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 1인가구·창업 전성시대

바야흐로 대한민국이 1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수익형 부동산 시장에 1인가구와 1인 창업자를 겨냥한 오피스텔, 생활숙박시설이나 섹션 오피스 등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해마다 증가하고 있는 1인가구를 겨냥한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레지던스)이 주목받고 있다.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의 주 수요층이라고 할 수 있는 1인가구가 2019년 기준으로 전체 가구(1967만가구)의 28.6  %에 달하는 562만가구를 기록하면서, 가성비와 상품성을 모두 갖춘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

가성비
상품성

통계청의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1인가구는 2015년 520만가구에서 8.07% 가량 증가한 것으로 2025년 31.89  %, 2035년 34.60%, 2045년 36.29% 등 꾸준히 증가추세를 보일 것으로 추산된다. 따라서 1인가구를 타깃으로 한 소형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 분양 시장에 수요자들이 몰리고 있다.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은 규제가 심한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덜하다. 소형 상품의 경우 상대적으로 초기 비용도 덜 든다. 그만큼 임대수익률도 소형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이 중대형에 비해 높게 나타나고 있다.

실제 서울 등 수도권에 공급돼 인기를 끄는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의 공통점은 가성비가 좋고 역세권에 위치한 상품들이라는 점이다. 특히 역세권 주변은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개발호재까지 더한다면 향후 시세차익도 누릴 수 있어 실수요는 물론 투자 수요까지 관심이 크다.


요즘 오피스텔이나 생활숙박시설은 대부분 풀퍼니시드로 구성돼 가전제품, 가구 등 생활에 필요한 모든 품목이 갖춰져 있어 입주 즉시 바로 생활이 가능하다. 내부 공간 활용성이 좋은데다 에너지절감, 보안시스템 등도 갖춰 아파트 못지않은 뛰어난 상품성을 자랑하기도 한다.

사회활동을 혼자서 하는 1인 창업 수요가 늘면서 소규모 사무실을 임대하는 섹션 오피스(소형 오피스)도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섹션 오피스는 규모가 큰 업무용 빌딩과 달리 전용면적 40㎡이하의 모듈 형으로 설계돼 사용자가 원하는 크기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피스를 말한다. 회의실, 라운지 등을 공유해 비용을 줄일 수 있고, 공간 효율성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오피스텔, 생활숙박시설, 섹션 오피스…
‘일코노미’ 수익형 시장 트렌드로 자리

최근 급격히 늘어난 1인 기업의 증가가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을 중심으로 업무공간의 선호도가 소형 오피스로 옮겨가면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사용자 입맛에 따라 다양한 규모를 선택할 수 있는 섹션 오피스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1인 기업의 수는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 7만7009개였던 1인 창조기업은 2015년 24만9774개로 급증하더니, 2018년에는 27만7375개로 집계됐다. 6년간 약 4배가량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투자자 사이에서 섹션 오피스는 주목받는 알짜 투자처로 알려져 있다. 비교적 소액으로 투자가 가능하고, 꾸준히 늘어나는 1인 기업의 풍부한 수요도 누릴 수 있다. 또 이로 인해 환금성도 높고, 전매제한과 대출규제 등의 부동산 규제에서도 자유롭다.

서울 마곡지구에서는 ‘열린 엠타워’‘센테니아’‘마곡퀸즈파크11’ 등의 섹션 오피스가 모두 일주일 내에 계약을 마쳤다. 경기도 부천 중동신도시에 분양한 ‘신중동역 랜드마크 푸르지오 시티’ 내 섹션 오피스 506실 역시 1개월 만에 모든 실의 주인을 찾았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최근 초저금리와 역대급 아파트 규제로 수익형 부동산이 주목을 받고 있는데 1인가구, 1인 창조기업 등 일코노미가 수익형 시장에 트렌드로 자리를 잡고 있다”며 “소형 수익형 부동산도 공급이 활발해지면서 지역별, 입지별, 상품별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음은 1인가구·창업자를 겨냥한 수익형 상품.
 

▲여의도 포레디움(오피스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1가 107번지 외 4필지에 단층형과 복층형 원룸으로 공급되는 ‘여의도 포레디움’ 오피스텔이 분양을 앞두고 있다. 연면적 4994.01㎡, 지하 1층~지상 18층, 1개 동으로 총 4가지 타입, 전용면적 20 ~22㎡에 실사용 면적 20~33㎡(복층서비스면적 감안시)의 중소형 주거상품이다. 총 153실로 2~9층은 복층형 72실, 10~18층은 81실로 공급된다. 전용률은 약 66~67%선이고, 총 주차대수는 79대다. 슬라이딩 도어 설치로 침실공간 분리 및 빌트인 가구배치로 수납공간 확보 등 공간활용이 극대화된다. 실외기 및 보일러실 역시 별도로 설치되어 수납공간이 추가 확보된다. 

저렴한 가격
다양한 규모

강점은 교통이다. 현재 지하철 노선이 3개가 지나는 이른바 트리플 역세권으로 1호선 영등포역 5번 출구에서 430m에 위치, 1호선과 5호선 환승역인 신길역 3번 출구에서 230m에 위치한 여의도 포레디움은 올림픽대로, 서부간선도로, 노들길 등 도심, 외곽 광역접근성으로 우수한 위치다. 향후 예정된 골드라인 교통 호재도 많다. 

우선 여의도와 경기도 안산시를 잇는 지하철 신안산선 영등포역이 2024년 개통할 예정이다. 여의도에서 안산 한양대역까지 이동하는 데 기존 100분에서 25분으로 줄어든다. 인천 송도에서 여의도를 거쳐 경기 남양주 마석을 잇는 GTX(광역급행철도)-B노선이 개통하면 여의도에서 청량리는 35분에서 10분, 송도까지는 82분에서 27분대로 각각 이동이 가능하다. 현재 자동차로 올림픽대로에 진입하기도 쉬워 서울 강남이나 김포공항, 인천공항으로 다니기에 편리하다.

편의 및 생활인프라도 좋다. 주민센터, 우체국은 물론 신세계, 롯데백화점, 타임스퀘어 등 편의시설과 여의도공원, 샛강생태공원, 영등포공원이 주변에 근접해 있다. 영등포로터리 고가철거 예정으로 녹지공간인 공원이 조성되면 탁 트인 시야와 쾌적한 환경이 제공된다. 

배후 수요도 풍부하다는 평가다. 여의도에 직장인만 20여만명이 근무하고, 배후 상주인구도 15만여명으로 추산돼 좋은 투자 여건을 갖추고 있다. 시행사는 포레디움, 시공은 태산종합건설, 자금관리는 아시아신탁(주)이 각각 맡았다. 계약금 10%, 50% 중도금 무이자 혜택이 주어진다. 준공은 2021년 12월 예정.

소액 투자
알짜 입지

▲인하 한양아이클래스(생활숙박시설)= 인천시 남구 용현동 573- 7번지 외 1필지 일반상업지구에 생활형 숙박시설인 ‘인하 한양아이클래스’가 분양 중이다. 연면적 2만838.41㎡, 지하 4층~지상 24층 규모로 생활형 숙박시설 493실 및 근린생활시설 27호실이 공급된다. 일부 층은 오션뷰가 가능하다. 계약금 10%, 중도금 무이자 혜택과 실투자금 4000만원대로 투자할 수 있다.

주차대수는 159대, 전용면적 20.02~40.10㎡, 총 11타입으로 주력은 A타입(20.07㎡)으로 333실에 달하며 4층에 테라스를 갖춘 생활숙박시설이 제공된다. 내부시설로는 커뮤니티공간인 지상 24층 휴식공간 정원(바베큐장), 호텔급 럭셔리 설계가 적용된다. 지하 1층 코인세탁실, 북카페, 지상 4층 휘트니스센터, 개별창고도 제공된다.

직장인은 물론 대학생과 관광객까지 수용하는 생활형 숙박시설로 장·단기 숙박을 통한 임대수익 창출이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다. 수인선 숭의역 1번 출구와 도보 2분 거리(100m)며, 숭의역을 중심으로 국철 1호선 도원역과 약 1km 거리다. 신포역, 인하대역, 동인천역, 제물포역 등 지하철 이용이 용이하다. 제1경인고속도로, 제2경인고속도로와 제2외곽순환도로를 통해 인천시내 전역은 물론 서울까지 이동이 편리한 광역교통망을 자랑한다.

주변 개발계획도 많다. 사업지 주변에 숭의운동장 도시 개발 사업과 여의주택재개발사업, 용마루지구 도시환경개선사업 등 다양한 개발계획을 가지고 있다. 인근으로는 연면적 6만6805㎡에 달하는 ‘골든하버 프로젝트(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가 2019년 상반기 준공을 목표로 조성 공사가 진행 중이다. 특히 ‘인천항 신국제여객터미널’은 향후 각종 쇼핑·레저시설이 결합되어 있는 복합관광 휴양단지인 ‘인천항 골든하버’가 함께 개발될 예정이다. 준공 시 연간 약 300만명 이상의 유동인구가 확보될 예정이다.


주변 인프라와 임대수요도 풍부하다. 이마트, 홈플러스, 인하대병원, 현대유비스병원, 인천기독교병원, CJ제일제당, 한진 물류센터 등 19만 이상의 임대수요가 밀집해 있다. 인천 남구는 대학생 및 직장인의 1인가구를 위한 주거공간 공급이 절대 부족한 지역으로 꼽힌다. 반경 1km이내 용현초, 신광초, 신흥여중 등 다수의 교육시설 환경도 우수하다.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생활숙박시설)= 인천내항 개발, 수인선(2020년 개통 예정) 등 미래가치를 품은 인천 중구 신흥동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 레지던스가 분양한다. 인천내항 개발사업을 기점으로 환골탈태 예정인 인천 원도심에 자리해 미래가치가 뛰어나다는 평가다. 인천내항 개발지 일원과 맞닿아 있어 개발사업 진행되면 그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된다. 인천내항 개발사업은 해양수산부 및 인천시 역점 사업 중 하나로 3㎢에 달하는 면적을 해양문화지구·복합업무지구·열린주거지구·혁신산업지구·관광여가지구 등 5대 특화지구로 선정해 개발하는 것이다. 

교통호재도 뛰어나다. 수인선(수원-인천간 복선전철)이 2020년 12월 개통 예정으로, 개통되면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에서 도보로 숭의역, 신포역을 통해 수원역까지 빠른 시간 안에 이동할 수 있다. 또한 경인고속도로 일반화사업, 인천발 KTX 사업이 예정돼 있다. 아울러 수도권 제2외곽순환도로(2025년 예정), GTX-B 예타 통과 등 교통호재가 잇따라 있어 교통망은 더욱 좋아질 전망이다. 

분양 관계자는 “42층 초고층으로 건립되는 힐스테이트 하버하우스는 희소가치 높은 하버뷰 및 오션뷰 프리미엄과 함께 일대 랜드마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힐스테이트 천호역 젠트리스(섹션 오피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울 강동구 소재 천호·성내3구역을 재개발하는 ‘힐스테이트 천호역 젠트리스’ 섹션 오피스 110실을 공급한다. 오피스텔과 상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복합단지로 섹션 오피스는 지상 5~12층에 구성된다. 

천호·성내 재정비촉진지구3구역은 서울지하철 5호선과 8호선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천호역이 인근이다. 천호역을 출발해 서울 도심인 광화문역까진 환승 없이 28분, 삼성역까진 16분이면 이동할 수 있다.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이용도 수월하다. 단지 인근에 현대백화점, 이마트, 천호동 로데오거리, 강동성심병원 등 생활인프라도 잘 갖춰졌다. 


편의 시설
생활 인프라

상업시설 힐스 에비뉴 천호역과 오피스도 같이 공급될 예정이다. 상업시설은 지하 2층에서 지상 4층이며, 오피스는 지상 5층부터 지상 12층까지 110실이 공급된다. 분양 관계자는 “더블 역세권이라는 입지적 강점과 한강 이용, 여기에 힐스테이트 브랜드까지 모두 갖춘 상품”이라며 “이번에는 오피스텔, 상업시설, 섹션 오피스가 동시에 공급되며 아파트는 내년에 공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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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아웃사이더’ 정청래 인싸 플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당원의 명령인 개혁을 완수하기 위한 질주다. 당의 ‘아웃사이더’였던 그가 당을 휘어잡기까지 수많은 당원이 등을 밀어줬다. 비주류에서 주류 ‘인싸’로 자리 잡기 위한 정 대표의 다음 스텝이 주목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행보가 매섭다. 윤석열정부에서 막힌 과제를 해치우는 동시에 공약이었던 각종 개혁을 빠르게 완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같은 당 박찬대 의원보다 덜 알려졌다는 평이 나오지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서 보여준 ‘사이다’ 면모가 주목받으면서 강성 지지층의 환호를 받았다. 정청래가 걸어온 길 비주류였던 그가 당 대표가 되기까지의 여정은 결코 평범하지 않았다. 21대 국회 때는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 수석 최고위원을 지냈고, 22대 국회에선 법사위원장으로서 국민의힘에 호통을 치며 유튜브 단골 주제가 됐다. 당시 정 대표는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쟁점 법안을 밀어붙이고 상대편 의원과 대립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 정 대표는 언론 대신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지지자와 직접 소통해 왔다. 민주당 박찬대 의원보다 주목도가 떨어진다는 평이 나오지만 팬덤 정치에 최적화된 모습을 보여줬다. 정 대표는 최근에도 자신을 둘러싼 의혹과 청-명 프레임에 대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그는 SNS에 ‘언론의 자유와 횡포 그리고 언론의 게으름의 관성’이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조국 전 대표의 사면·복권을 놓고 일부 언론에서 ‘정청래 견제론’을 말한다. 실소를 자아내게 한다. 근거 없는 주장일뿐더러 사실도 아니다. 상식적인 수준에서 바로 반박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어 “정청래는 김어준이 밀고, 박찬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밀었다는 식의 가짜 뉴스가 이 논리의 출발”이라며 “어심이 명심을 이겼다는 황당한 주장, 그러니 정청래가 이재명 대통령과 싸울 것이란 가짜 뉴스에 속지 말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통령과 각을 세울 일이 1도 없다. 당정대가 한 몸처럼 움직여 반드시 이재명정부를 성공시킬 생각이 100(이다)”이라고 덧붙였다. 계파 갈등 프레임이 씌워질 조짐이 보이자 이를 사전에 차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의 정치적 뿌리를 따지자면 친노(친 노무현)에 가깝다. 그러나 문재인 전 정부서는 친문(친 문재인), 이재명 대표 체제에서는 친명(친 이재명)으로 분류되는 등 계파색이 비교적 옅은 편이다. 1989년 미국 대사관저 점거 농성을 주도한 혐의로 2년형을 선고받은 등 학생 운동권 출신이지만, 대표 운동권인 민주당 86 그룹과의 친분을 공개적으로 과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정 대표는 당의 주류보다 비주류에 가깝다는 게 여의도에 떠도는 평이다. 친문? 친명? 오히려 ‘계파 청산파’ “잘못된 586 문화 배운 97도 청산” 전당대회가 한참이던 당시 한 민주당 의원은 “사석에서 만난 정 의원은 아주 뚝심 있는 사람이었다. 박찬대 의원은 특유의 재치로 호감을 얻는 편이라면 정 의원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할 말은 제대로 하는 캐릭터”라며 “그래서 계파를 분류하기 어려운 것 같다. 나만의 길을 가는 것 같으면서도 한번 정한 길은 꺾지 않고 걷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정 대표는 ‘계파 청산’을 외치는 인물이다. 그는 당 대표 후보이던 당시 “국민께서 비판하시는 586의 운동권 문화는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계파는 당을 좀먹는 독약”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정파와 노선은 필요하지만, 계파는 없어져야 한다. 저 스스로 계파에 가입하지 않고, 그런 데서도 저는 안 불러준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586의 질서, 운동권의 수직적 관계가 싫었다. 그런 분들과 몰려 다니는 게 너무 비생산적”이라며 “586의 안 좋은 문화를 따라 배운, 너무 빨리 늙어버린 97 세대들의 그런 것도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수장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원들의 요구를 파악해 발 빠르게 움직였기 때문이다. 8·2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는 당선 이후 “이 대통령이 대통령이 된 것은 민주당 주류가 바뀌었단 뜻이고, 민주당에서 정청래가 대표가 됐다는 것은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당의 운명을 결정하는 시대가 왔다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해석했다. 이날 전당대회를 “예전에는 당원들이 국회의원 눈치를 봤지만, 이제는 국회의원들이 당원 눈치를 봐야 하는 지극히 정상적인 ‘민주당의 민주화’가 드디어 그 깃발을 높이 든 8·2 전당대회”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이처럼 정 대표를 탄탄히 받쳐주는 건 여의도 인맥이 아닌 당원이었다. 정 대표는 이들을 대주주 삼아 힘을 키워 주류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에는 당원권에 힘을 쏟으며 역사상 처음으로 ‘평당원 최고위원’ 선출을 시도하는가 하면 당원 주권 정당 실현을 강조하기 위해 ‘대의원 1인1표제’를 띄우기도 했다. 대의원 1인1표제는 당원들의 권한을 대폭 향상하는 방안이다. 정 대표는 지난 18일 열린 국회 당원주권 정당특위 출범식에서 “10년 넘게 당원주권정당, 1인1표를 주장해 왔지만, 아직까지도 열리지 않았다”며 “헌법에서 얘기하고 있는 평등 선거가 민주당에서도 구현이 될 수 있도록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3대 개혁 풀가동 이어 “대한민국 헌법에는 평등 선거가 명시돼있고, 많은 선거에서 1인1표가 행사되지만 유독 더불어민주당에선 누구는 1표, 누구는 17표를 행사한다”며 “헌법적으로 보나 상식적으로 보나 매우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정부가 국민주권시대를 강조하는 만큼 이에 발맞추기 위해서라도 민주당은 권리당원의 권리를 보장하고 상징적인 ‘1인1표’ 시대를 반드시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밖에도 정 대표는 당헌·당규 개정을 비롯한 ▲평당원 선출 준비 지원 ▲연말 당원 콘서트 지원 등을 약속했다. 당원의 힘이 커질 수록 정 대표의 정치적 입지도 넓어진다. 정 대표는 연일 국민의힘 때리기에 집중하며 당원으로부터 지지를 받았고, 민주당의 목표로 3대 개혁 완수를 내걸었다. 이는 비주류였던 자신의 정체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읽힌다. 이 대통령이 ‘사이다’ 발언으로 당권까지 올랐다면 정 대표는 각종 특위를 띄우며 거침없는 개혁가의 모습을 굳히겠다는 것이다. 정 대표는 강성 지지층의 요구에 따라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검찰청을 폐지하는 대신 가칭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과 공소청을 신설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다음 달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정 대표는 지난달 21일 의원총회에서 이 대통령과 당 지도부의 만찬 회동을 언급하며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설립을 담은 정부조직법을 9월 내 본회의에서 처리하자고 당과 대통령실이 입장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약속드린대로 추석 귀향길 뉴스에서 ‘검찰청은 폐지됐다’ ‘검찰청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는 기쁜 소식을 국민 여러분께 전해드릴 수 있도록 당에선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임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 역시 “법사위원장 선출은 검찰과 언론, 사법개혁 과제를 완수하라는 국민의 명령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전폭적으로 힘을 실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위원회도 속속들이 들어섰다. 우선 민주당은 ‘국민주권 검찰정상화 특별위원회’를 발족시켰다. 정 대표는 출범식 및 1차 회의에 참석해 “지금의 시대적 과제는 내란 종식, 내란 척결, 이정부 성공에 있다”며 “가장 시급히 해야 할 개혁 중 개혁이 검찰개혁”이라며 “개혁도 골든타임을 놓친다면 저항이 거세져서 좌초되고 말 것이기 때문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특위의 주요 과제로는 ▲수사·기소 완전 분리 ▲국민 주권 실현 및 민생 뒷받침 등을 제시했다. 새로운 구심점 이어 언론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언론 보도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제도’를 추석 전까지 도입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는 언론의 허위·조작 보도에 대해 피해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 배상을 의무화하는 법적 장치다. 언론뿐만 아니라 ‘유튜버’도 포함하는 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민중심 사법개혁특별위원회’도 출범했다. 정 대표는 “대법관의 증원과 추천 방식을 변경하는 내용의 사법개혁안을 추석 전까지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구석구석 눈도장을 찍기 위한 지역별 공략에도 나섰다. 지난 21일 호남발전특별위원회를 출범시키고 “다들 대한민국 민주화에 대해서 호남이 기여한 바가 지대하다는데, 국가는 ‘호남을 위해서 무엇을 했는가’에 대한 답을 이제 할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꼬집었다. 정 대표는 “호남만 발전시키면 되겠느냐”며 영남발전특위도 띄웠다. 이는 내년 6월에 있을 지방선거를 대비해 대구·경북 등의 표밭을 다지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정 대표를 구심점으로 신흥 세력이 탄생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정 대표는 계파 정치와 거리를 두겠다고 거듭 밝혔지만, 권력자의 주변에 사람이 모이는 것은 당연하다는 해석이다. 정 대표의 편에 선 동료 의원들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전당대회에서 정 대표를 공식적으로 지지했거나 개혁 선봉에 함께 섰던 의원 등이다. 정 대표가 당권 도전을 선언한 국회 기자회견장에는 장경태·최기상·문정복·임오경·양문석 의원 등이 자리했다. 여의도 이야기를 종합하면, 정 대표는 ‘당원 중심 정당’ 철학에 부합하는 인사로 장 의원을 꼽았다. 현재 장 의원은 평단원 최고위원 선출 절차를 위한 특위위원장을 맡고 있다. 최민희 의원은 정 대표를 공개 지지한 인물이다. 당시 정 대표가 수박 논란에 휩싸였을 당시 최 의원은 “심하게 비난받는 정청래 후보를 지켜보면 짠하다”며 “비난에도 역비난하지 않고 여전히 유쾌·상쾌하게 선거운동하는 정 후보를 격하게 지지한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이 밖에도 한민수·김영환·이성윤 의원은 경선 유세 현장에 함께하며 힘을 실어줬다. 왼쪽으로 붙는 민주당…좁아지는 공간 강성 지지층 등에 업고 개혁가의 길로 개혁가의 길을 걷는 정 대표의 존재감이 커지자 일각에서는 조기 대선을 거치며 ‘중도 보수론’으로 넓혀놨던 민주당의 정치 공간이 다시 좁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 대표의 강경한 태도가 민주당의 기조가 된다면 야당과의 협치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평이다. 실제 정 대표는 “악수는 사람하고만 한다”며 국민의힘을 척결 대상으로 대하고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16주기 추모식에서 정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과 악수는커녕 인사조차 나누지 않았다. 송 비대위원장 역시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그야말로 ‘국회 빙하기’ 시대가 열렸다. 여당인 민주당은 좌우를 넓게 아우르는 정당이 돼야 앞으로 다가올 선거에서 유리한 구도를 유지할 수 있다. 지금처럼 국민의힘이 보수로서 역할을 하지 못할 때 왼쪽은 조국혁신당, 진보당 등에 맡겨둔 채 중도 보수를 자처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당원의 힘으로 대표가 된 만큼 그는 개혁을 완수하기까지 지금과 같은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민주당 상임고문단도 “집권여당은 당원만 바라보고 정치를 해선 안 된다”며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는 당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정당의 주인은 당원이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서도 “우리 국민은 당원만으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문희상 전 국회의장도 “내란의 뿌리를 뽑기 위해 전광석화처럼, 폭풍처럼 몰아쳐 처리하겠다는 대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과유불급이다. 의욕이 앞서 결과를 내는 게 지리멸렬한 것보다는 훨씬 나으나, 지나치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민주당으로 민주당 사정을 잘 아는 한 관계자는 “‘포스트 이재명’ ‘이재명 키즈’가 아닌 새로운 인물이 나타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정 대표가 민주당의 새로운 길을 열어야 당이 계속해서 순환하는 등 건강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어 “민주당의 주류는 강성 지지층이다. 당원이 당을 좌지우지하는데 그들의 숫자가 얼마가 되든 목소리가 커 여론을 만드는 것”이라며 “이 주류의 흐름에 올라탄 사람이 정 대표다. 이 대통령이 대표이던 때와는 다른 모습의 민주당을 보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아직 남은 정 견제 세력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SNS에 올렸다 곧바로 삭제한 게시글이 화제다. 민주당은 지난달 19~20일 양일간 경주를 찾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 상황을 점검했는데 정 대표가 마치 천마총 금관을 쓰고 있는 듯한 착시 사진이 문제가 된 것이다. 정 대표가 금관을 직접 착용한 것은 아니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시에 왕 노릇을 한다” “벌써 왕인 것처럼 군다” 등 거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해당 사진은 삭제됐지만 8·2 전당대회 때 불거진 박찬대 의원과의 앙금이 아직 남은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온 이유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