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무릎 꿇은 교주’ 이만희

잠적했다 나타나 ‘이배사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음지의 종교’ 신천지의 실체가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에 신천지 교인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이후부터다. 교주, 총회장으로 불리는 이만희에 대한 관심도 덩달아 높아졌다. ‘신천지 책임론’에도 불구하고 모습을 드러내지 않던 이만희는 최근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국민 앞에 섰다.
 

▲ 이만희 신천지 예수교 총회장 ⓒ신천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때아닌 유명세를 타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실제 신천지 교인으로 확인된 31번 확진 환자의 등장 이후 증가세가 커졌다. 특히 대구·경북의 경우 신천지발 확진 환자가 폭발적으로 나오고 있다.

코로나 확산
진원지 됐다

지난달 18일까지 코로나19의 확진 환자 수는 30명대에 머물렀다. 120일 국내서 첫 번째 확진 환자가 나오고 한 달가량 하루 1명꼴로 늘어난 정도였다. 하지만 지난달 18일 대구서 31번째 확진 환자가 나오면서 양상이 바뀌었다. 지역감염이 시작되자 확진 환자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다.

31번 환자가 확진 판정을 받고 열흘도 채 안 돼 확진 환자 수가 1000(226일 기준)을 넘어섰다. 31번 확진 환자의 동선을 확인하는 과정서 그가 예배를 본 대구교회가 신천지 교회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이날 31번 확진 환자와 함께 예배를 보는 등 접촉한 사람 수가 1000명이 넘는다는 내용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대구는 패닉 상태에 빠졌다.

대구를 기점으로 전국 각지에서 코로나19 확진판정을 받은 신천지 교인이 나타났다. 검사를 거부하거나 신천지 교인이라는 사실을 숨기고 있다가 확진판정 이후에야 밝히는 등의 사례가 연이어 나왔다. 코로나19 국내 첫 사망자가 나온 청도 대남병원서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의 형이 치료를 받던 중 사망해 장례식이 치러진 사실도 드러났다.


신천지 대구교회에 따르면 이만희의 친형 이모씨는 127일 저녁 호흡곤란 증세를 보여 119 구급차를 타고 청도 대남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그는 일반병실에 있다가 131일 새벽 사망했다. 이씨가 사망 전 폐렴을 앓은 것으로 드러나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따로 부검을 진행하지 않아 확인되진 않았다.

이후 청도 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 확진 환자가 무더기로 나왔다.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청도 대남병원 관련 확진자는 총 114(226일 기준)이다. 폐쇄 정신병동 입원환자 102명 중 101명 확진 판정을 받았으며 사망자도 7명이나 나왔다. 현재 청도 대남병원은 코호트 격리 중이다.

코호트 격리는 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그 안에 있는 환자와 의료진까지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를 말한다.

이씨의 장례식은 신천지 교인을 중심으로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된 매개로 지목되고 있다. 경찰은 당시 장례식에 참석한 이들의 행적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이 확보한 조문객 명단에는 170여명가량의 이름이 적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부조계에는 교인, 포항교회, 경주교회 등 조문객의 신원사항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정부들은 신천지 관련 시설 폐쇄 등 조치에 나섰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지난달 24일 경기도 내 신천지 관련 시설 353곳을 강제 폐쇄하는 긴급명령을 발동했다. 다음날에는 신천지 총회본부를 찾아 신천지 과천교회 예배 참석자 명단을 제출받았다. 경기도 신천지 신도는 33840명에 이른다. 이중 지난달 16일 과천서 예배를 본 신도는 9930명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비난 폭주
사실혼 관계 2인자 폭로까지

정부는 전국 신천지 신도의 명단을 확보하고 발열 등 증상이 있는 사람을 우선해 코로나19 진단검사를 시행 중이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지난달 26일 정부세종청사 정례 브리핑서 “(2)25일 신천지 교회로부터 전체 신도 212000명의 명단을 확보했다지자체에 명단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와 지방정부의 조치로 신천지의 민낯이 낱낱이 드러나고 있다. 이 과정서 중국 우한 지역에 소속 교회가 없다는 신천지의 해명이 거짓이라는 의혹까지 나왔다. 유튜브 채널 종말론 연구소는 지난달 26신천지 지도부의 구속수사를 요청합니다라는 영상서 신천지 총회 산하 12지파 중 하나인 부산 야고보 지파장의 설교가 담긴 녹취록을 공개했다.
 

▲ ▲청도 대남병원

녹취록에 따르면 야고보 지파장은 지난달 9일 신도들을 대상으로 한 설교서 지금 우한 폐렴 있잖아. 거기가 우리 지교회가 있는 곳이라며 중국이 지금 보니까 700명 넘게 죽었잖아요. 확진자가 3만명이 넘잖아요. 그 발원지가 우리 지교회가 있는 곳이라니까라며 우한에 교회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우리 성도는 한 명도 안 걸렸어라고 말하자 신도들로 추정되는 이들이 아멘을 외치며 환호와 박수를 보냈다. 신천지 측은 그동안 우한에 지교회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또 성도가 있다는 자료가 공개된 뒤에도 중국 정부가 교회당을 허가하지 않아 교회를 세우지 못했다는 입장이었다.

신천지 측은 여전히 우한에는 신도만 있을 뿐 교회당이라는 물리적 실체는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다. 신천지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부산 야고보 지파서 기도하고 연락도 하면서 신앙 관리를 위해 소속감도 주고 용기를 불어넣을 수는 있다면서도 지난해 12월부터 현재까지 우한교회 신천지 성도가 한국에 입국한 적이 없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알려드린다고고 주장했다.

고립에 가까울 정도로 도시가 죽어버린 대구는 물론이고, 신천지는 전 국민의 공적이 돼가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난달 25일 서울 종로구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서 한국종교인평화회의에 참석하는 7대 종단 지도자들을 만나 신천지는 일종의 확진자 소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만희는 지난달 21일 신천지 관련 애플리케이션에 올라온 총회장님 특별편지라는 제목의 글로 공식입장을 내놨다. 그는 금번 병마 사건은 신천지가 급성장됨을 마귀가 보고 이를 저지하고자 일으킨 마귀의 짓임을 안다면서 모든 시험에서, 미혹에서 이기자고 강조했다.

이어 당국 지시에 협조해야 한다전도와 교육은 통신으로 하고 당분간 모임은 피하자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 병마로 인한 피해자는 신천지 성도들이라며 어떤 풍파도 우리 마음과 믿음을 빼앗아 가지 못한다. 승리하자고 맺었다.

친형 장례식
슈퍼 전파자?

신천지 측은 지난달 25일 이만희의 두 번째 특별편지를 공개했다. 이만희는 “신천지 전 성도 명단을 제공하고 전수조사를 진행하기로 했다아울러 교육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것은 정부서 성도들의 개인정보를 유지 및 보안 방안을 마련하는 전제 하에 진행할 것”이라며 “정부 시책에 적극 협조해 코로나19를 극복하는 데 최선을 다하는 성도가 되자”고 당부했다. 이어 “우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극복을 위해 정부에 적극 협조해왔다. 특히 대구교회 성도님들이 많은 피해를 입어 마음이 아프다”고도 했다.

신천지는 1984314일 창립된 이래 35년 만에 최대 위기를 맞았다. 이 같은 상황서도 이만희의 모습이 보이질 않아 그의 소재와 상황을 두고 궁금증이 증폭됐다. 경기도 가평 칩거설, 건강 이상설, 심지어 자연사설까지 퍼졌다. 또 그가 청도 대남병원서 진행된 친형 장례식에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코로나19 감염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손수호 변호사는 지난달 27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만희의 행방을 두고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미 사망했을 가능성 건강상의 이유로 어디선가 치료받고 있을 가능성 국내 어느 곳에 칩거하고 있을 가능성 등이다.
 

 


손 변호사는 신천지는 교주를 보위하는 12지파장, 그리고 그 아래 24장로가 조직의 핵심인데, 24명의 장로 중 1명인 A씨가 얼마 전 CBS 취재팀에게 이만희 총회장이 친형 장례식에 참석하는데 총회서 총회장을 따라간 사람이 1명도 없다는 말을 했다김남희씨가 이만희씨의 비리를 공개하면서 공격하고 있다. 이런 걸 보면 이만희가 이미 사망했거나 또는 적어도 사망에 임박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고 제시했다.

건강상의 이유로 치료를 받고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는 90세에 다다른 이만희의 나이를 근거로 들었다. 손 변호사는 이만희씨는 최근 몇 년간 큰 행사 외에는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다. 2017년에도 척추 수술을 받고 한동안 모습을 감춘 적 있다무엇보다 친형 장례식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여럿 나왔다. 이만희씨도 감염 의심 상태 또는 감염 상태로 숨어 있는 중 아닌지 짐작한다고 말했다.

지방정부
시설 폐쇄

그러면서 이만희가 경기도 가평 쪽에 숨어있는 게 아닌지 추측했다. 가평에는 신천지 연수원 일명 평화의 궁전이 있다. 신천지의 큰 행사를 진행하던 곳이다. 손 변호사는 경기도 모처의 또 다른 주택에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재 CBS서 추적 중이라 구체적인 장소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만희는 19319월 경북 청도서 태어났다. 가족력이 있는 한센병을 치료하기 위해 1957년 전도관에 입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식으로 신학공부를 하지는 않았다. 장막성전의 교주 유재열을 추종하다 1975년 유씨가 사기 혐의로 구속된 후 1978년 솔로몬 창조교회의 12사도 조직에 몸담았다

이후 여러 단체를 거쳐 지식을 습득한 이만희는 19843월 신천지를 만들고 경기 과천시에 본부를 세웠다. 신천지 교리서인 <신탄>지상에 천국이 임하며 신천지가 바로 그 천국이라는 지상천국론 사람이 죽으면 그 몸이 다시 환생한다는 부활론 믿음이 있으면 육체가 영원히 산다는 영생론 등을 전파하고 있다.


이만희는 신천지 신도들에게 선생님, 이긴자, 보혜사, 만희왕 등으로 불린다. 1984년 창립연도를 기점으로 신천기라는 연호와 국기, 국가, 국새까지 있다. 자체 의장대도 갖추고 있다고 한다.

최근 신천지 2인자이자 이만희와 사실혼 관계였다는 김남희씨가 신천지와 이만희에 대한 지속적인 폭로를 예고하면서 신천지 내부갈등이 표면화됐다. 김씨의 입을 통해 이 회장에 대한 정보가 흘러나오는 중이다. 신천지 측에서는 김씨의 폭로가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김씨는 최근 유튜브 채널 존존테레비에 출연해 이만희는 구원자도, 하나님도 아니다. 하나님과 종교를 이용한 완전 사기꾼이라며 이만희 교주를 구원자로 믿는 종교 사기 집단 신천지는 이 땅에서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는 걸 알리기 위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신천지 입문 전 가톨릭 신자였던 김씨는 2002년 신천지 수료식서 이만희가 자신을 처음 봤을 때 올 줄 알고 있었다. 과연 꿈에서 본 그 얼굴이라며 노골적으로 접근했고, 이만희에게 세뇌돼 두 아이와 남편이 있었지만 그와 혼인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당시 저에게는 이만희 교주가 하는 말이 법이었다. 저뿐만 아니라 교리에 세뇌되고 중독됐다면 누구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라며 이만희 교주의 마각을 알지 못했다. 그 마수에 걸려 들어갔다. 저는 그날 이후부터 여러분이 아는 영적 배필이 아니라 육적 배필이 됐다고 폭로했다.

“이미 사망했을 수도” 주장도
특별편지 이후 칩거했다 나타나

이어 지금 생각하면 처음부터 제게 계획적 접근을 한 것이라 생각이 든다당시 압구정동 큰 아파트에 살고 있었는데 (이런 내용이)미리 이만희 교주한테 상세히 보고가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계룡시에 평수 넓고 전망 좋은 아파트가 있었는데 이만희 교주가 책도 쓰고 머리 쉬고 그럴 데가 필요한데 여기가 딱 좋다, 쓸 수 있게 해달라고 해 열쇠를 넘겨줬다”며 그러다 저한테 계룡으로 오라고 전화가 와서 갔더니 아무도 없고 이만희 혼자 있었다고 했다.

이만희와 김씨는 신천지 행사인 제6회 세계평화 광복 하늘문화 예술체전서 결혼식을 올렸다. 김씨에 따르면 이만희는 당시 본처가 있었고 본처와 이혼한 후 김씨와 혼인신고를 했다. 김씨에 따르면 이만희는 김씨에게 아들을 낳아달라고 요구하고, 하나님의 씨라는 뜻의 이천종이라는 이름까지 지어놨다.

김씨는 아마 이 얘기를 듣는 사람은 어떻게 저런 비상식적인 일이 있을 수 있느냐고 할 텐데 이 안에 들어오면 세뇌가 되고 중독된다이만희 교주에 대한 것을 너무 잘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천지 떠나면 죽는다고 생각했다. 그렇게 세뇌와 중독이 무섭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만희와의 관계가 틀어진 이유로 돈을 들었다. 이만희가 4000억원이 필요하다면서 김씨에게 1000억원을 마련해 오라고 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김남희에게 모든 돈이 흘러 들어간다’ ‘김남희가 신천지 후계자다라는 소문 때문에 억울한 마음을 (이만희가) 풀어주지 않고 1000억원을 요구해 모든 정나미가 떨어져 2017년에 집을 나갔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만희 교주는 돈밖에 모르는 고도의 사기꾼이라며 지금 와서 보니 제 돈이 목적이었다. 항상 부부는 네 것 내 것이 없다며 저한테 이거 사라 저거 해라 지시했다. 한쪽은 돈을 모으고 한쪽은 돈을 쓰고 산 것이다. 당시엔 거절할 생각도 못했다. 이만희 교주 말이라면 무조건 복종했다고 폭로했다.

신천지 관계자는 <중앙일보>김남희씨가 신천지를 탈퇴할 때 약 20명의 신천지 사람들이 함께 나갔다. 그들은 대부분 일반 신자가 아니라 나름대로 교회 내 직책을 갖고 있던 사람들이라며 김씨가 신천지 내부자료를 많이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총회서도 김씨의 향후 폭로 행보에 주목하고 있고 법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신도 두고
어디에?

코로나19 사태, 신천지 2인자 김남희의 폭로에도 두문불출하던 이만희는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자처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신천지 연수원인 경기 가평군 평화의 궁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말 죄송하다. 뭐라고 사죄 말씀을 드려야할 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당국서 최선의 노력을 했다”며 우리도 즉각적으로 협조하고 있으나 정말 면목 없다. 여러분들께 엎드려 사죄를 구하겠다며 취재진 앞에서 큰절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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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