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직접 들어본 하정우의 레트로 스토리

“이젠 좀 쉬면서 할까 봐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국내 문화계서 하정우란 이름의 중량감은 상당하다. 매년 수백억씩 투입되는 영화의 1번 배우였고, 대부분 히트시켰다. <백두산>이 흥행에 성공했고, 신작 <클로젯>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도 순항 중이다. 촬영 중인 <보스턴 1947>과 프리 프로덕션 중인 김성훈 감독의 <피랍>과 윤종빈 감독의 드라마 <수리남>은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다. 감독으로서 역량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제작자로서도 발을 걸치고 있다. 미술에도 재능이 있으며, 벌써 두 편의 에세이를 집필하기도 했다. 아울러 연예 매니지먼트사의 공동대표다. 극강의 에너지로 다방면서 활약하고 있는 하정우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 배우 하정우 ⓒ하정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신과 함께> 두 편의 제작비는 350억원이며, <백두산>은 200억원을 넘는다. <암살> <아가씨> <터널> 모두 100억원이 넘는 ‘텐트폴’ 영화다. 그 중심에는 하정우가 있다. 대부분 작품이 대목이라 불리는 여름과 겨울 시즌에 개봉했고,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배우 겸 제작
참신한 선택

그런 그가 비교적 규모가 적은 영화인 <클로젯>에 참여했다. 총 제작비 70억원이며, 홍보 비용을 뺀 순제작비는 50억여원 정도다. 100억원대 작품이 즐비한 국내 영화 시장서 적은 규모에 속한다. 

애초 제작에 도움을 주는 정도였는데, 출연까지 하게 됐다. 게다가 이전까지 한 번도 선보인 적 없는 공포물이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담은 오컬트 장르물은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선호되는 장르는 아니다. 언제나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데 익숙했던 그는 이번만큼은 기존의 공식을 벗어난 선택을 했다.

이런 행보의 시작은 지금의 배우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을 탄생시킨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로부터 출발한다. 하정우가 연극과 39기, 윤 감독이 영화과 40기, <클로젯> 김광빈 감독은 44기다. 김 감독은 약 13개월 정도 진행된 <용서받지 못한 자>서 동시녹음 기사를 맡았다.


학생 영화다 보니 스태프의 이탈이 자연스러운 현장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이후 큰 성공을 맛본 하정우와 윤 감독의 마음 한편엔 김 감독에 대한 고마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처음에 윤종빈 감독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단순한 만남이었어요. 광빈이 오랜만에 보니까 같이 저녁 먹자는 내용이었어요. 불길한 냄새가 났지만, 오랜만에 광빈이를 보고 싶었어요. <용서받지 못한 자> 촬영 당시에 제 헤어·메이크업만 8번이 바뀌었어요. 학생 영화니까 어쩔 수가 없었죠. 수업이 있으면, 학교로 가야 하고 다른 더 높은 선배들이 부르면 그쪽으로 지원 가야 했고, 연극과는 공연 때 크루로 뽑혀갔어요. 방학 시즌에 많이 이탈하는 구조인데, 광빈이는 안 도망가고 있었어요. 돈 한 푼 안 받는데 말이죠. 그리고 오랜만에 본 거죠. 가니까 광빈이가 시나리오를 썼는데, 한 번 보러 왔다는 거예요. 종빈이가 후배들을 엄청 잘 챙겨요. <검사외전> <보안관> 등이 종빈이가 서포트를 한 작품이에요. 그 소문을 들었는지, 광빈이가 찾아온 거죠. 첫날에는 소주 먹고 가볍게 헤어졌어요.”

<용서받지 못한 자>의 크레딧에 보면 ‘투자 김정자’로 나온다. 김정자는 윤 감독 모친의 이름이다. 윤 감독 모친의 돈과 출연진의 ‘콩알’만한 사비가 보태져 만들어진 작품이 <용서받지 못한 자>다. 2005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이듬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그 작품이 뿌리가 돼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공작>의 윤종빈 감독, 그리고 설명이 필요 없는 하정우가 탄생했다. 

“또 종빈이한테 연락이 왔어요. <공작> 때문에 바쁘니, 저희 제작사(퍼펙트 스톰)랑 공동제작하는 건 어떠냐는 제안이었어요. 별 생각 안 하고 승낙했죠. 월광(윤종빈 감독 제작사)이 <공작>에 매달려 있을 때 광빈이는 우리 회사로 출근해서 시나리오 쓰고 그랬어요. <공작>이 끝나고 원대 복귀했죠. 시간이 흘러, 또 연락이 왔어요. 종빈이한테. ‘배우를 형이 하는 건 어때요?’라고요. 예상은 했지만, 이게 현실이 될 줄이야.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참신했어요. 이후에 시나리오가 꾸준히 업그레이드됐어요. 남길이가 캐스팅됐고, 시나리오 회의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첫 촬영에 들어가게 됐어요. ‘딱딱’ 선이 그어지면서 진행된 게 아니라 얼렁뚱땅 발이 담겨 있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그렇게 쉽게 이 배에 올라탄 것은 아마도 가장 힘들었을 때, 힘을 나눈 동지애가 아니었나 싶어요. 윤 감독도 아마 그때의 그 고마운 마음에 더 도움을 준 거 아닐까요.”

감독, 미술,
집필, 기획사…

그때의 힘겨움은 하정우를 비롯한 중앙대학교 동지들에게 여전히 술안주다. 배우가 동시녹음 장비를 옮겨 놓고, 모텔방을 잡고 7명씩 끼어서 잤다. 분장학원 연습생이 와서 이전 사진을 보고 적당히 따라서 그려주는 게 당시 현장의 분장이었다. 

“그렇게 힘들었었는데, 메이저리그에 온 거죠. 소고기를 한 번 사 먹어도 출세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한 번은 윤 감독이 ‘형 우리가 이렇게 된 건 기적 아니에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기적에 광빈이도 큰 힘이 돼준 거죠. 이 영화를 찍으면서 뭉클하기도 하더라고요. 공포영화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정답게 촬영했어요.”


아무리 정이 깊게 있는 사이라 해도, 영화는 영화다. 배우로서 대중에 선택받지 못할 작품에 참여할 순 없다. <클로젯>에는 동서양의 엑소시즘과 함께 아동학대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 공포가 공포서 끝나는 것이 아닌, 작게나마 던지는 ‘영화적 발언’이 있다. 호러와 드라마의 절묘한 믹스가 하정우의 마음을 당겼다. 

“먼저 신선했어요. 장르의 신선함, 내용의 신선함이 모두 있었어요. 제게 공포물을 제안한 경우는 없었거든요. 대부분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했지. 개인적으로 공포물을 좋아하지도 않아요. <컨저링>, 이런 단어만 들어도 무서워요. 그런 장르에 제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죠.”

김 감독의 맨 처음에 제시한 시나리오는 차가웠다고 한다. 초자연적인 요소도 굉장히 강했다. 공포물 마니아의 색깔이 꽤 담겨있었다. 이 시나리오가 제작진의 손을 거치면서 좀 더 뜨거운 색을 입었다는 게 하정우의 설명이다. 
 

▲ ⓒ하정우

“국내 관객의 영화 보는 수준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해요. 코미디에도 드라마, 액션이 고루 섞여야 하는 것처럼 복합장르가 일상화가 됐어요. 상업 영화로서 생명력을 가지려면 재미와 개연성, 새로운 볼거리가 분명 존재해야 해요. 그런 차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대중이 좋아할 만한, 그리고 공감할만한 전개를 위해서 많은 고민이 있었던 거 같아요.”

실제로 시나리오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클로젯>의 크레딧에는 ‘제작 하정우’라는 글귀가 보인다. 제작자로서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보였다. 하지만 하정우는 손사래를 쳤다. 

“제작사라는 게 겉에서 보기엔 뭔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모임 같은 느낌이에요. ‘담 없는 집’ 같다고 해야 할까요. 저랑 동생이 세운 ‘퍼펙트스톰’도 그렇고 ‘월광’이나 ‘사나이픽쳐스’도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어서 좋은 작품이 사나이픽쳐스로 들어갔는데, 그 회사서 주력하는 작품이 있어서 입봉을 못한다고 하면 그게 월광으로 잠깐 가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화가 <돈>이에요. 김누리 감독이 <베를린> 때 조감독이었어요. 제작은 예산 관리인데, 저는 그렇게 참여하지 않았어요. 제작에 이름 뺄 걸 그랬나 봐요. 본명으로 가든지 아니면, 닉네임을 정해서 ‘잠원동 호랑이’ 같은 걸 짓거나.(하하) 제작 하정우는 사실 그렇게 그럴싸하지는 않습니다.”

여러 사연 속에 출발한 <클로젯>서 하정우는 또 다시 새로운 얼굴로 다가온다. 새로움의 키워드는 ‘무미건조함’이다. 사이코패스였던 <추격자>나 감자와 김을 우걱우걱 씹어먹었던 <황해>나 일제 강점기판 사기꾼 <아가씨>처럼 언제나 강렬한 인상이었던 하정우지만, 이번만큼은 꽤 소극적이다. 교통사고 후 아내를 잃고 우울증에 걸린 아이에게 다가가는 것이 서툰 아버지 역할이다.

<용서받지 못한자> 엑기스 멤버 뭉쳤다
오컬트물 <클로젯> 김남길과 투톱

아이가 실종된 후 찾아 나가는 과정서도 퇴마사 허 실장(김남길 분)의 말에 순종하는 모양새다. 언제나 리더로서 앞장섰던 기존의 하정우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제가 맡은 상원은 기러기 아빠죠. 육아를 아내에게 전담시킨 인물이에요. 아이랑 생활을 해보지 못했고, 초보인 거죠. 일 중독자에 가까워요. 그저 선물하는 것으로 아이가 자신을 받아주길 기대하는 방식에 갇혀 사는 친구죠. 저는 애를 키워본 적도 없고, 유부남도 아니고 그래서 상당히 부담스러웠어요. 경험을 해봐야 감정의 선이 어디까지 뻗어나가는지 아는데, 추측만으로는 좀 어려웠어요. 어색해 하는 게 자연스러운 아빠를 표현하려 했죠.”

다소 무미건조한 기질의 상원을 다른 누군가가 연기했다면, <클로젯>은 ‘김남길의 영화’로 끝났을 공산이 크다. 활동적이면서도 귀신을 맞서는 데 주저함이 없는, 게다가 귀신으로부터 어머니를 잃은 사연도 있는 허 실장 역할이 워낙 빛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하정우가 아니었다면, 더 단조로운 작품이 됐을 것이라며 하정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하정우가 중심을 잡고 김남길이 날아오르는 작품인 것. 이 자리에 김남길을 추천한 것도 하정우다. 


“윤 감독이 남길이를 추천했는데, 저도 적극적으로 동의했어요. 전 웃음기도 없고 소극적으로 나와요. 그럴 수밖에 없죠. 저를 끌고 다니는 친구가 필요한데, 허 실장은 전사도 없어요. 자연스럽게 현재 있는 모습으로 관객을 설득해야 해요. 쉬운 일이 아니죠. 그 역할을 남길이가 아주 입체적으로 하지 않겠냐는 기대를 했어요. 즉각적으로 신뢰를 줄 만한 배우가 필요했던 거죠. 아마 다른 사람이 와서 단면적으로 연기했다면, 저나 그 사람이나 작품이나 다 이상해졌을 가능성이 커요.”

<신과 함께>서 함께 작업한 주지훈을 통해 알게 된 김남길을 두고 하정우는 ‘텐션을 종잡을 수 없는 애’라고 표현했다. 또 ‘미끄덩 미끄덩한 친구’라고도 했다. 

“지훈이가 왜 자기보다 더한 사람이 있다고 했는지 알게 됐어요. 정말 종잡을 수 없는 텐션이에요. 희극적인 표현을 잘하기도 하고, 감정이 아주 높게 갔다가 가라앉는 폭이 엄청나게 커요. 저도 폭이 큰 편인데, 걔는 정말 따라갈 수 없어요. 아마 살기 쉽지 않을 거예요. (하하) 하나님께서 왜 그에게 술을 못 먹게 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술까지 마셨다가는 정말 큰일났을 거예요.”

이번 작품의 빛나는 배우는 500:1의 경쟁률을 뚫은 허율이다. 상원의 딸로 나오는 이나는 우울감과 빙의 후 악다구니를 찌르는 모습 등 큰 폭의 변화를 선보인다. 180도 다른 얼굴을 보이는 경우 너무 과장된 연기로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지만, 허율은 공감이 갈만한 선을 정확히 지킨다. 그 광경을 지켜본 하정우 역시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연기 맞아?
어색한 아빠

“아역을 디렉팅한 선생님이 있었어요. 3개월 전부터 집중적으로 트레이닝했어요. 소위 미친 애를 연기하는 건데, 이런 기술적인 표현해내는 걸 보고 놀라웠어요. ‘내가 과소평가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연기라는 것은 일상생활의 표현이고, 재현하느냐 아니냐의 싸움인데, 율이가 완벽하게 재현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울 때가 많았어요. 정말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웠죠. 나중에 아이들이 할로윈데이 분장을 하고 나오는데 귀엽게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무서운지 안 무서운지도 갈피를 못 잡았어요. 다행히 시사회서 많이 무서워하더라고요.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하정우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먹방’이다. 무엇이든 맛있게 먹어대는 그의 얼굴은 아직도 회자된다. <황해>서 감자와 김은 물론 라면에 소세지는 ‘구남이 세트’로 불릴 정도다. 또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서 소주로 입가심하는 장면은 길게 잔상이 남을 정도다. 그런 그의 목표는 ‘먹방 은퇴’다. 

“이제는 그만 먹고 싶어요. 먹방서 은퇴하길 바라고 있어요. 이제 앞으로 영화 계약할 때 먹는 거 다 빼달라고 하려고요. 이번에도 남길이가 라면을 먹어요.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걸 제가 뭘 어쩌겠어요. ‘굶고 와라’고 했죠. 못해도 7통은 먹을 것 같았거든요. 아마 그 이상 먹었을 거예요. <보스턴 1947>서 수육을 먹는 신이 있는데, 약 40점을 먹었어요. 정말 먹는 거 지긋지긋 해요. 남길이가 열심히 먹기는 했는데, <내부자들> (이)병헌이 형을 이길 수는 없을 거 같아요. 라면은 병헌이 형이죠. 인정했어요.”

오랜 시간 배우로서 활약해온 그는 연예기획사 ‘판타지오’와 ‘아티스트 컴퍼니’를 거쳐 현재 자신이 직접 설립한 ‘워크하우스 컴퍼니’에 소속돼있다. 동생 김영훈과 공동 대표다. 인스타그램에 독특한 글과 우스꽝스런 사진을 올리거나, 유튜브 ‘걷기 학교’ 채널을 통해 신인 배우들을 홍보하는 방식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났다.

하정우가 하면 다르다는 것이 회사의 홍보 방향서도 잘 드러난다. 아울러 배우들 대부분이 에이전트 배우다. 캐스팅이나 오디션 부분은 회사서 직접 도와주지만, 현장을 오갈 때 차량이나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 후에 워낙 역할이 커져서 필요한 경우에 제공하는 형태다. 적지 않은 인원이 에이전트 배우로 소속돼있다. 
 

▲ ⓒ하정우

“오랜 매니지먼트 경험으로 그렇게 방향을 정했죠. 회사 차원에선 매일같이 일이 없는 매니저를 뽑는 것도 손해예요. 또 얼마 안 되는 출연료의 반 이상을 회사에 제공하는 것도 아쉬운 거고요. 혼자 할 수 있으면 혼자 하는 게 좋죠. 캐스팅이나 오디션만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요. 홍보의 경우는 직원을 뽑아야 하는데 못하고 있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SNS와 유튜브를 이용했어요. 유튜브는 황보라 배우가 정말 열심히 했죠. 걷기 채널이 지금은 사업모델로도 확장됐어요.”

국내 최고의 배우는 물론 제작자와 기획사 대표, 연출 감독 등의 직업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미술 작가와 에세이 작가도 겸한다. 1년 내내 영화를 찍으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 그의 에너지를 종잡을 수 없다. 

“힘든 걸 잘 모르고 살았는데, 조금 생각이 달라졌어요. 좀 쉬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피랍>이랑 <수리담>을 찍고 나서는 세 번째 연출작 준비 차원서 좀 쉴까 하고 있어요. <수리담> 이후 작품은 정하지 않고 있어요. 인풋의 시간이 필요하달까요. 조금 쉬면서 즐겁게 삶을 영위해가려고요.”

아쉽지만
먹방 은퇴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는 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클로젯> 개봉 시기에 맞춰 강력한 공포를 안겨준 이 바이러스로 인해 영화계에 찬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정우 역시 고민이 컸다. “엄청난 큰일이 국내서 발생해버렸어요. 이런 상황에 우리 영화를 내밀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의 운명인 거죠. 하루빨리 잘 정리가 돼서 무리 없이 영화를 보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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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단독] ‘도이치 브로커’ ‘청담동 사기꾼’ 연결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김건희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준수가 3년간 수백 차례 연락에 사용한 휴대전화를 특검팀이 확보했다. 이준수는 주식·코인 주가조작으로 수백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다 구속된 이희진에게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소개한 인물이다. 앞서 이희진이 구속된 2016년에도 그를 옹호하는 영상을 웹사이트에 올려 친분을 과시했다. 이준수는 과거 무자본 인수합병(M&A) 혐의 등으로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았던 인물이다. 그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당시에도 김건희 계좌와 연관된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았지만, 불기소 처분된 바 있다. 같은 부류 서로 옹호 지난 7월15일 김건희 특검은 김건희와 이준수가 주고받은 문자메시지 내용에서 단순한 투자 조언을 넘어선 사적 관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2013년부터 2016년까지의 메시지에는 주식 매매 관련 대화뿐 아니라, 사적인 감정 표현과 비공식적 만남 정황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포렌식 결과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건진법사 전성배씨를 처음 소개한 인물로 드러났다. 2013년 이준수는 김건희에게 보낸 문자에서 “무당이라기보다는 거의 로비스트에 가깝다. 정치권 네트워크가 막강하다”고 표현하며 전씨를 추천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검은 이 관계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이준수→건진법사→김건희’로 이어지는 핵심 연결고리로 보고 있다. 특히 건진법사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후에도 대통령실 인사들과 접촉하고 영향력을 행사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특검은 이 라인과 김건희의 대선 이후 행보와의 연속성을 주시하고 있다. 이후 특검은 이준수의 최근 행적 단서를 발견했다. 지난해 10월, 이준수가 음주 운전 혐의로 적발됐는데, 경찰 조사에서 “가까운 지인이 검찰 수사에서 무혐의를 받아 술을 마셨다”고 진술했다는 것이다. 당시 ‘무혐의’를 받은 인물은 도이치모터스 사건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김건희를 의미한다. 경찰 조사 조서에는 ‘지인’이라고만 기록됐지만, 특검은 실제 진술 내용과 시점을 대조해 그 ‘지인’이 김건희임을 확인했다. 이는 2023년 말까지도 김건희와 이준수 간에 연락이 이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수사 과정에서 이준수가 차명계좌 등을 통해 거래에 참여한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는 음주 운전 혐의로 경찰에 수배된 상태였으며, 특검팀은 지난달 압수수색 현장에서 그를 발견하고 체포를 요청했으나, 경찰이 도착하기 직전 건물 2층에서 뛰어내려 달아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수는 김건희의 금융 거래와 밀접한 인물로 여러 차례 거론됐다. 특히 2022년 대선 당시 김의겸 의원은 김건희가 2010년 4월 주가가 급등락하던 태광이엔씨 주식을 대량 매수한 뒤 하루 만에 1000만원이 넘는 이익을 보고 매도했다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투자 의혹을 제기했다. 이준수, 김건희-건진법사-도이치모터스 핵심 코인판으로 진화한 주가조작 조직 ‘VIP’까지 당시 태광이엔씨를 실질적으로 인수해 주가를 띄우고 회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로 기소돼 징역형을 확정받은 인물이 바로 이준수였다. 김건희가 이준수로부터 미공개 정보를 받아 주식을 사고 팔았던 것 아니냐는 과거 의혹이 재조명되고 있다. 김건희 측은 이에 대해 “이준수가 일방적으로 투자와 관련해 연락을 취한 적은 있으나, 김건희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적이 없으며 이준수와 밀접한 관계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또 “이준수와 지난해까지 연락을 주고받았다는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며 선을 그었다. 이준수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으로 불린다. 과거 증권사 애널리스트 출신으로 유명한 그는 여러 투자자 명의 계좌를 동시에 관리하며 시세조종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김건희의 계좌 출고 명령을 직접 수행했다는 내부 증언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검찰은 그를 기소하지 않아 ‘봐주기 수사’ 논란이 불거졌다.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과 4범, 닉네임 ‘새강자’”로 유명했다. 이희진 주가조작 사건 당시 검찰 전관 변호사 오광수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중개했다. 해당 사실은 이준수가 이희진에게 변호사를 알선하고 대가를 받아 챙긴 혐의를 받으면서 드러났다. 이희진은 지난 2016년 9월 무인가 투자매매사를 설립했고, 2014년 7월부터 2016년 8월까지 1600억원대의 주식을 판매해 자본시장법·유사수신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희진과 조기축구 모임에서 친해진 이준수는 2016년 8월 이희진에게 오광수 등 변호사를 알선하고 그 대가를 받거나 약속받은 혐의를 받았다. 당시 이희진은 증권방송 회원들에게 비상장 주식을 매도한 의혹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었다. 끼리끼리 축구 모임 이희진은 수사기관에서 이준수가 검사·수사관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변호사들을 소개하고, ‘착수금’ 2000만원과 불구속 수사를 받을 경우 성공 보수 5000만원을 달라는 요구를 했다고 진술했다. 이준수의 혐의에 관한 증거는 대부분 이희진의 진술에서 비롯됐다. 이희진에 따르면 이준수는 “변호사들에게 적지 않은 선임료를 주는데 나도 그동안 너를 위해 열심히 노력했으니 돈을 달라. 변호사들은 앞선에서 일하고 나는 뒷선에서 일을 볼 것”이라고 했다고 한다. 이를 승낙한 이희진은 자신의 주거지에서 이준수에게 현금 1000만원을 줬다. 또 며칠 뒤 이준수는 이희진에게 “검찰 수사관에게 알아보니 너 골인(구속)될 것 같다. 약속한 1000만원을 달라”고 해 나머지 1000만원을 더 지급했다고 한다. 이에 관해 이준수는 “1000만원은 비상장 주식을 담보로 한 담보대출을 추진하기 위해 수고비 명목으로 받았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이희진의 공소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진술을 그대로 믿을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재판부는 이희진과 다른 증인의 진술이 상반된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이희진은 변호사를 선임하고 이준수와 돌아오는 차 안에서 착수금·성공 보수를 요구받았다고 했지만, 해당 차량 운전사는 이 같은 말을 들은 사실이 없다고 진술했다”고 짚었다. 이희진의 진술은 동생 이희문의 말과도 일치하지 않았다. 이희진은 동생과 이준수에게 돈을 지급할지, 깎을지 상의했다고 했지만, 동생은 “당시 변호사 소개비 등 명목으로 2000만원을 줬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고 나중에 들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2017년 2월14일 서울남부지검 증권범죄합동수사단은 이희진과 그의 동생을 사기 혐의 등으로 추가 기소했다. 검찰은 이들이 2015년 4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피해자 28인에게 허위, 과장된 내용을 말하며 대략 41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하며 추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인가 금융투자업을 영위하며 비상장주식 종목을 추천한 뒤 선행 매매한 주식을 판매해 122억6000만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2020년 2월 징역 3년6개월, 추징금 122억6000만원이 확정됐다. 최근 이씨 형제는 현재 가상화폐(피카코인) 시세조종 사건에 연루돼 구속 상태로 재판받고 있다. 국가권력으로 범죄 네트워크 이희진의 절친이자 김건희와 주가조작 사건의 공범으로 지목된 이준수는 주가조작 전담 브로커로서 “증권사 내부망 접근, 차명계좌 운용, 대포폰 관리” 등을 통해 시세조작을 총괄했다고 알려져 있다. 이는 이희진 코인 사건의 자전거래 구조 및 주식시장 조작 방식과 유사하다. 통정·자전 거래 구조가 동일하다. 차명계좌·직원을 동원해 리딩방을 운영하고, 허위 보도자료·루머형 호재를 유포하는 패턴도 동일하다. 지난 2016년 이준수는 웹사이트를 통해 이희진을 두둔하는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그는 해당 방송에서 “언론이 사건을 과장했다”며 혐의 전반을 축소하고, “1600억 허가 안 받은 것뿐이지 큰 죄는 아니”라고 말했다. 이어 “유사수신죄는 원금 보장 약속이 있어야 성립한다. 계약서엔 그런 말이 없다”며 기소 자체의 정당성을 부정했다. 또 이준수는 “주가가 4배, 5배 간다고 했다가 떨어졌다고 죄는 아니”라며, 주가조작을 단순한 ‘예측 실패’로 치부했다. 또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목표가를 제시하는 것도 죄냐”고 반문하며, 이희진이 진행했던 거래를 “시장 참여자의 일반적 행위”로 표현했다. 영상에서 이준수는 전환사채 거래와 내부자 정보 이용 혐의를 언급하며 “브로커들이 조작했고, 희진이는 오히려 그 사실을 검찰에 말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IS동서 전환사채권은 큰 잘못이지만 희진이는 계약 불이행 피해자”라며 범죄의 고의성을 부정했다. 이는 공소장과 재판기록상 사실과는 상충되는 주장이다. 수백억 먹은 이희진 절친 전 청와대 민정수석 소개 또 다른 발언에서 그는 “사기적 부정거래는 회사가 거짓말로 주식을 파는 행위”라며 “이희진은 단지 회사 공시를 믿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올리패스 등 현재 상장폐지된 기업을 언급하며 “공시가 취소됐다고 사기라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이는 금융감독 규정상 ‘허위 공시 정보 활용’과 ‘공모 행위’의 구분을 의도적으로 축소한 해석이다. 영상 말미에서 이준수는 피해자들의 법적 구제 가능성마저 부정했다. “이희진한테 피해 입었다고 나라가 받아주지 않는다. 민사·형사도 성립 안 된다”며 “다 변호사들이 사기 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법조계를 “돈에 눈먼 집단”이라 비난하며, 피해자들의 소송을 “쓸데없는 짓”이라 재차 강조했다. 한편, 이준수가 옹호한 주가조작범 이희진은 코인 시세조종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서울남부지방검찰청이 2023년 10월4일자로 제출한 공소장에 따르면, 피고인 이희진과 이희문은 A, B, C 토큰을 이용한 대규모 가상자산 시세조종·사기 조직을 운영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 따르면, 두 형제는 실체가 불분명한 ‘스캠(Scam) 코인’을 발행해 거래소 상장을 추진하고, 허위 공시와 자전거래(봇 프로그램 활용)를 통해 시세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뒤 투자자들에게 고점 매도를 유도하는 ‘물량 털기(Pump & Dump)’ 방식으로 약 700억원대의 피해를 입혔다. A 토큰 피해자는 1만564명으로 피해액은 약 217억원, B 토큰 피해자는 4342명, 피해액은 약 341억원, C 토큰 피해자는 1만5641명, 피해액은 약 339억원이다. 김건희 특검의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는 그의 단순한 과거 인연을 넘어, 사적 네트워크가 실제 정치권력의 형성 과정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특검은 현재 ‘김건희·이준수·건진법사’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의 실체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현재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이희진과 이준수는 변호사·브로커 인맥을 공유하고, 자전거래 기술을 활용해 주식과 코인 양쪽의 시장 조작 기술도 공유했다. 이희진과 김건희의 접점은 없으나 이준수를 경유했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상황이다. 현재까지 이희진 형제는 ‘코인판 사기’ 혐의로 기소됐지만, 이준수에 대한 직접 수사는 진행되지 않았다. 그러나 공소장과 언론 보도를 교차 검증할 때 자전거래 시스템, 차명계좌 운용, 허위 호재 유포 패턴 등이 모두 이준수의 과거 주가 조작 수법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검찰의 보강 수사 필요성이 높다. 국정으로 연결 범죄 네트워크 이씨 형제의 범행은 과거 주가조작 사건의 복제판이며, 그 배후에는 이준수 같은 ‘조작 기술자’가 존재한다는 정황이 공소장 등에서 확인된다. 김건희 계좌가 활용된 도이치모터스 사건과의 연계가 입증될 경우, 이 사건은 단순한 금융 사기가 아닌 ‘국가권력과 민간 조작 네트워크의 교차 지점’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