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김건희 의혹’ BMW 딜러 재벌 권오수 회장 정체

시장서 원단 팔다…태풍의 눈으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이들이 결탁해 주가를 조작했고 경찰이 내사를 진행했다는 의혹이 보도됐다. 권 회장은 업계 안팎서 입지적 인물로 꼽히는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불쑥 이슈의 중심에 서게 된 권 회장. 그는 누구일까.

▲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은 지난해 7월 윤석열 검찰총장 청문회서 언급됐다. 당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윤 총장 부인인 김건희 코바나컨텐츠 대표가 도이치모터스 비상장 계열사 주식에 20억원을 투자한 사안과 관련, 권 회장을 증인으로 신청하기로 했다. 하지만 권 회장은 청문회에 출석하지 않았다.

윤 청문회
도이치 언급

그로부터 약 7개월 뒤 이들의 이름이 다시 언급됐다. 인터넷 독립언론 <뉴스타파>는 이들의 주가 조작 및 금전거래 관계 의혹을 보도했다. 매체는 지난 17일 ‘윤석열 아내 김건희, 주가 조작 연루 의혹’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경찰 수사 첩보 보고서와 함께 보도했다. 보고서는 지난 2013년 경찰이 직접 작성했고, 정식 내사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에 따르면 권 회장은 2008년 11월 ‘다르앤코’라는 상장사를 매입했다. 목적은 도이치모터스 우회상장. 2009년 1월 두 회사가 합병하면서 도이치모터스는 우회상장에 성공했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상장 이후 도이치모터스 주가는 내리막을 탔다. 상장 첫 날 주당 9000원서 이듬해 2000원까지 하락했다. 권 회장은 주식시장 ‘선수’로 통하는 이모씨를 만났다.


권 회장은 이씨에게 자신의 주식 100만주를 맡겼고, 다른 주주들도 소개시켜줬다. 이들은 이씨에게 도이치모터스 주식과 계좌, 돈 등을 빌려줬다. 이른바 ‘전주’ 역할을 한 셈이다.

경찰 보고서에 따르면 김 대표도 등장한다. 권 회장은 2010년 2월 이씨에게 김 대표를 소개시켜줬다. 윤 총장과 결혼하기 2년 전이다. 경찰은 ‘작전 시작 시점’을 2009년 11월경으로 봤다. 도이치모터스 주식이 2000원 아래로 떨어졌을 때다. 이씨는 사채 100억원으로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사들였다.

작전 일환으로 증권사 매수 추천과 긍정적 기사가 뒤를 이었다. 마침 주가가 상승할 만한 호재도 있었다. 도이치모터스 주식은 2011년 3월 8000원으로 정점을 찍었다.

검찰총장 부인-권 회장 무슨 이유로?
“경 내사 중단” vs“내사한 적 없어”

이어 뉴스타파는 ‘윤석열 아내 김건희-도이치모터스 권오수의 수상한 10년 거래’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했다. 도이치모터스 우회상장 4개월 뒤 ‘두창섬유’라는 회사는 도이치모터스 주식 8억원가량을 장외 매도했다. 매도 대상자는 다름 아닌 김 대표였다. 눈길이 가는 건 일반적인 거래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도이치모터스는 인수합병 전 두창섬유에 40억원을 빚지고 있었다. 도이치모터스는 상장 이후 두창섬유에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며 채무를 털었다. 두창섬유는 이 주식의 일부를 김 대표에게 팔았다. 매입비용은 시세보다 200원 정도 낮았다.

문제는 두창섬유가 권 회장 회사라는 사실이다. 권 회장은 자신의 회사를 통해 인수합병 자금을 마련했고, 채권을 주식으로 전환하면서 채무를 해결했다. 이 과정서 김 대표는 ‘개인’으로서 ‘오너’ 주식을 넘겨받은 셈이다. 특수 관계가 아닌 이상 통상적이지 않다는 관측이었다.


거래가 이뤄진 시기는 경찰이 ‘작전 시기’로 보는 2009년 11월∼2011년 11월과 겹친다. 권 회장이 선수 이씨에게 김 대표를 소개해준 때다. 매체는 김 대표가 매입한 8억원가량 주식을 해당 시기에 팔았다면 상당한 차익을 봤을 것으로 추정했다.

윤 총장과 결혼 이후에도 김 대표와 권 회장 간 거래는 계속됐다. 도이치모터스는 자동차 할부 금융회사 도이치파이낸셜을 설립했다. 김 대표에게 40만주가 배정됐다. 주식 가격은 액면가 500원 그대로였다. 오너 일가가 아닌 이상 이례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 윤석열 검찰총장과 그의 아내 김건희씨 ⓒ청와대

도이치모터스는 도이치파이낸셜 신주 200만주를 주당 1500원에 추가로 매입했다. 발행 당시 액면가 500원짜리 주식을 3배 가격에 사들였다. 도이치파이낸셜 주식은 비상장 주식으로 평가액이 3배 올라갔다. 김 대표의 2억원 평가액 역시 6억원으로 뛰었다.

2017년 1월 김 대표는 도이치파이낸셜 전환사채 20억원어치를 사들였다. 이 때 김 대표가 사들인 전환가격은 주당 800원이었다. ‘우리들 휴브레인’이라는 회사는 주식을 주당 1500원에 사들였다. 미래에셋은 주식을 주당 1000원에 사들였다. 법인이나 기관투자가보다 개인이 더 싼 값에 주식을 사들인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작성된 보고서는)경찰이 작성한 것이고, 김 대표 이름이 거론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당시 내사 대상자는 권 회장과 이씨였다”고 전했다. 이어 “당시 경찰은 제보자만 제한적으로 접촉했으며 김 대표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 등을 위해 접촉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수상한 거래
진실? 거짓?

도이치모터스는 즉각 반박자료를 냈다. 회사는 지난 17일 ‘확인되지 않은 억측과 오해를 근거로 한 일방적 주장’이라며 ‘도이치모터스와 전혀 무관하며 대주주 또는 법률에 위반되는 행위가 일절 없다’고 강하게 부정했다.

이어 ‘추측성 보도는 당사자는 물론 회사와 투자자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며 ‘사실이 아닌 보도가 확대 재생산되지 않도록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오토타임즈>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 관계자는 주가 조작 의혹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며 강하게 부인했다.

관계자는 “국내 주가 조작 사건 조사 절차는 관련 법상 금융감독원이 광범위한 거래계좌 조사를 하고, 이에 앞서 증권선물위원회 의결에 의한 고발을 거치지 않고서는 금감원이 수사기관에 금융거래정보를 제공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사기관이 제보에 의해 신빙성을 판단하고 금감원에 통보했다면 단서로 활용하게 하는 것이 정상적인 절차에 해당한다”며 “도이치모터스는 대표 및 경영진 누구도 당시 주가 조작에 대해 외부인과 접촉한 사실이 전혀 없다”고 강조했다.

핵심 당사자로 거론되는 권 회장은 누구일까. 그는 자수성가형 기업인으로 바닥부터 시작해 정상에 오른 ‘입지적 인물’로 평가받는다. 대구서 대학을 졸업했고 고려대학교 경영대학원을 거쳤다. 이후 한신상사, 대웅상사, 두창섬유 대표이사 등을 거쳐 도이치모터스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권 회장은 졸업 직후 서울로 상경해 동대문시장서 원단 판매를 하던 작은 아버지 밑에서 일을 시작했다. 당시 그는 섬유 외판원이었다. 처음 받은 월급은 10만원. 하지만 남들보다 탁월한 영업능력을 인정받으면서 월급이 100만원까지 올랐다.

당시 섬유사업은 호황이었다. 5공화국 시절 교복 자유화 등으로 수요가 폭발하는 등 사업 환경이 나쁘지 않았다. 권 회장은 이후 독립을 결심했다. 주변 만류가 있었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권 회장은 그야말로 승승장구했다. 섬유회사 대웅상사를 설립한 그는 섬유제조 및 유통회사를 5곳까지 운영하기에 이르렀다.

권 회장은 2010년 <파이낸셜뉴스>와의 인터뷰서 당시를 회상하며 “독립하면 망한다고 주변 사람들이 다 만류했다. 하지만 독립을 위해 4년간 치밀하게 준비했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영업을 하면서 130여개의 회사를 담당했다. 대형 고객사 4∼5개는 평생 함께할 사업 파트너로 만들었다. 물고기 몰듯이 시장 흐름을 파악하고 대형 고객사만 쥐고 있으면 밑에 있는 기업들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권 회장은 섬유사업이 하락국면으로 접어들자 새로운 성장 동력 확보에 주력했다. 당시 권 회장이 꼽은 성장 가능성 있는 사업 분야는 자동차 딜러, 외식, 임대, 금융, 호텔업 등 5개였다. 권 회장은 장고 끝에 자동차 딜러업을 선택했다.

국내 소득수준이 높아진 만큼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무엇보다도 직접 경험한 면이 컸다. 권 회장은 우연히 친구의 BMW를 운전했다가 신선한 충격을 받았다. 이정도 성능이면 팔아볼만 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도 이 때다.


권 회장은 아무런 연고도 없이 BMW코리아 문을 두드렸다. 당장 차를 팔 수 있도록 딜러 권한을 요구했다. 하지만 수도권과 주요 도시에는 기존 딜러들이 자리를 잡고 있었다. 권 회장이 배정된 곳은 강원도 원주와 제주도였다.

맨손으로
자수성가

권 회장은 원주에 500평 규모 전시장을 지었다. 권 회장은 진출 첫 해에 무려 350대의 BMW 차량을 팔았다. 도이치모터스의 본격적인 신호탄이 울린 때다. 권 회장은 1년 만에 서울로 진입할 수 있었다. 권 회장은 답십리에 터를 잡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키워나갔다. 도이치모터스는 코오롱모터스, 한독모터스 등과 함께 BMW 주요 딜러로 어깨를 나란히 했다.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를 이끌며 ‘최초’ 타이틀을 거머줬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BMW 미니를 론칭했고, 2008년에는 업계 최초로 코스닥에 상장됐다.

‘김건희-권오수’ 의혹을 두고 반응은 제각각이다. 당장 실체를 밝혀달라는 요구가 있는 반면 이미 철지난 이야기라는 관측도 있었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부인 주가 조작 연루 특검으로 밝혀주십시오’라는 제목의 청원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2013년 경찰 내사가 중지돼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과 김 대표 관여 의혹이 어둠속에 묻히게 됐다’며 특검을 촉구했다.
 

이날 오전 11시 기준 청원 동의 인원은 1만7000명을 넘어섰다. 청와대는 답변 기준을 20만명으로 제한한다. 하지만 첫 청원 이후 30일 이내 100명의 사전 동의를 받은 청원은 검토 후 게시판에 공개한다. 이후 동의 여부를 추가로 묻는다. 해당 청원은 하루 만에 공개 기준을 충족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번 <한겨레>, 이번엔 <뉴스타파>, 또다시 묻어버리려다가 실패한 듯’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청 입장 보도 링크를 공유하며 ‘이거, 이거, 청문회 때 내놨지만 영양가 없어 아무도 먹지 않아서 물린 음식이죠? 그걸 다시 리사이클링(재활용)하다니, 명백한 식품위생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가 재산을 형성한 과정은 윤 총장 인사청문회서 언급된 바 있지만 특별한 주목 없이 넘어갔다.

당시 윤 총장 청문회에선 김 대표와 권 회장 간 거래를 두고 자료 요청 요구가 잇따랐다. 당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후보자 배우자가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매매를 한 부분에 대해서 주식매매계약서를 요청했지만 제출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 의원은 “최초로 2013년 후보자 배우자가 매수할 당시 서면답변에 보면 공모절차에 참여를 했다고 나오지만, 금감원 공시 사이트에 들어가서 자료를 다 검색해봤는데 공모에 대한 공시는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외판원서 상장사 오너로 우뚝
성장가도 달리다 걸림돌 불쑥

채 의원은 김 대표의 도이치파이낸셜 20억원 주식매매계약서와 도이치파이낸셜 주식 40만주 매도 당시 계약서 등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채 의원은 “2017년 이 주식을 다시 매각했는데 당시 회사 가치를 평가해봤을 때 기업 가치보다 훨씬 낮은 가액으로 처분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상대방이 누구인지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전신) 김진태 의원도 “일반인들이 매입하기 어려운 비상장주식을 무려 250만주를 샀다”며 “도이치파이낸셜과 상당히 우호적인 관계에 있는 미래에셋도 주당 1000주에 인수를 했는데 배우자는 주당 800원에 인수하면 차액만큼 부당한 이득을 본 것이 아니냐”고 캐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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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윤 총장은 “미래에셋은 연리 7% 수익이 보장된 배당 우선주고, 제 식구(부인)가 인수한 것은 일반 보통주로 알고 있다”며 “금액에 차이가 나는 것은 주식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여러 의원이 계약서를 요구했지만 윤 총장은 끝내 제출하지 않았다.

권 회장의 도이치모터스는 혁혁한 성과를 내고 있다. 도이치모티스는 2016년과 2017년 연결 기준 매출 6734억원, 9501억원을 올리다가 2018년 1조 매출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도이치모터스는 매출액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이 모두 증가했다. 증가 폭도 컸다.

도이치모터스 매출액은 1조2111억원을 기록했는데 직전 년도에 비해 14.4% 증가한 수치였다. 영업이익은 무려 64.2% 증가한 831억원이었다. 당기순이익은 58.2% 증가한 548억원이었다.

도이치모터스 홈페이지에 따르면 전국에 10개 전시장이 있다. 서울에는 7곳(성수·한남·동대문·대치·양재·잠실·송파), 경기 하남, 강원 원주, 제주에는 각각 1개씩 분포돼있다.

지난해
최대 실적

서비스센터 역시 10곳이다. 서울 5곳(동대문·송파·도곡·성수·양재), 경기 3곳(구리·미사·하남), 강원도 원주와 제주에 1개씩 있다. 권 회장은 도이치모터스 최대주주다. 27.64% 지분이 있다. 친인척인 지분까지 포함하면 특수관계인 지분은 32.76%에 달한다. 도이치모터스에는 6개 계열사가 있다. ▲도이치파이낸셜 ▲디에이에프에스 ▲지카 ▲도이치피앤에스 ▲도이치오토월드 ▲도이치아우토 등이다. 도이치모터스는 이들 회사 최대주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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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2월 위기설’ 보수 합종연횡 시동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일각에서 “장동혁 체제를 무너트린 후 비상대책위원회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장동혁 대표는 ‘중도 확장’을 언급하면서도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몰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친한계는 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도 친윤계와 일시적 휴전을 하고 있다. 장동혁·친윤·친한·개혁신당은 얽히고설킨 합종연횡을 시작했다.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각각 지난 5일과 9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비판했다. 이후 국민의힘에선 장 대표가 물러난 후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출범할 가능성도 언급된다. 장 다음은 신 비대위?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은 지난 9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언더 찐윤 그룹 내 대구·경북에 지역구를 둔 몇몇 의원이 장 대표에 대해 ‘이 사람으로 되겠느냐’는 얘기를 하는 것 같다”면서 “장 대표가 물러나면 누구에게 비대위원장을 시키면 좋겠느냐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주장했다. 장 소장은 “그들이 국민의힘 신동욱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을 맡기려 한다”고도 했다. 그에 따르면,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이 신 최고위원에게 비대위원장직을 맡기려는 이유로 경북 상주·언론사 앵커 출신이란 점이 거론된다. 장 소장은 “급소에 침을 넣을 수 있는 핵심은 국민의힘 박성민 의원”이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이 핵심인 이유는 “언더 찐윤의 구심점이자, 장동혁 체제를 만든 5인방 중 1명”이란 것이다. 구 친윤(친 윤석열)계 일원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김대식 의원은 지난 12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에게 제시할 노선 변경 시한은 연말”이라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비상계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지 않은 장 대표가 판단을 잘했다고 보긴 힘들다”며 “국민이 원하면 국민의 뜻을 따라야지, 국민을 이기려고 정치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도부가 연말까지 노선 변경에 대한 전향적 의견을 밝히지 않으면, 상당한 혼선이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여기서 ‘상당한 혼선’은 장 대표 체제 붕괴 가능성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장 대표는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과 함께 흔들림 없이 강경 보수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국민의힘 김민수 최고위원을 당 국민소통위원장에 임명했다. 국민의힘 장예찬 전 청년 최고위원은 국민의힘의 싱크탱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에 임명됐다. 김 최고위원은 그로부터 4일 전인 지난 11일 TV조선 유튜브 채널 ‘엄튜브’에 출연해 “지난해 12월3일 계엄군의 총구를 잡은 안귀령 대통령실 부대변인의 행동은 사실상 즉각 사살해도 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같은 방송에 출연해 국민의힘 지지율이 낮게 집계되는 여론조사에 대한 강한 불만을 제기하는 방식으로 장 대표를 엄호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지지율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지지율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단 결과가 나온 유튜브 채널 ‘고성국 TV’ 등이 발표한 여론조사를 제시했다. 이어 “한국갤럽 여론조사 외엔 국민의힘 지지율이 오른단 여론조사 결과가 대부분”이라며 “장 대표의 투쟁에 모두 단결했으면 더 올라갔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개 제시된 장동혁의 시간은 ‘연말’ ‘통일교 특검’ 매개로 손잡은 장·이 장 부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청년 참모 1호로 알려졌던 친윤계 일원으로서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가족이 연루됐다”는 논란이 발생한 당원 게시판 의혹에 강하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총선에서 부산 수영구 공천을 받았다가 “과거에 부적절한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한동훈 당시 비대위원장은 장 부원장 공천을 취소했고, 이후 장 부원장은 친한(친 한동훈)계와 대립하고 있다. 장 부원장은 같은 날 MBC 라디오 <권순표의 뉴스하이킥>에 출연해 “김 의원은 지도부를 흔들기 위한 게 아니라 건설적 대안을 제시하겠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것”이라며 “연말까지 고름 같은 당내 문제를 해결하면, 새해부터는 대여 투쟁·민생에 집중해서 중도·외연 확장을 할 길을 열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가 언급한 ‘고름 같은 당내 문제’는 당원 게시판 의혹을 말한다. 국민의힘 이호선 당무감사위원장은 지난 9일 당원 게시판 의혹 중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 위원장은 “한 전 대표와 가족 명의로 게시된 글들의 실제 작성자를 확인하고 있다”며 “한 전 대표 가족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3명은 서울 강남병 소속이고, 휴대전화 끝자리가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중 1명은 재외국민 당원으로 확인됐고, 거의 같은 시기에 탈당했다”면서 한 전 대표 가족 실명도 공개했다. 지난 16일엔 친한계 일원으로서 활발한 방송 활동을 하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에 대해 “당원권 정지 2년 중징계를 내려달라”고 윤리위원회에 요청했다. 당무감사위는 지난달 26일부터 김 전 최고위원을 조사했다. 윤리위가 당무감사위의 의견대로 징계를 확정하면, 김 전 최고위원은 내년 지방선거에 출마할 수 없다. 정당 활동이 멈춰 총선 공천에서도 큰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김 전 최고위원은 같은 날 “터무니없는 결정”이라며 “윤리위가 당원권 정지를 결정하면 가처분을 신청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위원장이 밝힌 김 전 최고위원 징계 사유는 “우리 당 운영을 파시스트적이라고 표현하면서, 북한 노동당에 비유했다”는 것이었다. 이어 “당원을 망상에 빠진 정신질환자에 비유하는 등 모욕적 표현을 했고, 사이비 교주의 영향을 받아 입당했다는 특정 종교 비난·종교 차별 발언을 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영혼을 팔았다”는 등 장 대표를 비판한 것도 징계 사유로 제시됐다. 고름 같은 당내 문제 한편 장 대표는 통일교 특검법을 매개로 개혁신당에 연대를 제안했다. 장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중 “통일교 특검법 통과를 위해 개혁신당과 뜻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그 이유로는 “지금껏 찾아볼 수 없었던 무자비·포악한 이재명 정권을 막기 위해선 모두 함께 힘을 모아 맞서 싸워야 한다”는 것을 제시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곧바로 “16일부터 특검법 논의에 착수하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는 지난 17일 만나 큰 틀에서 ‘통일교 특검 추진’에 합의했다. 이 대표는 지난달 26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장 대표는 미래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와 다르지 않은 선택을 하는 것 같다”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를 바라는 것은 멍청한 행동”이라는 등 장 대표의 강경 보수 노선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가 용꿈을 꾼다”는 평소 지론을 다시 강조하면서 “국민의힘 대표를 하면, 대권주자로서 약 20% 정도의 지지를 얻으니, 다른 주자가 사라지면 내가 유일한 대권후보란 착각에 빠진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유착 의혹이 제기된 후 두 사람은 제한적으로라도 연대할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최근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관계자들은 민주당 일부 정치인들에게도 후원금을 제공했다. 하지만 김건희 특검은 “교단의 지시를 어긴 관계자 개인의 일탈이었다”면서 기소하지 않았다. 보수 야권으로선 특검의 공정성 문제를 대대적으로 제기할 수 있는 소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의원 상당수가 특검의 수사 대상이었던 국민의힘으로선 “되돌려줄 기회가 온 것 아니냐”고 바라보는 시선도 있다.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 2018년부터 3년 동안 현금·명품 시계 등을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이 된 후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아울러 장 대표가 친한계 정리 작업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친한계와 개혁신당도 사이가 매우 좋지 않단 사실도 주목받고 있다. 친한계와 개혁신당은 쿠팡 새벽 배송 논란 관련 토론회 개최를 놓고 크게 갈등했다. 국민의힘 김은혜·우재준 의원은 지난 15일 ‘새벽 배송 금지, 누구의 새벽을 위한 선택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개혁신당은 사흘 뒤인 지난 18일, 김성열 수석 최고위원이 주관하는 ‘새벽 배송 금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친윤·친한 여전한 갈등 김 최고위원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김·우 의원이 토론회 개최를 예고했다가 취소해서, 개혁신당이 마음 다친 관계자들을 모시고 토론회를 기획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개혁신당 주최 토론회가 개최될 것이란 사실을 뻔히 알면서 다시 토론회를 개최하는데, 눈치 보다가 남의 것을 빼앗아서 하는 토론회에 무슨 진정성이 있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토론회에도 ‘원조’ 표기를 하고, 상표권도 등록해야겠다”고 덧붙였다. 우 의원은 곧바로 반박했다. 그는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새벽 배송 논쟁은 국민의힘이 먼저 제기했고, 우리 토론회는 원래부터 15일 개최가 예정돼있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토론회 개최 직전 발생한 쿠팡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사회적 관심이 분산될 가능성을 우려해 일정 연기도 검토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여론 흐름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 원래 계획대로 진행하는 게 적절하다고 판단됐다”고 설명했다. 우 의원이 15일 개최를 중요시 여긴 이유 중 하나는 지난 16일 진행된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체 회의라고 한다. 구도를 정리하면, 장 대표는 당내 친윤계·친한계와 갈등하면서 개혁신당과 제한적 연대를 추진해 중도 확장·대여 공세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으려고 한다. 개혁신당은 장 대표와의 제한적 연대를 통해 오랜 갈등 관계인 친한계와의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친한계는 장 대표·개혁신당과 갈등하면서 마찬가지로 오랜 갈등 관계인 친윤계와 중도 확장·지방선거 승리라는 대의 앞에서 일시적으로 휴전한 것 같은 구도를 만들었다. 이를 단순하게 볼 수만은 없다. 장 대표는 지난 17일 경기 고양에서 연탄 배달 봉사활동 이후 기자들을 만나 “국민의힘이 새롭게 태어나기 위해선 방향·보수 가치 재정립 과정이 필요하다”며 “그에 수반돼 많은 의원이 말씀하시는 당명 개정도 필요하다면 함께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당명 개정’은 당내 다수를 차지하는 친윤계와의 갈등을 진화하기 위한 승부수가 될 수 있다. 다만 선거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을지는 쉽게 장담하기 어렵다. 김민수·장예찬 내세워 한동훈 축출 작전? 개혁신당과 쿠팡 갈등…친윤과 일시 휴전?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내 이준석계와 구 친윤계의 갈등 끝에 이준석계가 국민의힘을 이탈한 후 창당됐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 출마한 후 각계에서 언급했던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를 끝까지 뿌리친 후 완주했다. 이는 구 친윤계와의 화학적 결합은 창당 배경·당 정체성이란 측면에서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에 진행된 흐름이었다. 하지만 민주당의 통일교 게이트 연루 가능성이 제기되자, 천 원내대표가 특검 추진 합의를 위해 구 친윤계의 일원이었던 송 원내대표와 손을 맞잡는 그림을 연출했다. 제한적 빅텐트가 구성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구도가 ‘화학적 결합’으로 해석된다면, 지난해 2월 이낙연 전 총리와 함께 빅텐트를 치려다가 당원의 강한 항의를 들은 후 무산됐던 것과 같은 사태가 재현될 수도 있다. 이 때문인지 이 대표는 지난 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장 대표는 황 전 대표처럼 굉장히 대통령이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장 대표가 주장한 ‘우리가 황교안’이란 구호대로라면, 황 전 대표의 좋은 점·나쁜 점·정치적 진로 및 결과까지 다 답습할 것”이라는 등 선을 그었다. 이 전 대표가 지난 2022년 당원권 정지 6개월을 받은 후 탈당해 개혁신당을 창당하기까지의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지지자들에게 분명하게 각인돼있다. 이들은 국민의힘을 틈을 비집고 들어간 후 언젠가 극복해야 할 대상으로 여긴다. 친한계는 김 전 최고위원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위기에 처했다. 당원 게시판 의혹에 대한 조사·징계가 막힘없이 흐르는 현 상황대로라면, 한 전 대표에 대한 징계가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이 경우 한 전 대표가 국민의힘 후보로서 선거에 출마하는 방법이 막힐 위험이 있다. 이렇게 되면 친한계는 생존 자체를 걱정해야 한다. 개혁신당과의 갈등은 이로부터 비롯된다. 유권자를 상대로 “한 전 대표와 이 전 대표 중 누가 보수의 젊은 적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을 얻어야 한다. 이 전 대표를 제치고 ‘보수의 젊은 적자’라는 명분을 얻어야 장 대표·구 친윤계와의 당내 다툼에서 명분을 얻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에 비상이 걸릴 수도 있는 여론조사 수치가 발표됐다.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는 지난 12일부터 이틀 동안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서울시장 선거 양자구도 관련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만약 최근 주목받는 정원오 성동구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양자구도를 이루면, 45.2%의 지지를 얻어 38.1%의 지지를 얻은 오 시장을 이길 수도 있단 결과가 확인됐다. 비상 걸린 지방선거 이는 민주당이 여의도 정치와 거리를 두고 행정 경험이 풍부한 새로운 후보를 내세우면 서울시장 선거에서 이길 가능성을 암시한다. 이는 ▲장 대표 ▲구 친윤계 ▲친한계 ▲개혁신당 등 보수 4자 합종연횡 구도가 더욱 복잡하게 얽히고설킬 가능성도 함께 내포한다. 장 대표에게 사실상 주어진 시한은 연말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형사재판 제1심 선고가 진행될 예정인 내년 2월까지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는 등 매듭 짓지 않으면, 지도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2월 위기설’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장 대표와 국민의힘은 과연 어떤 연말·연초를 맞이할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