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직접 들어본 하정우의 레트로 스토리

“이젠 좀 쉬면서 할까 봐요”

[일요시사 취재2팀] 함상범 기자 = 국내 문화계서 하정우란 이름의 중량감은 상당하다. 매년 수백억씩 투입되는 영화의 1번 배우였고, 대부분 히트시켰다. <백두산>이 흥행에 성공했고, 신작 <클로젯>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여파에도 순항 중이다. 촬영 중인 <보스턴 1947>과 프리 프로덕션 중인 김성훈 감독의 <피랍>과 윤종빈 감독의 드라마 <수리남>은 올해 최고의 기대작이다. 감독으로서 역량을 발휘하는 것은 물론 제작자로서도 발을 걸치고 있다. 미술에도 재능이 있으며, 벌써 두 편의 에세이를 집필하기도 했다. 아울러 연예 매니지먼트사의 공동대표다. 극강의 에너지로 다방면서 활약하고 있는 하정우를 만나 속내를 들어봤다. 
 

▲ 배우 하정우 ⓒ하정우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신과 함께> 두 편의 제작비는 350억원이며, <백두산>은 200억원을 넘는다. <암살> <아가씨> <터널> 모두 100억원이 넘는 ‘텐트폴’ 영화다. 그 중심에는 하정우가 있다. 대부분 작품이 대목이라 불리는 여름과 겨울 시즌에 개봉했고, 엄청난 수익을 올렸다. 

배우 겸 제작
참신한 선택

그런 그가 비교적 규모가 적은 영화인 <클로젯>에 참여했다. 총 제작비 70억원이며, 홍보 비용을 뺀 순제작비는 50억여원 정도다. 100억원대 작품이 즐비한 국내 영화 시장서 적은 규모에 속한다. 

애초 제작에 도움을 주는 정도였는데, 출연까지 하게 됐다. 게다가 이전까지 한 번도 선보인 적 없는 공포물이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담은 오컬트 장르물은 다수의 대중으로부터 선호되는 장르는 아니다. 언제나 많은 사람과 소통하는 데 익숙했던 그는 이번만큼은 기존의 공식을 벗어난 선택을 했다.

이런 행보의 시작은 지금의 배우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을 탄생시킨 영화 <용서받지 못한 자>로부터 출발한다. 하정우가 연극과 39기, 윤 감독이 영화과 40기, <클로젯> 김광빈 감독은 44기다. 김 감독은 약 13개월 정도 진행된 <용서받지 못한 자>서 동시녹음 기사를 맡았다.


학생 영화다 보니 스태프의 이탈이 자연스러운 현장서 처음부터 끝까지 그 자리를 지켰다. 이후 큰 성공을 맛본 하정우와 윤 감독의 마음 한편엔 김 감독에 대한 고마움이 자리 잡고 있었다. 

“처음에 윤종빈 감독한테서 전화가 왔어요. 단순한 만남이었어요. 광빈이 오랜만에 보니까 같이 저녁 먹자는 내용이었어요. 불길한 냄새가 났지만, 오랜만에 광빈이를 보고 싶었어요. <용서받지 못한 자> 촬영 당시에 제 헤어·메이크업만 8번이 바뀌었어요. 학생 영화니까 어쩔 수가 없었죠. 수업이 있으면, 학교로 가야 하고 다른 더 높은 선배들이 부르면 그쪽으로 지원 가야 했고, 연극과는 공연 때 크루로 뽑혀갔어요. 방학 시즌에 많이 이탈하는 구조인데, 광빈이는 안 도망가고 있었어요. 돈 한 푼 안 받는데 말이죠. 그리고 오랜만에 본 거죠. 가니까 광빈이가 시나리오를 썼는데, 한 번 보러 왔다는 거예요. 종빈이가 후배들을 엄청 잘 챙겨요. <검사외전> <보안관> 등이 종빈이가 서포트를 한 작품이에요. 그 소문을 들었는지, 광빈이가 찾아온 거죠. 첫날에는 소주 먹고 가볍게 헤어졌어요.”

<용서받지 못한 자>의 크레딧에 보면 ‘투자 김정자’로 나온다. 김정자는 윤 감독 모친의 이름이다. 윤 감독 모친의 돈과 출연진의 ‘콩알’만한 사비가 보태져 만들어진 작품이 <용서받지 못한 자>다. 2005년에 개봉한 이 영화는 이듬해 ‘칸 국제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그 작품이 뿌리가 돼 <비스티 보이즈>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 <공작>의 윤종빈 감독, 그리고 설명이 필요 없는 하정우가 탄생했다. 

“또 종빈이한테 연락이 왔어요. <공작> 때문에 바쁘니, 저희 제작사(퍼펙트 스톰)랑 공동제작하는 건 어떠냐는 제안이었어요. 별 생각 안 하고 승낙했죠. 월광(윤종빈 감독 제작사)이 <공작>에 매달려 있을 때 광빈이는 우리 회사로 출근해서 시나리오 쓰고 그랬어요. <공작>이 끝나고 원대 복귀했죠. 시간이 흘러, 또 연락이 왔어요. 종빈이한테. ‘배우를 형이 하는 건 어때요?’라고요. 예상은 했지만, 이게 현실이 될 줄이야. 시나리오를 읽어보니 참신했어요. 이후에 시나리오가 꾸준히 업그레이드됐어요. 남길이가 캐스팅됐고, 시나리오 회의를 본격적으로 하면서, 첫 촬영에 들어가게 됐어요. ‘딱딱’ 선이 그어지면서 진행된 게 아니라 얼렁뚱땅 발이 담겨 있다가 여기까지 오게 됐어요. 그렇게 쉽게 이 배에 올라탄 것은 아마도 가장 힘들었을 때, 힘을 나눈 동지애가 아니었나 싶어요. 윤 감독도 아마 그때의 그 고마운 마음에 더 도움을 준 거 아닐까요.”

감독, 미술,
집필, 기획사…

그때의 힘겨움은 하정우를 비롯한 중앙대학교 동지들에게 여전히 술안주다. 배우가 동시녹음 장비를 옮겨 놓고, 모텔방을 잡고 7명씩 끼어서 잤다. 분장학원 연습생이 와서 이전 사진을 보고 적당히 따라서 그려주는 게 당시 현장의 분장이었다. 

“그렇게 힘들었었는데, 메이저리그에 온 거죠. 소고기를 한 번 사 먹어도 출세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언젠가 한 번은 윤 감독이 ‘형 우리가 이렇게 된 건 기적 아니에요?’라고 하더라고요. 그 기적에 광빈이도 큰 힘이 돼준 거죠. 이 영화를 찍으면서 뭉클하기도 하더라고요. 공포영화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정답게 촬영했어요.”


아무리 정이 깊게 있는 사이라 해도, 영화는 영화다. 배우로서 대중에 선택받지 못할 작품에 참여할 순 없다. <클로젯>에는 동서양의 엑소시즘과 함께 아동학대에 대한 메시지가 있다. 공포가 공포서 끝나는 것이 아닌, 작게나마 던지는 ‘영화적 발언’이 있다. 호러와 드라마의 절묘한 믹스가 하정우의 마음을 당겼다. 

“먼저 신선했어요. 장르의 신선함, 내용의 신선함이 모두 있었어요. 제게 공포물을 제안한 경우는 없었거든요. 대부분 드라마적인 요소가 강했지. 개인적으로 공포물을 좋아하지도 않아요. <컨저링>, 이런 단어만 들어도 무서워요. 그런 장르에 제가 나오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았죠.”

김 감독의 맨 처음에 제시한 시나리오는 차가웠다고 한다. 초자연적인 요소도 굉장히 강했다. 공포물 마니아의 색깔이 꽤 담겨있었다. 이 시나리오가 제작진의 손을 거치면서 좀 더 뜨거운 색을 입었다는 게 하정우의 설명이다. 
 

▲ ⓒ하정우

“국내 관객의 영화 보는 수준은 상당히 높다고 생각해요. 코미디에도 드라마, 액션이 고루 섞여야 하는 것처럼 복합장르가 일상화가 됐어요. 상업 영화로서 생명력을 가지려면 재미와 개연성, 새로운 볼거리가 분명 존재해야 해요. 그런 차원서 많은 이야기를 나눴죠. 대중이 좋아할 만한, 그리고 공감할만한 전개를 위해서 많은 고민이 있었던 거 같아요.”

실제로 시나리오 작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클로젯>의 크레딧에는 ‘제작 하정우’라는 글귀가 보인다. 제작자로서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신호탄으로 보였다. 하지만 하정우는 손사래를 쳤다. 

“제작사라는 게 겉에서 보기엔 뭔가 있어 보이지만, 사실 모임 같은 느낌이에요. ‘담 없는 집’ 같다고 해야 할까요. 저랑 동생이 세운 ‘퍼펙트스톰’도 그렇고 ‘월광’이나 ‘사나이픽쳐스’도 마찬가지예요. 예를 들어서 좋은 작품이 사나이픽쳐스로 들어갔는데, 그 회사서 주력하는 작품이 있어서 입봉을 못한다고 하면 그게 월광으로 잠깐 가는 거예요.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영화가 <돈>이에요. 김누리 감독이 <베를린> 때 조감독이었어요. 제작은 예산 관리인데, 저는 그렇게 참여하지 않았어요. 제작에 이름 뺄 걸 그랬나 봐요. 본명으로 가든지 아니면, 닉네임을 정해서 ‘잠원동 호랑이’ 같은 걸 짓거나.(하하) 제작 하정우는 사실 그렇게 그럴싸하지는 않습니다.”

여러 사연 속에 출발한 <클로젯>서 하정우는 또 다시 새로운 얼굴로 다가온다. 새로움의 키워드는 ‘무미건조함’이다. 사이코패스였던 <추격자>나 감자와 김을 우걱우걱 씹어먹었던 <황해>나 일제 강점기판 사기꾼 <아가씨>처럼 언제나 강렬한 인상이었던 하정우지만, 이번만큼은 꽤 소극적이다. 교통사고 후 아내를 잃고 우울증에 걸린 아이에게 다가가는 것이 서툰 아버지 역할이다.

<용서받지 못한자> 엑기스 멤버 뭉쳤다
오컬트물 <클로젯> 김남길과 투톱

아이가 실종된 후 찾아 나가는 과정서도 퇴마사 허 실장(김남길 분)의 말에 순종하는 모양새다. 언제나 리더로서 앞장섰던 기존의 하정우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제가 맡은 상원은 기러기 아빠죠. 육아를 아내에게 전담시킨 인물이에요. 아이랑 생활을 해보지 못했고, 초보인 거죠. 일 중독자에 가까워요. 그저 선물하는 것으로 아이가 자신을 받아주길 기대하는 방식에 갇혀 사는 친구죠. 저는 애를 키워본 적도 없고, 유부남도 아니고 그래서 상당히 부담스러웠어요. 경험을 해봐야 감정의 선이 어디까지 뻗어나가는지 아는데, 추측만으로는 좀 어려웠어요. 어색해 하는 게 자연스러운 아빠를 표현하려 했죠.”

다소 무미건조한 기질의 상원을 다른 누군가가 연기했다면, <클로젯>은 ‘김남길의 영화’로 끝났을 공산이 크다. 활동적이면서도 귀신을 맞서는 데 주저함이 없는, 게다가 귀신으로부터 어머니를 잃은 사연도 있는 허 실장 역할이 워낙 빛나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하정우가 아니었다면, 더 단조로운 작품이 됐을 것이라며 하정우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하정우가 중심을 잡고 김남길이 날아오르는 작품인 것. 이 자리에 김남길을 추천한 것도 하정우다. 


“윤 감독이 남길이를 추천했는데, 저도 적극적으로 동의했어요. 전 웃음기도 없고 소극적으로 나와요. 그럴 수밖에 없죠. 저를 끌고 다니는 친구가 필요한데, 허 실장은 전사도 없어요. 자연스럽게 현재 있는 모습으로 관객을 설득해야 해요. 쉬운 일이 아니죠. 그 역할을 남길이가 아주 입체적으로 하지 않겠냐는 기대를 했어요. 즉각적으로 신뢰를 줄 만한 배우가 필요했던 거죠. 아마 다른 사람이 와서 단면적으로 연기했다면, 저나 그 사람이나 작품이나 다 이상해졌을 가능성이 커요.”

<신과 함께>서 함께 작업한 주지훈을 통해 알게 된 김남길을 두고 하정우는 ‘텐션을 종잡을 수 없는 애’라고 표현했다. 또 ‘미끄덩 미끄덩한 친구’라고도 했다. 

“지훈이가 왜 자기보다 더한 사람이 있다고 했는지 알게 됐어요. 정말 종잡을 수 없는 텐션이에요. 희극적인 표현을 잘하기도 하고, 감정이 아주 높게 갔다가 가라앉는 폭이 엄청나게 커요. 저도 폭이 큰 편인데, 걔는 정말 따라갈 수 없어요. 아마 살기 쉽지 않을 거예요. (하하) 하나님께서 왜 그에게 술을 못 먹게 했는지 알 수 있었어요. 술까지 마셨다가는 정말 큰일났을 거예요.”

이번 작품의 빛나는 배우는 500:1의 경쟁률을 뚫은 허율이다. 상원의 딸로 나오는 이나는 우울감과 빙의 후 악다구니를 찌르는 모습 등 큰 폭의 변화를 선보인다. 180도 다른 얼굴을 보이는 경우 너무 과장된 연기로 불편함을 초래할 수 있지만, 허율은 공감이 갈만한 선을 정확히 지킨다. 그 광경을 지켜본 하정우 역시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연기 맞아?
어색한 아빠

“아역을 디렉팅한 선생님이 있었어요. 3개월 전부터 집중적으로 트레이닝했어요. 소위 미친 애를 연기하는 건데, 이런 기술적인 표현해내는 걸 보고 놀라웠어요. ‘내가 과소평가하고 있나?’라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연기라는 것은 일상생활의 표현이고, 재현하느냐 아니냐의 싸움인데, 율이가 완벽하게 재현하는 모습을 보고 놀라울 때가 많았어요. 정말 마냥 귀엽고 사랑스러웠죠. 나중에 아이들이 할로윈데이 분장을 하고 나오는데 귀엽게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이게 무서운지 안 무서운지도 갈피를 못 잡았어요. 다행히 시사회서 많이 무서워하더라고요. 그렇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하정우 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먹방’이다. 무엇이든 맛있게 먹어대는 그의 얼굴은 아직도 회자된다. <황해>서 감자와 김은 물론 라면에 소세지는 ‘구남이 세트’로 불릴 정도다. 또 <범죄와의 전쟁:나쁜 놈들 전성시대>서 소주로 입가심하는 장면은 길게 잔상이 남을 정도다. 그런 그의 목표는 ‘먹방 은퇴’다. 

“이제는 그만 먹고 싶어요. 먹방서 은퇴하길 바라고 있어요. 이제 앞으로 영화 계약할 때 먹는 거 다 빼달라고 하려고요. 이번에도 남길이가 라면을 먹어요. ‘어떻게 해야 되냐’고 물어보더라고요. 그걸 제가 뭘 어쩌겠어요. ‘굶고 와라’고 했죠. 못해도 7통은 먹을 것 같았거든요. 아마 그 이상 먹었을 거예요. <보스턴 1947>서 수육을 먹는 신이 있는데, 약 40점을 먹었어요. 정말 먹는 거 지긋지긋 해요. 남길이가 열심히 먹기는 했는데, <내부자들> (이)병헌이 형을 이길 수는 없을 거 같아요. 라면은 병헌이 형이죠. 인정했어요.”

오랜 시간 배우로서 활약해온 그는 연예기획사 ‘판타지오’와 ‘아티스트 컴퍼니’를 거쳐 현재 자신이 직접 설립한 ‘워크하우스 컴퍼니’에 소속돼있다. 동생 김영훈과 공동 대표다. 인스타그램에 독특한 글과 우스꽝스런 사진을 올리거나, 유튜브 ‘걷기 학교’ 채널을 통해 신인 배우들을 홍보하는 방식은 기존의 틀에서 벗어났다.

하정우가 하면 다르다는 것이 회사의 홍보 방향서도 잘 드러난다. 아울러 배우들 대부분이 에이전트 배우다. 캐스팅이나 오디션 부분은 회사서 직접 도와주지만, 현장을 오갈 때 차량이나 매니저, 코디네이터 등은 지원하지 않는다. 후에 워낙 역할이 커져서 필요한 경우에 제공하는 형태다. 적지 않은 인원이 에이전트 배우로 소속돼있다. 
 

▲ ⓒ하정우

“오랜 매니지먼트 경험으로 그렇게 방향을 정했죠. 회사 차원에선 매일같이 일이 없는 매니저를 뽑는 것도 손해예요. 또 얼마 안 되는 출연료의 반 이상을 회사에 제공하는 것도 아쉬운 거고요. 혼자 할 수 있으면 혼자 하는 게 좋죠. 캐스팅이나 오디션만 적극적으로 지원하고요. 홍보의 경우는 직원을 뽑아야 하는데 못하고 있어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자연스럽게 홍보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서 SNS와 유튜브를 이용했어요. 유튜브는 황보라 배우가 정말 열심히 했죠. 걷기 채널이 지금은 사업모델로도 확장됐어요.”

국내 최고의 배우는 물론 제작자와 기획사 대표, 연출 감독 등의 직업을 갖고 있다. 이 외에도 미술 작가와 에세이 작가도 겸한다. 1년 내내 영화를 찍으면서도 다양한 활동을 하는 그의 에너지를 종잡을 수 없다. 

“힘든 걸 잘 모르고 살았는데, 조금 생각이 달라졌어요. 좀 쉬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죠. <피랍>이랑 <수리담>을 찍고 나서는 세 번째 연출작 준비 차원서 좀 쉴까 하고 있어요. <수리담> 이후 작품은 정하지 않고 있어요. 인풋의 시간이 필요하달까요. 조금 쉬면서 즐겁게 삶을 영위해가려고요.”

아쉽지만
먹방 은퇴

언제나 긍정적인 마인드로 살아가는 그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는 걱정이 아닐 수 없다. <클로젯> 개봉 시기에 맞춰 강력한 공포를 안겨준 이 바이러스로 인해 영화계에 찬 바람이 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하정우 역시 고민이 컸다. “엄청난 큰일이 국내서 발생해버렸어요. 이런 상황에 우리 영화를 내밀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이 영화의 운명인 거죠. 하루빨리 잘 정리가 돼서 무리 없이 영화를 보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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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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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