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뛰는 사람들>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서초갑 예비후보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2.17 10:11:59
  • 호수 12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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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처럼 고립된 서초 재건한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이 총선을 통해 판가름 난다. <일요시사>는 해당 지역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그 다섯 번째로 서초갑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이정근 예비후보의 얘기를 들어봤다.
 

▲ 이정근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가 일요시사와 인터뷰 직후 기념촬영을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벌써 삼수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정근 예비후보는 이번에도 서초갑을 선택했다. 험지다. 지난 30여년간 서초는 진보 정당에게 마음을 열지 않았다. 이 예비후보는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그는 서초갑을 선택하는 데 망설이지 않았다고 한다. 자신의 ‘진심’이 서초 주민들에게 닿고 있다는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는 20대 총선서 낙선한 아쉬움을 뒤로한 채 4년이 넘는 시간 동안 길거리서 서초 주민들을 만나왔다. 다음은 이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 서초갑에 출마한 배경은 무엇인가.

▲이번이 세 번째 도전이다. 서초에 도전하는 이유는 딱 한 가지다. 민주주의 지평을 넓히기 위함이다. 여기가 보수의 심장인데, 보수의 심장에 왜 민주주의 깃발이 안 꽂히는가. 나는 그것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전에는 안됐나. 이전 후보들은 딱 한 번씩만 도전하고 포기했다. 그런데 나는 계속 도전하고 있다. 포기하지 않겠다. 

- 험지라고 느끼나.

▲서초갑이 이렇게 힘든 지역인 줄 알았다면 출마하지 않았을 것이다(웃음). 보수의 벽이 두껍고, 또 지역의 편파주의가 견고하다. 우리 민주 진영도 움츠러들어 있다. 그럼에도 포기하지 않는 이유는 적어도 서초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는 일 정도는 내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간절하기 때문이다. 서초만큼 수도권, 특히 서울서 이렇게 보수의 벽이 두껍고, 진보에 폐쇄적인 지역이 없다.


- 폐쇄적이라고 말씀하셨다. 어떤 뜻인가.

▲지난2012년 문재인 캠프 활동 당시 담쟁이 모자를 쓰고, 노란 머플러를 두르고 서초 지역에 나가면 주민들이 나를 쳐다보지도 않았다. 어떤 주민들은 몰래 내 주머니에다가 음료수와 핫팩 같은 것을 넣어주면서 “나도 그쪽이에요”라고 속삭였다. 문재인이나 민주당이라고 하지 않고 그냥 ‘그쪽’이라고 했다. 정말 충격적이었다.

- 충격적이었던 이유는.

▲나중에 알게 됐다. 단골 미장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 서로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손님이 들어오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대화가 멈췄다. 폐쇄적이라는 말은 이 지역 사회서 활동하기 위해서는 본인이 지지하는 정당을 밝히지 못한다는 뜻이다. 잘못하면 오히려 집단서 왕따를 당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우리의 활동을 주민에게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저쪽(자유한국당)과는 반대다.

- 전략은 무엇인가.

▲일명 ‘두더지 전략’이다. 지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만 4년여 동안 길거리를 누비고 다녔다. 내가 SNS를 통해, 또 중앙당 매체를 통해 공중전을 하는 것이 아니라 땅바닥에 딱 붙어 주민들을 만나는, 한마디로 대민접촉을 넓히는 전략이다. 여기에 두 가지 효과가 있다고 본다. 하나는 폐쇄적인 우리 민주당의 활동 공간을 넓히는 효과고, 나머지 하나는 민주당도 서초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주민들에게 직접 보여주는 효과다. 그래서 했던 일이 ‘파라솔 당사’와 ‘현장민원실’이다. 지난 4년 동안 꾸준히 했다.

재건축 ‘파이프라인’ 다짐
길거리 누빈 ‘두더지 전략’


- 이번 설 때도 두더지 전략으로 주민들을 만나보셨을 텐데, 민심은 어땠나. 

▲두 가지 패턴이 있었는데 하나는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더 강해졌다는 느낌이다. 보수 쪽은 나에게 더 심하게 반발하고, 진보는 나를 더욱 응원하더라. 다른 하나는 흔들리는 유동층에게 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에는 정말 희망을 품어도 되겠다는 반응을 나에게 주셨다. 이 지역에 벌써 선거를 세 번이나 치렀다. 내 선거 두 번에 대선 한 번. 그런데 바닥 민심이 지금처럼 좋았던 적이 없었다. 가장 좋다. 희망적이다. 

- 서초갑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하나는 ‘재건축’이고, 또 하나는 ‘세금’이다. 결국 정부의 정책이다. 정책이 서초 주민들에게 끼치는 영향과 그에 따른 서초 주민들의 반발이 굉장히 크게 부딪히고 있다.
 

▲ 21대 총선서 서초갑 예비후보로 나선 이정근 ⓒ문병희 기자

-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특히 재건축 문제에 있어서는 우리 당보다는 완화된 입장을 갖고, 서초 주민들과 이해의 면을 넓히려 노력 중이다.

- 당 지도부와도 교감을 하고 있나.

▲저는 이미 이해찬 대표에게 건의를 했었다. “서초는 서초만의 특성이 있으니 포인트 정책을 고려해달라. 만약 당 차원서 불가능하다면, 우리 지역서 요청하겠다”고 말씀드렸더니 매우 좋은 생각이라고 하시더라. 그러면서 “민주연구원서 지역별로 공약을 정리할 때 서초와 같은 지역에 대해서는 조금 더 목소리를 듣겠다”고 답하셨다.

- 캐치프레이즈는 무엇인가. 

▲‘지금! 서초에 꼭 필요한’이다. 캠프명은 ‘지금! 서초에 꼭 필요한 캠프’, 이정근은 ‘지금! 서초에 꼭 필요한 사람’, 이렇게 가고 있다. 

- 이유는?

▲서초는 지난 30년 동안 눈부신 발전을 이뤘는데 현재은 정체기다. 수많은 재건축이 도래한 이유는 30년을 넘기면서 이제는 재건축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재건축뿐만 아니라 재개발, 리모델링으로 풀어 나가야 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집권여당, 서울시, 서초만 섬처럼 고립돼있다. 이런 상황을 타개할 파이프라인을 뚫는 역할은 집권여당 소속 국회의원만 가능하다. 그래서 서초에 지금 필요한 사람, 그 사람이 집권여당인 민주당의 이정근이다.


- 서초 주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무엇인가.

▲나는 서초 주민들에게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다. 그동안 우리 당이 험지라는 이유로 서초 주민들에게 적극적으로 다가가지 않았다. 세상에 정해진 험지라는 게 어디 있겠나. 시간이 쌓이고 쌓여 험지가 된 것이다. 그렇게 되도록 마치 포기한 듯 서초를 바라보기만 한 책임은 우리에게 있다. 그러나 이제는 달라졌다. 민주당이 건강해졌고, 힘이 생겼다. 우리가 열심히 하겠으니 믿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chm@ilyosisa.co.kr>
 

[이정근은?]

▲전북 군산 출생
▲연세대 언론홍보대학원 문학 석사
▲전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위원장
▲전 더불어민주당 서초갑 지역위원장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자문위원
▲민주연구원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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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 상병 특검’ 공수처 불편한 속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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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채 상병 특검’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야권의 4·10 총선 압승으로 더불어민주당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난감하기만 하다. 부족한 인력으로 인해 수사의 첫 단추도 끼우지 못하는 실정이다. 발 빠른 수사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수처 안팎에서는 정치권의 책임 떠넘기기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기 시작했다. “조직이 와해되기 직전인데 수사에 속도가 어떻게 나겠느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의 말이다. 요즘 공수처의 분위기는 참혹하다. 해병대 ‘채 상병 사건’으로 반전을 꾀하고 싶어도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특별검사(이하 특검) 목소리가 거세지면서 ‘비교 대상’으로 전락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실 압수수색? 채 상병 사건 특검법 추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공수처의 분위기는 암흑 상태다. 검찰 제도를 보완해 ‘상설특검’ 명목으로 출범했음에도 ‘늑장·부실’ 수사 논란 속에 결국 사건 기록을 특검에 넘겨줘야 하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오는 5월2일, 임시국회를 열어 법안을 표결하자는 분위기다.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국회의장과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데, 총선 이후 여당 일각서도 채 상병 특검에 동의하는 분위기가 표출되고 있다. 채 상병 특검 법안은 지난해 10월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뒤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본회의 표결만 하면 언제든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다. 채 상병 사건 수사 갈래는 크게 두 가지다. 무리한 수색 지시 등 책임자를 가리는 본안 수사가 경북지방경찰청서 진행 중이고, 해병대 수사단의 초동 조사에 국방부와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입했다는 외압 의혹은 공수처가 맡고 있다. 외압 핵심 피의자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지난달 주호주대사로 임명돼 부임 후 사퇴하는 과정서 대통령과 법무·외교부 장관의 직권남용 의혹도 공수처에 추가로 고발됐다. 야권이 특검을 통해 밝히려는 사안의 실체는 수사 외압에 집중돼있다. 특검이 통과되면 공수처가 내려던 실적이 특검으로 넘어가는 건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민주당은 이 대사 임명 과정서의 추가 의혹도 특검법안을 수정 발의해 포함할 계획이다. 공수처는 수사의 무게를 일부 덜겠지만, 6개월 넘게 진행해온 사건 기록을 외부에 넘긴다는 건 또 다른 비판의 빌미를 제공하는 셈이다. 특검 추진 본격화…수사팀 의욕 잃어 “이럴 거면 왜 강조하나” 불만 증폭 공수처 출신 한 변호사는 “인력난 때문에 고전하는 상황이다. 내부 얘기를 들어보면 ‘죽을 맛’이란다. 채 상병 사건 수사는 최선을 다하려 했는데 특검이 언급되면서 수사팀의 의욕이 상실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법상 수사 범위와 인원 범위가 지나치게 제한돼있어 실질적인 수사 기능을 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는 설명이다. 공수처법은 공수처의 수사 범위를 현직 공직자와 그 가족, 퇴임 3년 이내 전직 고위공직자로 한정하고 있다. 공수처 검사와 수사관의 인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현재 공수처법이 규정하고 있는 검사와 수사관의 규모는 처·차장 포함 검사 25명, 수사관 40명이다. 공수처법을 추진할 당시 규모는 검사 30~50인, 수사관 50~70인이 제안됐지만 법무부와 국회의 논의를 거치면서 현재 정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총선과 무관하게 지속적으로 인원 확대와 관련해 국회와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검사의 신분보장을 위한 임기에 대해서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앞서 공수처는 최소한의 행정인력이라도 확보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 달라고 호소한 바 있다. 현행법상 행정인원 정원은 20명인데 지난 2022년 공수처는 행정직원 중 국·과장과 직제 파견자 등 7명을 제외하면 실제 가용인원이 13명에 불과해 수사관을 행정인력에 투입해야 할 상황에 놓인 바 있다. 공수처가 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법 개정이 필수적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일치시켜 수사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수처는 ‘공수처법상 기소권 없는 사건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연구용역’을 발주하는 등 수사 대상과 기소 대상의 불일치로 발생하는 구속영장 논란을 정리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하기도 했다. 인력난 가중화 지금까지 공수처가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한 상황을 보면 초기 단계에 불과하다. 지난해 12월 이 전 장관 등을 출국금지했고, 한 달 후인 지난 1월 압수수색에 착수했다. 이후 포렌식과 참고인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장관을 비롯한 국방부 지휘부와 해병대 수뇌부 등에 대한 조사는 특검의 몫이 될 가능성도 있다. 경우에 따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등으로 특검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공수처와 경찰은 특검법 처리 여부를 주시하며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총선 국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공수처는 수사를 신속하게 진행해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겠다는 입장이다. 공수처 지휘부 공백 상태가 영향을 줄 여지도 있다. 주요 피의자 소환 및 신병처리 등 주요 의사결정을 처장 대행인 부장검사가 결정하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다. 만약 국회서 여야가 특검법 처리에 합의하는 수순을 밟으면 공수처도 새로 출범할 특검에 기록을 인계하기 위한 작업에 중점을 둘 가능성이 크다. 현재 본회의에 회부된 안은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발의한 법안이다. 민주당이 지난 3월, 이 전 장관이 주호주대사로 임명된 경위를 수사해야 한다는 별도의 특검안도 국회에 제출했기 때문에 이 두 법안이 병합되는 안도 거론된다. 본회의 회부 안건은 수사기간을 최장 100일로 정하고 있는데, 잔여 수사를 검찰에 이첩하도록 명시됐다. 경찰과 공수처가 시작한 수사가 특검을 거쳐 검찰 손에 넘어가는 것은 부자연스럽다는 말도 나온다. 민주당이 3월 발의한 안은 잔여수사 이첩 대상을 검찰과 공수처로 정했다. 단추도 못 끼워 민주당이 특검법 조항 일부를 양보하고 국민의힘이 수사 대상 확대에 동의하는 시나리오도 정치권을 중심으로 나온다. 이런 과정서 본회의 회부 안이 조정될 수도 있다. 이 가운데 이 전 장관은 최근 변호인을 통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진행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장관 측이 공수처에 소환조사를 요청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이 전 장관 측 김재훈 변호사는 최근 공수처에 소환 촉구 의견서를 내고 “이 전 장관은 호주 대사직서도 물러났으나 공수처는 지금까지도 아무런 연락이 없다”며 “공수처의 이런 수사 방기 탓인지 정치권에서는 특검 필요성까지 제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에 보낸 의견서에서 “이첩 보류 지시는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국방부 장관은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사건 이첩에 대한 최종 승인권자이므로 인사권자가 인사안 결재 후 이를 취소·변경할 수 있듯이 그 승인을 변경할 수 있다”며 “해병대 수사단장에게 수사 권한이 있다느니, 수사단장에게 민간 수사기관으로의 이첩 권한이 있다느니 하는 것은 법 규정의 몰이해로부터 비롯된 억지”라고 주장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장관이 보고서를 회수하라고 지시하기 전에 대통령실 내선번호로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이 전 장관 측은 “이 전 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사단장을 빼라는)지시를 받은 사실이 없다”며 “당시 장관이 군사보좌관과 논의하는 과정서 ‘(초급 간부들까지 처벌 대상에 포함한다면)초급 간부들이 힘들어할 것 같다’는 의견을 나눴고 법무관리관실의 법리 검토를 거쳐야 한다고 판단해 이첩 보류를 지시했다”고 강조했다. 수사 인원 범위 제한적 법 개정 안되면 도루묵 이어 “재검토한 결과 8월24일 직접적인 혐의가 있는 2명을 경찰에 이첩했고, 해병대수사단 조사기록 원안도 그대로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전 장관 측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채 상병 특검’도 비판했다. 이 전 장관 측은 “공수처의 1차 수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인데 무엇이 미흡하고 국민적 의혹이 남아 해소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냐”며 “특검 논란을 잠재울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은 공수처의 신속한 수사와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공수처 수장이 석 달째 공석인 점은 제도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더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최종 후보자 지명을 두 달 가까이 미루고 있다. 앞서 국회 공수처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2월29일 판사 출신 오동운(사법연수원 27기) 변호사와 검사 출신 이명순(연수원 22기) 변호사를 후보로 추천했다. 김진욱 전 처장과 여운국 전 차장이 임기 만료로 퇴임해 공수처가 ‘대행 체제’에 들어간 건 지난 1월 말부터다. 김선규 수사1부장이 처장 대행을 맡고 있지만, 지난달 제출한 사직서가 수리되지 않아 임시로 대행직을 수행 중이다. 최근 인사위원회서 연임이 불발된 수사1부 소속 김송경 검사(사법연수원 40기) 임기도 만료됐다. 김 대행이 이끄는 수사1부는 공기광 검사만 남게 된다. 별도 조직개편 계획도 없어 수사 부서 1개가 사실상 사라질 위기다. 윤 대통령이 공수처장 후보자를 지명해도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야 임명이 가능하다. 21대 국회 임기는 내달 29일까지다. 22대 국회가 개원해도 원구성에 시일이 걸리는 점을 감안하면, 신속한 공수처장 공백 해소를 위해선 이달 안으로 후보 지명을 마쳐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수장 공백 장기화 우려 법조계에서는 특검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공수처법에 따르면, 공수처는 이 전 장관에 대한 수사권은 있지만 기소 권한이 없다. 수사를 마친 뒤 검찰에 사건을 넘기고 검찰이 기소 여부를 판단해야 하는 구조다. 공수처 출범 당시 수사·기소권을 모두 줄 경우 일각에선 ‘무소불위 공수처’가 될 거란 우려가 제기되면서 공수처는 법관, 검사, 고위 경찰공무원에 대해서만 제한적 기소권을 갖게 됐다. 문제는 검찰이 채 상병 사건 기소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검찰을 관할하는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공수처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 전 장관의 출국금지를 해제했다. 사건 처리의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특검을 통해 채 상병 사건을 수사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