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쥐도 새도 모르는’ 이만희 비밀 아지트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3.02 08:54:23
  • 호수 126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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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위장단체 ‘HWPL’ 실체 추적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이하 HWPL)은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이하 신천지)이 운영하는 사단법인이다. 대표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다. 복수의 기독교 언론과 신천지 탈퇴자는 HWPL이 신천지라는 이름을 숨기고 활동하는 위장 평화단체라고 지적한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HWPL의 사무실 역시 그 실체가 불분명했다.
 

HWPL은 지난 2013년 5월에 설립됐다. 각종 평화운동 명목의 행사를 여는 일이 HWPL의 주요 업무다. HWPL은 자신들 법인의 설립 목적을 ‘국제 문화교류 및 개도국 지원을 통해 민간외교를 활성화시키고, 교류국 간 상호 우호적인 관계 정립’이라고 밝힌다. 

이만희가
대표 맡아

홈페이지를 통해 그들은 HWPL이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특별협의 지위를 가진 공보국(DGC) 산하 단체이며, 세계 170개국에 지부를 두고 있다고 홍보한다. 특별협의 지위는 보건·위생, 인권 등 유엔 경제 이사회 활동 분야서 전문성을 갖춘 NGO에게 부여된다.

또 HWPL은 외교부 소관 비영리 법인 규칙에 따라 서울시에 정식으로 등록된 NGO 단체다. 이렇듯 화려한 HWPL의 이력이 사실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어온 사람들이 존재한다. 

<일요시사>가 확인한 공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익명의 한 민원인은 HWPL이 실제 유엔 공보국 산하 단체이자 서울시 등록 단체인지 문의했다. 서울시는 당시 HWPL이 정식 절차를 거쳐 서울시에 등록된 단체인 점은 사실이나, 유엔 공보국의 산하 단체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답했다.

HWPL의 대표는 이만희 신천지 총회장이다. 그는 해당 법인의 이사다. 등기에 ‘이사 이만희 외에는 대표권이 없음’이란 제한규정을 뒀다. HWPL의 사무실은 서울시 서초구 서초동에 위치한 빌딩 5층에 자리하고 있다.

해당 빌딩 5층에는 HWPL 사무실 외에도 K주택 주식회사, S사라는 회사가 입점해 있다는 사실을 <일요시사>가 단독 확인했다. 우편함서 K주택 주식회사, S사로 온 3개의 우편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지난달 25일 기준). 

우편물에 적힌 주소 역시 서초동 빌딩 5층으로 HWPL 사무실 주소와 동일했다. K주택 주식회사의 등기상 주소도 서초동 빌딩 5층으로 등재돼있다. S사의 등기는 확인할 수 없었다.
 

K주택 주식회사는 지난 2016년 11월에 법인을 설립했다. 서초구 방배동에 위치해 있었으나 2017년 4월 현재의 서초동 5층으로 본점을 이전했다. HWPL이 서초동 5층으로 주사무소를 옮긴 시기는 2017년 8월이다. 

서초동 빌딩 5층은 155.65제곱미터로 약 47평 규모다. 출입문은 하나다. 그러나 K주택 주식회사와 S사의 간판은 빌딩 어디서도 확인할 수 없었다. 서초동 빌딩 5층에는 ‘하늘문화세계평화광복’이라고 적힌 HWPL 간판만이 존재했다. 

두 개 회사와
같은 사무실

HWPL 측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K주택 주식회사와 S사라는 회사 이름을 처음 들어본다고 밝혔다. 이어 이만희 총회장이 사무실을 자주 방문하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이만희 총회장이) 자주 오시는 건 아니다”라며 “여기는 단순히 사무업무를 보는 곳”이라고 말했다. 자세한 사정을 알기 위해 K주택 주식회사와 S사의 연락처를 수소문했지만, 찾을 수 없었다. 홈페이지도 존재하지 않았다.

HWPL이 사무실 이전을 서울시에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 역시 <일요시사>가 단독 확인했다. 앞서 HWPL 사무실은 서울 용산구 청파동1가에 위치해 있었으며, 지난 2017년 8월 서초동 5층으로 이전했다. 

HWPL은 서울시 등록 단체기 때문에 주사무소를 이전하게 되면 서울시에 비영리법인 허가증 갱신을 신청, 서울시에 해당 사실을 알려야 한다. 그러나 <일요시사>가 서울시에 문의한 결과 서울시 측이 파악하고 있는 HWPL의 주사무소 주소는 이전 주소인 청파동1가였다(지난달 25일 기준).

서울시 측은 HWPL이 비영리법인 허가증 갱신을 신청하지 않고 주사무소를 옮긴 일에 대해 행정지도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우편물 있는데? “첨 들어봐”
서울시 모르게 사무실 이전

석연찮은 점은 이뿐만이 아니다. 국제청년평화그룹(이하 IPYG)은 HWPL의 산하기관이다. IPYG는 지난 2018년부터 ‘피스레터’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각국 청년들이 작성한 평화의 손편지를 세계 지도자들에게 전달하는 캠페인이다. IPYG는 ‘피스이니셔티브(Peace Initiative)’라는 글로벌 저널리스트 네트워크와 협력해 해당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고 홍보한다. 

피스이니셔티브 홈페이지에는 62명의 국내외 칼럼니스트가 등록돼있다. <일요시사>가 62명의 칼럼니스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두 명의 칼럼니스트 사진이 같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얀마(Yan Ma)라는 이름의 칼럼니스트는 중국 매체 소속으로 지난 2018년 8월18일 ‘전쟁과 종교’라는 칼럼을 게재했다. 

얀마와 같은 사진을 사용하는 누르 이사니 에카 사푸트리(Nur Ihsani Eka Saputri)라는 여성 칼럼니스트는 인도네시아 매체 소속으로, 지난 2018년 8월23일 ‘인도네시아 외상성 평화 갈등의 증거’라는 칼럼을 썼다고 피스이니셔티브 홈페이지는 소개한다. 즉 사진 도용이 의심되는 상황이다.

 

사진을 도용한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는 또 있다. 2018년 7월5일, 레 하벨 딘 모키 메르(Rehabeldin Mokhimer)라는 칼럼니스트는 피스이니셔티브 홈페이지에 ‘세계 평화의 날’이라는 칼럼을 개제했다. 

말도 없이
사무실 이전

그러나 <일요시사>가 해당 사진을 ‘구글’을 통해 확인한 바에 따르면, ‘알바브뉴스(albawabhnews)’에 다수의 기사를 올린 레 하부 딘 하 와리(Rehab al-Din al-Hawari)으로 검색됐다. 피스이니셔티브 홈페이지의 레 하벨 딘 모키 메르와 알바브뉴스의 레 하부 딘 하 와리의 사진은 같다.
 

복수의 언론은 오랜 기간 HWPL의 순수성을 의심해왔다. <노컷뉴스>는 지난 2016년 3월9일, HWPL이 2014년 9월에 연 ‘종교대통합 만국회의’에 참가했던 한 해외 참가자가 자신이 신천지의 선전도구로 이용당했다고 폭로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의 한 청소년 단체 회장 자격으로 참석했던 마르틴 버그스마씨는 지난 2014년 11월 자신이 속한 단체 게시판에 ‘한국의 사이비 종교를 벗어난 계기’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마르틴은 해당 글을 통해 “HWPL의 이만희란 남자가 연설을 했는데 주최 측은 이만희가 젊은이들에게는 아버지 같은 존재이자 평화의 사자라고 소개했다”며 “이만희는 하늘서 온 사자로서 하나님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보내졌다는 말을 이상하게 생각해 인터넷 검색을 시작했고 HWPL이 신천지의 위장단체란 사실을 알게 됐다”고 밝혔다고 한다.

수상한 칼럼니스트
민원은 많지만…

이어 그는 “우리는 경기장서 수많은 사진이 찍히면서, 한국 사람들에게 이만희가 세계적으로 많은 지지자가 있다는 것을 선전해주는 일에 이용당하게 됐다”며 “HWPL 측에서 우리의 손 모양을 엄지와 검지를 사용한 총 모양으로 해달라고 부탁을 했는데 알고 보니 신천지 집단의 상징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도 토로했다.

<국민일보>는 ‘신천지, 숨긴 집회장 429곳 더 있다’는 제하의 단독 보도를 통해 신천지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방역했다고 발표한 1100곳에 HWPL의 사무실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해당 매체는 누락된 장소가 집회소를 포함해 신천지 유관단체들의 주요 사무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하는 윤재덕 종말론사무소 소장의 주장을 전하며 “신천지는 HWPL, 세계여성평화그룹(IWPG) 등을 포함한 국제 평화단체를 운영해온다고 광고하고 있다. HWPL의 대표가 교주 이만희일 뿐 아니라 관계자들 역시 대부분 신천지 신도로 알려져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일요시사>가 확인한 바도 <국민일보>의 의혹과 같이 HWPL 사무실 인근에 대한 통제나 방역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HWPL의 등록을 취소해 달라는 민원이 서울시 측에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서울시 측은 2014년 9월13일 HWPL 측에 사업실적서 및 결산서 등 관련 서류, 2019년 7월10일에는 답변서 및 재발 방지책을 요청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민원 쇄도
그러나…

그러나 서울시 측은 지난달 25일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민원이 쇄도하지만, 현재로서는 HWPL의 등록을 취소할 만한 사유가 없으며, 법적 근거도 없어 난감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서울시 비영리단체로 등록되면 대외적인 활동 사업을 할 수 있으며, 단체명으로 통장개설이 가능하다. 또 회계와 세무 등 관리가 용이하게 되고 활동을 위한 공신력도 인정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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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