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있는 겨울 음식 ④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

뜨끈한 생선살이 입에서 ‘사르르’

▲ 거제 외포항에서 대구를 말리는 풍경

담백한 생선살이 입에서 살살 녹는 ‘뜨끈한 탕’ 한 그릇이 생각나는 계절이다. 거제 대구와 통영 물메기는 한려해상국립공원 일대 겨울 별미다. 남쪽 겨울 바다를 주름잡는 대구와 물메기는 12월부터 식탁에 올라 이듬해 2월까지 미식가를 유혹한다.

▲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포구의 세월과 위용을 자랑한다.

덩치로 치면 거제 대구가 형님뻘이다. 대구를 제대로 맛보기 위해 거제 외포항으로 향한다. 철이 되면 외딴 포구가 온종일 외지인으로 들썩거린다. 대구는 산란을 위해 겨울철 냉수층을 따라 거제 북쪽 진해만까지 찾아든다.

담백하고 고소

외포항은 한때 전국 대구 출하량 30%를 차지할 정도로 ‘대구의 아지트’였다. 포구에 들어서면 커다란 대구 조형물이 포구의 세월과 위용을 자랑한다.

▲ ‘대구의 아지트’, 외포항 전경

주말이면 외포항을 찾는 차량으로 진입로가 막힐 정도다. 겨울 대구는 인기 높다. 포구 곳곳에 생선을 판매하는 좌판이 늘어서 있다. 겨울 볕에 몸을 맡긴 대구가 줄지어 분위기를 돋운다. 이른 오전에는 포구에서 대구 경매가 열리기도 한다. 긴 아래턱, 부리부리한 눈에 70cm를 넘나드는 대구는 3만~4만원 선에 팔린다.

▲ 코스 요리를 주문하면 매콤한 대구찜도 맛볼 수 있다.

포구 한쪽에 대구로 만든 음식을 내는 식당이 모여 있다. 외포항 식당에서는 대구튀김, 대구찜, 대구탕이 2만5000원에 코스로 나온다. 대구회와 대구전, 대구초밥을 파는 곳도 있다. 통통하고 부드러운 살이 사르르 녹는 대구탕(1만5000원)은 맛만 봐도 겨울 향미가 입 안 가득 전해진다. 생대구와 곤이가 담뿍 들어간 대구탕은 비린 맛이 없고 담백하며 고소하다.

▲ 통통하고 부드러운 살이 사르르 녹는 대구탕

다양한 대구 요리로 배를 채운 뒤 포구를 거닐어보자. 고깃배 너머 대구를 손질하는 아낙네 손길이 바쁘다. 말린 대구와 대구 알젓, 대구 아가미젓 등을 파는 진열대도 보인다. 포구 옆 외포초등학교를 지나 외포리 골목 산책에 나서면, 마당 가득 대구를 말리는 어촌 풍경이 운치를 더한다.

외포항에서는 매년 12월 말 ‘거제대구수산물축제’가 열린다. 대구 요리는 2월 중순까지 제철이다. 생대구로 만든 음식은 말린 대구로 끓인 탕이나 찜과는 또 다른 품격이 있다.

▲ 대구를 손질하는 아낙네 ▲ 서호시장에서 만난 물메기

거제에 ‘입 큰’ 대구가 있다면 이웃 도시 통영에는 ‘못난’ 물메기가 있다. 체급은 작아도 애주가들 사이에서 물메기가 ‘해장에는 한 수 위’라는 평가를 받는다. 물메기는 동해안 일대에서 곰치라는 이름으로 친숙하다.

▲ 통영항여객터미널과 가까운 서호시장

이른 오전에 통영여객터미널과 가까운 ‘서호시장’에 가면 팔딱거리며 살아있는 물메기를 볼 있다. 못생긴 외모로 한때는 그물에 걸리면 버렸다는 물메기. 최근에는 귀한 대접을 받는다. 서호시장 좌판의 한 상인은 “요즘 통영에서 물메기는 ‘금메기’로 불린다”고 푸념을 늘어놓는다.

예전에 통영 겨울 별미 하면 굴과 물메기가 꼽혔다. 남해안 수온이 올라가면서 작년부터 물메기 어획량이 많이 줄었단다. 어른 팔뚝 만한 물메기가 서호시장에서 4만원 선에 거래된다.

▲ 해장에 좋은 물메기탕

관광객이 편리하게 물메기를 만날 수 있는 곳은 강구안 옆 ‘중앙시장’ 일대다. 시장 안 횟집과 해물탕집에서는 겨울이면 물메기탕을 낸다. 한 그릇에 1만5000원 선. 예전보다 값이 오르고 양은 줄었지만, 맑은 국물과 어우러진 겨울 물메기의 담백한 맛을 못 잊는 단골들이 식당 문을 두드린다.

남쪽 겨울 바다 주름잡는 겨울 별미
12월부터 2월까지 미식가들 유혹


팔팔 끓인 무와 어우러진 물메기탕은 살이 연해 후루룩 마시면 숙취 회복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메기탕은 2월을 넘어서며 도다리국에 배턴을 넘기고 식탁과 작별을 고한다. ‘거제 대구, 통영 물메기’라는 공식이 굳어졌지만 거제에서 물메기탕을 맛보고 통영에서 대구탕을 즐길 수도 있다.

▲ 겨울 바다의 고요한 휴식을 음미하기 좋은 두모몽돌해변

거제 외포항에서 북쪽으로 향하면 푸른 해변 따라 포구 마을이 이어진다. 거가대교 가는 길에 만나는 ‘두모몽돌해변’은 호젓한 어촌과 자그마한 몽돌 해변을 간직한 곳이다. 거제 남쪽에 ‘여차몽돌해변’ ‘학동흑진주몽돌해변’ 등 유명한 몽돌 해변이 있지만 두모몽돌해변은 겨울 바다의 고요한 휴식을 음미하기 좋다.

번잡한 상가 대신 바람과 몽돌 소리가 함께 한다. 포구 방파제 너머로 거가대교를 감상할 수 있다.

▲ 가조도 ‘노을이물드는언덕’에서 본 풍경

거제 서북쪽 가조도는 노을 명소로 알려진 곳이다. 가조연륙교 너머 ‘수협효시공원’은 지난 2018년 말 문을 열었다. 공원 전망대와 카페가 섬 조망과 노을 감상 포인트로 입소문이 났다. 수협효시공원은 가조도에서 수산업협동조합 모태가 시작된 것을 기념해 설립됐다. 가조도 창호리의 ‘노을이물드는언덕’ 또한 바다와 인근 섬 너머로 해가 지는 모습이 아름답다.

▲ 봉평동 봉수골의 랜드마크 ‘봄날의책방’과 전혁림미술관

통영에서는 봉평동 봉수골 골목을 거닐어도 좋다. 통영 미륵산 봉수대(경남기념물 201호)로 가는 길목에 위치한 봉수골은 ‘추상미술의 대가’ 전혁림 화백의 미술관과 문화 사랑방 ‘봄날의책방’을 랜드마크로 카페, 게스트하우스, 베이커리 등 30여개 아담한 공간이 들어서며 산책 명소로 정착했다. 옛 목욕탕, 찻집도 고스란히 남아 운치를 더한다.

▲ 미래사 편백 숲길

봄날의책방

산양읍에서는 겨울 편백 숲길로 아름다운 ‘미래사’가 있다. 부처의 진신사리 3과가 봉안된 미래사는 봉수골에서 용화사를 거쳐 한 시간쯤 걷거나 통영케이블카로 미륵산 정상에 오른 뒤 내려오는 길에 들를 수 있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외포항→두모몽돌해변→서호시장→봉평동 봉수골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외포항→두모몽돌해변→가조도→바람의언덕 
둘째 날: 서호시장→봉평동 봉수골→미래사→서피랑→중앙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거제관광문화 http://tour.geoje.go.kr
- 통영관광포털 www.utour.go.kr

문의 전화
- 거제관광안내소 055)639-4178
- 통영관광안내소 055)650-0580
- 서호시장 055)645-3024
- 전혁림미술관 055)645-7349
- 미래사 055)645-5324

대중교통
- 외포항 [버스]  서울-거제(고현),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7회(06:40~24:00) 운행, 약 4시간20분 소요. 고현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32번·34번 버스 이용, 외포 정류장 하차, 약 30분 소요. 외포항까지 도보 280m. 
*문의: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 서호시장 [버스] 서울-통영,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17회(06:20~다음 날 00:35) 운행, 약 4시간10분 소요. 서울남부터미널에서 하루 25회(06:40~23:30) 운행, 약 4시간30분 소요.통영종합버스터미널 정류장에서 141번·531번·670번 버스 등 이용, 서호시장 정류장 하차, 약 25분 소요.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서울남부터미널 1688-0540 시외버스통합예매시스템 https://txbus.t-money.co.kr


자가운전
- 외포항: 통영대전고속도로→통영 IC→남해안대로 거제 방향→신거제대교→거제대로→외포교차로→외포항
- 서호시장: 통영대전고속도로→통영 IC→통영해안로→중앙로→서호시장 

숙박 정보
- 소낭구 펜션(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거제시 일운면 마전1길 83, 055)682-2141, www.sonanggu.com
- 옛마실 펜션(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거제시 일운면 마전1길 65, 055)682-2141
- 라이트하우스호텔: 거제시 장승포로, 055)681-6362
- 도야가족호텔: 거제시 일운면 거제대로, 055)681-5877, www.doyahotel.co.kr 
- 금호통영마리나리조트: 통영시 큰발개1길, 055)643-8000, www.kumhoresort.co.kr/condo 
- 통영갤러리관광호텔: 통영시 도남로, 055)645-3773

식당 정보
- 효진수산횟집(대구탕): 거제시 장목면 외포5길, 055)636-9006
- 국자횟집(대구찜): 거제시 장목면 외포5길, 055)636-6023
- 원조밀물식당(물메기탕): 통영시 중앙시장1길, 055)643-2777
- 분소식당(물메기탕):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4-0495
- 풍화김밥(충무김밥): 통영시 통영해안로, 055)644-1990

주변 볼거리
거제: 내도, 공곶이, 지심도
통영: 통영수산과학관, 한산도, 달아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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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