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춤 추는’ 김형오 공관위원장 양날의 칼 막전막후

‘싹둑싹둑’ 작두질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정부여당의 독선에 몸 던진 적 한 번이라도 있나. 지금은 죽기에 딱 좋은 계절이다.” 미래통합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이 지난해 8월 연찬회서 했던 말이다. 그로부터 7개월 후 당의 저승사자를 자임한 그의 서릿발 같은 칼날은 정점을 향하면서 당내에선 분열 조짐마저 조금씩 보이고 있다. 그의 칼날이 ‘공정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정말 그럴까.
 

▲ 최근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이 부당공천 주장에 직면해있다.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김형오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 위원장은 21대 총선 승리를 위해 대대적인 물갈이를 예고했다. 통합당이 쇄신 없이는 이번 총선서 필패할 것이라는 절박함이 깔렸던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월 “아끼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에게도 칼날이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최대한 공정하고 투명하게 공천에 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팽당한
위원장들

하지만 최근 ‘공정’을 강조한 김 위원장의 칼날에 대한 회의적인 목소리가 당 내부를 통해 새어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이 공천이 아닌 ‘사천’을 자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시스템 공천’과 달리 공관위에 의한 인위적인 교체 방식을 선택했다. 공천 배제 지역에 대해선 경선을 원칙으로 내세우거나 전략공천을 추진하는 식이다.

이 같은 방식은 어떤 지역이 전략공천 지역이며, 또 어떤 지역이 경선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기 때문에 공정성에 대한 우려가 높을 수밖에 없다.

특히 부산 중·영도구를 둘러싼 잡음은 김 위원장의 공정성에 대한 의구심에 방아쇠를 당기는 계기가 됐다. 이 지역에 출마를 희망했던 무소속 이언주 의원과 지역 당협위원장인 곽규택 예비후보 둘 다 배제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이 들어맞으면서다. 공관위 결정에 따라 이 지역은 황보승희 전 부산시의원과 강성운 전 국회의원 정책특보가 경선을 치르게 됐다.


부산 중·영도구는 이 의원이 ‘전략공천’을 약속받았다는 발표로 인해 논란이 됐던 곳이다. 이로 인해 지역구 현역 의원인 김무성 의원까지 나서서 경선에 대한 필요성을 제기했고, 곽 예비후보는 삭발까지 강행하면서 공관위에 반발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지난 5일 중·영도구에 두 인물을 모두 배제했다. 이 의원은 부산 남구을에 전략공천이 확정됐고, 곽 예비후보는 부산 서동에 추가공모를 신청했다.

통합당 공관위는 발표 전 곽 예비후보에게 부산 서구·동구의 추가 공모에 응할 것을 요구했다. 해당 자리에 자리를 비워놨으니 지역구를 옮겨 경선을 임하라는 제안이었다. 이에 곽 예비후보는 중·영도 지역구를 움직일 수 없다는 뜻을 당에 전달했다. 지난 1년 동안 총선을 위해 지역 민심을 잡아왔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곽 예비후보는 공관위에 의해 중·영도구서 배제되면서 자연스레 활동했던 지역구서의 경선 기회가 박탈됐다.

저승사자 서릿발 같은 칼날 정점
주요 인사들 컷오프…‘사천’ 논란

그런 와중에 추가로 공모한 ‘새 인물’ 황보승희 전 부산시의원이 중·영도구에 도전장을 내면서 경선에 올라가게 됐다. 황 전 시의원은 김 위원장의 측근 인물로, 그의 의원 시절 비서로 정계에 입문했다. 정가에선 그를 ‘김형오 키즈’라고 부른다.

황 전 시의원은 김 위원장이 공관위를 맡은 후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의 의사를 거듭 밝혀왔다. 지난달 12일 곽 예비후보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을 때는 지지자들을 대표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그런 그가 갑자기 통합당 부산 중·영도구에 추가 공모에 응한 것이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그의 행보가 석연치 않다며, 황 전 시의원이 공모 이전 김 위원장과의 사전 교류가 있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황 전 시의원은 이 같은 김 위원장과의 교감설에 대해 부인했다.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나경식 기자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사전 교감설은 사실이 아니다. 김 의장님이 공관위원장이 되신 후 바쁘셔서 연락도 못했다. 독자적으로 제 이름을 걸고 정치하기 위해서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언주 의원이 영도에 온다면서 아주 핫하지 않았나. 당협위원장이 일년 전부터 와 계셨기 때문에 저도 당원으로서 그분하고는 유대감을 가지면서 선거를 지원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정가서 공관위 분위기상 양쪽 다 어렵다는 이상 기류가 나왔다. 저 역시도 16년 동안 이 지역서 구의원과 시의원을 했기 때문에 도전하게 됐다”고 전했다.


언론서 지속적으로 김 위원장과의 교감설이 보도되는 점에 대해 억울하지는 않냐는 질문엔 “그렇게 예측하는 건 뭐라고 할 수는 없다. 의장님과는 좋은 관계니 ‘김형오 키즈’라고 말을 안 할 수도 없다. 의장님은 여성에 대한 배려가 많으신 분이다. 하지만 전 김형오 키즈이자 김무성의 오른팔이기도 하다. 그분들은 다 스승들”이라고 말했다.

마음대로?
공정하게?

이 외에도 김 위원장과 친분이 있는 인물들의 단독 공천이 확정되면서 논란이 된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인물로는 서울 강남을에 단독공천을 받은 최홍 전 맥쿼리투자신탁운용 사장이다.  최 전 사장은 김 위원장이 19대 총선 당시 영도서 불출마할 때 ‘후계자’로 영입하려 했던 인물이다.

최 전 사장은 부산 영도의 판자촌서 태어나 외할머니 밑에서 홀로 크며 자수성가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서 부산 영도에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통합당 김무성 의원과의 경선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당시 경쟁자였던 김 의원이 그를 ‘흑진주’라고 일컬을 정도로 인재였다는 전언이다.

경쟁력 있는 인물이지만 최 전 사장은 강남을에 공천 신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공천을 받았다.

강남은 ‘보수의 텃밭’이라 불리는 곳으로 공천만 확정되면 무난하게 국회에 입성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최 전 사장은 강남 지역과 연관성도 없다. 이번 전략공천이 ‘낙하산 공천’이 아니냐는 불만이 나오는 배경이다. 공관위 관계자는 공천 신청도 하지 않은 최 전 사장이 전략공천된 것은 낙하산 공천이라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비공개로 공천 신청을 했다”고 일축했다.

강남을에는 청사진 대표인 정원석 전 당협위원장과 김현기 전 서울시 의원 등이 출사표를 낸 상태였다. 특히 정 전 위원장은 지난해 통합당의 당협위원장 공개 오디션을 통해 정치권에 입문한 30대 청년 정치인이다. 하지만 이번 전략공천으로 경선길이 막혀 버렸다.
 

▲ 기자회견 직후 백브리핑 갖는 홍문종 미래통합당 의원 ⓒ나경식 기자

김형오계 인물로 분류되는 배준영 인천경제연구원 이사장과 허용범 전 국회도서관장도 최근 김 위원장의 ‘사천’ 논란에 불을 지폈다.

배 이사장은 김 위원장의 국회의장 시절 의장비서실 공보비서관과 국회 부대변인을 지낸 인물이며, 허 전 관장 역시 김 위원장이 의장 시절 국회 대변인을 지냈다. 배 이사장은 지난 20대 총선 인천 중구·동구·강화군·옹진군서 현역인 안상수 의원을 제치고 공천을 받았으나 무소속으로 출마한 안 의원에게 패했다.

최근 공관위는 이 지역서만 내리 3선을 지낸 안 의원을 인천 미추홀구로 차출시킨 후 배 이사장을 단독공천했다. 배 이사장이 50대 초반의 원외 인사라는 점을 고려했을 때 이 역시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낙하산 공천
교감설 돌아

이뿐 아니다. 최근 김 위원장이 영입한 인물들이 다수 공천되면서 김형오계가 득세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측근뿐만 아니라 그가 공들여 영입한 인재들에게 적극적으로 공천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이 영입한 인물 중 송한섭 검사(서울 양천갑), 윤희숙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서울 서초갑), 이수희 변호사(서울 강동갑), 태영호 전 주 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서울 강남갑)가 그런 케이스다. 이들은 김 위원장이 직접 발표했던 영입 인사들로, 경선 과정 없이 단수공천 혹은 우선 추천을 받으며 무난하게 지역구에 입성했다.

아울러 김은혜 전 청와대 대변인(성남 분당갑) 역시 논란이 되고 있다. 김 전 대변인과 김 위원장은 MB(이명박 전 대통령) 인수위를 함께 활동한 인연이 있다. 김 전 대변인은 서울 강남병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선거구 획정(재조정)으로 강남병 지역이 없어질 가능성이 제기되자 김 위원장이 송파을로 공천을 주려고 했다는 전언이다. 

송파을은 ‘홍준표 키즈’로 꼽히는 배현진 당협위원장이 2년간 지역구를 맡아온 곳이다. 공관위가 지난달 28일 송파을에 대해 추가 후보자를 공모받자 당내에선 ‘배 위원장의 컷오프 수순 아니냐’는 말이 나오며 당내 논란이 계속됐다. 결국 공관위는 배 위원장을 송파을로 공천 확정하면서 김 위원장을 성남 분당갑으로 공천했다.
 

▲ 김형오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 ⓒ나경식 기자

상황이 이렇다 보니 당내에서는 공정한 경선에 대한 요구와 함께 김 위원장의 사퇴 촉구를 주장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김 전 대표와 관련된 개인적인 인연들의 공천 방식이 공정하지 않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역과 아무 연고도 없는 인물들이 공천되면서 지역구를 지켜왔던 이들로선 경선도 못해보는 상황에 이르게 되자 당사자들 사이서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통합당 예비후보자들로 구성된 ‘부당공천 반대모임’은 부당·특혜 공천을 철회하고 최소한 공정하게 경선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들은 “통합당 공관위 공천방식은 경선보다 단수공천과 우선 추천이 주류를 이룬다”며 “이는 지역서 활동한 예비후보들에게 경선의 기회마저 상실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키즈, 후계자 …‘뜨는’ 김형오계
총선 코앞에 두고 보수 분열 조짐


통합당 강요식 구로을 전 당협위원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김 위원장의 행보에 대해 차기 대선 주도권을 위한 행보라고 지적했다.

강 전 당협위원장은 “지역구서 오래 일한 당협위원장들, 장외투쟁하면서 당을 지켜온 사람들은 다 잘렸다. 집토끼를 내쫓고 충신도 내치는 마이너스 정치를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천갑에 공천된 송한섭 검사를 김 위원장이 훌륭한 인재가 있다며 직접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공관위원장이지 인재영입위원장이 아니다. 인재영입위원장은 당 대표 산하기구다. 명백한 월권행위”라며 “본인 사람 심고, 차기 대선 주도권을 잡으려는 속셈”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김형오계 인물들을 우대한다는 일각의 주장에 대해 ‘잘못된 설’이라며 공개적으로 반박했다.

그는 지난 5일, 국회서 공천 결과 발표를 마친 후 “임명하면 전부 김형오계라고 하는데, 거듭 말하지만 끝나고 나면 자연인으로 돌아갈 것”이라며 “계보가 나오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계보는 만들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그런 차원서 누구를 심고 안 심고 하는 것은 조금도 생각 안 한다고 거듭 말씀드린다”며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들이 이번에 전부 배제되고 탈락했다는 사실이 저를 너무 가슴 아프게 한다. 이런 진정성 있는 공관위의 태도에 대해 봐주시기를 당부드린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김 위원장의 공천 방식에 대한 불만으로 영·호남권서 탈당과 신당 창당 등 집단행동이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지역마다 무소속 후보가 난립하면서 보수 지지자들의 표가 갈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윤상현 의원, 홍준표 전 대표, 김태호 전 경남지사 모두 공관위에 의해 컷오프된 가운데 윤 의원과 김 전 지사는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 배준영

역대 총선서 선거를 한 달 정도 앞둔 시기에 어김없이 공천 갈등이 불거져 나왔다. 지난 20대 총선서 통합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은 김무성 전 대표와 이한구 공관위원장이 공천 과정서 부딪힌 후 ‘옥새 파동’으로 쓴잔을 마셨던 바 있다. 새누리당은 당시 공천 파동으로 과반은커녕 야당인 민주당의 123석에 못 미치는 122석을 얻으면서 16년 만에 여소야대 정국을 불러왔다. 통합당의 텃밭인 영남권서도 65곳 중 17곳을 뺏겼다.

위험한 결정
뒷감당은?

김무성 의원의 보좌관 출신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SNS에 “김형오 위원장의 현재 모습서 과거 이한구 위원장의 모습이 비쳐진다. 이한구 위원장은 당시 늘 공정하고 엄정하게 심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지금 김 위원장의 얘기와 똑같다”고 적었다. 박강수 칼럼리스트는 한 언론을 통해 “김 위원장이 오락가락 행보로 정치권의 불신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번 총선 당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계파 공천으로 선거를 망친 바 있듯이, 통합당도 이번 공천서 원칙과 기준이 없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참으로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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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