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부터 좌충우돌’ 미래통합당 총선 시나리오

김형오 칼날에 성적표 달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총선을 앞두고 중도·보수 세력이 ‘미래통합당’이라는 이름으로 새로 뭉쳤다. 미래통합당은 총선 전 공천권을 둘러싼 갈등을 지혜롭게 풀어나가야 한다. 과감한 인적 쇄신으로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오명을 벗어낼 과제도 남았다. 아울러 중도층을 공략해야 총선서 승산이 있다. <일요시사>는 총선 전 미래통합당이 가질 수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예상해봤다.
 

▲ 미래통합당 출범식 갖는 지도부 ⓒ나경식 기자

총선을 두달여 앞두고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새로운보수당(이하 새보수당), 미래를향한전진4.0(이하 전진당)을 비롯해 중도·보수세력이 합당한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이 지난 17일 출범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사태로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분열한 이후 3년여 만이다. 이번 통합으로 범보수 세력들이 다시 뭉치면서 21대 총선의 정치 지형이 얼마나 변화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선거용
대통합?

국회 의원회관서 열린 출범식은 인산인해를 이루며 축제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통합당은 당일 출범과 동시에 총선 체제로 전환, 선거 준비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을 밝혔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는 출범식서 “자유민주주의 진영의 역사에 길이 남을 위대한 큰 걸음을 내디뎠다”며 “이제 하나의 목표, 정권 심판의 고지를 향해 힘차게 달려가자”고 말했다. 황 대표는 “정당 통합을 넘어 이젠 국민 대통합을 이뤄내고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우리의 확고한 신념과 의지를 담은 것이 미래통합당”이라고 했다.

박형준 통합신당준비위원회(이하 통준위) 공동위원장은 “국민 여러분의 열화와 같은 성원과 뜨거운 명령으로 통합당을 출범시키고 정권 심판의 길에 나서게 됐다”며 “통합의 키워드는 혁신, 확장, 미래”라고 강조했다.


통합당의 상징색은 ‘해피 핑크’로 정해졌다. 해피 핑크에는 자유를 원하는 국민,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고자 하는 당이 국민 행복을 추구하고자 하는 의지를 담았다는 게 통합당의 설명이다. 아울러 당의 로고는 한 사람의 가슴에 모여 국민들의 행복과 희망을 끌어안는 모습을 형상화했다.

통합당 홍보본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의 주인인 나 한 사람의 소중한 땀방울이 모여 국민의 땀방울이 되고, 모든 것은 국민의 입장서 출발해야 한다는 미래통합당의 변화된 관점을 표현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보수통합은 지난해 11월6일 황 대표가 공식석상서 제안한 이후 104일 만에 이뤄졌다. 통합당의 총 의석수는 한국당 105석, 새보수당 7석, 전진당 1석 등 총 113석이다. 비례대표 전담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5석을 합하면 118석이다. 129석의 민주당에 이어 원내 2당의 자격을 갖게 된다. 총선에선 통합당과 민주당과 민주통합당(가칭), 정의당, 국민의당(가칭) 등 5개 정당 구도로 치러질 전망이다.

탄핵 3년 만에 뭉친 중도·보수
전략공천 이언주, 컷오프 이혜훈

통합당 지도부로는 황 대표를 포함해 한국당 전 최고위원이었던 심재철 원내대표, 김재원 정책위의장, 조경태·정미경·김광림·김순례·신보라 최고위원이 그대로 합류하게 됐다. 아울러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와 전 새보수당 이준석 젊은정당비전위원장, 김원성 전진당 최고위원, 김영환 전 의원 등 4명이 통합당 최고위원으로 자리를 옮겼다.

통합당의 출범으로 뿔뿔이 흩여졌던 중도·보수 세력이 하나로 규합된 듯 보이지만 곳곳서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통합당은 현재 한국당과 새보수당, 전진당을 비롯해 보수성향 시민사회단체, 구 안철수계 인사, 친이명박계 등으로 구성돼있다.

하지만 당 지도부가 모두 한국당 중심으로 돌아가면서 당의 실권은 사실상 한국당이 꽉 잡고 있는 상태다. 무엇보다 총선 전 당을 좌지우지할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공천관리위원회 역시 한국당 출신인 김형오 위원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통합당이 새누리당과 별반 다르지 않다며 일제히 혹평 목소리를 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새 인물도, 새로운 비전도 보이지 않는다. 돌고 돌아 결국 ‘도로 새누리당’을 선택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통합당이 보수의 혁신과 개혁을 추구하고, 국민에게 감동을 주기 원한다면 오직 총선용으로 급조된 이합집산 정당, 탄핵을 불러온 도로 새누리당으로 회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특히 주도권을 둘러싼 새보수당과 한국당의 기싸움이 벌써부터 치열하다. 출범식서 새보수당 출신인 유승민 의원을 포함해 하태경, 지상욱 의원이 불참한 점이 주목할만한 대목이다. 유 의원과 황 대표가 출범식서 연출하는 모습이 보수통합의 ‘시너지효과’를 낼 것이라는 관측 속에서 예상 밖의 행보로 볼 수 있다. 이는 새보수당이 보수통합 방식에 대해 만족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주도권
신경전

새보수당 출신 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출범식부터 한국당 중심으로 계획된 점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터져 나왔다.

이 외에도 통합당 첫 의원총회서 새보수당과 한국당은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당이 새보수당을 ‘흡수 통합’한 모양새가 연출됐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의원총회 앞쪽 좌석에는 통합당 최고위원들과 새보수당 출신 의원들, 이언주 의원 등의 자리가 마련됐으며 각자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반면 옛 한국당 의원들의 자리에는 이름표가 없었다. 이에 새보수당 출신 정병국 의원이 따로 자리를 만든 것에 대해 불쾌감을 표시하면서 분위기가 싸늘해졌다.

새보수당은 그동안 통합의 형태가 ‘흡수 통합’이 아닌 양당이 동등한 입장서 신설 합당을 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첫 의총서 새보수당 세력들이 한국당에 합류된 듯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대놓고 불만을 나타낸 것이다.

총선은 정치 생명이 직결되는 문제기 때문에 공천을 둘러싼 치열한 기싸움이 불가피하다. 양당 간 크고 작은 기싸움이 계속되는 배경에는 총선 전 공천서 밀리지 않겠다는 속셈이 깔려있다. 우려됐던 양당의 공천 갈등은 통합당 이혜훈 의원의 문제 메시지가 보도되면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지난 19일 통합당 유승민 의원이 이혜훈 의원에게 공천 형평성 문제를 지적하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메시지에는 유 의원이 새보수당 출신 현역이나 원외인사의 공천 형평성을 문제 삼으며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에게 항의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메시지가 언론을 통해 발표되자 통합당 공관위는 유감을 표명하며 엄중 경고에 나섰다. 공관위는 “최근 공관위의 원칙과 방향을 흔들려는 시도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며 “기존의 관행과 이해관계를 벗어나지 못한 채 책임과 헌신을 망각하는 일부의 일탈행위에 대해 엄중하게 경고하며 반복될 경우 단호히 대처할 것”이라고 대응했다.

대대적인
인적 쇄신


이후 공관위는 지난 21일 이 의원에 대한 컷오프를 결정했다.

아울러 전진당 출신 이언주 의원의 영도 ‘전략 공천’ 논란도 내홍에 불을 붙이는 계기가 됐다. 통합당 김무성 의원이 한 언론과의 인터뷰서 자신의 지역구인 부산 중·영도구에 이 의원의 전략공천에 대해 비판 목소리를 냈다. 그러자 이 의원은 “공천 문제는 공관위 소관사항이고 불출마하신 분께서 왈가왈부할 문제가 아니다”라며 “자신이 엉망으로 만들어 놓은 기득권을 주장하고 뒤에서 공관위원도 아니면서 아직도 막후정치 하고자하는 행태는 매우 심각한 구태 정치”라며 정면 반박했다.

통합당 내에선 김 의원을 두둔하는 기류가 강하다. 당이 통합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시점서 이 의원이 너무 과하게 행동한다는 것이다. 통합당 장제원 의원은 SNS를 통해 “이 의원은 자중하기 바란다. 통합에 잉크도 마르기 전에 경거망동은 삼가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공천 관련으로 당 내에서 여러 가지 잡음이 흘러 나오자 황 대표는 “우리 안에서도 경쟁이 불가피할 수 있다”며 “총선 압승이라는 최종 목표 앞에서 아름다운 경쟁을 벌여야 한다”며 논란 불식에 나섰다.
 

▲ 대화 나누는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와 이언주 의원

통합당의 또 다른 관건은 도로 새누리당이라는 세간의 비판을 극복할 수 있는지의 여부다. 이번 총선서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역할이 총선 승리를 이끌 수 있는 가장 큰 변수로 꼽힌다. 역대 총선 결과를 돌이켜보면 인적 쇄신과 물갈이에 성공한 정당이 승리를 거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통합당은 탄핵 정국 이후 처음 치루는 총선이기에 어느 때보다 높은 수위의 인적 쇄신 요구에 직면해있다.

공관위의 인적 혁신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김 위원장의 행보가 힘을 받는 분위기다. 정치권에선 김 위원장의 칼날이 어느 때보다 매섭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대표의 종로 출마에 이어 비박·친박계 불출마 선언이 계속되고 있는 데다 시중일관 버티던 TK(대구·경북) 지역서도 서서히 균열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태기 때문이다.

도로 새누리당? 김의 선택 주목
안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 높아


인적 쇄신의 핵심 지역은 통합당의 지지 기반인 영남권이다. 공관위 주변에서는 TK 지역의 현역 절반을 교체하고, PK(부산·경남) 지역까지 확장해 불출마 수를 끌어올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렇게 되면 TK 지역의 통합당 의원 20명 중 15명을 차지하는 초·재선 의원 상당수가 교체 대상이 될 수 있다. PK는 현역 28명 중 현재 10명이 불출마 선언을 한 상태다.

그러나 통합당 내 공천 불만이 ‘내분’으로 폭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공천심사서 배제된 영남권 인사들이 탈당 후 친박신당과 연대해 선거판을 뒤흔들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재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에 반대하는 세력인 우리공화당과 자유통일당은 합당을 발표한 상태다. 우리공화당 조원진 대표는 “다음 주부터 여러 의원이 우리 당으로 입당할 것”이라며 “총선 전까지 30명의 의원을 확보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대안신당 박지원 의원은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서 “미래통합당의 친박 세력은 TK가 낙천됐을 때 절대 그대로 있지 않는다”며 “그들이 뭉쳐서 더 큰 위력을 영남에서는 발휘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도층 확장 여부도 통합당의 중요 이슈다. 통합당은 외연 확장을 위해 바른미래당서 탈당한 안철수계 비례대표 의원 일부에게 입당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일 발 빠르게 움직인 사람은 대표적인 안철수계 사람으로 꼽히는 무소속 이동섭 의원인데, 지난 21일 통합당 입당 의사를 밝혔다. 보수진영 통합으로 4·15 총선 구도서 안철수계의 제3 지대 독자 생존은 어렵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탈락자들
또 딴살림?

만일 이들이 또 다른 안철수계 인물들이 통합당에 합류한다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선거 연대’ 형식으로 통합당과 손을 잡을 공산이 높다. 통합당 역시 중도 확장을 위한 차원서 안 전 대표를 받아들인다면 중도층 확장에도 어느 정도 성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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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