게 ‘익명으로부터 온 편지’를 전달해주겠다며 접근한다. 예를 들어 신도들은 대학교 입구 근처서 지나가는 20대 중후반의 행인을 붙잡는다. 연애 관련 웹툰을 준비 중이라고 소개하면서 “얼마나 연애해봤나?” “선호하는 연애 스타일이 있느냐” 등 비교적 간단한 질문으로 시작한다. 또 인근 학교의 동문이라고 속이며 친밀감을 조성한다. 이후 다음에 만날 것을 기약하며 전화번호를 묻는 식이다. 

열흘이 지난 뒤, 신도는 행인에게 전화를 걸어 ‘지역연합 동아리원’이라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누군가가 익명으로 편지를 남겼다. 하고 싶었던 말이 있었는데 쑥스러워서 편지를 쓴 것 같다. 편지를 전해줄 테니 그 대가로 인터뷰를 해달라”고 요구한다. 2년째 임용고시를 준비한 탓에 몸과 마음이 지친 행인은 편지를 받고 싶어 인터뷰에 응할 마음을 갖는다. 

신도들은 인터뷰 약속 날짜를 계속 바꾸며 애를 태운다. 결국 약속 장소를 신천지 관련 장소로 잡은 뒤 본심을 드러내는 수법이다. 익명을 요구한 포교 피해자는 “요즘 청년들이 힘든 시기다 보니 포교활동도 점차 낭만적으로 하는 것 같다”며 “사이비라고 해도 사람 마음을 가지고 장난치는 것을 경험하니, 정말 기분이 나쁘고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말했다.

▲연애 포교 = 신천지 포교 방식 중 가장 오래된 방식이고 단순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남성에게 여성 신도들이 접근해 연인 관계로 발전하면서 포교하는 방식이다. 신천지는 남녀 성비가 3:7일 정도로 여성 신도 비율이 매우 높다. 건전한 이성교제로 시작해 신천지 포교까지 이어졌다는 피해담이 속출한다.

여성 신도들은 거리서 맘에 든다며 행인 남성에게 번호를 묻는다. 교제를 시작한 뒤 평상시처럼 데이트를 하면서 친밀한 관계를 유지한다. 대화 도중 은연 중에 신천지에 관한 얘기를 가볍게 꺼낸다. 신천지가 나쁘지 않은 것이라며 남자친구를 세뇌시킨다. 이후 신천지센터까지 남자친구를 유도해 정상적으로 공부하는 것처럼 모여 포교하는 방식이다. 

심리상담 활용 지속적 만남 유도
정서적 교감 뒤 신천지센터 소개

익명을 요구한 한 연애 포교 피해자는 “연애 시작 단계에선 정말 몰랐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신천지에 시간을 많이 쓰는 것을 알게 됐다. 신천지를 강요하지 는 않았지만 은연 중에 이야기를 꺼냈다. 신천지만 제외하면 정상적인 사람인데 헤어지기로 마음먹은 뒤 이별을 통보했다. 당시 여자친구는 개인사보다 신천지 공부를 더 중요하게 여겼으며, 헤어지고 나서도 전 여자친구를 비롯해 다른 신천지 신도들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언급했다.

▲설문·상담 = 신천지서 전통적으로 오늘날까지 가장 흔하게 사용하는 방법으로 길거리 포교서 활용하기도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이 관심을 끌고 차후 만남을 약속하는 것인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관심을 많이 갖는 아이템이 심리검사다. 
 

대화를 나누기에도 적당한 소재인데다 심리검사 결과를 설명해주겠다는 구실로 다음번 만남을 약속하기도 쉬운 만큼 비교적 성공률이 높다. 특히 이 방법은 대학생들에게 효과적인데, 주로 심리학과 학생으로 위장해 과제를 도와달라거나 리서치 단체를 사칭해 설문에 응한 이들에게 무료로 전문가를 통한 심리검사를 해준다는 식의 방법을 사용한다. 

실제 심리학과 대학생들이 과제로 자신의 상담 녹취록을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 자연스러울 수 있다. 다시 만난 자리에선 상담 결과를 이야기해 주고 신천지에 대한 교리를 전하면서 마음을 움직인다. 물론 아무에게나 접근하지 않고 설문 과정서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종교를 확인한다. 십자가 모양의 목걸이나 귀걸이 등을 확인한 후 접근하기도 한다. 기독교 서점이나 백화점을 출입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접근하기도 한다.

▲취미활동 = 동아리나 동호회 활동으로 침투하는 것이다. 선교단체나 대학의 기독교 동아리 같은 경우에는 교회서와 동일하게 활동한다. 동호회는 탁구, 낚시, 자전거, 등산 등과 같이 종교적 성격이 없고 단순한 취미생활을 공유하는 모임이나 사전에 기독교인 비율을 조사한 뒤 대상자가 있다고 판단되면 자연스럽게 가입해 활동한다. 이 경우 동호회 내에서 교회에 다니는 사람과 의도적으로 친해진 뒤 정보를 캐내는 방식의 활동을 한다.

아이부터
노인까지

일 년 이상 활동한 신천지 신도들은 지인들을 이미 포섭했기 때문에 새로운 기독교인들을 지속적으로 사귈 방법이 필요하다. 취미활동을 공유하는 동호회에 가입해 활동하면 새로운 사람을 자연스럽게 사귈 수 있기에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독교인 비율이 높은 동호회들이 있는데 이런 단체들은 신천지 신도들의 좋은 타깃이 된다.

단체에 침입한 신천지 신도는 열심히 활동하며 친분을 쌓고 자신의 영향력을 넓힌 뒤 신천지로 유도하는 방식이다. 단체 내에서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좋은 이미지를 구축하는 식이다.

▲자원봉사 = 자원봉사활동을 하는 사람 중에는 기독교인 비율이 높다. 이 때문에 고정적으로 자원봉사활동을 하면 기독교인들을과 접촉하거나 사귀기 수월하다. 혹은 자원봉사단체를 사칭하기도 하는데 이때 대상자는 자연스럽게 신천지 사람들이 많은 자원봉사 현장으로 인도된다. 실제로 자원봉사활동에 관심이 많은 사회복지학과 학생에게 해당 지역종합사회복지관의 사회복지사를 사칭해 접근한 경우가 있었다. 

신천지 신도는 자원봉사활동을 연결해주겠다며 복지관 앞에서 만나 자원봉사활동에 대한 기본교육을 진행했다. 편부모 가정에 방문해 아이를 돌보고 학습지도를 해주는 봉사활동으로 학습지도를 하며 친분을 쌓는 식이다. 하지만 이들 사회복지사, 방문 가정, 아이의 이모, 심지어 아이까지 모두 신천지 신도인 것. 위장된 봉사활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포교 대상자와 친분을 쌓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봉사활동 포교에 당한 한 대학생은 “‘맹인에게 책 읽어주기’라는 봉사활동에 등록했는데, 봉사활동은 못하고 신천지센터에 유인돼 신천지 교육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미경 대전종교문제연구소 실장은 “결국 신천지는 문화예술봉사단체를 운영해 포교에 나서고 외연 확장을 위한 수단으로 단체를 활용한다. 전국에 신천지 위장 문화단체가 셀 수 없이 많기 때문에, 봉사활동을 하더라도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서관 = 시립도서관 등에서 고정적으로 공부하러 나오는 사람을 노린다. 먼저 도서관 열람실서 자리를 찾는 것처럼 한 바퀴를 돌며, 자리에 성경책을 올려둔 사람을 찾는다. 성경책을 가지고 있다면 기독교 신자일 확률이 높다. 

신원 감추고 
큰 그림 접근

특히 시험공부 전에 성경책을 잠깐 보고 기도하며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의도적으로 옆자리에 앉은 뒤, 자연스럽게 지우개나 연필 등을 빌리기도 하고, 가끔은 너무 읽고 싶은데 가져오지 않았다며 성경책을 빌리기도 한다. 하루 종일 시험 공부하는 사람들은 몇 시간 정도 집중해 공부하다가 쉬는데, 이때 자연스럽게 따라 나가 우연히 마주친 척 음료수를 하나 뽑아주고 “아까 정말 감사했다”며 인사를 건넨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통해 매일 공부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아냈으면, 서두르지 않고 매일 도서관에 들른다. 얼굴 도장을 찍고 간단한 인사를 건넨다. 가끔은 휴게실서 만나 말을 건네기도 한다. 그러면서 “지금 공부 중인 것에 대해 관심이 많은데 혹시 정보를 공유할 수 있겠냐”며 연락처를 교환하고, 실제로 정보도 공유하며 친분을 쌓는다. 
 

혹은 도서관 내에서 스터디를 만들어 진행하기도 한다. 스터디 모집을 통해 사람들을 모은 뒤, 기독교인이 있으면 그대로 위장 스터디를 진행하고, 없다면 스터디를 기획한 사람이 잠수를 했다는 핑계 등으로 스터디 모임을 중단하고 진행하지 않는다.

▲아르바이트 = 금전이 필요한 청년들은 좋은 타깃이 된다. 선교단체 등으로 위장한 신천지센터서 강의를 듣고 필기해주면 강의 당 일정한 비용을 주겠다며, 아르바이트 희망자를 유혹한다. 아르바이트를 빌미로 신천지 교리를 주입하는 방법이다. 혹은 신학생이나 선교사 준비생인데 말씀을 가르치는 연습을 하고 싶다며 듣고 평가해주면 돈을 주겠다고 아르바이트를 모집하기도 한다. 

노골적인 유도는 요즘에는 거의 사용하지는 않는 방식이지만 수월해보이는 아르바이트는 대학생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요소라 여러 가지 내용을 섞어 유인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지금도 진화를 거듭하며 활용되고 있다. 아르바이트 내용은 무엇이든 가능하기에, 청소년들은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도 조심해야 한다.

▲위장 교회 = 신천지의 위장 교회는 점점 증가하는 추세다. 신천지에는 2010년 기준으로 목회자 출신 신천지 교인이 약 350명가량이다. 물론 대부분 군소교단 출신이지만 장로교 합동이나 통합 등 규모 있는 출신의 목회자들도 있다.

기독교 신자 노려 접근해서 위장
초등학생 포교 위해 교대 진학도

또 전략적으로 꾸준히 신천지 사람들을 신학교로 침투시켜 목사안수를 받게 하는데, 신학교를 다니는 기간 동안 들키지 않고 무사히 졸업하게 되면 그 사람을 통해 신천지 위장 교회를 개척하게 되는 것이다. 가끔은 목사안수도 받지 않은 신천지 교인이 정통교단 이름으로 교회를 만들어놓고 목사 행세를 하는 경우도 존재한다. 간판만 보고 속아서 위장 교회에 출석한 사람이 교회에 정착하게 되면, 교회 모임과 교리를 통해 자연스럽게 신천지 성경을 공부하게 되고 신천지로 쉽게 인도되는 것이다.

▲해외 포교 = 신천지는 국내 포교 활동에 제약을 받게 되자, 해외로 눈을 돌렸다. 해외 포교팀서 활동했다 이탈한 신도에 따르면, 기본으로 갖춰야 할 언어 교육의 미비를 지적해 비행기 내에서 언어 교육을 한다. 예를 들면, 터키에 포교하러 가는 도중에 출국 비행기 안과 길거리서 대화하며 언어를 배우게 한다는 것이다. 신천지에선 해외 파견자 언어 교육을 한다 해도 교육 시 정신 교육, 복음방 교육, 섭외 교육과 병행하면서 포교를 진행한다.

또 해외 포교를 위해 신천지 측에서는 UN NGO단체 모임을 이용한다. 처음 다문화 모임을 만들어 UN NGO단체 모임에 참가하게 해 해외 파견을 나간다. 예를 들어 발칸반도 지부를 맡은 국제부장이 인사들을 섭외하던 중 각 나라에 팀을 꾸려달라고 부탁할 경우 팀 단위로 파견하는 것. 현지 배경지식이 없는 상태로 활동하게 되면 의심을 살 수 있기 때문에 해외파견 사업을 기획하게 되는데, 바로 한류를 이용하는 방법이다. 
 

▲ 신천지 수료식

신천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서도 한국문화원을 개강해 한국어 수업을 통해 현지인들을 포교하거나 언어 교환, 독서 실태 조사, 남북 분단 문제 논의, 행복 프로젝트, 소통 논문 작성, 도형 상담 등을 이용해 포교하고 있다. 매주 주말에는 문화행사를 통해 한국에 관심 있는 이들을 섭외하고 있다.

이외에도 탁지원 이단 신흥종교 전문가는 SBS 뉴스와의 인터뷰서 “초등학생들도 포교 대상으로 삼는다. 교대에 강의를 하러 갔다. 학생들이 이야기하는데 교대나 사범대에도 신천지 신도가 있다더라. 그 사람들이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목적이, 합법적인 학교 안에서 아이들을 포교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신천지는 점점 목적과 수단을 가리지 않고 포교활동에 전념하고 있다. 신천지의 포교 전략은 다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많으며, 지금도 신천지의 포교 전략팀은 매일같이 새로운 전략을 구상하고 만들어내고 있다. 전략을 알고 있어도 당할 수 있는 게 신천지 포교 방식이다.

봉사인 척
신도인 척

모든 전략은 사람들의 마음을 열게 하고 그들을 신천지 센터로 유도하기 위한 방법에 불과하다. 위에서 소개한 방식들은 신천지서 오랫동안 사용했으며, 실제로 새로운 사람들을 접촉하는 데 손쉬운 방법들이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47조에 따라 코로나19 감염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외부단체의 학교 내 포교활동을 금지하겠다”며 “금지 현수막을 걸고 현장 조사단을 꾸려 수시로 점검하고 포교활동 시 강제 퇴교 조치하는 등 엄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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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공수처·특검, 대북송금 수사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쌍방울 대북송금을 두고 수사기관이 대거 투입됐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수사팀을 꾸리고 ‘조작 기소’ 혐의를 받는 검사들을 겨눴다. 법조계에서는 두 기관이 대북송금 진상규명을 이끌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수사 전문성 논란에 이어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에서다. 검찰을 향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압박이 거세다. 쌍방울 대북송금과 대장동·위례 신도시 개발 비리 사건을 ‘조작 기소’라고 규정하면서 복수의 기관이 수사에 착수했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특별검사 권창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의 사정도 녹록지 않다. 고질적 인력난이 걸림돌이다. 수사에 착수했다고 해도 사건의 전모를 밝혀낼 수 있을지 의문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인 이유다. 이례적 수사 착수 서울고등검찰청 인권침해점검 태스크포스(TF)는 2022~2024년 대장동 사건을 수사해 이재명 대통령을 기소했던 서울중앙지검 2기 수사팀 검사 9명을 감찰 중이다. 앞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일 ‘윤석열 정권 정치검찰 조작 기소 의혹 진상규명 국정조사’ 국회 기관보고에서 “지난해 9~12월 감찰 요청이 접수됐다”며 “별건 수사로 피의자를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회유, 정영학 녹취록을 조작한 내용 등”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9·11월 법무부에 엄희준, 강백신 등 대장동 사건 담당 검사들에 대한 감찰을 요청했다. 이들은 민간사업자들 진술을 근거로 2023년 민주당 대표였던 이 대통령을 대장동·위례 사건 공범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은 자신 몫 배당 이익이 “이재명 거니까 떼어먹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했고, 남욱 변호사도 “천화동인 1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본인 지분이 포함된 것으로 이해했다”고 증언했다. 민주당은 이후 조작 기소 의혹을 거론하고 나섰다. 대장동 피의자들의 주장도 뒤집히기 시작했다. 남 변호사는 재판에서 “검사들한테 ‘배 가르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협박당했다고 주장했다. 정영학 회계사는 자신과 남 변호사 대화가 녹음된 녹취록에서 “위례신도시도 너 결정한 대로 해줄 테니까” 중 위례신도시를 검찰이 “윗 어르신”으로 왜곡해 이 대통령 또는 민주당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의미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 주장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해 “황당한 증거 조작”이라고 반박했다. 쌍방울 조작 기소 의혹의 핵심은 북한 공작원 리호남이 필리핀에 없었음에도 그가 “필리핀에 있었다”는 진술을 기반으로 수사가 진행됐다는 것이다. 민주당 측에선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이 대통령 방북 비용 일부인 70만달러(약 10억원)를 건넸다는 법정 진술이 사실이었는지 추궁 중이다. 만일 김 전 회장이 사실이라며 진술을 유지하면 민주당 측에선 위증이라며 국회증언감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할 가능성이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은 지난 3일 국정조사에서 “리호남이 필리핀 아닌 제3국에 체류한 증거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당 중심 국조 후 수사기관 대거 투입 검찰→대통령실 연결고리 증거 확보 의문 박상용 인천지검 부부장검사도 고발당할 처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박 검사가 지난해 9~10월 국정감사에서 연어 술파티가 없었다는 등 취지로 증언한 것을 위증으로 보고 고발을 의결했다. 법사위에서 정 장관은 박 검사의 연어 술파티 의혹 감찰은 시효가 도래하는 5월17일 전 “후속 조치를 가능한 신속하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또 박 검사가 전날 국민의힘이 개최한 ‘민주당 공소 취소 진상규명 청문회’에 참석한 것도 정치 중립 의무 위반으로 보고 감찰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종합특검팀도 조작 기소 의혹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당초 종합특검팀은 지난해 3대 특검(내란·김건희·순직해병)이 끝내지 못한 잔여 사건을 마무리하겠다며 출범했다. 인력난에 골머리를 앓고 있음에도 수사 역량을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조작 기소 의혹에 투입했다. 종합특검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관련 윤석열 대통령실의 개입 시도를 확인했다”며 관련 사건을 서울고검TF에서 이첩받았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종합특검팀은 파견검사 1명, 특별수사관 2명, 파견경찰관 약간명으로 구성된 ‘국정 농단 의심 사건 전담수사팀’을 꾸렸다. 윤석열정부 대통령실이 당시 수사 과정에 개입을 시도한 정황을 포착했다고 하지만 대통령실과의 연결고리를 입증할 수 있을지가 이번 수사의 관건으로 꼽힌다. 이번 수사는 쌍방울 대북송금 사건 자체보다는 수사 과정에서의 절차적 위법성과 권한 남용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국가정보원의 객관적 자료가 대북송금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누락됐거나 국정원에 파견된 검찰 인사들이 대북송금 수사를 대통령실에 보고한 정황들이 사실인지 규명하는 데 수사력이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중복수사 논란도 수사권에 대한 논란도 현재진행형이다.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 상황을 보고받고, 수사 및 공소 제기 절차 관련 적법절차를 위반한 사건’이 포함돼있어 종합특검팀은 이를 근거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해당 기준을 두고 대통령실이 보고받았을 모든 사건이 수사대상이 될 수 있어 ‘남용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은 박 검사가 핵심 증인들을 회유했다고 주장한다. 이른바 ‘연어 술파티’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측과 형량 거래로 이 대통령이 대북송금의 주범이란 진술을 끌어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공수처도 박 검사를 직권남용, 그리고 민주당이 통과시킨 법왜곡죄로 수사 중이다. 법왜곡죄는 지난달 시행되기 전 행위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 하지만 공수처는 사건을 지난달 26일 수사3부에 배당했다. 다만 공수처는 법왜곡 혐의를 ‘단독’으로 수사할 수 있는지에 대해선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수처법상 수사 대상으로 명시된 형법 제122조부터 제133조까지의 죄에 법왜곡죄(형법 123조의2)도 포함되지만, 수사 범위에 대한 판례와 적용 기준이 없어 추후 영장 청구나 재판 과정에서 수사권 논란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상황이다. 특히 종합특검팀과의 중복 수사 문제 등도 일부 불가피한 상황이다. 수사 이후의 ‘공소 유지’ 단계 역시 공수처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힌다. 공수처가 독자적으로 수사를 마무리하더라도 재판에서 공소를 유지하려면 결국 검찰의 협조가 필요하다. 향후 수사 주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종합특검팀이 사건 이첩을 요구할 경우 공수처가 이를 넘길 수 있다. 공정성 논란 종합특검팀은 수사 초기부터 흔들렸다. 권영빈 특검보가 이 전 부지사와 방용철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을 변호한 경력으로 이해충돌 논란이 일었다. 박 검사는 최근 <한국일보>에 “조사 과정에서 방 전 부회장이 ‘사실 권 변호사와 진술을 짰는데, 거짓말하는 것이 힘들다’는 취지의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말 그대로 ‘진술 세미나’를 했다는 것”이라면서 “질문이 구체적으로 이뤄지고 피의자의 말과 배치되는 물증이 있다 보니 허위로 답변하기가 힘들어졌던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분석했다. 권 특검보는 2012~2014년 이 전 부지사가 저축은행 등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혐의로 기소된 사건 1·2심 변호를 맡았다. 이 사건은 ‘금품을 받았을 것으로 의심되긴 하나 객관적 물증이 없다’며 무죄로 확정됐다. 이후 이 전 부지사와 친분을 쌓은 권 특검보는 2022년 방 전 부회장이 이 전 부지사에게 쌍방울 법인카드 등 뇌물을 준 혐의 사건 변호를 맡았다. 방 전 부회장은 최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이 전 부지사가 소개해 줬다”고 말했다. 수사 초기 “법인카드 등은 이 전 부지사의 측근에게 준 것”이라고 했다가, 김 전 회장이 국내 압송된 후 “이 전 부지사에게 줬다”고 말을 바꿨다. 재판에선 법인카드가 사용된 병원에서 발견된 이 전 부지사 진료 내역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이후 재판부 질의에 “검찰 조사 발언을 후회한다”면서 “변호사 사무실에서 권 변호사를 소개받고, ‘어떻게 줬냐’ 의논한 것에 맞춰 (검찰) 조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착수는 했는데…인력난에 골머리 수사 권한 정리 안 돼 공방 불가피 종합특검팀은 문제 될 게 없다는 입장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입장문에서 “권 특검보가 상담이 끝난 후 (사무실) 자리를 비운 상태에서 (방 전 부회장과 이 전 부지사가) 진술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법정에서 쪽지를 주고받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종합특검팀은 지난 16일 언론 공지를 통해 “기존 사건 담당 특검보인 권 특검보가 과거 이화영, 방용철을 변호한 것은 이 사건과 무관하다”면서도 “향후 수사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공정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라며 담당자를 김치헌 특검보로 전격 교체했다. 종합특검팀은 법무부에 검사 3명 추가 파견을 요청했으나 일주일이 지나도록 배치받지 못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은 파견 절차가 진행되다가 최근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종합특검팀에 배치된 검사는 정원 15명 중 12명으로 인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특히 대북송금 사건을 본격적으로 들여다보기 위해 추가 인력이 필요하지만 파견이 늦어지면서 수사 준비 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검사 파견이 지연되는 배경으로는 사건의 민감성이 거론된다. 3대 특검팀과 상설특검팀에 투입된 검사들이 50명을 넘는 상황에서 전반적인 인력 부족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재경지검 한 부장검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대체로 안 가려고 한다. 지금 수도권 검찰청은 사건 적체로 한 사람이 수백개의 사건을 처리해야 할 정도로 사람이 없다. 수도권 외 지청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며 “더군다나 같은 집단 사람을 겨누는 게 어디 쉬운 일이냐. 워낙 민감한 사안이다 보니 파견을 꺼리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 말했다. 사람이 없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기준 전국 검찰청 장기 미제 사건은 12만1563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 5만1825건 ▲2023년 5만7327건 ▲2024년 6만4546건 ▲2025년 9만6256건이던 미제 사건이 올해 들어 12만건을 넘어섰다. 불과 1년여 만에 약 2배 늘어난 셈이다. 지역별로 보면 지난 2월 기준 수원지검의 미제 사건은 2만1398건으로 가장 많았다. 의정부지검은 1만410건, 부산지검은 1만229건, 인천지검은 9764건, 대구지검은 9402건이었다. 종합특검팀은 인력 보강이 이뤄질 때까지 서울고검으로부터 넘겨받은 자료를 중심으로 기초 검토 작업에 집중하고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