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곰상 감독상’ 수상한 홍상수 ‘찌질의 역사’

스캔들 전후로 변해온 작품 세계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코로나19 관련 이슈가 한국을 지배한 가운데 영화계서 낭보가 들려왔다. 국내 대표적인 작가주의 감독으로 꼽히는 홍상수 감독이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리는 ‘제70회 베를린 영화제’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것. 일상 속에서 드러나는 인물들의 ‘찌질함’은 홍 감독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문장이다. 숨기고 싶은 내면의 부끄러운 지점을 여과 없이 벗겨왔던 홍 감독이 밟아온 작품의 역사를 살펴봤다.
 

▲ ▲▲ 홍상수 감독 ⓒ베를린 영화제

영화계서 “정치와 종교, 홍상수는 대화 주제로 삼으면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홍 감독의 영화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기꺼이 숨기고 싶은 인간의 찌그러진 내면을 마구 벗겨버리는 홍 감독의 영화를 통해 누군가는 카타르시스를 만끽하고, 혹자는 불쾌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홍상수 월드

좋든 싫든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을 만든 홍상수 감독은 유학파 출신이다. 중앙대학교 연극영화과에 입학했다가 중퇴한 뒤 미국 유학길에 올라 미국 캘리포니아 예술대학을 졸업하고 시카고 예술대학원서 영화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그 뒤 한국으로 돌아와 1996년 개봉한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영화계에 혜성같이 등장했다. 네 명의 인물의 일상을 다룬 이 영화는 시공간을 독특하고 유려하게 포착하며, 홍상수 미학의 시발점이 된다. 기존의 영화 공식을 완전히 비튼 연출은 한국 영화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1998년 두 번째 작품인 <강원도의 힘>이나 2000년 <오! 수정> 등에서 평범한 남녀의 모습을 통해 인간의 내밀한 위선과 욕망을 가감 없이 드러내며 ‘홍상수 월드’의 초석을 다진다. 최근 봉준호 감독이 ‘봉준호 장르’라는 평가를 받는데, 홍 감독은 이미 20여년 전부터 리얼리티를 넘어선 극사실주의로 ‘홍상수 장르’를 구축했다. 


홍상수 장르는 그의 독특한 연출 방식으로부터 기인한다. 데뷔할 당시에는 투자 여부로 인해 다른 감독들과 마찬가지로 완성도 있는 시나리오와 대본이 있었지만, 네 번째 작품인 <생활의 발견>부터 전날 밤이나 촬영 아침에 대본을 쓰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활의 발견>부터는 시놉시스만 줘도 투자가 가능해지는 기현상이 발생한 것.

<옥희의 영화>(2010)부터는 영화의 얼개 자체도 없이 촬영에 돌입했다. 그의 독특한 연출 방식은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홍 감독의 머리 속에 무엇을 전달할지가 분명히 구축됐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 ⓒ영화 포스터

그의 영화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등장하는 인물 대부분이 찌질함을 포함하고 있다는 것이다.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의 김의성이나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의 유지태는 물론, 이후 작품에 자주 등장한 김상경, 유준상, 김태우, 이선균 등 모든 인물들이 찌질하다. 말투부터 행동, 사고(思考) 등 모두가 보통 사람 이하로 여겨진다. 여성 인물들도 찌질함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다른 드라마나 영화서처럼 똑똑하면서 멋있는 인물은 찾아볼 수 없다. 

이와 관련해 홍 감독은 “흔히들 찌질한 캐릭터라고 하는데, 남자 캐릭터들의 행동이 진짜 찌질하기보다는, 우리가 영화서 보는 인물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이상적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자신을 조금만 돌아보면 누구든지 내면에 어두운 구석과 찌그러진 모습이 있다. 그 모습이 싫으니까 어떤 하나의 이상을 자꾸 자기에게 제시한다. 사람들이 내 인물을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것을 이해한다. 그 사람의 처지가 너무 힘들면 자신을 직시할 힘이 없다. 그런 상황에선 내 영화를 편히 보는 게 무리일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의 초기 작품 대부분은 베드신이 등장했고 여성의 노출 장면이 나왔다. 기교가 가미된 베드신이 아닌 현실적인 느낌의 베드신이었던 만큼 그렇게 야한 영화로 기억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극장전> 이후로는 베드신이 중단된다. <해변의 여인> 이후로 그의 영화서 노출성 베드신을 찾아보기 어렵다. 

홍 감독 인터뷰에 따르면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베드신을 찍을 때 불쾌감을 느꼈으나 그 불쾌감이 온전히 채워지지는 않았는지 다음 작품인 <극장전>서도 베드신을 촬영했고, 다시 한 번 불쾌감을 느낀 뒤로는 노출성 베드신을 찍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밥 먹는 것이나 섹스하는 것이나 뭐가 다르냐는 그런 전복서 오는 쾌감이 있었는데, 노출에 대한 지나친 관심이나 의미 부여가 소모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 ⓒ베를린 영화제 공식 홈페이지

자전적인 이야기로 보이는, 찌질한 남성과 여성의 만남과 이별 과정을 통해 인간이 가진 본질을 두고 질문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그의 영화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서도 극찬을 받는다.

<북촌방향>서 두 여자와 잠자리를 가진 뒤 다음 날 아침이 돼서는 ‘다시는 연락하지 말자’면서 또 미련을 보이는 한 남자의 모습을 통해 쉽게 고쳐지지 않는 습관의 본질을 그려내며 다양한 생각을 유도하는 방식이 대표적인 예다. 그 과정서 다른 감독에게서는 절대 보이지 않는 그만의 색채감이 ‘홍상수 월드’의 핵심 요소다. 

특히 배우 김민희가 홍 감독 영화에 처음으로 등장한 <지금은 맞고 그 때는 틀리다>는 마치 숨은 그림 찾기를 하는 것처럼 거의 동일한 1부와 2부 형식으로 만들며 연출력의 역량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아주 작은 차이서 완전히 다른 결과로 이어지는 형태의 이 영화는 전 세계 평단으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홍 감독의 작품들은 마치 ‘자기 복제’를 하듯 각 영화가 엇비슷하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주제 의식이나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은 조금씩 차이를 보여왔다. 마치 인간의 본질을 통찰한 듯, 비현실적인 상황서 벌어지는 대사와 행동들은 관객들의 공감을 사 왔다. 이는 그의 영화가 매우 독특하면서도 보편성을 갖췄다는 의미다.

보편적인 인간의 본질을 탐구
스캔들로 파생된 감정과 생각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 이후 김민희와의 스캔들이 불거지며, 홍 감독의 영화는 변화를 일으킨다. 스캔들 이후에는 스캔들을 통해 받았던 감정과 상처, 생각을 토로하는 것으로 해석되는 작품으로 바뀐다. <밤에 해변에서 혼자>는 유부남과 사랑을 나눈 뒤 혼란스러워하는 여성 주인공의 심리를 묘사했으며 <클레어의 카메라>는 중년 남성과 사랑을 나눈 뒤 회사서 해고된 여성이 이야기의 중심이다.

마치 자신과 만나게 된 후 엄청난 변화를 겪은 김민희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 ⓒ&lt;도망친 여자&gt; 포스터

<그 후>는 바람을 피운 뒤 고뇌에 빠진 중년 남성을 통해 본인의 이야기를 하는 듯 보이며 <풀잎들>은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쉽게 비난하는 여인을 통해 스캔들을 둘러싸고 자신을 비난하는 대중을 향한 일침으로 해석된다. 가장 최근작인 <강변 호텔>은 죽음을 앞둔 한 시인이 두 아들을 불러놓고 이혼을 하게 된 이유를 가감 없이 토로한 뒤 죽음을 맞이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를 통해 현실서 자신이 버린 가족에게 미안함을 드러냄과 동시에 스캔들 이후의 사회적 통념서 벗어나겠다는 일종의 다짐도 엿보인다. 

<도망친 여자>는?

이번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을 받은 <도망친 여자>는 주인공 감희(김민희 분)가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세 명의 친구를 만나는 내용을 담는다. 아직 국내서 공개되지 않아 베일에 감춰져 있다. 베를린이 인정한 <도망친 여자>서 홍 감독은 스캔들 굴레서 벗어나 이전의 영화들처럼 좀 더 확장된 보편적인 이야기를 담았을까. 연출하는 영화만큼 영화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는 그의 선택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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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