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뛰는 사람들> 미래통합당 송파갑 김웅 후보

‘정치인’ 김웅을 말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이 총선서 판가름이 나기 때문이다. <일요시사>는 해당 지역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여덟 번째인 미래통합당 송파갑 김웅 예비후보의 얘기를 들어봤다.
 

▲ 미래통합당 송파갑 김웅 후보가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순하고 명랑한데 이른바 ‘똘끼’가 있다. 그래서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그때는 누구보다 잘 싸운다.” 21대 총선서 송파갑에 출마하는 미래통합당 김웅 후보는 현 정부의 검찰 개혁을 사기극이라 칭하며 검사직을 박차고 나왔다. 이후 김 후보는 변호사 개업을 위해 사무실까지 얻은 상태였지만, 새로운보수당의 깜짝 영입 제안으로 여의도에 발을 들이게 됐다. 누구보다 잘 싸운다는 그는 인터뷰서 최전선에 나가 당의 승리를 이끌겠다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일요시사>인간김웅, ‘정치인김웅을 조명해봤다. 아래는 김 후보와의 일문일답.

-학창시절 어떤 학생이었는가.

어렸을 때 교통사고가 크게 나서 병원에 오래있었다. 친구들과 어울리기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지금하고 다르게 소심했고 나서지 않는 성격이었다. 특별히 공부를 잘하거나 이런 건 아니었다. 수업에도 거의 관심이 없었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 책을 많이 읽었다.

-공부를 잘했던 걸로 알고 있다.

그렇지 않다. 고등학교 3학년에 올라간 후에 대학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열심히 했다. 극적으로 성적이 올랐던 케이스다.


-평소 성격은 어떤가.

순하고 명랑한데 이른바 똘끼가 있다. 그래서 잘못됐다고 생각하는 게 있으면 그때는 누구보다 잘 싸운다. 하지만 평상시는 굉장히 순하고 착한 편이다.

-학부 때 정치학을 전공했다. 원래 정치에 관심이 있었는가.

고등학교 선배 중 한 분이 정치학과 출신이셨다. 정치학과는 거의 공부 안하는 과로 주로 시골 애들이 많다고 해서 갔는데 플라톤이나 홉스, 마키아벨리 등과 같은 정치 철학을 주로 배웠다. 나름 재밌었긴 했는데 현실 정치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

-법조인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학부 때 수업보다는 사회에 관심이 많았다. 졸업할 때는 시민단체에도 기웃거렸다. 친구들하고 매일 농구하면서 인생을 허비하고 있었는데 판사가 된 친구가 찾아왔다. 나중에 어떤 활동을 하게 되더라도 좋은 옵션이 생기니 사법시험을 보라고 하더라. 그 친구가 책을 물려줘서 그걸로 공부를 했다. 특별한 계기는 없다.

-검사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경험 삼아 한 게 컸다. 사법연수원을 졸업하면 판·검사, 변호사 중에 무엇이 될 것인지 결정해야 한다. 두 달 정도 검찰서 실무 실습을 했는데 밖에서 검찰을 본 것과 달랐다. 재밌는 면도 많았고, 장점도 많은 활동적인 직업이었다. 또 얼마나 하느냐에 따라 많은 결과를 바꿀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검찰에 대해 선입견이 있었는데, 실제 검사생활을 하며 끈끈한 동료애를 느꼈다. 열심히 하고 노력하면 선배들이 후배들을 아끼고 도와주는 그런 문화, 그런 부분이 참 좋았다.

-검사 생활에 적응을 못했다고 했다.

▲1-2년 정도만 검사 생활 하면 평생 검찰 출신이 되기 때문에 시작했는데 잘 적응을 못했다. 지금 상태서 그만두면 항상 꼴찌 검사가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검사로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난 후에 사직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좋은 검사 모습을 만들기까지 20년이 걸렸다. (웃음)

-<검사내전>의 저자다. 책에서 생활형 검사라고 했다.

검사도 다른 직업들과 다르지 않다. 검사는 직업윤리가 중요한 것이지, 마치 정의의 화신인 것처럼 살아선 안 된다. 직업으로서 충실하게 지내는 게 가장 좋다뭔가 특별한 일을 하면서 세상을 책임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기본권을 침해하는 일이 발생할 것이다. 사실 생활형 검사는 출판사 사장님과 치킨을 먹다가 만들어진 이름이다. 사장님이 내게 평소 꿈이 뭐냐고 물었다. 그래서 그냥 집에서 가까운 곳으로 근무지를 발령받았으면 좋겠고, 딸이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는 게 꿈이라고 대답하니 생활형 검사라고 지어주셨다.

-‘정치 검사라는 비판도 있다.

통상적으로 정치 검사, 정치 판사라고 하는 것은 정부여당의 권력을 그대로 쫓아가는 것을 말하는데 난 권력을 따라가지 않았다. 지금 정부여당서 추진하는 수사권 조정 업무에 대해서 검사 시절부터 반대했고, 나와서도 여전히 같은 입장이다. 추미애 법무부장관 역시 판사 출신으로 야당에 들어가 국회의원이 되셨다. 그렇다고 그를 정치 판사라고 비판하진 않는다.

조국이 사느냐 윤석열이 죽느냐 기로
“평소 스타일대로 명랑하게 싸울 것”

-대검 미래기획단장으로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 좌천됐다. 심정은 어땠나.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우스갯소리지만 검사 생활하다가 법무연수원 교수가 됐는데 출세한 거 아니냐. 난 출세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내가 일을 제대로 했구나 싶었다. 내 출세나 보직을 위해 권력과 타협한 게 아니고 제대로 싸웠다는 훈장이라 생각한다. 좌천 후에도 동료들과 재밌게 잘 지냈다.

-새보수당의 영입 인재로 정계에 입문했다. 새보수당을 선택한 이유는.

새보수당은 소신 있고 늘 반성하며 개혁하고자 했다. 공동체에 대한 책임을 중요시 여겼기에 나와 맞다고 생각했다. 난 지금 집권당이 보이고 있는 모습에 대해 굉장히 실망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민주주의 기본 원칙인 설득과 토론을 통한 이견 조정이란 게 아무 의미가 없음을 느꼈다. 결론을 내면 무조건 따라야 하는 것이고, 이견들은 전부 다 날려버리는 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정부여당이 하고 있는 방식이나 방향에 대해 분명히 경고를 하고, 그 부분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적합한 당이라고 생각했다.
 

▲ 김웅 미래통합당 송파갑 후보 ⓒ문병희 기자

-갑작스런 정치 입문이다.

사표를 내고 변호사 개업을 준비하고 있었다. 사무실까지 이미 얻어놓은 상태다. 동업하기로 한 친구는 현재 망연자실 상태다.(웃음) 가족에게 미안하고, 두 번째로는 동업하기로 했던 친구에게 미안하다. 동업자도, 어머니도 입당식 방송을 보고 그날 아셨다.

-정치를 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가 있나.

살아있는 권력에 대해 수사를 했다는 이유만으로도 저렇게 참혹한 인사를 받고 수사를 받는 상황이 돼서는 안 된다. 민주주의의 가장 큰 위기 상황이라 생각한다. 이번에는 들고 일어나야 한다. 그런 생각을 할 때쯤 새보수당 이혜훈, 유승민 의원 쪽에서 함께하면 어떻겠냐는 그런 제의가 왔는데 크게 고민하지 않았다. 2~3일 생각하고 하겠다고 했다.

-전남 순천 출신으로 민주당 인사와 더 친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아무래도 훨씬 친했으며 정서적으로도 교감이 됐다. 하지만 정치적으로는모두까기스타일이었다. 민주당 인사를 만났을 때도 민주당 정책을 자주 비판했다.


-자유한국당서도 러브콜이 있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그건 아니다. 문자는 왔는데 그게 진짜인지는 모른다. 공식적으로 만나보자는 그런 이야기는 없었다.

-이후 새보수당과 미래통합당이 합쳐졌다. 총선 전 보수통합을 예상 했는가.

입당 전 유 대표가 통합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씀해 주셨다. 이야기를 충분히 듣고 판단했다.

-통합이 되면서 순식간에 거대정당의 정치신인이 됐다.

▲내 가치관은 거대정당서의 ‘One of them’이 아니다당에서 가장 중도에 가까운 쪽이다. 당내 다양한 목소리가 있는데 국민들이 누구에게 더 힘을 실어주실지가 중요한 문제다. 만약에 그런 가치관을 버리게 되면 나의 효용성이 사라지게 된다.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 이후 두 차례 검찰 인사를 단행했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인사였다. 절차나 전례나 방법에 있었을 때 어느 것 하나도 정당화될 수 없는 인사다. 오죽하면 언론서 인사 학살이라는 표현을 썼겠나. 20년 동안 검사 생활을 해왔지만 이 정도의 막무가내, 조폭식 인사는 처음이다. 장관이 나서서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는 검사를 비난하고 좌천시켰다. 게다가 청와대 최강욱 비서관은 본인이 기소됐다는 이유로 검찰총장을 공수처서 수사하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어떻게 이런 나라가 있을 수 있나. 내가 세상을 살아왔던 상식에 비춰봤을 때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미래통합당 전신인 자유한국당서 공약 1호를 공수처 폐지로 정했다. 공수처에 대해서는 찬성하고 있는 입장으로 알고 있다.

정확히 말하자면 지금 통과시킨 공수처법에 대해 전면 반대다. 공수처는 어느 정도 필요하지만 지금과 같은 공수처는 윤석열 수사처이자, 조국 방패 수사처다.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수사를 검찰이나 다른 수사기관이 하고 있으면 뺏어가서 수사를 중단 시킬 수 있다. 당하고는 특별히 의견이 다른 건 아니다.

-21대 총선서 송파갑에 공천 확정됐다. 비례대표가 아닌 지역구를 선택한 이유는.

처음에는 정치라는 걸 해본 적이 없기 때문에 법률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발휘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 같은 경우는 조국이 다시 살아오느냐, 윤석열이 죽느냐, 국민이 승리하느냐 그런 판국이다. 직접 최전선에 나가서 싸워야 된다고 생각했다. 내 능력이 부족하고 경험이 없다고 한다 해도, 정치 신인으로서 국민들에게 직접 심판을 한 번 받아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지역구 중 송파갑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인가.

일단 송파는 총선서 승리하기에 상당히 좋은 장소라고 생각했다. 송파갑은 전문직들이 주민들에게 선택을 받아왔던 곳인 점도 고려했다. 게다가 송파서 살아보고 싶었다. 여유가 있는 지역이다.

-송파갑 지역 현황에는 어떤 것이 있나.

부동산과 교육에 대한 중산층의 기본적인 니즈가 높은 곳이다. 재건축 문제들도 산적해있다. 정부의 부동책 정책은 완전히 실패했다. 송파 분들은 그런 점에 대한 불만이 높다. 풍납동 같은 경우에는 풍납토성 때문에 개발이 제한되고 있는 부분들이 있어, 제반 여건에 비해 재산권 행사의 제약이 있다. 잠실동 같은 경우는 재건축을 하면서도 옛날 건물이다 보니 철거 과정서 석면 노출의 우려가 있다.

-송파갑은 보수 지지세가 높은 곳이다. 승산이 있다고 보나.

▲사실 현재의 민심은 정확하게는 모른다. 정부여당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이 우리 정당에 반사이익으로 돌아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공천 작업을 통해 국민들에게 진심을 보여드려야 한다.

“검사는 과거를 좇고
정치인은 미래 제시”

-검사와 정치인의 차이는 무엇인가.

검사는 과거를 좇는 사람들이다. 과거에 얼마나 접근하는지가 중요하다. 하지만 정치인은 정반대로 과거는 별 의미가 없다. 미래를 제시해야 한다. 지금 하는 말들을 국민들이 미래에 어떻게 받아들일지를 고민해야 한다. 아직은 그런 부분에 대해 익숙하지 않아 그런 감각을 익히려고 노력하고 있다.

-정부여당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하나의 목소리로 통일되는 것이다. 이견은 저항이고 개혁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프레임을 짜는 것은 민주주의서 상당히 위험한 요소다. 정부여당이라고 하면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국민들이 받아들이지 못하면 시간을 갖고 설득을 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다. 예컨데 참여연대서도 검찰수사권 조정안에 반대하는데 그걸 반대하고 있으면 검찰 개혁에 저항하는 것이라고 한다. 검찰들이 자기들 권한을 내놓기 싫은 것이라고 프레임을 만든다. 프레임 전쟁으로 끌고 가 선악으로 구분하게 만드는 것인데 우리나라의 민주주의 발전에 있어 아주 치명적이다.
 

▲ 김웅 미래통합당 송파갑 후보 ⓒ문병희 기자

-한국 정치 지형의 현주소를 알려달라.

대화나 타협, 소통 같은 게 사라졌다. 선동으로 모든 권력을 다 쥘 수 있는 그런 형태가 된 것인데 강력한 팬덤이 생겨나 결국 유사 전체주의로 가고 있다. 결국 정치라는 건 효용성이 중요하다. 정의를 내세우는 건 의미가 없다. 서로 다른 의견과 갈등과 분쟁이 있을 때 이를 어떻게 경제적으로 타협하고 조정할 것인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보수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 있다면.

첫째로는 반성해야 한다. 급격히 변화하면 약자 층에 있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기 때문에 급격한 변화는 위험하다. 근데 과거 보수정부는 헌법적 가치를 오히려 무시하고 가장 보호받아야 하는 사람들을 내팽개쳤다. 보수를 똑같이 권력을 잡는 도구로만 활용한 것이다. 세상을 어떻게 해석하고 세상을 어떻게 끌고 갈 것인가에 대한 도구가 아니었다.

두 번째는 재발 방지책이 있어야 한다. 권력을 잡았을 때 다시는 옛날처럼 국가기관을 이용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거나 약한 사람을 뭉개버릴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

세 번째는 진보적 가치에 대해 마음을 열어야 한다. 무조건 진보가 나쁘다고 생각할 게 아니다. 진보가 던지고 있는 화두들, 세상을 바꿔나가자 하는 것들 중에는 분명히 미래에 대한 솔루션이 있다. 그런 것들을 연구하고, 진보가 제시하고 있는 솔루션들 중에 부작용이 있으면 이야기를 해줘야 한다지금은 진보나 보수나 다 위기다. 같이 가야하는 존재라고 인식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예전에 검사 생활할 때도 선배들이 말하는 검사상 대로 하니 잘 안 됐다스타일대로 명랑하게 싸울 때는 싸울 것이다. 국회의원이 돼도 국회의원 같지 않은, 변하지 않는 국회의원이 되겠다.

-공약 1호는 무엇인가.

권력기관의 분산이다. 권력자가 꼴보기 싫은 사람을 마음껏 해코지할 수 있는 그런 구조는 더 이상 용납되지 않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번 총선은 정말 중요하다. 민주주의라는 게 시간이 갈수록 성장하고 발전할 거라고 생각하는데 인류 역사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민주주의는 잠시 반짝 빛났다가 금세 묻힌다. 늘 갈고 닦아야 한다. 국민들이 민주주의에 반한다고 생각하면 준엄하게 꾸짖어서 심판해주셨으면 한다지금 진보진영 쪽에서도 유사 전체주의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을 정도로 정부여당의 방향이 일방적이고 폭압적이다. 이번 선거서 제대로 심판되지 않으면 조국 같은 사람이 살아나고, 윤석열 같이 자기 일 하는 사람이 구속되는 그런 세상을 맞이할지도 모른다.


<sangmi@ilyosisa.co.kr>


[김웅은?]
▲제39회 사법시험 합격
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검사
▲교육과학기술부 장관법무보좌관
▲광주지방검찰청 해남지청 지청장
▲인천지방검찰청 공안부 부장검사
▲대검찰청 검찰연구관
▲법무연수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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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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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