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금메달 1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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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 2020.03.09 10:12:41
  • 호수 12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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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울리는 그날의 감동

[JSA뉴스] 지난 225일은 한국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김연아가 ‘2010년 캐나다 벤쿠버 동계올림픽서 금메달을 획득한 지 1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올림픽 종목의 모든 메달이 큰 의미를 지니고 있지만, 김연아의 여자 피겨스케이팅 종목 올림픽 금메달은 더욱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완벽한 연기

김연아는 동계올림픽 역사의 한 부분이다. 김연아의 스토리는 2010년 벤쿠버 동계올림픽서 여자 피겨스케이팅 사상 최고 점수인 228.56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고, 벤쿠버 동계올림픽 최고의 화제로 떠올랐다. 그날 김연아는 쇼트프로그램서 ‘007 본드걸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전 세계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199095일 경기도 부천서 태어난 김연아는 ‘2006년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서 일본의 아사다 마오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면서 첫 번째 메이저급 대회의 타이틀을 거머쥔 후 국제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인 2007년 그는 캐나다의 토론토로 건너가 올림픽 남자 피겨스케이팅의 은메달리스트였던 브라이언 오서의 지도를 받으며 기량을 한층 성장시켰다.

2009년 미국의 LA서 개최된 국제빙상연맹(ISU)의 세계선수권대회서 경쟁자였던 캐나다의 조애니 로세트를 물리치고 성인무대 첫 번째 우승을 차지하면서 다가오는 벤쿠버 동계올림픽의 강력한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금메달 후보로 떠오르게 됐다.

2010223, 드디어 캐나다 벤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주무대인 퍼시픽 콜리세움아이스링크 위에 선 김연6아.


그는 제임스 본드 테마음악 메들리에 맞춰 짧고도 강렬한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숙달된 기술과 아름다운 예술적 표현으로 선보였다. 전 세계 수많은 관중과 시청자는 매료됐고 찬탄을 금치 못했다.

이날 연기서 김연아는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루프, 트리플 플립, 더블 악셀 등 피겨스케이팅서 가장 도전하기 힘든 기술을 완벽하게 구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경기가 끝난 후 약간 긴장했지만 다른 생각은 없었다. 쇼트프로그램서 세 번의 점프와 세 번의 스핀, 그리고 두 번의 스텝을 연기할 생각이었고, 그렇게 했다. 점수의 작은 차이가 승패를 결정할 것이기에 끝까지, 특히 마지막 스핀에 집중했다.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에는 이미 모든 연기를 성공시켰기에 마음이 편해져 왔다는 소감을 남겼다.

김연아는 그 이전 누구도 기록하지 못했던 쇼트프로그램의 기술점수 44.70점을 받았다. 특히 본드걸로 변신해 총을 쏜 후 하늘로 총구를 향하게 한 스모킹 건피날레 동작은 압도적인 한 장면이었다.

2010 벤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여왕’으로 우뚝

경기 후 마지막 장면은 강한 이미지를 남겨야 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그래서 모든 피겨 선수들이 가장 신중하게 결정하는 동작이다. 원래 내가 하려던 동작이 아니었는데 준비과정서 많은 변화가 있었고, 대회가 끝난 후 (스모킹 건) 동작이 매우 유명해졌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쇼트프로그램의 연기가 끝난 후 관중석이 가득 찬 경기장서 김연아는 코치였던 브라이언 오서와 함께 점수를 기다렸다.

본인의 연기가 만족스러웠지만, 라이벌이었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 역시 훌륭한 연기를 펼쳤기에 일말의 불안감을 떨쳐낼 수는 없었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국 김연아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쇼트프로그램 역사상 최고 점수였던 78.50점을 기록했고, 이 점수는 라이벌 아사다 마오를 4.72점이나 앞선 점수였다.


이틀 후 2010225, 김연아는 프리 프로그램 경기서 거쉰의 피아노협주곡에 맞춰 정교하게 연출된 일련의 조합과 같은 장면을 연속으로 연기했다. 그런 조합은 더블 악셀과 더블 토루프, 더블 루프, 트리플 살초, 트리플 러츠, 더블 악셀 등을 완벽히 담고 있었다. 김연아는 프리 프로그램서도 역시 세계 신기록인 150.06점을 받았다.

쇼트와 프리 프로그램 합계인 총점 228.56점은 세계 신기록으로 기네스북에 기재됐다.

김연아는 결국 올림픽의 챔피언이 돼 일본의 아사다 마오, 캐나다의 조애니 로세트와 함께 올림픽 시상대에 올라 금메달을 수상했다. 그는 다음과 같은 수상 소감을 남겼다.

사실 어렸을 때는 이렇게 중요한 대회서 우승할 것이라고 꿈조차도 꾸지 못했었다. 오랫동안 나의 목표는 그동안 한국 선수들이 좀처럼 출전할 수 없었던 올림픽 무대에 서는 것이었다. 나는 수많은 주니어 대회와 성인 대회서의 경쟁을 즐겁게 해왔고, 그것은 모두 올림픽 우승이라는 목표를 향해서 왔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제 내 커리어에 올림픽 금메달을 장식했다.”

최고 점수

김연아는 ‘2014년 러시아의 소치동계올림픽에도 출전해 여자 피겨스케이팅 종목서 개최국 러시아의 아델리나 소트니코바, 이탈리아의 캐롤라이나 코스트너와 삼파전을 이루며 경기한 후 은메달을 획득했다. 이후 현역서 은퇴한 김연아는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의 홍보대사와 조직위원회 집행위원으로 활약하는 등 여전히 한국 피겨스케이팅의 발전을 위해 현장서 의욕적인 활동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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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단독] 한의대 졸업준비위 ‘강제 가입’ 논란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국 한의과대학교에는 ‘졸업준비위원회’가 존재한다. 말 그대로 졸업 준비를 위해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조직이다. 하지만 내부에서는 “명목상 자발적인 가입을 독려하는 듯하지만 실질적으로는 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졸업준비위원회(이하 졸준위)는 졸업앨범 촬영, 실습 준비, 학번 일정 조율, 학사 일정과 실습 공지, 단체 일정뿐 아니라 국가시험(이하 국시) 대비를 위한 각종 자료 배포를 하고 있다. 매 대학 한의대마다 졸준위는 거의 필수적인 조직이 됐다. 졸준위는 ‘전국한의과대학졸업준비협의체(이하 전졸협)’라는 상위 조직이 존재한다. 자료 독점 전졸협은 각 한의대 졸업준비위원장(이하 졸장)의 연합체로 구성돼있으며, 매년 국시 대비 자료집을 제작해 졸준위에 제공한다. 대표적으로 ‘의텐’ ‘의지’ ‘의맥’ ‘의련’ 등으로 불리는 자료집들이다. 실제 한의대 학생들에게는 ‘국시 준비의 필수 자료’로 통한다. 국시 100일 전에는 ‘의텐’만 보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졸준위가 없으면 국시 준비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말이 정설이다. 한의계 국시는 직전 1개년의 시험 문제만 공개되기 때문에 시험 대비가 어렵기 때문이다. 국시 문제는 오직 졸준위를 통해서만 5개년분 열람이 가능할뿐더러, 이 자료집은 공개자료가 아니라서 학생이 직접 구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사실상 전졸협이 자료들을 독점하고 있는 셈이다. 이 자료집을 얻을 수 있는 경로는 단 하나, 졸준위를 결성하는 것이다. 졸준위가 학생들의 투표로 결성되면 전졸협이 졸준위에 문제집을 제공한다. 이 체계는 오랫동안 유지돼왔고, 학생들도 졸준위를 통해 시험 자료를 제공 받는 것이 ‘관행’처럼 받아들여왔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반드시 결성돼야만 한다는 기조가 강하다. 학생들의 반대로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시 전졸협은 해당 학교에 문제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은 모든 학생들의 가입 동의를 얻어야 가능하다. 졸준위 가입 여부는 실질적으로 선택이 아니다. 자료집은 전졸협을 통해서만 제공되기 때문에, 졸준위에 가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받는다는 인식이 학생들 사이에서 강하게 자리 잡았다. 학생들은 “문제를 얻기 위한 목적이 가장 크다”고 말한다. 졸준위가 결성되지 않을 경우 현실적으로 문제집을 받아볼 수 있는 마땅한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졸준위는 학생들의 해당 학년 학생들을 모두 가입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실제 한 대학교에서는 졸준위 결성을 위한 투표를 진행했는데 익명도 아닌 실명 투표로 진행됐다. 처음에는 익명으로 진행했지만 반대자가 나오자 실명 투표로 전환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는 반대 의견이 나오기 어렵다. 실명으로 투표가 진행되는 데다, 반대표를 던질 경우 이후 자료 배포·학년 일정에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다. 졸준위 결성, 실명 투표로 진행 가입시 200만원 이상 납부 필수 문제는 이 졸준위 가입이 무료가 아니라는 점이다. 졸준위에 가입하면 졸업 준비 비용(이하 졸비)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돈을 걷는데, 그 비용이 상당하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한 대학교의 졸비는 3차에 걸쳐 납부하도록 했는데 1차에 75만원, 2차에 80만원, 3차에 77만원 등 총 232만원 수준이었다. 이는 한 학기 등록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금액 산정 방식은 졸준위 가입 학생 수에 따라 결정되는데, 한 명이라도 빠지게 되면 나머지 인원의 비용 부담이 커지게 된다. 심지어 2명 이상 탈퇴하게 된다면 졸준위가 무산될 수도 있다. 이 모든 사안은 ‘졸장’의 주도 하에 움직인다. 졸장은 학년 전체를 대변하며 전졸협과 직접 소통하는 역할을 맡는다. 실제 졸장을 선발하는 과정에서 “한 명이라도 탈퇴하면 안 된다”는 취지의 발언이 오갔을 정도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졸준위가 결성되면 가입한 모든 학생들은 졸준위의 통제를 받는다.<일요시사>가 입수한 한 학교의 규칙문에 따르면 졸준위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두고 있었다. ▲출석 시간(8시49분59초까지 착석 등) ▲교수·레지던트에게 개인 연락 금지 ▲지각·결석 시 벌금 ▲회의·행사 참여 의무 ▲병결·생리 결 확인 절차 ▲전자기기 사용 제한 ▲비대면 수업 접속 규칙 ▲시험 기간 행동 규칙 ▲기출·족보 자료 관리 규정 등이다. 학생들이 이 규정을 어길 시 졸준위는 ‘벌금’을 부과해 통제하고 있었다. 금액도 적지 않았다. 규정 위반 시 벌금 2만원에서 50만원까지 부과할 수 있도록 정해져 있었다.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병결이다. 졸준위는 병결을 인정하기 위해 학생에게 진단서 제출을 요구하고, 그 내용(질병명·진료 소견·감염 여부 등)을 직접 열람해 판단했다. 제출 병원에 따라 병결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공지도 있었다. 한 병원의 진단서가 획일적이라는 이유에서였다. 단체가 학생의 개인 의료 정보를 열람해 병결 여부를 자체적으로 결정하는 방식은 학생들 사이에서 부담과 압박으로 작용했다. 질병이 있어도 벌금이 부과될 수 있고, 병결을 얻기 위한 절차가 학습보다 더 어렵다는 말도 나왔다. 규정에 대해 문제 제기를 하면 졸준위는 대면 면담을 하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3:1로 면담을 진행하는 등 학생이 위축될 수 있는 방식을 행하기도 했다. 전자기기 사용 불가 규칙 어기면 벌금도 이 같은 문제로 탈퇴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실제 A 대학 졸준위 전체 학번 회의에서 밝혀진 내용에 따르면 한 학생은 규정에 문제를 느껴 졸준위 측에 탈퇴를 의사를 밝혀왔다. 이 회의에서는 그간 탈퇴 의사를 밝힌 학생과의 카톡 대화 전문이 학생들에게 공개됐다. 공개된 카톡 내용에는 탈퇴 과정이 담겨있었는데 순탄하지 않았다. 졸준위 측은 탈퇴 의사를 즉각적으로 승인하지 않았고, 재고를 요청하거나 면담하는 방식으로 요청을 지연했다. 해당 학생이 다시 한번 탈퇴 의사를 명확히 밝힌 뒤에도, 졸장은 “만나서 얘기하자”며 받아주지 않았다. 심지어는 이 대화를 공개한 뒤 학우들에게 ‘졸준위에서 이탈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서약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졸준위 운영이 조직 이탈 자체를 문제로 판단하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압박을 가한 정황이 확인되는 대목이다. 해당 학우는 탈퇴 확인 및 권리 포기 동의서에 서명한 뒤에야 졸준위를 탈퇴할 수 있었다. 탈퇴 이후에도 갈등은 지속됐다. 목격자에 따르면 시험 기간 중, 강의실 앞을 지나던 탈퇴 학생은 졸준위 임원 두 명에게 “제보가 들어왔다”며 불려 세워졌다. 임원들은 이 학생이 학습 플랫폼 ‘퀴즐렛’을 사용한 점을 언급하며, 그 자료 안에 졸준위에서 배포한 기출문제가 포함돼있는지를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졸준위에서는 퀴즐렛에 학교 시험 내용이 있다며 탈퇴자가 보지 못하도록 사용자를 색출하기도 했다. 한편, 전졸협은 10년 전 자체 제작한 문제집으로 논란된 적이 있다. 당시 한의사 국가고시 시험문제가 학생들 사이에서 사용되는 예상 문제집과 지나치게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시험이 끝난 직후 시험장 앞에서 수험생 60여명을 상대로 참고서와 문제집을 압수했고, 국가시험원까지 압수수색해 기출문제와 대조 작업에 들어갔다. 기형적 구조 문제가 된 교재는 ‘의맥’ ‘의련’ 등 졸준위 연합체인 전졸협이 제작·배포해 온 자료들이다. 학생들은 교재에 일련번호를 붙이고 신분증을 확인한 후 배포하는 등 통제된 방식으로 유통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보자는 “학생들이 전졸협을 통해서만 기출문제를 구할 수 있는 구조는 기형적”이라며 “국가고시를 위해 몇백만원씩 돈을 받고 문제를 제공하는 건 문제를 사고파는 것”이라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