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뛰는 사람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동대문을 예비후보

“뛰어다니는 머슴은 젊어야 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이 총선서 판가름 난다. <일요시사>는 해당 지역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그 여섯 번째로 나선 서울 동대문구을 장경태 예비후보의 얘기를 들어봤다.
 

▲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동대문을 예비후보가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당에서 키운 인재, 준비된 청년’.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동대문구을 예비후보는 민주당 최초의 30대 원외 위원장이다. 15년간 밑바닥부터 시작한 정당생활로 ‘그들만의 리그’를 뚫은 셈이다. “청년은 현재 일부기도 하지만 미래의 전부”라는 그는 이번 총선서 ‘젊은’ 동대문구를 만들기 위해 직접 나섰다. 다음은 장 후보와의 일문일답.

-동대문을에 출사표를 내셨다. 지역구를 선택한 이유는.

▲첫 서울 생활을 시작한 곳이 동대문구다. 그 지역서 대학교를 나오기도 했고, 20대를 동대문구서 보냈기에 추억이 많다. 가장 애정 있는 곳으로 가는 게 정치의 본령이다. 정치적 유불리를 따졌다면 다선 현역이 있는 곳으로 가기 어려웠을 것이다.

-3선인 민병두 의원과 경선을 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

▲자신 있다. 지역 주민들께서 좀 더 새로운 동대문구를 만들고 싶다는 열망이 있다. 좋은 활동에도 불구하고 지역의 발전은 안 됐다고 생각하시는 여론이 많다. 지역을 돌면 제가 너무 젊지 않느냐는 목소리도 있지만, 국회의원은 일하는 자리지 군림하는 자리가 아니다. 뛰어다니는 머슴이 젊어야지, 머슴이 늙으면 되겠는가.


-동대문을의 발전을 위한 전략이 있다면.

▲저는 동대문구를 문화 컨텐츠의 메카로 만들고자 한다. 장안동 같은 경우는 튜닝 업체들이 많기 때문에 자동차 튜닝 클러스터를 만들고 싶다. 고미술상가가 있는 답십리동 같은 경우는 유튜브와 넷플릭스를 즐길 수 있는 멀티플렉스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 지역을 문화 중심지로 만드는 게 저는 지역 발전 방식의 새로운 모델이라 본다.

-지역민심은 어떤가.

▲여야가 박빙인데, 민주당이 다소 우세다. 야당도 노력하고 있다. 아직 선거가 남아 있어 민주당도 더 노력해야 한다. 현재 마음 놓을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정계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2006년 지방선거 때 강금실 서울시장 캠프의 자원봉사자로 처음 정계에 들어왔다. 2008년에 민주당 대학생특별위원회 위원장을 했고, 2012년에 민주통합당 전국청년위원회 부위원장을 했다. 이후 민주당 서울특별시당 대변인, 민주연구원 청년정책연구소 부소장,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등을 두루 거쳤다. 밑바닥부터 올라온 케이스다.
 

▲ ⓒ문병희 기자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하게 된 계기가 있나.


▲정치를 하겠다고 다짐을 한 적은 없다. 그냥 제가 하는 활동이 모두 정치였다. 스무살 때 집이 어려워져서 학비를 벌 때 고졸 학력으로는 한국서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를 느꼈다. 제 삶과 비슷한 사람들이 겪는 어려운 점들을 해결하고 싶었다. 사회 현안에 문제 의식을 갖고 해결하기 위해서 노력하다 보니 정치에 발을 들였다.

-민주당 최초의 30대 원외 청년위원장이다.

▲그렇다. 지금까지는 만 45세 이전의 현역 국회의원들이 이 자리를 맡아왔다. 이 자리를 맡은 이유는 제가 우수하기보단 젊은 정치가 사회적 흐름이기 때문이다. 2030세대의 목소리를 기성 정치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2030세대의 인물이 청년위원장을 맡아서 당사자가 청년문제를 해결했으면 좋겠다는 당원들의 요구가 있었다고 본다.

“밑바닥부터” 15년간 정당생활
젊은 정치는 사회적 흐름

-당의 인재 육성 문제점, 시스템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청년과 관련된 일자리·주거·보육·부채·창업·사회 안전망 등에 이르기까지 모든 분야에 대해 청년들이 스스로 자기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정치 자존감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정책의 전문위원들이 청년 정책을 논의할 수 있지만 청년당원 혹은 청년들의 세대적인 당사자들과 함께 논의가 이뤄진 후 정책을 결정하는 게 더 중요하다.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민주당 같은 경우는 노동과 여성, 청년에 대해 중점을 두고 있는 정당이다. 인재들의 정치 확대를 위해서 인재 육성의 패스트트랙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여성정치 확대를 위해 여성정치 발전기금을 만들고 홀수번을 공천했듯, 청년에 대해서도 청년 보조금 제도라던지 청년에 대한 할당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가장 강한 사람이 승리할 수 밖에 없다. 권투만 하더라도 헤비급과 라이트급을 체급을 나눠서 경쟁한다. 우리는 무제한급 권투만 하고 있다. 현재 선거제도 보다 권투시합이 훨씬 더 합리적인 셈이다.

-직업정치인으로 어려운 점이 많았을 것 같다.

▲청년들은 늘 동원의 대상이니 머리 수 채우는 정도밖에 안 됐고 의사결정 권한이 없었다. 정치하면서 제일 많이 들었던 말이 “애들 좀 모아와라, 애들 좀 데려와라”였다. 정당생활을 15년 하니 정규직 생활도 못해봤다. 정당에 들어오거나 출마를 한 번이라도 했으면 회사 입장에서는 노조 만드는 1순위로 보기 때문에 취업도 어렵다.

-현재 낡은 국회를 바꿀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건 국민들께서 낡은 국회에 대한 회초리를 들어주셔야 한다. 좋은 국회는 국민을 닮은 국회다. 하지만 기득권들이 국회의 대부분을 구성하고 있다.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람을 위해 노력하는 의원 분들도 있겠지만 대부분 그렇지 않다. 그런 삶을 이해하지도 못한다.


-청년들의 정치 무관심도 심각해지고 있다.

▲정치에 관심 없게 만드는 기성세대의 정치 논법 때문이다. 정치를 해도 청년에게 아무런 기회나 권리가 주어지지 않는 구조다. 청년은 현재 일부기도 하지만 미래의 전부다. 그런데 현재 우리에겐 아무런 권리가 없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권리를 획득하기 위해서도 정치를 해야 한다. 가만히 앉아서 주어지는 권리는 없다.
 

-21대 총선에 민주당과 전 자유한국당에 공천을 신청한 2030 예비후보자 비율이 5% 미만이다.

공관위서 접수한 결과를 보면 더불어민주당은 20대가 없고, 30대는 9명이었다. 자유한국당은 20대가 2명, 30대가 20명 정도였다. 더불어민주당 1.9%, 한국당 4.9%다. 사실 기존에 있는 기득권과 선거 환경은 2030세대가 치룰 수 없는 선거다.

-이유가 무엇이라 생각하나.

후보 등록비, 경선비 등 가장 기본적인 지출만 해도 3000만원은 깨진다. 그렇다고 돈 때문에 정치를 못한다고는 볼 수 없다. 돈은 1차적인 문제로 진짜 문제는 지역 사회서 사회 경제적인 기득권을 대부분 다 5060세대가 가지고 있다는 부분이다2030세대가 조직을 갖춰서 대항한다는 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2030세대는 비주류 정도가 아니고 그냥 주변인으로 지역사회서 쉽게 융화되지 못한다.


-당의 외부 영입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난 한 계단씩 겨우 올라 3층에 오르기까지 10년 넘게 걸렸다. 그런데 영입으로 엘리베이터 타고 5층에 내려 갑자기 유명해지는 분들을 보면 예전에는 부러웠다. 하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제게는 모든 게 성장하는 과정이었다. 단순히 한 곳에 사람은 멈춰 있는 사람은 없다. 모든 길은 끝이 있고, 연결돼있고 또 다른 길이 열리기도 한다.

-진짜 정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치는 개인의 권리를 지켜주는 것이다. 특히 교육의 기본권이 정말 중요하다. 우리는 사람들의 권리를 지켜주는 직업이다. 성장하는 아이들에게 꿈을 지켜주기 위해 그들의 기본권을 지켜주고 싶다. 아울러 정치는 문제에 대해 바로 의견 개진도 할 수 있고 직접 해결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정치인으로 어떤 사회를 만들고 싶나.

▲예전에는 잘 키운 자식이 집안을 일으켜 세운다고 했는데 지금은 잘 키운 자식이 집안 기둥 뽑아가지 않으면 다행인 시대다. 3차산업의 비중이 높은데, 현재의 사회 안전망 시스템은 1차산업을 기준으로 짜여졌다. 제조업과 대기업과 정규직 위주인 거다. 안전망서 벗어난 분들이 우리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안전하게 사실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야 대한민국이 나아갈 수 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21대 국회는 역사적으로 대단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촛불혁명이 완수돼야 되고 문정부의 개혁 입법이 성과를 내야 하는 국회다. 하지만 그 과정은 결코 특정 세대나 특정한 계층이 완수할 수 없다. 새로운 가치와 생각을 가진 사람들이 다양한 시야를 가지고 참여해야지만 가능하다. 21대 국회가 다채로워졌으면 좋겠다.


<sangmi@ilyosisa.co.kr>

 

[장경태는?]

▲민주당 대학생특별위원장
▲새정치민주연합 부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대변인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후보
▲문재인 대통령 후보 정책특보
▲민주연구원 청년정책연구소 부소장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더불어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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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중동발’ 한국 경제 파장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한상진 기자 =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이란을 공격하기로 결정하고, 지난달 28일 실행에 옮겼다. 이 같은 결정 배경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이란 핵 보유 가능성 차단’ ‘이란 정권교체’ ‘중동지역 미국 영향력 강화’ ‘석유 패권 우위’ 등이다. 아울러 이란 석유의 상당 부분을 수입하는 중국 견제 효과까지 노린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부터 이란과 8차례에 걸쳐 핵 협상을 진행했다. 이란 측에서 트럼프정부에 큰 사업적 이익을 제안하기도 하면서 상당한 진전을 봤다는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이란이 핵 능력에 대한 완전한 포기를 약속하지 않으면서, 미국은 이란 수뇌부 제거 없이는 이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란 공습 이틀 후인 지난 2일(현지시각) 37년간 이란 최고 지도자로 군림해 온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사망했다. 공습 결정 여러 요인 하메네이는 지난 1979년 이슬람 혁명 이후 혁명수비대 및 국방 관련 요직을 거치며 권력기반을 다졌다. 이후 국회의원과 이슬람공화당 지도부를 역임했고, 지난 1981년 대통령에 선출돼 두 차례 연임하며 정치적 입지를 강화했다. 그는 엄격한 이슬람 율법에 따라 대내적으로 여성, 종교적 소수자를 탄압하며 억압적인 정책을 펼쳤다. 이란 내에서 발생하는 시위에 대해서도 잇달아 강경하게 진압했다. 지난 2009년 강경파인 마무드 아마디네자드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반발하는 시위를 비롯해, 지난 2022년 히잡을 제대로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붙잡힌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가 의문사하며 촉발된 대규모 반정부 시위 등을 강경하게 진압했다. 특히 올해 초 대규모 반정부 시위에서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바시즈민병대를 동원해 무차별적 유혈 진압을 밀어붙였다. 이 시위는 이란 핵개발에 따른 서방의 제재가 수년간 이어지며 경제난이 누적됐고, 테헤란 상인들의 항의가 대규모 반정부시위로 번진 것이었다. 이란 당국은 이 사태로 인한 사망자를 3117명으로 집계했지만, 외부에서는 3만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이란 내 정치 지형은 크게 변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군사행동이 끝난 후 이란인들에게 “여러분의 정부를 장악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이 직접 나서 정권교체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올해 초 있었던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의 불길이 다시 붙으면 친미 정권 수립으로 이어질 것이라 기대하는 분위기다. 트럼프정부는 글로벌 에너지 패권을 추구하고 있다. 이번 공습으로 이란산 원유에 대한 일정한 영향력을 갖게 될 가능성이 있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처럼 직접 모든 것을 통제하지는 않더라도, 향후 이란의 정치적 주도권을 잡는 세력이 원유 문제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타협할 가능성이 크다. 미·이 전쟁 여파 국내 강타 금융, 산업 등 전방위 요동 이렇게 되면 이미 세계 최대 산유국인 미국은, 세계 최대 석유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는 베네수엘라에 이어 중동지역 원유 생산에도 관여하게 된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훨씬 넘어서는 시장 영향력을 갖게 되는 것이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은 우리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다. 우선 증시가 크게 출렁였다. 지난 3일 코스피가 역대 최대 낙폭(452.22포인트)을 기록했고, 상장사 전체 시가총액은 하루 사이 377조원 넘게 줄었다. 주요 코피스 종목도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이날 종가 기준 4769조4000억원으로 전 거래일인 지난달 27일 대비 376조9396억원 감소했다. 삼성전자는 시가총액이 전 거래일 대비 약 126조6803억원 감소했다. 주가는 이날 9.88% 급락하며 5거래일 만에 20만원 선을 내줬다. SK하이닉스도 100만원 선이 깨지며, 시총이 86조9497억원(11.50%) 줄었다. 이 밖에 현대차(-11.72%), LG에너지솔루션(-7.96%), 삼성바이오로직스(-5.46%) 등 주요 기업들의 시총 감소분이 상대적으로 컸다. 반면 방산주는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주가가 19.83% 오른 143만2000원, 한화시스템은 29.14% 오른 14만6700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LIG넥스원은 11.15% 오른 68만8000원을 기록하며 상한가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투자심리가 악화하며 7.24% 급락한 5791.91에 거래를 마쳤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다.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이 5조1708억원을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 내렸고, 기관도 8817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미국과 이란 전쟁의 여파로 인한 불안감이 이날 장 마감까지 이어지며 매도세를 자극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과 4일 이틀 연속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일시중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금융권 직격타 코스피 매도 사이드카가 발동된 건 지난달 6일 이후 한 달 만이다. 지난 4일 오전 9시25분 기준 코스피 지수는 189.43포인트(3.27%) 내린 5602.48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는 199.32포인트(3.44%) 내린 5592.59에 개장했다. 코스닥지수는 35.83포인트(3.15%) 내린 1101.87에 거래 중이다. 지수는 전날보다 25.62포인트(2.25%) 내린 1112.08에 개장했다. 환율 역시 급등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 회피 심리로 원·달러 환율이 한때 1500원을 돌파했다. 1500원 돌파는 지난 2009년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이다. 4일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2.9원 오른 1479.0원에 개장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오전 0시20분쯤 원·달러 환율이 야간 거래에서 심리적 저항선인 1500원을 넘어섰다. 환율은 1506원까지 올랐다가 다시 1500원 밑으로 하락했다. 미국·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자,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화돼 환율이 급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산업계도 고환율에 따른 환경 변화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통상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단가 측면에서 이익을 줄 수 있지만, 원자재 수입 가격 상승과 결합할 경우 실질적인 부담이 커지게 된다. 반도체와 조선 업종은 단기 방어가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항공과 철강은 비용 부담이 직격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의 경우 현재 시장의 공급 제약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원가 상승 일정 부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조선의 경우 수주 산업인 만큼 이미 3년치 이상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어, 고환율 영향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에 수주한 선박을 건조해 선주사에 인도하는 구조라, 이미 3~4년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한 상태다. 따라서 현재 환율 흐름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아울러 조선 업계 특성상 달러로 수주 계약을 체결하기 때문에 단기적 관점에서 환율 상승은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 자동차의 경우 양날의 검이다. 미국 수출 및 매출이 늘어나고 있어 달러 강세가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반면, 자동차 한 대에 수백개 이상의 부품이 들어가는 만큼 원자재 부담이 상존한다. 다른 업종 대비 상대적으로 부담은 덜하지만, 역시 환율 시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종 별로 희비 교차 항공의 경우 항공기 리스료, 정비료 등 주요 비용이 달러로 결제되는 만큼 업계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3~4월은 항공업계 전통적 비수기다. 개학과 함께 공휴일이 적어 여객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되기 때문이다. 항공기 이용률이 낮은 상황에서 환율 상승은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 아울러 소비자 부담도 확대돼 수요 위축이 나타날 수 있다. 보통 항공사들의 유류할증료는 1개월 시차를 두고 항공권 가격에 반영된다. 다음 달에 항공권을 구매할 경우 인상된 유류할증료가 적용될 가능성이 있다. 철강업계는 중동 정세 불안으로 인해 에너지 가격이 크게 상승하는 가운데, 고환율 부담까지 겹치며 이중고를 겪고 있다. 철강은 업종 특성상 환율 상승으로 수입 원자재 가격이 올라도 이를 철강 제품 가격에 즉시 반영하기 구조다. 그만큼 수익성이 악화할 수 있다. 정유업계에는 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긍정적이다. 달러 상승에 따라 비용이 증가하지만, 수출할 때에도 높아진 달러가 적용돼 비용 부담이 상쇄된다. 특히 이전에 저렴하게 사들인 원유에 대한 재고 평가이익 인식은 재무적 개선으로 이어진다. 원유 재고 평가이익은 정유사가 보유한 원유(재고) 가치가 시세 변동으로 장부상에 이익으로 올라가 실적에 반영되는 현상을 뜻한다. 유가 상승 시 저가로 산 원유 가치가 올라가는 것이다. 기름값도 급등세를 보였다. 지난 4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 자료에 따르면 이날 오후 7시 기준 서울 지역 휘발유 평균 판매가격은 전날보다 L당 56.9원 오른 1845.4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1800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12월18일(1802.7원) 이후 약 2개월 반 만이다. 주가·환율·유가 변동 산업계 직결 모건스탠리 “수출지향 한국 더 민감” 같은 기간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 역시 L당 61.6원 상승한 1784.6원을 기록했다. 경유 가격 상승 폭은 더 컸다. 서울 지역 경유 평균 판매가는 1811.2원으로 전날보다 103.8원 뛰었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도 1741.8원으로 하루 만에 1700원을 돌파했다. 싱가포르 석유 제품 시장가에 연동된 국내 주유소 가격은 통상 2∼3주 차이를 두고 국제 유가 변동이 반영된다. 다만 전쟁 확산 우려 등에 따라 주유 수요가 늘고 환율 변수까지 겹치면서 가격 상승 압력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28일 미국·이스라엘이 이란과의 전쟁을 시작한 이후 국제 유가는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 2일 이란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을 공격하겠다고 공식 경고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됐기 때문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도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을 틈타 기름값을 과도하게 올리는 주유소들을 제재하기 위해 ‘최고가격 지정’ 작업에 착수했다. 주유소 담합 조사 등 시간이 필요한 조치에 앞서, 즉각적인 가격 통제에 나선 것이다. 또 주유소 담합 적발 시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리기로 하는 등 유가 잡기 총력전에 나섰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5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를 주재하고 ‘중동 사태에 편승한 시장교란 행위 근절 방안’ 등을 논의했다. 구 부총리는 이날 “현재 국내 석유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며 국제 가격의 국내 반영 시차 등을 고려할 때 아직 국내 가격에 실질적 영향을 줄 시점은 결코 아니다”며 “석유류 최고 가격의 지정 등을 포함해 가능한 모든 행정 조치를 활용해 철저히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앞서 이재명 대통령이 임시 국무회의에서 석유 판매가격의 최고 가격 지정을 지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한 가운데,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수입산 석유·가스 의존도가 높은 아시아 국가들이 전쟁에 따른 경제적 여파가 심각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한국 경제가 중국보다 원유·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따른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일(현지시각) 모건스탠리의 아시아 수석 이코노미스트 체탄 아야 등은 전날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전망했다. 보고서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조업 비중이 높고 수출 지향 경제인 만큼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유가 변동에 더 민감하다”고 설명했다. 이러다 진짜 대전 터지면… 이어 석유·가스 무역적자 수준을 근거로 한국을 포함해 태국·대만·인도 등이 상대적으로 성장 측면에서 하방 위험에 노출돼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이번 전쟁에 따른 아시아의 전체적 여파는 유가 상승 수준과 고유가 지속 기간에 달려있다”면서 “현재까지는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jins.h@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