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직접 들어본 하정우의 레트로 스토리

“이젠 좀 쉬면서 할까 봐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국내 문화계서 하정우란 이름의 중량감은 상당하다. 매년 수백억씩 투입되는 영화의 1번 배우였고, 대부분 히트시켰다. <백두산>이 흥행에 성공했고, 신작 <클로젯>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도 순항 중이다. 촬영 중인 <보스턴 1947>과 프리 프로덕션 중인 김성훈 감독의 <피랍>과 윤종빈 감독의 드라마 <수리남>은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다. 감독으로서 역량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제작자로서도 발을 걸치고 있다. 미술에도 재능이 있으며, 벌써 두 편의 에세이를 집필하기도 했다. 아울러 연예 매니지먼트사의 공동대표다. 극강의 에너지로 다방면서 활약하고 있는 하정우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 배우 하정우 ⓒ하정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신과 함께> 두 편의 제작비는 350억원이며, <백두산>은 200억원을 넘는다. <암살> <아가씨> <터널> 모두 100억원이 넘는 ‘텐트폴’ 영화다. 그 중심에는 하정우가 있다. 대부분 작품이 대목이라 불리는 여름과 겨울 시즌에 개봉했고,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배우 겸 제작
참신한 선택

그런 그가 비교적 규모가 적은 영화인 <클로젯>에 참여했다. 총 제작비 70억원이며, 홍보 비용을 뺀 순제작비는 50억여원 정도다. 100억원대 작품이 즐비한 국내 영화 시장서 적은 규모에 속한다. 

애초 제작에 도움을 주는 정도였는데, 출연까지 하게 됐다. 게다가 이전까지 한 번도 선보인 적 없는 공포물이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담은 오컬트 장르물은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선호되는 장르는 아니다. 언제나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데 익숙했던 그는 이번만큼은 기존의 공식을 벗어난 선택을 했다.

이런 행보의 시작은 지금의 배우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을 탄생시킨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로부터 출발한다. 하정우가 연극과 39기, 윤 감독이 영화과 40기, <클로젯> 김광빈 감독은 44기다. 김 감독은 약 13개월 정도 진행된 <용서받지 못한 자>서 동시녹음 기사를 맡았다.


학생 영화다 보니 스태프의 이탈이 자연스러운 현장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이후 큰 성공을 맛본 하정우와 윤 감독의 마음 한편엔 김 감독에 대한 고마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처음에 윤종빈 감독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단순한 만남이었어요. 광빈이 오랜만에 보니까 같이 저녁 먹자는 내용이었어요. 불길한 냄새가 났지만, 오랜만에 광빈이를 보고 싶었어요. <용서받지 못한 자> 촬영 당시에 제 헤어·메이크업만 8번이 바뀌었어요. 학생 영화니까 어쩔 수가 없었죠. 수업이 있으면, 학교로 가야 하고 다른 더 높은 선배들이 부르면 그쪽으로 지원 가야 했고, 연극과는 공연 때 크루로 뽑혀갔어요. 방학 시즌에 많이 이탈하는 구조인데, 광빈이는 안 도망가고 있었어요. 돈 한 푼 안 받는데 말이죠. 그리고 오랜만에 본 거죠. 가니까 광빈이가 시나리오를 썼는데, 한 번 보러 왔다는 거예요. 종빈이가 후배들을 엄청 잘 챙겨요. <검사외전> <보안관> 등이 종빈이가 서포트를 한 작품이에요. 그 소문을 들었는지, 광빈이가 찾아온 거죠. 첫날에는 소주 먹고 가볍게 헤어졌어요.”

<용서받지 못한 자>의 크레딧에 보면 ‘투자 김정자’로 나온다. 김정자는 윤 감독 모친의 이름이다. 윤 감독 모친의 돈과 출연진의 ‘콩알’만한 사비가 보태져 만들어진 작품이 <용서받지 못한 자>다. 2005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이듬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그 작품이 뿌리가 돼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공작>의 윤종빈 감독, 그리고 설명이 필요 없는 하정우가 탄생했다. 

“또 종빈이한테 연락이 왔어요. <공작> 때문에 바쁘니, 저희 제작사(퍼펙트 스톰)랑 공동제작하는 건 어떠냐는 제안이었어요. 별 생각 안 하고 승낙했죠. 월광(윤종빈 감독 제작사)이 <공작>에 매달려 있을 때 광빈이는 우리 회사로 출근해서 시나리오 쓰고 그랬어요. <공작>이 끝나고 원대 복귀했죠. 시간이 흘러, 또 연락이 왔어요. 종빈이한테. ‘배우를 형이 하는 건 어때요?’라고요. 예상은 했지만, 이게 현실이 될 줄이야.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참신했어요. 이후에 시나리오가 꾸준히 업그레이드됐어요. 남길이가 캐스팅됐고, 시나리오 회의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첫 촬영에 들어가게 됐어요. ‘딱딱’ 선이 그어지면서 진행된 게 아니라 얼렁뚱땅 발이 담겨 있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그렇게 쉽게 이 배에 올라탄 것은 아마도 가장 힘들었을 때, 힘을 나눈 동지애가 아니었나 싶어요. 윤 감독도 아마 그때의 그 고마운 마음에 더 도움을 준 거 아닐까요.”

감독, 미술,
집필, 기획사…

그때의 힘겨움은 하정우를 비롯한 중앙대학교 동지들에게 여전히 술안주다. 배우가 동시녹음 장비를 옮겨 놓고, 모텔방을 잡고 7명씩 끼어서 잤다. 분장학원 연습생이 와서 이전 사진을 보고 적당히 따라서 그려주는 게 당시 현장의 분장이었다. 

“그렇게 힘들었었는데, 메이저리그에 온 거죠. 소고기를 한 번 사 먹어도 출세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한 번은 윤 감독이 ‘형 우리가 이렇게 된 건 기적 아니에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기적에 광빈이도 큰 힘이 돼준 거죠. 이 영화를 찍으면서 뭉클하기도 하더라고요. 공포영화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정답게 촬영했어요.”


아무리 정이 깊게 있는 사이라 해도, 영화는 영화다. 배우로서 대중에 선택받지 못할 작품에 참여할 순 없다. <클로젯>에는 동서양의 엑소시즘과 함께 아동학대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 공포가 공포서 끝나는 것이 아닌, 작게나마 던지는 ‘영화적 발언’이 있다. 호러와 드라마의 절묘한 믹스가 하정우의 마음을 당겼다. 

“먼저 신선했어요. 장르의 신선함, 내용의 신선함이 모두 있었어요. 제게 공포물을 제안한 경우는 없었거든요. 대부분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했지. 개인적으로 공포물을 좋아하지도 않아요. <컨저링>, 이런 단어만 들어도 무서워요. 그런 장르에 제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죠.”

김 감독의 맨 처음에 제시한 시나리오는 차가웠다고 한다. 초자연적인 요소도 굉장히 강했다. 공포물 마니아의 색깔이 꽤 담겨있었다. 이 시나리오가 제작진의 손을 거치면서 좀 더 뜨거운 색을 입었다는 게 하정우의 설명이다. 
 

▲ ⓒ하정우

“국내 관객의 영화 보는 수준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해요. 코미디에도 드라마, 액션이 고루 섞여야 하는 것처럼 복합장르가 일상화가 됐어요. 상업 영화로서 생명력을 가지려면 재미와 개연성, 새로운 볼거리가 분명 존재해야 해요. 그런 차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대중이 좋아할 만한, 그리고 공감할만한 전개를 위해서 많은 고민이 있었던 거 같아요.”

실제로 시나리오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클로젯>의 크레딧에는 ‘제작 하정우’라는 글귀가 보인다. 제작자로서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보였다. 하지만 하정우는 손사래를 쳤다. 

“제작사라는 게 겉에서 보기엔 뭔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모임 같은 느낌이에요. ‘담 없는 집’ 같다고 해야 할까요. 저랑 동생이 세운 ‘퍼펙트스톰’도 그렇고 ‘월광’이나 ‘사나이픽쳐스’도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어서 좋은 작품이 사나이픽쳐스로 들어갔는데, 그 회사서 주력하는 작품이 있어서 입봉을 못한다고 하면 그게 월광으로 잠깐 가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화가 <돈>이에요. 김누리 감독이 <베를린> 때 조감독이었어요. 제작은 예산 관리인데, 저는 그렇게 참여하지 않았어요. 제작에 이름 뺄 걸 그랬나 봐요. 본명으로 가든지 아니면, 닉네임을 정해서 ‘잠원동 호랑이’ 같은 걸 짓거나.(하하) 제작 하정우는 사실 그렇게 그럴싸하지는 않습니다.”

여러 사연 속에 출발한 <클로젯>서 하정우는 또 다시 새로운 얼굴로 다가온다. 새로움의 키워드는 ‘무미건조함’이다. 사이코패스였던 <추격자>나 감자와 김을 우걱우걱 씹어먹었던 <황해>나 일제 강점기판 사기꾼 <아가씨>처럼 언제나 강렬한 인상이었던 하정우지만, 이번만큼은 꽤 소극적이다. 교통사고 후 아내를 잃고 우울증에 걸린 아이에게 다가가는 것이 서툰 아버지 역할이다.

<용서받지 못한자> 엑기스 멤버 뭉쳤다
오컬트물 <클로젯> 김남길과 투톱

아이가 실종된 후 찾아 나가는 과정서도 퇴마사 허 실장(김남길 분)의 말에 순종하는 모양새다. 언제나 리더로서 앞장섰던 기존의 하정우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제가 맡은 상원은 기러기 아빠죠. 육아를 아내에게 전담시킨 인물이에요. 아이랑 생활을 해보지 못했고, 초보인 거죠. 일 중독자에 가까워요. 그저 선물하는 것으로 아이가 자신을 받아주길 기대하는 방식에 갇혀 사는 친구죠. 저는 애를 키워본 적도 없고, 유부남도 아니고 그래서 상당히 부담스러웠어요. 경험을 해봐야 감정의 선이 어디까지 뻗어나가는지 아는데, 추측만으로는 좀 어려웠어요. 어색해 하는 게 자연스러운 아빠를 표현하려 했죠.”

다소 무미건조한 기질의 상원을 다른 누군가가 연기했다면, <클로젯>은 ‘김남길의 영화’로 끝났을 공산이 크다. 활동적이면서도 귀신을 맞서는 데 주저함이 없는, 게다가 귀신으로부터 어머니를 잃은 사연도 있는 허 실장 역할이 워낙 빛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하정우가 아니었다면, 더 단조로운 작품이 됐을 것이라며 하정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하정우가 중심을 잡고 김남길이 날아오르는 작품인 것. 이 자리에 김남길을 추천한 것도 하정우다. 


“윤 감독이 남길이를 추천했는데, 저도 적극적으로 동의했어요. 전 웃음기도 없고 소극적으로 나와요. 그럴 수밖에 없죠. 저를 끌고 다니는 친구가 필요한데, 허 실장은 전사도 없어요. 자연스럽게 현재 있는 모습으로 관객을 설득해야 해요. 쉬운 일이 아니죠. 그 역할을 남길이가 아주 입체적으로 하지 않겠냐는 기대를 했어요. 즉각적으로 신뢰를 줄 만한 배우가 필요했던 거죠. 아마 다른 사람이 와서 단면적으로 연기했다면, 저나 그 사람이나 작품이나 다 이상해졌을 가능성이 커요.”

<신과 함께>서 함께 작업한 주지훈을 통해 알게 된 김남길을 두고 하정우는 ‘텐션을 종잡을 수 없는 애’라고 표현했다. 또 ‘미끄덩 미끄덩한 친구’라고도 했다. 

“지훈이가 왜 자기보다 더한 사람이 있다고 했는지 알게 됐어요. 정말 종잡을 수 없는 텐션이에요. 희극적인 표현을 잘하기도 하고, 감정이 아주 높게 갔다가 가라앉는 폭이 엄청나게 커요. 저도 폭이 큰 편인데, 걔는 정말 따라갈 수 없어요. 아마 살기 쉽지 않을 거예요. (하하) 하나님께서 왜 그에게 술을 못 먹게 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술까지 마셨다가는 정말 큰일났을 거예요.”

이번 작품의 빛나는 배우는 500:1의 경쟁률을 뚫은 허율이다. 상원의 딸로 나오는 이나는 우울감과 빙의 후 악다구니를 찌르는 모습 등 큰 폭의 변화를 선보인다. 180도 다른 얼굴을 보이는 경우 너무 과장된 연기로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지만, 허율은 공감이 갈만한 선을 정확히 지킨다. 그 광경을 지켜본 하정우 역시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연기 맞아?
어색한 아빠

“아역을 디렉팅한 선생님이 있었어요. 3개월 전부터 집중적으로 트레이닝했어요. 소위 미친 애를 연기하는 건데, 이런 기술적인 표현해내는 걸 보고 놀라웠어요. ‘내가 과소평가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연기라는 것은 일상생활의 표현이고, 재현하느냐 아니냐의 싸움인데, 율이가 완벽하게 재현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울 때가 많았어요. 정말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웠죠. 나중에 아이들이 할로윈데이 분장을 하고 나오는데 귀엽게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무서운지 안 무서운지도 갈피를 못 잡았어요. 다행히 시사회서 많이 무서워하더라고요.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하정우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먹방’이다. 무엇이든 맛있게 먹어대는 그의 얼굴은 아직도 회자된다. <황해>서 감자와 김은 물론 라면에 소세지는 ‘구남이 세트’로 불릴 정도다. 또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서 소주로 입가심하는 장면은 길게 잔상이 남을 정도다. 그런 그의 목표는 ‘먹방 은퇴’다. 

“이제는 그만 먹고 싶어요. 먹방서 은퇴하길 바라고 있어요. 이제 앞으로 영화 계약할 때 먹는 거 다 빼달라고 하려고요. 이번에도 남길이가 라면을 먹어요.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걸 제가 뭘 어쩌겠어요. ‘굶고 와라’고 했죠. 못해도 7통은 먹을 것 같았거든요. 아마 그 이상 먹었을 거예요. <보스턴 1947>서 수육을 먹는 신이 있는데, 약 40점을 먹었어요. 정말 먹는 거 지긋지긋 해요. 남길이가 열심히 먹기는 했는데, <내부자들> (이)병헌이 형을 이길 수는 없을 거 같아요. 라면은 병헌이 형이죠. 인정했어요.”

오랜 시간 배우로서 활약해온 그는 연예기획사 ‘판타지오’와 ‘아티스트 컴퍼니’를 거쳐 현재 자신이 직접 설립한 ‘워크하우스 컴퍼니’에 소속돼있다. 동생 김영훈과 공동 대표다. 인스타그램에 독특한 글과 우스꽝스런 사진을 올리거나, 유튜브 ‘걷기 학교’ 채널을 통해 신인 배우들을 홍보하는 방식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났다.

하정우가 하면 다르다는 것이 회사의 홍보 방향서도 잘 드러난다. 아울러 배우들 대부분이 에이전트 배우다. 캐스팅이나 오디션 부분은 회사서 직접 도와주지만, 현장을 오갈 때 차량이나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 후에 워낙 역할이 커져서 필요한 경우에 제공하는 형태다. 적지 않은 인원이 에이전트 배우로 소속돼있다. 
 

▲ ⓒ하정우

“오랜 매니지먼트 경험으로 그렇게 방향을 정했죠. 회사 차원에선 매일같이 일이 없는 매니저를 뽑는 것도 손해예요. 또 얼마 안 되는 출연료의 반 이상을 회사에 제공하는 것도 아쉬운 거고요. 혼자 할 수 있으면 혼자 하는 게 좋죠. 캐스팅이나 오디션만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요. 홍보의 경우는 직원을 뽑아야 하는데 못하고 있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SNS와 유튜브를 이용했어요. 유튜브는 황보라 배우가 정말 열심히 했죠. 걷기 채널이 지금은 사업모델로도 확장됐어요.”

국내 최고의 배우는 물론 제작자와 기획사 대표, 연출 감독 등의 직업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미술 작가와 에세이 작가도 겸한다. 1년 내내 영화를 찍으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 그의 에너지를 종잡을 수 없다. 

“힘든 걸 잘 모르고 살았는데, 조금 생각이 달라졌어요. 좀 쉬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피랍>이랑 <수리담>을 찍고 나서는 세 번째 연출작 준비 차원서 좀 쉴까 하고 있어요. <수리담> 이후 작품은 정하지 않고 있어요. 인풋의 시간이 필요하달까요. 조금 쉬면서 즐겁게 삶을 영위해가려고요.”

아쉽지만
먹방 은퇴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는 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클로젯> 개봉 시기에 맞춰 강력한 공포를 안겨준 이 바이러스로 인해 영화계에 찬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정우 역시 고민이 컸다. “엄청난 큰일이 국내서 발생해버렸어요. 이런 상황에 우리 영화를 내밀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의 운명인 거죠. 하루빨리 잘 정리가 돼서 무리 없이 영화를 보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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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