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격인터뷰> 신현빈 “한 컷을 위해서라도, 머리 자를 수 있죠”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2011년 SBS 연기대상, 방송국은 배우 신현빈에게 노래를 시켰다. 당시 데뷔 1년차의 신인이고, 배우임에도 여유 있게 무대를 장악한 그의 매력에는 잠재력이 가득했다. 영화 <방가방가>로 백상 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한 것에 이어 SBS <무사 백동수>로 SBS 연기대상 뉴스타상도 수상했다. 연기 경험이 전혀 없었던 시기에 일궈낸 결과다.
 

▲ ▲ 배우 신현빈 ⓒ메가박스 플러스엠

기세 좋게 나아갈 것 같았던 신현빈은 기대만큼 뻗어나가지는 못했다. 약 4년 이상 공백을 갖다 영화 <공조>의 림철영(현빈 분)의 부인으로 나와 ‘현빈 아내’로 회자되기 시작했다. 그 이후부터는 영화 <변산>, 드라마 <자백> 등 굵직한 배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그런 신현빈이 신작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이하 <지푸라기>)에 출연했다. 다양한 군상이 돈 가방을 놓고 짐승처럼 변해가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호평이 자자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작품의 매력만큼 조명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신현빈은 극 중에서 사기당한 뒤 술집으로 출근을 하고, 남편으로부터 폭력을 당하는 여인 ‘미란’을 연기한다. 죽느니만 못한 삶을 살던 중에 우연히 연희(전도연 분)를 만나 한 줄기 희망을 맛보는 여인이다. 약한 내면을 지닌 듯 보이지만, 새로운 삶을 위해 무자비한 일도 처리해내는 강단도 있다. 섹시와 퇴폐가 공존하면서도 때로는 동정심을 유발하며, 독한 것 같으면서도 순진한 미란을 표현한 신현빈을 최근 만났다.

뛰어난 외모는 물론 어떤 고된 역할을 맡아도 안정된 연기를 펼치는 신현빈. 배우로서의 여정을 들어봤다.

“작품의 양도 타이밍”

미술학도였다. 한국예술종합대학 미술이론학과에 입학할 정도로 미술쪽 재능이 풍부했다. 학교생활을 시작함과 거의 동시에 ‘재능이 없나?’라는 생각에 빠지게 됐다. 그리고 배우로서의 꿈을 꾸게 된다. 미술학도서 배우가 되기로 결심한 과정은 의외로 심플했다. ‘재능’에 대한 의심이었다.

“미술하다가 배우가 되신 분들이 많아요. 감우성 선배나 전수진씨가 그렇죠. 전공이 다른 배우들도 많잖아요. 학교 가서 ‘재능이 없다’는 생각을 빨리 한 것 같아요. 학교를 갔는데 ‘쟤는 타고 났구나’ 하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물론 ‘쟤는 어떻게 들어왔지?’라는 생각이 드는 친구들도 있긴 했는데, 어쨌든 저는 미술을 그리 좋아하는 학생이 아니었어요. 학교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는 느낌이랄까요. 저는 제가 미술을 좋아하고 재능도 있는 줄 알았는데, 어느 것도 없던 사람이라고 생각했어요.”

가족에게 미술을 하고 싶지 않다고 했고, 가족은 ‘졸업만 해라’라고 주문한다. 그 때부터 즐겁게 학교만 다닌다.

“평범한 대학생활을 했어요. 지나고 나면 못할테니까요. 그 몇 년이 인생을 좌지우지 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처음 본 영화 <방가방가>서 덜컥 캐스팅이 된 거예요. 그렇게 시작하게 됐어요.”

<방가방가>와 <무사 백동수>로 꽤나 입지를 굳힌 신예 배우였다. 다양한 작품서 더 활약할 기회가 많아 보였는데, 그 이후로 활약은 저조했다. 영화 <어떤 살인>과 TV조선 드라마 <발효가족>, 연극 <돌아서서 떠나라> 등에 참여했지만, 대중이 기억할 정도의 각인을 남기지는 못했다.

“사실 꾸준히 작품은 했어요. 단막극에도 나왔고요. 작품이 얼만큼 드러나냐 아니냐의 차이 같아요. 바빠지는 시기가 있는 것 같아요. <공조> 이후로 많이 늘어난 거 같아요. 2017년 1월에 개봉한 이후로 여러 작품으로 이어졌죠.”
 

▲ ⓒ메가박스 플러스엠

한 신을 위해 단발을 만들다

<어떤 살인>에서는 힘겨운 일을 당하는 청각장애인 역에 도전한다. 신예로서 쉽지 않은 선택이었다. 비록 작품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커다란 경험치가 된다. 이후에도 신현빈은 분량이나 배역을 막론하고 다양한 역할에 도전한다. <공조>가 히트를 치면서 회자됐고, 드라마와 영화를 가리지 않던 그는 이준익 감독 <변산>으로 재조명받더니 드라마 <자백>서 주인공 자리를 꿰찬다.

아울러 <지푸라기>서도 이야기를 시작하고 끌고 가는, 소위 ‘문을 여는 역’을 맡는다.

“많이 부담스러웠죠. 인물도 많은데, 너무 튀어도 안되잖아요. 밸런스를 맞추는 것에 집중했어요. 태영(정우성 분)은 블랙코미디, 중만(배성우 분)은 드라마잖아요. 저희는 미스터리 스릴러의 분위기가 있고요. 복잡하거나 지루하지 않으면서 긴장감이 유지돼야 이야기가 힘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결과적으로 호평이 많은 걸 보니 연기를 못하진 않았나 봐요.”

이번 작품서도 신현빈의 역할은 다소 불우하다. 섹시하고 농염한 <변산>이나 걸크러쉬 느낌의 <자백>과는 다르다. 폭력에 노출돼 있고, 환경으로부터 오는 괴로움이 지속된다. 부담스러울 수 있는 노출신도 있다.

“미란은 평범하게 살다가 그런 환경에 처해버린 여성이라고 생각했어요. 처음 결혼생활은 꽤나 좋았을 것이라고 전사를 그렸어요. 결혼 사진도 행복해 보여요. 상황이 이 여자를 바꿔 놓은 거죠.”

희망이 없어보이는 상황서 미란은 술집 여사장인 연희(전도연 분)를 만난다. 마치 미란의 히어로처럼 미란이 힘들어하는 부분을 완벽히 처리해준다. 사리사욕 없이 미란을 돕는다. 연희가 동경을 넘어 존경의 대상이 된 미란은 긴 머리를 잘라낸다. 연희는 처음부터 단발이었는데, 연희를 동경하고 있다는 것을 머리 길이로 표현한 것.
 

▲ ▲ⓒ메가박스 플러스엠

단 한 신, 몇 컷에 잠깐 등장한다. 누군가는 깜빡 놓치고 지나갈 수도 있는 이 장면을 위해 신현빈은 다음 작품이 줄지어 촬영이 예정됐음에도, 과감하게 머리를 싹둑 잘라낸다.

“미란의 머리가 달라지는 장면부터 영화는 급속도를 내요. 강렬하게 나와야 하는 상황이었고, 미란에게도 꼭 필요한 지점이었어요. 감독님이 머리를 자르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냥 그 말대로 한 거예요. 요즘에는 머리를 붙이는 것도 감쪽같이 잘 되기 때문에 그렇게 문제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어요. 아무런 걱정 없이 자른 건 아니지만, 충분히 해결되지 않을까 싶었죠.”

<지푸라기>서 신현빈은 국내 최고의 연기력을 인정받는 전도연과 호흡을 맞춘다. 그를 옆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영광이었고, 기회였다.

“도연 선배는 든든했고, 제가 편할 수 있도록 늘 배려해 주셨어요. 자극되는 순간도 많았어요. 상대 배우로 연기하면서 전도연 선배의 에너지도 분명 느꼈죠. 미란이 연희에게 갖는 마음, 의지하고 믿는 그런 마음과 제가 전도연 선배에게 의지하는 마음이 실제로 맞닿아있던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특히 미란이 연희와 처음 만나는 장면을 촬영할 때다 전도연 선배는 제 연기를 가장 가까이서 보는 분인데, 제가 그 상황이나 감정에 집중하는 게 보이셨나 봐요. 제가 편하게 시간을 갖고 잘할 수 있게 따로 (스태프들에게)얘기도 해주셨어요. 그런데 그런 걸 내색하지 않으셨죠. 대놓고 얘기하면 제가 오히려 더 신경 쓸까 봐 그러신 것 같아요. 연기를 가르쳐주거나 알려줘서 내가 뭔가 배웠다기보다 선배를 보면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됐고 자연스럽게 배워가게 됐어요.”

이제는 의사로…

신현빈의 다음 행선지는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응답하라> 시리즈부터 <슬기로운 감빵생활>까지 연이은 성공신화를 써 내려가고 있는 신원호 표 드라마에 합류했다. 작은 내용이나 캐릭터를 설명하는 것조차 꺼려 했다. ‘방송으로 봐달라’는 말만 되뇌었다.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건 제가 의사라는 거예요. 대다수가 의사거든요. 어찌 됐든 그간 제가 보여주지 못했던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기대는 있어요. 그렇다고 기대가 크지는 않아요. 원하는대로 다 되지는 않더라고요. 막연하게 새로운 인물을 많이 해보고 싶다 정도만 있어요. 앞으로도 되도록 저를 이해시키는 대본과 시나리오를 선택할 생각이에요. 제가 재밌어야 남들에게도 표현할 수 있잖아요. 마음처럼 될지 안 될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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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