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 행보’ 반도건설 노림수

여기서 퇴짜 맞고 저기서 우군 행세?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뛰어든 반도건설이 남매 사이서 저울질에 고심했다는 소문이 확산되고 있다. 한진그룹 선대 회장과의 인연을 강조했던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은 자칫 잘못하면 실리보다 중요한 명분을 잃게 생겼다. 
 

▲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

최근 재계에서는 반도건설이 ‘3자 동맹’ 참여에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만나 요구 조건을 제시했다는 얘기가 공공연하게 퍼진 상황이다. 뜬소문으로 치부하기에는 요구조건의 상세 내용이 꽤나 구체적이다.

의심받는 속내

반도건설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간 논의가 있었던 시점은 반도건설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KCGI(강성부펀드)와 이른바 3자 동맹을 결성하기 이전으로 알려졌다.

권 회장 측이 요구했다는 것으로 알려진 부동산 개발권은 대한항공 소유의 종로구 송현동 부지(3만6642㎡)와 대한항공 100% 자회사인 왕산레저개발이 운영하는 인천시 을왕리 내 용유왕산마리나 요트 계류장 인근 부지라고 전해진다. 

경복궁 옆에  위치한 송현동 부지는 대한항공이 얼마 전까지 ‘7성급 한옥형 특급호텔’을 추진했던 곳으로, 5000억원 상당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평가된다. 왕산마리나를 운영하는 왕산레저개발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한때 대표를 맡아 레저사업을 추진한 곳이다. 


이렇게 되자 반도건설이 한진그룹 유휴부지 개발과 호텔·관광산업 선점을 목표로 한진 일가 경영권 분쟁에 뛰어들었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반도건설 측은 세간의 소문에 부인하고 있지만 재계에서는 반도건설이 실리를 얻고자 3자 동맹 결성 전, 한진그룹 남매 사이를 오가는 줄타기를 했다고 보고 있다. 

소문이 빠르게 확산되자 올해 초 한진칼 주식을 매입하면서 조양호 전 회장과 친분을 내세웠던 권 회장의 발언마저 속내를 의심받는 분위기다. 

반도건설이 한진가 경영분쟁을 이용해 잇속을 챙기려 한다는 지적은 남매 간 분쟁이 표면화되기 전부터 계속되던 상황이었다. 실제로 반도건설은 대호개발, 한영개발, 반도개발 등 3개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4월부터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고, 10월에는 5% 이상 보유를 공시했다.

티나는 부동산 개발권 야욕
선친 언급하며 지분 확충 골몰

이후 지분을 8.28%까지 확대했고 올 1월에 매수 목적을 ‘단순투자’서 ‘경영참여’로 바꿨다. 

3자 동맹의 공세는 최근 더욱 강화되는 추세다. KCGI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 20일 한진칼 주식 5.02%를 추가로 매수했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3자 동맹이 보유한 지분은 모두 37.08%로 늘었고 조 회장을 따돌리고 한진칼의 최대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3자 동맹의 이번 주식 추가 매입은 사실상 반도건설이 주도한 인상이 짙다. 반도건설은 한진칼 지분을 8.28%서 13%대로 올리는 데 성공했고 단일 주주로는 KCGI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랐다.
 

▲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부사장

그럼에도 조 회장 측이 그룹 실권을 잡고 있다는 점은 반도건설 입장에선 여간 부담스런 일이 아니다. 최근 한진그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호텔 및 레저 사업과 부동산 자산 매각에 나섰다. 한진칼 소유의 제주 칼호텔과 파라다이스호텔을 정리하는 방안에 무게가 실린다. 

대한항공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서울 종로구 송현동 땅(3만6642m²·1만1084평) 매각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또 인천 중구 을왕동에 있는 왕산마리나 운영사인 왕산레저개발의 지분도 매각하겠다고 했다.

재계에서는 이번 매각이 표면상 재무구조 개선을 내세우지만 3자 동맹의 선봉에 선 누나의 힘을 약화시키겠다는 조 회장의 의도가 깔려있다고 해석한다. 자연스럽게 반도건설의 재개발 사업 기회를 박탈한거나 마찬가지라는 견해도 나온다. 

재계 관계자는 “이번 매각 결정은 재무구조 개선이라는 명분과 경쟁자 힘빼기라는 일석이조 효과를 기대한 조치”라고 해석했다.

결속력 글쎄∼

이런 가운데 조 회장 측은 지배구조 개선안을 밀어붙이면서 3자 동맹과의 명분 게임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우선 기존 대표이사가 겸직하던 이사회 의장을 이사회서 선출하도록 정관을 변경했다. 오는 3월 주주총회서 이번 안건이 통과하면 한진칼 대표를 맡은 조원태 회장은 이사회 의장 자리를 내려놓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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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