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VS 법무부’ 제3라운드 관전포인트

법 장군 검 멍군…다음 수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총장 윤석열)과 법무부(장관 추미애)의 갈등이 끝날 듯 끝나지 않고 있다. 잠잠해질 만하면 어디선가 불씨가 날아와 다시 불타오르는 모양새다. 코로나19의 지역 확산으로 국내외 모든 이슈가 잠식되고 있는 상황서도 그들만의 리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2일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했다. 지난해 1014일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사표가 수리된 이후 80일 만이다. 당 대표까지 지낸 5선 국회의원 경력의 추 장관이 구원투수로 등장하면서 강도 높은 검찰 개혁이 예고됐다.

조국 이어
구원투수로

추 장관은 취임 다음날인 3일 법무부 대강당서 진행된 취임식서 검찰 개혁에 대해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는 이제 가장 힘들고 어렵다는 검찰 개혁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요구가 됐다우리 법무부는 검찰 개혁의 소관부처로서 역사적인 개혁 완수를 위해 각별한 자세와 태도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개혁은 그 어려움만큼이나 외부의 힘만으로는 이룰 수 없을 것이라며 이제는 검찰 안에서도 변화와 개혁을 향한 목소리가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검찰 개혁의 성공적 완수를 위해서는 검찰의 안과 밖에서 개혁을 향한 결단과 호응이 병행되는 줄탁동시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추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검찰 개혁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면서 검찰과 정면으로 충돌했다. 검찰과 법무부는 인사권과 기소권으로 공방을 벌였다. 추 장관이 검찰 인사를 단행하면 검찰은 청와대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된 관계자들을 기소하는 식이다. 그 사이 검찰개혁 법안이 통과되면서 검찰 내부가 부글부글 끓기 시작했다.


1라운드 검찰 인사’= 추 장관은 취임 닷새 만인 지난달 8일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검찰인사위원회를 통해 진행된 인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찰청 참모진이 모두 교체됐다. ‘윤 총장의 손발이 모두 잘렸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조 전 장관의 가족 비리와 청와대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은 각각 부산고감 차장검사와 제주지검장으로 전보됐다. 그 자리에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과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이 왔다.

서울중앙지검장은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이 맡게 됐고, 감찰무마 의혹 수사를 총괄한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은 법무부 감찰국장으로 보임됐다. 이 검사장은 문 대통령과 경희대 동문이다. 두 사람 모두 노무현정부 시절 청와대에 파견된 경력이 있다.

검 인사·선거개입 의혹 기소
추 장관 취임 후 연이어 충돌

검찰과 법무부는 고위간부 인사를 앞두고 이미 충돌 중이었다. 법무부는 법에 명시된 대로 검사 인사안에 대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듣겠다며 윤 총장에게 법무부 청사로 오라고 했다. 하지만 대검은 구체적인 인사명단을 보여줘야 의견을 낼 수 있다며 거절했다. 두 기관은 각자의 입장을 담은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기자들에게 보내는 등 인사 발표 직전까지 갈등을 빚었다.

추 장관은 검찰 고위간부 인사 다음날인 지난달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검찰총장이 저의 명을 거역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사위 이후에도 얼마든지 의견 개진이 가능하다고, 모든 일정을 취소한 채 무려 6시간을 기다렸다그러나 검찰총장은 3의 장소로 인사의 구체적 안을 가지고 오라고 법령에 있을 수 없고 관례에도 없는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2라운드 무더기 기소’= 지난달 23일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는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재판에 넘겼다. 법무부서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발표하기로 한 날이었다. 이날 인사서 청와대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수사팀의 차장검사는 전원 교체된 반면 부장검사는 대부분 유임됐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최 비서관은 2017년 법무법인 청맥서 변호사로 활동하던 시절, 조 전 장관의 아들 조모씨가 본인 사무실서 인턴을 했다며 허위로 증명서를 발급하고 입시에 활용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조 전 장관의 아들이 2017110월 자신의 법무법인 사무실서 문서 정리와 영문 번역 업무를 보조하는 인턴활동을 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써주고 지도 변호사명의 인장을 찍은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최 비서관 기소 과정서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윤 총장의 지시를 거부했다는 사실이 언론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항명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수사팀이 이 지검장에게 최 비서관을 기소해야 한다고 거듭 요청했지만 답이 없었고, 윤 총장이 직접 지시했음에도 따르지 않았다는 것.

인사 문제
법무부 선공

검찰의 최 비서관 기소에 법무부는 적법절차를 위반한 업무방해 사건 날치기 기소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입장문을 내고 최 비서관의 기소 경위를 감찰하겠다고 발표했다. 또 검찰의 기소에 대해 날치기 기소라고 규정했다. 대검은 윤 총장의 지시에 따른 적법한 기소였다고 맞섰다.

법무부는 입장문을 통해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반부패수사2부장은 22일 검찰총장의 지시가 있었다며 검사 인사 발표 전 최 비서관을 기소하겠다고 서울중앙지검장에게 보고했다서울중앙지검장은 기소를 하지 말자는 취지가 아니라 현재까지의 서면조사만으로는 부족해 보완이 필요하고, 본인 대면조사 없이 기소하는 것은 수사 절차상 문제가 있으므로 소환조사 후 사건을 처리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구체적 지시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반부패수사2부장이 검사 인사 발표 30분 전에 지검장의 결재와 승인도 받지 않은 채 기소를 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적법절차의 위반 소지가 있는 업무방해 사건 기소 경위에 대해 감찰의 필요성을 확인했고 이에 따라 감찰의 시기, 주체, 방식 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검찰은 지난달 29일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관련자들도 무더기로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이날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 13명을 기소했다.

한병도 전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문모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 등 김기현 전 울산시장 주변 수사와 송 시장 선거공약 논의에 참여한 청와대 인사들도 함께 재판을 받게 됐다.

13명 기소
검도 공격

검찰은 송 시장이 20179월 황 전 청장에게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 관련 수사를 청탁하고, 송 전 부시장은 같은 해 10월 문 전 행정관에게 비위 정보를 제공한 것으로 봤다. 그러면서 제보를 토대로 범죄첩보서를 작성한 문 전 행정관, 첩보를 울산경찰청에 전달한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 이를 넘겨받아 수사한 황 전 청장에게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3라운드 수사·기소 분리’= 앞서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 공소장 비공개 논란으로 한바탕 난리가 난 이후 검찰과 법무부 사이에는 잠시 훈풍이 불었다. 지난 6일 추 장관은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 8층 접견실서 윤 총장과 회동했다. 이날 회동에서는 그동안 검찰과 법무부가 충돌했던 사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추 장관은 회동 뒤 앞으로 권력기관 개혁을 앞두고 법무부와 검찰 사이에 협조할 일이 아주 많다대통령도 각별히 국가수사 총역량을 유지하는 원칙서 기관 간 개혁을 협조하라는 당부 말씀을 전하며 서로 소통해 나가자, 오늘 개소식은 소통하는 의미로 아주 중요하다는 말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윤 총장도 공감해줬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검찰총장

하지만 잠잠해지는 듯 했던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은 지난 11일 추 장관의 기자간담회 발언으로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이번에는 이전과 달리 일선 검사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다가 검사장회의까지 예정돼있어 정면충돌이 예상된다.

추 장관은 지난 11일 과천 법무부 청사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검찰 내에서 수사와 기소 주체를 분리시키겠다는 뜻을 밝혔다. 수사와 기소를 분리해 검찰 직접수사의 중립성을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이다. 범죄 혐의점을 인지한 검사가 직접 수사를 담당하고 기소 결정권까지 갖는 현 체제에서는 검사가 독단과 오류에 빠지기 쉽다는 게 법무부 입장이다.

추 장관은 검사장회의를 소집했다. 법무부장관 주재의 검사장회의는 2003년 강금실 당시 법무부장관 이후 17년 만이다. 윤 총장은 검사장회의 참석 대상이 아닌 만큼 불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추 장관이 꺼내든 수사·기소 주체 분리 카드에 윤 총장을 비롯한 검사들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는 점이다.

윤 총장은 지난 13일 부산지검 방문 당시 직원 간담회서 수사는 형사소송을 준비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소추에 복무하는 개념이라며 컴퓨터 앞에서 조서를 치는 게 수사가 아니다. 소추와 재판을 준비하는 게 수사고, 검사와 수사관의 일이라고 말했다. 수사와 기소는 한 덩어리라는 입장이다.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안
일선 검사들까지 집단 반발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는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안과 관련해 일선 검사들의 글이 연이어 올라왔다. 차호동 대구지검 검사는 일본이 주요 선진국 대비 무죄율이 극도로 낮은 이유는 이른바 정밀 사법이라는 일본의 소극적 기소 관행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추 장관이 수사와 기소 주체를 분리해야 한다는 근거로 일본의 제도를 내세운 것에 대한 정면 반박이다.


이수영 대구지검 상주지청 검사는 수사 없는 기소, 기소를 염두에 두지 않는 수사가 가능한지 모르겠다소추라는 행위를 결정하기 위해 수사 절차가 필요불가결한 것인데, 필요불가결한 행위를 마치 칼로 자르듯이 인위적으로 쪼갠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비판했다.

검사들의 반발은 검사장회의로까지 번졌다. 일선 검사들은 검사장회의 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고, 김태훈 법무부 검찰과장이 회의록 공개는 전례가 없다고 맞받으면서 논쟁이 가열됐다. 주요 사안이 논의되는 자리인 만큼 회의를 생중계하거나 회의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는 검사들의 입장과, 회의록 공개 불가라는 법무부 방침이 맞선 것이다.
 

▲ 검사장 취임식

추 장관은 검사들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는 지난 19일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모든 개혁은 누군가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그러나 고민하고 풀어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내 수사·기소 주체 분리 추진과 관련해 조직적 반발이 있다면서도 국민 중심으로 볼 때 이 개혁의 방향이 옳다고 주장했다.

21일 열릴 예정이던 검사장회의는 연기됐다. 코로나19 국내 확진환자가 하루 사이에 무더기로 늘어나는 등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는 상황을 감안해서다. 법무부는 지난 19일 출입기자들에게 전국 검사장회의 연기 결정이라는 제목의 문자를 보냈다.

검사장회의
돌연 연기

그러면서 오늘 대구·경북지역서 코로나19 확진환자가 18(19일 오후8시 기준)이 발생하는 등 지역사회 감염이 우려되는 심각한 비상상황이 발생했다일선 검사장들이 관할한 지역서 코로나19 확산 관련 대응에 만전을 기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고 전국 검사장회의를 잠정 연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어 감염 상황이 소강상태에 들어간 이후 회의를 반드시 개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수사·기소 주체 분리 방안에 대한 검사들의 반발에 부담을 느껴 검사장회의를 연기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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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