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부서 날개 단 폴리스 스토리

검찰·국정원보다 세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문재인정부 들어 경찰이 날개를 달았다. 연일 개혁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는 검찰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숙원이던 독립적 수사권을 쟁취하면서 검찰과의 관계도 재정립될 가능성이 열렸다. 경찰 입장에선 지금이 화양연화일지도 모른다.
 

검찰과 경찰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은 뿌리가 깊다. 국가사회기관 신뢰도 순위서 검찰과 경찰은 국회와 함께 최하위권을 다툰다. 세 기관은 지난해와 2018년 나란히 뒤에서 13등을 차지했다.

신뢰도
바닥인데…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는 지난해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2019년 국가사회기관 신뢰도를 조사했다. 그 결과 국민이 가장 신뢰하는 국가사회기관은 대통령(25.6%)으로 나타났다. 가장 낮은 신뢰도를 기록한 세 기관은 검찰(3.5%), 국회(2.4%), 경찰(2.2%)이었다. 2018년 조사 역시 경찰(2.7%), 검찰(2.0%), 국회(1.8%) 순으로 낮게 나타났다.

검찰과 경찰, 한 세트처럼 묶였던 두 조직의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한 시점은 문재인정부 들어서다. 검찰은 앞선 정부서도 힘을 빼야할’ ‘개혁해야 할조직으로 여겨져 왔다. 이 같은 기조는 문정부 출범과 동시에 더욱 강해졌다. 문정부는 검찰에 적폐 청산을 위한 칼자루를 쥐어주면서 동시에 개혁의 대상으로 삼았다.

20175월 출범한 문정부는 같은 해 7문재인정부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발표한 100대 과제에는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 법무부 탈검찰화로 대표되는 정부의 검찰 개혁 청사진이 포함됐다.


당시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정치적 중립성과 직무수행 독립성이 훼손돼왔던 검찰을 개혁하고 고위공직자 부패 근절을 위해 공수처를 설치하고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경찰권 분산과 인권친화적 경찰 확립 실행 방안 등과 연계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마련하고 시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719일 박상기 전 법무부장관이, 같은 달 25일 문무일 전 검찰총장이 취임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문 전 검찰총장이 취임하는 자리서도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언급했다. 문 전 검찰총장은 저에게 개혁을 추진할 기회를 주신 데 대해 감사하게 생각하고 잘하겠다고 화답하면서도 예사롭지 않은 내용의 한시를 읊어 여러 해석을 낳았다.

당시 문 전 검찰총장이 읊은 한시는 대만의 저명 학자인 난화이진 선생이 자신의 저작 <논어별재>에 실은 것이다. ‘하늘 노릇하기 어렵다지만 4월 하늘만 하랴. 누에는 따뜻하기를 바라는데 보리는 춥기를 바라네. 나그네는 맑기를 바라는데 농부는 비 오기를 바라며 뽕잎을 따는 아낙네는 흐린 하늘을 바라네라는 내용이다.

검경 수사권 조정 통과
66년 만에 숙원 풀었다

하나의 하늘을 두고 요구하는 것이 각기 다른 것처럼 사람들 입장에 따라 생각하는 게 다르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문 대통령이 요구한 검찰 개혁 방향에 우회적으로 반기를 든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201712월 경찰개혁위원회는 수사는 경찰이, 기소는 검찰이 전담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검·경 수사권 분리 권고안을 내놨다. 검찰이 기소권은 물론 수사지휘권과 영장청구권까지 독점하고 있어 표적수사 등의 폐해가 일어난다는 지적을 제기했다. 다만 경찰관 관련 범죄일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검찰이 직접 수사를 하자는 내용을 담았다.

2018년과 20192년 동안 검·경 수사권을 둘러싸고 검찰과 경찰은 물론 정치권서도 대립이 이어졌다. 이 과정서 청와대는 검찰의 권한을 줄이고, 그 권한을 경찰과 나눠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에 걸쳐 강조했다. 20181월 청와대가 발표한 문재인정부 권력기관 개혁방안에 따르면 검찰과 국정원의 권한은 축소된 데 반해 경찰의 권한은 강화됐다.
 

▲ 민갑룡 경찰청장

조국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이날 브리핑서 국정원의 핵심활동이던 간첩 등의 범죄에 관한 대공수사권을 경찰청에 신설하는 안보수사처(가칭)로 이관한다고 밝혔다. 국정원의 역할은 대북·해외 업무로 줄어들었다. 또 경제나 금융 등 특별수사를 제외한 모든 1차 수사권은 경찰이 맡는다고 했다. 국정원과 검찰의 핵심 권한을 경찰이 행사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문 전 검찰총장은 20183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며 검찰 패싱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문 전 검찰총장은 대검찰청서 진행한 기자간담회서 검찰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안이 나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각을 세웠다.

검 내리고
경 올리고

이후 20186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서 이 전 총리는 ·경의 관계를 대등·협력적 관계로 개선해 권한을 분산하고 상호 견제하게 하는 내용은 수사권 조정 논의의 오랜 역사서 처음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경찰이 1차 수사서 보다 많은 자율권을 갖고 검찰은 사법통제 역할을 더욱 충실해야 한다는 원칙을 세웠다경찰은 모든 사건에 대해 1차적 수사권과 수사종결권을 가지고, 검찰은 기소권과 일부 특정사건에 대한 직접 수사권, 송치 후 수사권, 경찰수사에 대한 보완수사 요구권, 경찰의 수사권 남용 시 시정조치 요구권 등 통제권을 갖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2018년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만드는 시기였다면 지난해는 법안 처리를 위한 국회의 시간이었다. 지난해 4월에는 선거제와 공수처법, ·경 수사권 조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여부를 두고 여야 의원들 간에 충돌사태가 일어나는 등 말 그대로 국회가 발칵 뒤집어졌다.

지난해 429일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이하 사개특위)는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형사소송법 개정안과 검찰청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다. 패스트트랙에 올라탄 형사소송법 개정안에는 사법경찰관에 1차 수사종결권을 준다는 내용이 담겼다. 검찰에 보완수사와 시정조치 요구권 등을 부여했지만 이것도 정당한 이유가 있다면경찰이 거부할 수 있는 조항이 포함되면서 경찰의 독립성이 확대됐다.

문 전 검찰총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안 패스트트랙 지정 직후 형사사법 절차는 반드시 민주적 원리에 의해 작동돼야 한다. 그러나 현재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의 원리에 반한다특정한 기관에 통제받지 않는 1차 수사권과 국가정보권이 결합된 독점적 권능을 부여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검찰 개혁
반사이익

민갑룡 경찰청장은 문 전 검찰총장의 발언을 정면으로 반박했다. 민 청장은 수사권 조정은 현 정부 들어 바로 논의를 시작해 각 기관의 의견을 수렴하고 총리까지 나서서 법무부·행정안전부장관과 함께 합의문을 만들었다경찰은 경찰개혁위를 통해, 검찰은 법무검찰개혁위를 통해서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 합의안에 기초해서 국회 사개특위가 계속 열려 있었고 수사권 조정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 수렴과 치열한 토론과정이 있었다패스트트랙 안건 지정 과정서도 수사권 조정 관련해서는 거의 쟁점이 없을 정도로 민주적인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고 전했다.

문 전 검찰총장은 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했다. 이후 지난해 725일 윤석열 검찰총장이 취임했다. 같은 해 8월 문 대통령이 조 전 민정수석을 법무부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면서 검찰과 청와대의 갈등이 시작됐다. 검찰은 조 전 장관과 관련된 의혹을 두고 수사를 진행했고 청와대는 검찰개혁으로 맞섰다.
 

▲ 윤석열 검찰총장

지난해 12234+1(민주·바른미래·정의·평화+대안신당) 협의체가 마련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수정안이 지난달 1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경 수사권 조정안이 국회 문턱을 넘으면서 경찰은 1차 수사권과 종결권 확보로 수사 재량권을 대폭 늘어났다. 그동안 수직 관계에 머물렀던 검찰과 경찰이 66년 만에 상호협력 관계로 거듭나게 됐다.

지난달 28일에는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개정안의 공포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 시행을 위한 후속조치에 돌입했다.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때로부터 1년 이내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시점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르면 올 하반기부터 시행될 수도 있다.

수사종결권에 정보 수집까지
‘공룡경찰’ 막을 법안 나와야

문제는 강력한 권한을 갖게 된 공룡경찰에 대한 우려다. ·경 수사권 조정안 통과로 경찰은 정보와 수사 기능을 모두 거머쥔 거대 권력기관으로 재탄생했다. 경찰 권력 분산을 위한 자치경찰제 추진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경찰 권력에 대한 충분한 견제와 감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결국 피해를 보는 건 국민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그간 민간인 사찰 등으로 비판을 받았던 정보 경찰에 대한 우려도 있다. ‘정보 수집 기능축소가 경찰개혁의 핵심으로 꼽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지난해 3경찰관 직무집행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현행법에는 경찰관의 정부 수집 기능에 대해 치안정보의 수집, 작성 및 배포로 규정돼있다.

하지만 치안정보에 대한 범위가 모호해 경찰이 자의적으로 광범위한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 소 의원의 개정안에는 치안정보를 공공안녕에 대한 위험의 예방 및 대응을 위한 정보로 구체화하자는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개정안으로도 모호성이 충분히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 대검찰청

더불어민주당은 공룡경찰을 막기 위한 후속 입법을 진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검찰 개혁 입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만큼 이제 경찰 개혁 입법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것. 경찰 권한 비대화에 따른 우려가 나오자 민 청장도 경찰 지휘부와 연 화상회의서 국가수사본부 도입과 자치경찰제 입법이 조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호소한다고 전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31일 정부서울청사서 권력기관 개혁 후속조치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경 수사권 조정 후속 추진단을 문 대통령 직속 기구로 설치하는 동시에 경찰 권력 비대화를 견제하기 위한 경찰 개혁법 통과에 힘을 쏟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제는
경찰 개혁?

정 총리는 경찰 권력이 비대해지거나 남용되지 않도록 국가경찰과 자치경찰로 분리해 운영하겠다자치경찰은 보다 가까운 거리서, 보다 이른 시간 안에 학교와 가정폭력, 교통사고 등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켜줄 것이라고 설명했다국가수사본부 신설 등을 통해 경찰의 수사 능력을 제고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보완하겠다경찰의 수사역량을 제고하고 관서장의 수사 관여를 차단함으로써 책임 있는 수사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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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