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는 이때다” 동서식품 오너 3세 ‘지분 쇼핑’ 속사정
“때는 이때다” 동서식품 오너 3세 ‘지분 쇼핑’ 속사정
  • 김정수 기자
  • 승인 2020.03.30 11:45
  • 호수 1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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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정하고? 우연하게?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동서그룹 오너 3세가 지분을 매입했다. 대략 7억원어치다. 눈길이 가는 건 매수 시기. 최근 코로나19 여파는 국내 증시를 강타했다. 식품 업계도 예외는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지분을 사들일 당시 회사 주가는 하락 국면에 있었다.
 

 

동서그룹은 커피 브랜드 ‘맥심’으로 친숙한 기업이다. 창업주는 김재명 명예회장으로 지난 2000년 퇴진했다. 경영권은 두 아들이 이어갔다. 장남 김상헌 전 고문은 지주회사 ‘㈜동서’를 맡았다. 차남 김석수 회장은 주력 계열사 ‘동서식품’으로 이동했다.

맥심 회사

김 전 고문은 2011년부터 6년간 동서 회장을 지냈다. 이후 2017년부터 고문직을 맡았지만 그해 4월 물러났다. 김 전 고문 슬하에는 삼남매가 있다. 장남은 김종희 동서 전무다. 1976년생인 그는 수년 전부터 동서 지분을 꾸준히 매입했다. 부친으로부터 증여 받기도 했다.

지난해 9월 기준 김 전무 지분은 12.34%로 동서 3대 주주다. 두 여동생에게도 지분이 있다. 김은정씨와 김정민씨다. 각각 3.76%, 3.61%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동서식품 김 회장은 두 아들이 있다. 장남은 1989년생 김동욱씨로 2.17% 지분을 쥐고 있다. 그룹 내 특별한 직책을 가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차남 김현준씨도 1.99%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올해 동서 오너 일가 지분 매입 소식은 없었다. 지난달 회사 임원이 주식을 한 차례 사들이긴 했다. 지분 매입 소식은 이번 달 처음 알려졌다. 주인공은 동서식품 김 회장 장남 김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씨는 이번 달에 모두 4차례에 걸쳐 지분 5만주를 을 사들였다. 세부적으로 2일 5518주, 3일 1만8682주, 4일 1만5100주, 5일 1만700주 등이다.

당시 국내 증시는 코로나19 여파 직격탄을 맞아 맥을 못 추던 때였다. 동서도 예외는 아니었는데 고점 이후 지속 하락했다. 종가 기준 올해 동서 주가가 가장 높았던 시기는 지난달 18일이었다. 1만7150원까지 올랐다. 하락세는 이튿날부터 시작됐다. 내리막을 걷던 주가는 지난 2일 1만5550원까지 떨어졌다.

코로나발 증시 충격 주가↓
하락 국면 지분 매입 누가?

김씨는 이때부터 주식을 사들였다. 동서 주가가 가장 저점에 있었을 때다. 주가는 다음 날부터 조금씩 상승했다. 세부적으로 3∼5일까지 1만5650원, 1만5800원, 1만6000원 등으로 반등했다.

종가를 기준으로 김씨가 5만주를 매입하는 데 들었던 비용은 대략 7억8000만원이다. 매입 결과 김씨 지분은 기존 2.17%서 2.22%로 올랐다. 동서그룹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지분 매입은 개인적인 일이라 구체적인 배경까지 알기 어렵다”고 전했다.

동서그룹은 3세 승계를 앞두고 있다. 지분만 놓고 봤을 때 김씨는 경쟁력 있는 후보가 아니다. 김 전 고문 장남 김 전무가 유력하다고 점쳐진다. 그는 오래전부터 그룹 지주사 동서 지분을 확보했다.

김 전무는 동서에서 경영지원 부문 기획관리 총괄을 맡고 있기도 하다. 보유 주식 수도 상당하다. 모두 1230만주다. 업계 안팎에선 김 전무를 3세 승계자로 지켜본 지 오래다.
 

▲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 김석수 동서식품 회장

이번에 5만주를 매입한 김씨 지분은 김 전무에 비해 턱 없이 부족하다. 김씨 보유 주식 수는 221만3050주로 상당한 격차다. 김 전무의 두 동생들보다 낮은 수치다. 하지만 김씨 역시 꾸준히 동서 지분을 확보하고 있다.

동서가 상장된 이후 김 전무와 김씨는 각각 1039만주(10.42%), 167만835주(1.68%)를 갖고 있었다. 2016년 김 전무는 6만주를 매입했고, 같은 시기 김씨는 30만6215주를 사들였다.

2017년 김 전무는 지분을 대거 확보했다. 그해에만 74만661주를 끌어모았다. 김씨는 10만주에 그쳤다. 2018년에도 김 전무는 지분을 공격적으로 매입했다. 그는 37만9339주를 추가로 손에 넣었다. 김씨는 8만6000주였다.

지난해는 김 전무 독주 무대였다. 그는 73만주를 매입했다. 김씨는 1년 동안 주식 거래를 하지 않았지만 올해는 김씨가 먼저 5만주를 매수했다.

‘커피왕국’ 후계자는?
3세 구축 ‘진행형’

동서그룹은 지주사 동서를 ‘꼭대기’에 두고 있다. 특수관계인 지분만 67.43%다. 최대주주는 동서식품 김 회장으로 19.29% 지분이 있다. 2대주주는 김 전 고문으로 지분은 17.59%다. 김 전 고문은 앞서 동서 최대주주였지만 지분을 정리하고 있다.

지난해 지주사 동서 실적은 감소했다. 연결 기준 매출액은 10.9% 감소한 502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흑자를 유지했지만 10.6% 깎인 386억원이었다. 다만 당기순이익이 16.8% 증가해 1407억원을 기록했다.

오너 일가는 동서를 통해 계열사에 지배력을 행사한다. 그룹 계열사 지분 대부분은 동서가 쥐고 있다. ▲동서식품 ▲동서음료 ▲동서유지 ▲동서물산 등이다.

그룹 핵심 계열사는 동서식품으로 지난 2018년 동서식품 별도 기준 매출액은 무려 1조5239억원이다. 영업이익은 2095억원, 당기순이익은 1708억원이다. 동서에서 5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나머지 계열사들도 식품 관련 사업을 영위한다. 동서음료는 청량음료 도소매업체다. 동서유지는 식물성 유지, 정제 식용유 등을 제조하거나 판매한다. 커피포장도 맡고 있다. 동서유지는 지난 2018년 1466억원 매출액과 201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동서물산은 커피나 차 종류를 제조하며 이를 포장·판매하기도 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762억원, 122억원이었다.

계열 정리

동서물산 실적은 동서식품에서 비롯됐다. 동서식품과 내부거래 비중은 100%다. 2016년과 2017년에는 99.99%였다. 디에스이엔지와 성제개발은 계열사에서 제외됐다. 동서는 지난해 5월 디에스이엔지 보유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사내 건설 업무를 담당했던 자회사 성제개발은 동서에 흡수 합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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