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별 부동산 공약 보니…

2020년 경자년 부동산시장은 정부의 강력한 규제 정책과 내수시장 침체로 다수 위축될 전망이다. 다만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다수 요인을 종합해 볼 때 아주 어둡지만은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에 따르면 경자년 부동산 시장은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별로 부동산 관련 공약이 속속 등장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게 때문이다. 각 정당별 부동산 공약을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부동산시장
선거 영향은?

먼저 더불어민주당 총선 공약의 핵심은 ‘청년·신혼 맞춤형 도시’를 통한 주택 10만호 공급이다.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전용 주택 공급을 대폭 늘리고, 금융 지원을 통해 청년·신혼부부들의 주거비 부담을 줄여, 주거 안정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세부 공급 내용은 ▲수도권 3기 신도시 및 택지개발지구 내 청년벤처타운, 신혼부부 특화단지 연계 청년·신혼부부 주택 5만호 공급 ▲광역 및 지역 거점 구도심 내 혁신지구 도시재생 사업 및 첨단복합 창업단지 조성 연계 4만호 공급 ▲서울 용산 등 코레일 부지 및 국공유지에 행복주택 및 신혼희망타운 연계 청년·신혼주택 1만호 공급이다.

수도권 3기 신도시는 경기 남양주 왕숙, 경기 고양 창릉, 경기 하남 교산, 경기 부천 대장, 인천 계양이다. 택지개발지구는 경기 시흥 거모·하중, 경기 과천, 경기 안산 장상, 경기 용인이다.

이와 함께 금융 부담 완화 방안도 마련했다. 일반 수익공유형 모기지보다 대출금리를 낮추고 대출한도를 확대하고 상환 기간을 연장한 청년·신혼부부 전용 수익공유형 모기지를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다. 아울러 2022년까지 청년·신혼부부에 대한 공공주택 공급과 맞춤형 금융지원 대상을 각각 100만 가구로 확대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의 총선 공약은 시장 위주의 규제 완화 정책이 주를 이룬다. 현 정권이 묶어놓은 규제를 풀고 재개발·재건축 등을 통해 공급을 늘려 집값을 잡겠다는 취지다.

완화, 폐지, 재검토, 공급…
4·15 총선 각종 대책 발표

세부적으로 내용을 살펴보면 ▲재건축·재개발 규제 완화를 통한 주택 공급 확대 ▲주택담보대출 기준 완화 ▲분양가상한제 폐지 ▲공시가격 인상 저지 ▲고가 주택 기준 상향조정을 통한 세금 폭탄 제거 ▲3기 신도시 전면 재검토 등이 이번 공약에 담겼다.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의 경우 공공임대 비율 확대나 각종 부담금 부과 등 기존 불이익을 주는 방식이 아닌, 단지 내 공원 녹지 및 도로 등의 시설들을 설계하거나 인허가 간소화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식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주택담보대출 기준을 완화해서 내집마련에 도움을 주겠다는 복안이다.

이와 함께 청년·신혼부부 주거안정화 방안도 언급했다. 이들을 위해 청년주택을 특화 및 확대하는 정책을 편다는 내용이다. 기존 임대·원룸·아파트·단독주택형뿐만 아니라 학세권·역세권·숲세권 등 취향에 따른 다양한 형태의 주거공간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수요자들은 신도시나 택지보다는 원도심 재생 사업에 눈길을 돌릴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도심의 높은 주택가격에 떠밀려 신도시·택지지구 등 외곽으로 떠났던 이주민들이 다시 도심으로 돌아올 수 있다. 도시 외곽지역 역시 인구가 급속히 늘어나며 출퇴근 시간 증가, 교통체증, 주택 가격 상승이 일어난 탓이다.

부동산 개발정책도 원도심 부동산시장 활성화에 숨을 불어넣고 있다. 문재인정부는 임기 초부터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내세우며 원도심 기능 회복을 강조해왔다. 실제 서울을 비롯해 인천시와 대전, 부산, 수원 등 지자체에서도 원도심 재생사업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청년·신혼 
안정화 방안

1인 경제를 뜻하는 ‘일코노미’ 현상도 올해 부동산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전체 가구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29.3%(584만5894가구)로 지난 2000년 225만5298만명 대비 3배가량 늘었다. 오는 2035년에는 1인가구 비중이 35.2%(795만여 명)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세 집 가운데 한 집은 1인가구라는 이야기다.

이처럼 1인가구가 증가함에 따라 일코노미 문화를 잘 드러내는 틈새 수익형 부동산 상품이 올해에는 더욱 주목받을 전망이다. 대표적으로는 주거용 오피스텔과 생활숙박시설을 꼽을 수 있다. 

물건 선점
수익 기대

1인 창업자의 지속적인 증가로 섹션 오피스도 주목받고 있다. 섹션오피스는 면적이 큰 오피스와 달리 모듈형으로 설계돼, 사용자가 필요한 만큼만 분양 받아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필요한 만큼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보니 분양가가 저렴하고, 1인 기업 증가로 찾는 사람도 많아 환금성까지 갖췄다는 평가다. 

여기에 코로나19 등으로 인한 기준금리 인하도 올해 부동산 시장의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올해 상반기에는 우리나라의 기준금리가 1.0%까지 내려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저금리로 풍부해진 유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흘러들어올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대출로 발생하는 이자보다 월세가 높아지면서 좋은 입지의 물건을 선점할 경우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적은 자본금으로 높고 안정적인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의 대표주자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 섹션 오피스 등의 인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인 역시 손쉽게 투자할 수 있어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갈 곳을 잃은, 시중에 풍부한 부동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시장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면서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영향 또한 커지는 점, 기존 인프라가 풍부한 원도심 재개발 등이 경자년 부동산시장의 핵심 키워드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경자년에 주목받는 수익형 상품.
 

▲여의도 포레디움(오피스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1가 107번지 외 4필지에 단층형과 복층형 원룸으로 공급되는 ‘여의도 포레디움’ 오피스텔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4994.01㎡, 지하 1층~지상 18층, 1개 동으로 총 4가지 타입, 전용면적 20 ~22㎡에 실사용면적 20~33㎡(복층서비스면적 감안시) 중소형 주거상품으로 구성된다. 총 153실로 2~9층은 복층형 72실, 10~18층은 81실로 공급된다. 전용률은 약 66~67%선이고 총 주차대수는 79대다. 

슬라이딩도어 설치, 침실공간 분리, 빌트인 가구배치 등 수납공간 확보로 공간활용을 극대화했다. 실외기 및 보일러실 별도 공간설치로 수납공간이 추가 확보된다. 시행사는 포레디움, 시공은 태산종합건설, 자금관리는 아시아신탁㈜이 각각 맡았다. 계약금 10%, 5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준공은 2021년 12월 예정. 
 

▲인하 한양아이클래스(생활숙박시설)= 인천시 남구 용현동 573 -7번지 외 1필지 일반상업지구에 생활형 숙박시설인 ‘인하 한양아이클래스’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2만838.41㎡, 지하 4층~지상 24층 규모로 생활형 숙박시설 493실 및 근린생활시설 27호실이 공급된다. 일부 층은 오션뷰가 가능하다. 주차대수는 159대, 전용면적 20.02~ 40.10㎡, 총 11타입으로 주력은 A타입(20.07㎡)으로 333실에 달한다. 4층에 테라스를 갖춘 생활숙박시설이 제공된다. 

내부시설로는 커뮤니티공간인 지상 24층 휴식공간 정원(바베큐장), 호텔급 럭셔리 설계가 적용된다. 지하 1층 코인세탁실, 북카페, 지상 4층 휘트니스센터, 개별창고도 제공된다. 계약금 1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있다. 실투자금 4000만원대로 투자가 가능하다.
 

외곽 이주민 다시 도심으로? 
원도심 재생사업 집중 추진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생활숙박시설)= 인천내항 개발, 수인선(2020년 개통 예정) 등 미래가치를 품은 인천 중구 신흥동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 레지던스가 분양한다. 인천내항 개발사업을 기점으로 환골탈태 예정인 인천 원도심에 자리해 미래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인천내항 개발지 일원과 맞닿아 있어 개발사업 진행되면 그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덕은지구 드림코어테라스(섹션 오피스)= 전체면적 대비 1.3%의 상업지 비율로 상가의 희소성이 높은 덕은지구에 상업시설 ‘덕은지구 드림코어테라스’가 분양 중이다. 지하 2층부터 지상 13층 규모로 1층에는 F&B, 1층과 2층을 연계하는 업종·일반음식점·은행·세탁소·약국·편의점 등 실생활 편의 중심의 업종을 권장하고 있다. 2층에는 전문식당가·증권 및 보험회사 등의 업종을 권장하고 있다.

주목받는 
수익형은?

3층은 레스토랑·씨푸드뷔페 ·코인노래방·스몰 펍·PC카페·이자카야 등 엔조이 라이프 업종, 4~6층은 뷰티·치과·소아과·한의원·피부과·내과·안과 등 메디컬 업종, 7층은 권투·주짓수·체육관·에어로빅센터·필라테스 센터 등 헬스케어 업종을 권장한다. 8~12층은 섹션오피스로 소형, 중형, 대형 오피스 구성이 가능하다. 스튜디오형과 오피스형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13층에는 스카이라운지로 모던바, 패밀리 레스토랑 등 업종을 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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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대마불사’ 국힘 생존 방정식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법원이 주호영 국회부의장의 대구시장 경선 컷오프 관련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를 강하게 비판하면서 항고할 뜻을 내비쳤다. 주 부의장의 강경 대응은 저조한 국민의힘 지지율과 맞물려 혼란상을 더욱 극적으로 비추고 있다. 과연 국민의힘이란 ‘대마’는 ‘불사’의 존재일까?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것에 반발해 지난달 26일 법원에 가처분을 신청했다.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수석부장판사 권성수)는 지난 3일 이를 기각했다. 그러자 주 부의장은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법원 결정에 반발했다. 법원 결정 바로 반발 주 부의장은 “저는 그동안 이번 컷오프가 절차·내용 모두 중대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해 왔다”며 “법원의 판단과 별개로 이번 공천 과정이 과연 당원·시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민주적인 절차였는지는 여전히 엄중하게 따져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주 부의장은 지난 6일 항고를 제기했다. 이어 지난 8일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항고심 판단을 끝까지 지켜본 후 제 거취에 대한 최종 판단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선 일각에서 제기했던 무소속 출마설을 일단 유보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어 주 부의장은 “항고심 판단을 기다린다고 해서 이번 공천 난맥상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체제의 책임을 덮고 가겠단 뜻은 결코 아니”라며 “이런 공천 구조를 만든 세력과 절대로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공천은 충성의 대가나 숙청의 도구가 아닌, 오직 국민 앞에 가장 경쟁력 있고 책임 있는 후보를 세우는 과정”이라고 주장하는 등 자신을 컷오프한 것을 ‘숙청’이라고 암시했다.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에 대해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6선인 주 부의장은 대구 수성에서만 국회의원을 지냈다. 대구 수성을에서는 4선을 지냈고, 수성갑에선 재선에 성공했다. 이 중 4선을 했던 지난 2016년 총선 수성을 선거에선 친박(친 박근혜)계 주도로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 출마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유 있게 이겼다. 문제는 주 부의장이 당내 최다선인 6선 의원 겸 국회부의장이라는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명예가 곧 실권을 보장하진 않는다. 아울러 주 부의장이 차기 총선에서도 같은 지역구에 출마해 7선에 도전하면,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될 수도 있다. 같은 6선인 국민의힘 조경태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조정식 의원은 각각 부산 사하을·경기 시흥을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부산은 이미 격전지가 된 데다 조 의원은 민주당계 정당과 국민의힘 소속으로 각각 3선 했고, 경기 시흥을은 수도권이다. 국민의힘의 안정된 텃밭으로 분류되는 대구 수성을에서 7선에 도전하는 것과는 상황이 다르다. 설령 7선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오는 6월 지방선거에서도 참패 가능성이 제기되는 국민의힘이 2년 후 총선에서 다수당이 된다는 보장도, 국회의장이 되리라는 보장도 하기 어렵다. 오는 2028년 총선까지 연일 떠들썩하게 이어지는 계파 갈등을 어느 정도 안정시킨 후 대안 야당으로 발돋움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실정으로 지지율이 폭락하는 상황이 겹쳐야 승리를 노려볼 수 있다. 주 부의장이 국회의장에 도전하는 것도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희박하다. 불확실한 국회의장…‘텃밭 7선’ 대신 대구? 연이은 공천 가처분 세례 속 서울 지지율 13% 따라서 주 부의장이 대구시장 출마에 집념을 불태우는 것은 필연이다. 대선 패배 후 대구시장에 출마해 당선됐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전례도 있다. 주 부의장으로선 “나라고 출마 하지 말라는 법이 어디에 있느냐”고 판단해도 무리가 아니란 분석이 있다. 대구시장으로서 임기를 마친 후 대권에 도전하거나 당내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그림을 그리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 가능성은 일명 ‘주한 연대설’로 통하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의 연대설 때문에 불거졌다. 이는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이 주 부의장을 컷오프한 직후 불거졌다.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 대구시장에 출마해 대구 수성갑에서 재보궐선거가 진행되면, 한 전 대표가 여기에 출마하는 형식으로 연대한다”는 설이다. 한 전 대표 측으로선 손해 볼 게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채널A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주 부의장은 보수 재건이 필요하다고 공감하면서 나서겠다고 했다”며 “우린 이미 연대하고 있는 게 아니냐”고 주장했다. 반면 주 부의장은 신중한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던 중 주한 연대설 관련 질문을 받자 “제 코가 석 자인데 딴 생각할 여지가 있겠느냐”고 답변했다. 다만 무소속 대구시장 출마 가능성에 대해선 “모든 경우의 수에 대해 준비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따라서 주한 연대설 성립 가능성 자체를 배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이 나왔다. 주 부의장의 항고 제기는 국민의힘의 치명적 문제 하나를 외부로 노출했다. 국민의힘에선 당내 처분에 대해 연이어 법원으로 달려가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가깝게는 주 부의장과 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컷오프에 대한 가처분을 신청했다. 김 지사는 주 부의장과 달리 가처분이 인용돼 경선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멀게는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배현진 의원에 대해 각각 결정했던 제명·당원권 정지 1년 징계의 효력도 법원에서 정지됐다. 4건의 가처분 모두 서울남부지법 민사합의51부에서 판단했다. 재판부는 주 부의장 건에 대해서만 국민의힘의 손을 들어줬다. 장 대표는 김 지사가 신청한 가처분이 인용된 다음 날인 지난 1일 기자들과 만나 “법원이 정치에 너무 깊숙이 개입하고 있다”며 “재판장이 국민의힘에 와서 공천관리위원장과 윤리위원장을 하면 될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정치의 사법화가 심각할 정도로 진행된 것 같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공천 관련 갈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승리 가능성을 어둡게 하는 신호들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은 지난달 31일부터 지난 2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상대로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해 전화 조사원이 직접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율은 48%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8%로 집계됐다. 제 코가 석 잔데… 서울에선 민주당 지지율이 51%로, 국민의힘 지지율은 13%로 집계됐다. 부산·울산·경남에서도 민주당 지지율은 42%로,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7%로 집계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 바람). 영원한 격전지 서울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격차가 크게 벌어지는 여론조사 결과 수치가 공개되자,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한 지적이 날로 거세게 일어나고 있다. <조선일보>는 지난 4일 자 사설을 통해 “국민의힘은 지금 수도권에서 후보를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15% 이상 득표해야 선거 비용을 전액 보전받을 수 있는데 그에 미치지 못할까 걱정한다는 것”이라며 현실을 짚었다. 이어 “말로만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했을 뿐 실제로는 반대로 하고 있다”며 “공천 혼란에 대해서도 가처분을 인용한 법원 탓만 할 뿐, 어떻게 수습하고 책임질지 방향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는 등 장 대표를 강하게 비판했다. <조선일보>의 주장대로라면, 수습·책임을 맡을 당 대표는 보이지 않는 셈이다. 해당 매체는 “어렵게 나선 후보들은 국민의힘 상징색인 빨간색을 포기하고 흰색 점퍼를 입고 다닌다”며 “인구가 1300만명에 달하고 국회의원 의석수도 가장 많은 경기도에선 지사 출마자를 구하지 못해 공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는 현실도 짚었다. <조선일보>가 짚은 국민의힘의 현실은 신체를 통제할 두뇌 없이 거대한 군집을 이룬 채 각자의 역할을 맡은 군집 생물에 비유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관해파리를 들 수 있다. 관해파리는 겉으로 볼 땐 덩치 큰 해파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각각의 역할을 맡은 독립 개체들이 모인 군집이다. 이 개체들은 먹이 섭취·이동·번식 등 각각의 역할만을 담당한다. 각각의 개체들은 생존을 위해 서로 연결돼있지만, 이들을 하나로 통합하는 뇌는 없다. 개체 중 누군가가 제 역할을 못하면 모두 죽는다. 단세포생물인 점균류도 먹이를 찾을 때, 각자의 세포가 알아서 효율적인 길을 찾는다. 이를 통제할 뇌는 없지만, 화학적 신호를 주고받으면서 최적의 경로를 결정한다. 그런데 잘못된 경로를 찾으면 방향을 틀 능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는 것은 군집 전체가 굶어 죽는 일이다. 페로몬을 통해 신호를 주고받는 군대개미 집단도 선봉에 선 개미가 길을 잃으면 모든 개미가 원을 그리다가 지쳐 죽는다. 제 역할 못하면… 이탈리아의 정치학자 조반니 사르토리는 원심적 경쟁 이론을 주장했다. 보통의 민주주의 국가에선 정당이 중도층의 표심을 얻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강경한 여당과 무책임한 야당이 양립할 땐 정당이 중도층을 설득하기보다 진영 결집에 따른 조직표 구성에 몰두한다. 이런 구도에선 중도층이 정치에서 배제되고, 정치적 대화도 단절된다. 이런 상황에선 후보자들은 당의 승리와 중도 확장을 포기하고, 강성 핵심 지지층의 지지를 얻으려고 노력한다. 중도층이 정치에 냉담해지면서 설득 가능 대상으로 강성 핵심 지지층만 남기 때문이다. 가성비 높은 선택이 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후보자들이 지도부를 거부하면서 강성 핵심 지지층에게만 구애하는 각자도생에 몰두한다. 이는 결국 자신들만의 세계에 빠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국민의힘의 지방선거 준비 과정에서 서울시장·경기도지사 경선에선 구인난에 빠졌지만, 대구시장·경북도지사 경선은 열기가 과도한 것도 이와 비슷하다. 특히 대구시장 경선엔 국회부의장·경제부총리·원내대표 등 당정의 핵심을 지낸 인사들이 모두 출마했기 때문에 더욱 눈에 띄고 있다. 미국의 정치학자 리처드 카츠와 아일랜드의 정치학자 피터 메어는 정당을 카르텔·프랜차이즈 기업에 비유하는 독특한 이론을 발표했다. 카츠와 메어는 “현대 정당이 시민의 자발적 후원보다 국가의 정당 보조금·공천권 등 국가의 자원에 의존해 서로 담합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당과 지역구 후보의 관계를 본사와 가맹점주 관계로 규정했다. 따라서 중앙당이 자원을 적절히 배분하지 못하거나, 시장에서 자원의 가치가 폭락하면 가맹점주의 불만이 폭발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주장을 매개로, 캐나다의 정치학자 켄 카티는 “정당이 실제로 프랜차이즈 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했다. 카티에 따르면, 정당은 브랜드로서만 기능하고, 선거에선 후보가 중앙의 브랜드를 빌려온다. 공천은 결국 이들 간 계약 관계 역할을 한다. 이는 실제 정치적 현상으로 드러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일 서울 쌍문역 일대 쌍리단길을 방문했다. 오 시장의 현장 방문에 동행한 국민의힘 소속 서울시의원들과 도봉구의원들은 국민의힘의 상징색 빨간색이 아닌 흰색 점퍼를 입었다. 오 시장도 서울시 로고가 새겨진 흰색 점퍼를 입고 현장을 돌아다녔다. 지난달 31일 진행된 국민의힘 서울시장 본경선 후보들 대상 첫 토론회에서도 후보들은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들은 “흰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동그라미 푯말을, 빨간색 점퍼에 눈이 간다면 엑스 푯말을 들어달라”는 진행자의 요구에 일제히 엑스 푯말을 들었다. 오세훈 ‘흰색 점퍼’ 현장행 “빨간색 입고 싶다” 대우그룹·프랑스 사회당 등 한순간에 망한 대마들 하지만 말은 날카로웠다. 오 시장은 “빨간색 점퍼를 입고 싶은 마음을 엑스 푯말을 들어 표현해 봤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윤희숙 전 의원은 “흰색 옷을 입어야 하는 사람은 장 대표”라며 “이번 공천이 마무리되면 백의종군을 결심해 달라”고 요구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빨간 당 출신이 빨간색을 안 입는 자기모순은 이해할 수 없다”면서도 “장 대표가 확장하지 못했다면 후보들이 확장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지난달엔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본사에 대한 가맹점주들의 집단행동이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서울시당위원장을 맡은 배 의원도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의 서울 지지율 13%의 주역 장동혁 지도부가 기초단체장 후보를 못 구한 지역의 후보를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방선거 패배 가능성이 내·외부에서 연이어 제기되고 있지만, 국민의힘 지도부에 대해선 “변화할 의지도, 대책도 없는 것 같다”는 평이 나온다. 이 같은 상황은 카츠와 메어가 이미 이론적으로 짚었다. 이들은 “카르텔 정당은 국가 자원을 독점하기 때문에 ‘우리는 망하지 않는다’는 착각에 빠지기 쉽다”고 지적했다. 바둑으로 치면, 국민의힘은 여러 개의 돌로 넓게 자리 잡은 곤마인 ‘대마’와 비슷하다. 시사 분야에서 관용적으로 잘 쓰는 표현 중 하나는 ‘대마불사’다. “대기업이나 대형 금융기관은 국가의 지원을 받아 망하지 않는다”는 관용 표현이다. 그런데 우리나라의 1990년대 후반 IMF 금융위기는 대마불사로부터 비롯됐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상황은 당시 재계 2위였던 대우그룹의 해체였다. 김우중 당시 회장은 ‘세계 경영’이라면서 해외 업체를 공격적으로 인수했다. 그러다 IMF 금융위기를 맞아 구조조정을 거쳤지만, 삼성자동차를 받고 대우전자를 주는 빅딜 과정에서 엄청난 빚을 져 결국 워크아웃을 선언했다. 김 전 회장도 해외로 도피했다. 대우그룹은 그렇게 해체됐다. 국제 정치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1990년대 초반 캐나다의 집권당 진보보수당은 경제 실정과 내부 갈등 끝에 구심력을 잃고 연이은 당원 탈당 사태를 겪었다. 그 결과 150석을 넘게 보유했던 거대 여당이 선거 한번에 2석만 건지는 참패를 당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프랑스에서도 프랑수아 올랑드 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을 극복하지 못했던 사회당은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강경한 좌파 성향 브누아 아몽 대선후보를 선출했다. 그러자 사회당 소속 정치인 다수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창당했던 신생 정당 앙 마르슈로 옮겼고, 당은 선거에서도 참패했다. 반대로 민주당은? 민주당은 대구시장 선거 승리를 위해 대구에서 일정한 기반을 갖추고 있고 선거 승리 경험도 있는 김부겸 전 총리를 대구시장 후보로 선출했다. 이어 지난 8일엔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김 후보와 함께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하는 등 승리 의지를 드러냈다. 구인난을 겪고 있는 국민의힘과 달리, 민주당에선 추미애 의원이 치열한 경선 끝에 경기도지사 후보로 선출돼 주목받고 있다. 대마불사는 과연 영원한 걸까. 대마불사만 믿고 배짱 영업을 해도 되는 걸까. 대우그룹 해체는 국민의힘에 어떤 의미를 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