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세의 골프 인문학> 발상의 전환이 새 퍼터를 탄생시키다

골프채 중에서 가장 민감한 퍼터는 수백년간 뒷부분 힐 쪽에 샤프트를 연결하는 일자형 블레이드 형태 하나로만 유지되어 왔었다. 그 상식의 틀이 19세기 후반, 엉뚱한 골퍼에 의해 깨졌다. 그 발상의 전환으로 인해 오늘날 사용되는 퍼터는 샤프트가 중앙에 끼워졌거나, 헤드 뒷부분을 둥그렇게 만든 말렛형 퍼터 등 여러 가지 형태로 발전했다. 그 전환을 이끌어낸 골퍼는 누구였을까?

화가 치밀어…

120여년 전인 1896년 뉴욕의 한 골프장. 홀컵까지 거리는 1미터 남짓에 왼쪽으로 경사져 있다. 아더 프랭클린 나이트는 퍼팅 자세를 잡았다. 홀컵 하나 거리 정도 왼쪽으로 겨냥하면서 늘 사용하는 블레이드 형태의 퍼터를 정확히 밀었지만, 볼은 왼쪽으로 당겨지면서 홀컵을 빗나가고 말았다. 아더는 화가 치밀었다. 

퍼팅이 성공했으면 클럽 토너먼트에서 1등을 할 수 있었다. 보기 플레이어 수준의 평범한 주말골퍼인 아더가 속한 모학 골프동우회는 뉴욕의 스케넥터디라는 조그만 타운에서 19세기 여느 동우회처럼 주말마다 라운딩을 가지곤 했다.

승부욕이 남달랐던 아더는 어느 날부터인가 퍼팅 때문에 번번이 돈을 잃었다. 퍼팅만 하면 볼은 중심에 맞지 않고 자꾸 안쪽으로 잡아 당겨지는 것이었다.

요즘이야 블레이드, 말렛, 토우, 힐, 센터 샤프트 등 원하는 대로 맞춤 제작도 할 수 있지만 백년 전에는 힐 부분에 샤프트가 꽂힌 블레이드형 한 가지뿐이었다. 아더는 퍼터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다. 당일 퍼팅의 실패는 아더로 하여금 새로운 퍼터를 발명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직업 자체가 발명가였던 아더는 연구에 몰두했다. 퍼터를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보겠다는 발상이었다. 

많은 시행착오 끝에 완성
20세기 초 알루미늄 발명

수년간 퍼터하고 씨름을 하면서 그는 히코리 재질의 나무 샤프트를 힐 대신 헤드 앞쪽의 토우 부분에 꽂아보기도 하고, 헤드 한가운데에 집어넣어보기도 했다. 그렇게 세 종류의 퍼터를 가지고 아더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이제까지의 퍼터 중에서 무게 배분이 가장 잘된 헤드를 만들었고, 그 중심에 샤프트를 집어넣은 퍼터를 하나 완성했다. 심혈을 기울인 퍼터를 들고 그는 골프장으로 갔다. 여러 차례 연습 퍼팅을 해보던 아더는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제까지 사용했던 어느 퍼터보다도 퍼팅이 잘되면서 백발백중 홀컵으로 볼이 빨려들어가는 것이 아닌가? 그는 펄쩍펄쩍 뛰면서 이 퍼터에 센터샤프트 퍼터라는 이름을 붙였다.

다음 주 동우회 모임에 아더는 새로 만든 퍼터를 들고 나가 우승을 했을 뿐 아니라, 가장 낮은 퍼팅수를 기록하며 클럽에서 퍼팅을 가장 잘하는 골퍼가 됐다. 센터샤프트 퍼터는 이렇게 열성적인 한 발명가의 수년간 노력 끝에 탄생됐다.

1902년 아더는 이 퍼터의 이름을 자신이 사는 타운 이름을 따서 ‘스케넥터디 퍼터’라고 이름 짓고 곧바로 특허를 신청한 뒤 판매를 시작했다. 


그러나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진 퍼터는 불행히 많은 골퍼에게 어필하지 못했고 판매도 기대에 못 미쳤다. 새 발명품이 부진을 보이자 아더는 이번에는 샤프트에서 헤드로 발상을 옮겼다. 당시에는 스틸로만 제작되었던 헤드 재질을 알루미늄으로 제작해 보면 어떨까 생각했다.

아더는 다시 차고에 틀어박혔다. 얇고 날카로운 블레이드 형태만이 퍼터로 인정됐던 시대에서 헤드를 둥글고 묵직하게 만드는 말렛 퍼터 같은 또 다른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1년여의 연구 끝에 이번에는 샤프트는 센터에 그대로 둔 채, 헤드의 재질을 스틸 대신 알루미늄으로 만든 말렛센터 퍼터를 고안해냈다.

두 번째 퍼터는 바로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사용해본 골퍼들도 모두 만족해했다. 종전의 블레이드 퍼터에 비해 헤드 무게감으로 안정도를 더해주기 때문이었다. 많은 프로골퍼들이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이 퍼터는 프로와 아마추어 선수들의 필수품이 되기 시작했다.

20세기 초 미국 최고의 아마추어 골퍼 중 한 사람이었던 월터 트레비스도 그 수혜자 중 한 명이었다. US아마추어 3연패라는 사상 초유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었던 선수였지만 그에게도 약점은 있었다. 퍼팅 때문에 고민하고 있던 차에 그는 알루미늄 센터샤프트 퍼터가 발명됐다는 소식을 들었고, 바로 아더에게 퍼터를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다.

아더는 심혈을 기울여 퍼터를  제작했고 월터만의 센터샤프트 퍼터는 그와 궁합이 잘 맞았다. 출전한 대회마다 월터는 우승을 했고, 1904년에는 미국 최초로 영국 아마추어 오픈에서도 우승을 하는 영예를 안게 됐다. 트레비스의 이름을 타고 이 퍼터는 순식간에 세계 제일의 퍼터가 됐다.

아더의 야심작이었던 센터샤프트 퍼터가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이었다.

수백년 일자형 블레이드 하나로 유지
말렛형 퍼터 등 여러 가지 형태 발전

돌풍을 일으키면서 아더를 돈방석에 앉힐 줄 알았던 센터샤프트 퍼터는 그러나 얼마 가지 않아 위기를 맞았다. 20세기 초반의 골프계는 여전히 영국이 주도권을 잡고 있었던 상황. 미국 골퍼에게 영국 아마추어 트로피를 빼앗겼다는 사실에 자존심을 구긴 영국왕실골프협회는 공식 허가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어, 1910년 이 퍼터의 사용을 일방적으로 금지시켰다.

그 후 1952년까지 무려 45년 동안 센터샤프트 퍼터는 미국에서만 사용되고 영국에서는 금지됐으니, 당시 영국인들의 분노를 짐작할 만한 대목이다. 반면 미국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영국과 달리 센터샤프트 퍼터가 대유행했다. 미국골프협회마저 적극적으로 이 퍼터를 권장했다.

하지만 미국에서의 인기와는 무관하게 이 퍼터는 또다른 분쟁에 휘말렸다. 트레비스가 우승하던 당시부터 이 퍼터는 정작 발명가인 아더의 퍼터라기보다는 ‘트레비스 퍼터’로 더 알려졌고, 트레비스 본인도 이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슬그머니 숟가락을 얹었던 것.

이 같은 사실에 화가 난 아더는 특허권을 주장하며 트레비스 측에 소송을 걸었다. 

분쟁도


트레비스도 지지 않고 당시 대형 골프클럽 제조사였던 스팔딩사와 손을 잡고 비슷한 퍼터를 제작하기에 이르렀다. 양측의 공방은 그렇게 수년간 지속되다가 합의 단계에 들어가게 됐고, 센터샤프트 퍼터는 아더의 소원대로 뒤늦게 스케넥터디 퍼터로 명명됐다. 21세기 골퍼들이 다양한 형태의 퍼터를 사용하는 혜택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아더가 실현한 발상의 전환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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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