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가 삼킨 대형 이슈들

정치부터 문화까지 ‘싹 다 묻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슈는 이슈로 덮는다.’ 대형 이슈가 생기면 다른 이슈는 관심서 밀려나게 마련이다. 현재 한국 사회의 최대 화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중국발 바이러스가 정치·사회·경제·문화·외교 할 것 없이 모든 분야의 이슈들을 잠식하고 있다. 그에 가려진 이슈를 <일요시사>가 짚어봤다.
 

▲ 최근 국내 이슈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쏠려 있는 가운데 선거개입, 국제 관계 등 대형 이슈들마저 빨아들여버린 형국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 코로나)으로 전 세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내서도 지난달 20일 중국 우한서 입국한 35세 중국 여성이 확진 판정을 받아 첫 번째 확진환자가 발생했다. 그로부터 불과 23주 만에 한국 사회는 신종 코로나 이슈로 뒤덮였다. 식을 기미조차 보이지 않는다.

전염병 발발
시민들 촉각

2019년의 마지막날, 중국 보건당국은 1100만명이 거주하는 우한서 원인 불명의 폐렴 환자가 27명 발생했다고 세계보건기구(WHO)에 보고했다. 열흘 뒤인 지난달 9일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폐렴의 원인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라고 발표했다. 같은 날 중국서 첫 사망자가 나왔다.

이후 20여일 만인 지난달 31일 중국 전역서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국내서도 확진환자가 늘어나면서 시민들은 전염병 공포를 호소하고 있다. 영화관, 식당 등 유동인구가 많던 장소에 사람들의 발길이 줄어들었으며 마스크와 손 세정제는 품귀현상마저 보이고 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의 여파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여부다. 지난 1일과 2일 양일에 걸쳐 서울서 자체적으로 실시한 신종 코로나 시민 인식 설문조사서 응답자의 77%매우 불안하다고 답했다. 이들 중 68.4%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불확실성을 신종 코로나의 최대 불안 요인으로 꼽았다.


홍콩대 전염병 역학통제센터 게이브리얼 렁 교수는 신종 코로나가 4월 하순과 5월 초에 절정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위샤오화 독일 괴팅겐대 교수는 전염병 확산 모델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신종 코로나가 3월 초에 절정에 이르렀다가 5월 초에 소멸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신종 코로나 사태가 최소 한두 달가량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두 달 남은 총선 관심 없어
포털 실시간 검색어 도배

그러면서 시민들의 관심사가 신종 코로나에 집중되고 있다. 확진환자의 전염 경로와 동선을 비롯해 정부와 국제사회의 대응, 예방 물품, 예방법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 실제 포털사이트 네이버의 실시간 검색어와 기사에서 많이 언급한 화제의 키워드를 정리해 보여주는 뉴스토픽은 지난 5일 기준 신종 코로나 관련 내용으로 도배됐다.

4·15총선= 415일 치러지는 21대 국회의원 선거가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로 총선에 대한 관심도가 뚝 떨어졌다. 정치인들의 출마·불출마 선언, 격전지 출마 예상후보, 정당 간의 이합집산, 공천룰 등으로 후끈 달아올랐어야 할 선거 분위기가 좀처럼 뜨지 않고 있다.

정치권에선 선거 일정에 맞춰 진행하려던 행사들도 미루고 있다. 대신 신종 코로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대책 마련에 분주하다. 선거보다는 신종 코로나 사태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예비후보들은 공약과 정책 이슈가 잠식돼 멘붕상태다. 시민들에게 선거운동 차원서 인사를 건네는 것도 조심스러운 형편이다.
 

▲ 윤석열 검찰총장

검찰·법무부 갈등= 지난해 8월 조국 전 법무부장관 논란으로 시작된 검찰 정국도 신종 코로나 사태 여파로 한풀 꺾인 모양새다. 지난달 20일 신종 코로나 첫 확진환자가 발생하기 전까진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이 계속되던 차였다. 조 전 장관의 후임으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갈등 수위는 최고조로 치솟았다.

검찰 고위간부 인사 기습 단행(18), ·경 수사권 조정 법안 국회 본회의 통과(113), 검찰 중간간부 인사(123), 최강욱 청와대 공직비서관 기소(123),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관련자 13명 기소(129) 등 검찰과 법무부는 건별로 입장을 내놓고 정면으로 대립했다.


여야 모두
코로나 정국

지난 5일에는 추 장관이 청와대 하명 수사·선거개입 공소장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기로 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야권에선 법무부의 결정에 일제히 반발했고, 참여연대서도 공소장 비공개를 두고 비판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와 맞물려 검찰과 법무부의 갈등은 당분간 소강상태에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국종 vs 아주대= 이국종 교수와 아주대병원의 갈등은 지난달 13일 유희석 아주대의료원장이 과거 이 교수에게 때려치워 이 XX등 욕설을 한 내용이 담긴 녹음파일이 보도되면서 불거졌다. 이 교수와 아주대병원은 이미 수년 전부터 병실 배정과 인력 부족 등의 문제로 갈등을 빚어왔다. 여기에 지난해부터는 새로 도입한 닥터헬기 운용 문제가 더해졌다.

이 교수는 지난달 29일 외상센터장 사임원을 냈고 아주대병원은 지난 4일 이를 수리했다. 지난 5일 이 교수는 병원으로부터 돈(예산)을 따오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그게 너무 힘들었고 이젠 지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병원은 저만 없으면 잘될 것이라는 입장인 것 같은데 나도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떻게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고 허탈해했다.

 

▲ 이국종 아주대 교수

이 교수와 아주대병원의 갈등은 권역외상센터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의료계에선 권역외상센터의 적자 문제가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고 보고 있다. 중증외상환자의 응급수술과 치료를 할 수 있는 권역외상센터는 전국에 17곳이 운영 중이다. 수익성을 무시할 수 없는 민간병원 입장에서는 권역외상센터 운영이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부 부처
대책 마련

싹 묻힌외교 현안들=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본 수출규제 및 중동 관련 관계장관회의가 취소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재부장관이 주재하려던 회의였다. 이날 회의에서는 미국과 이란의 갈등에 따른 국내 경제의 리스크 점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대책 등이 논의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사태에 정부의 모든 행정력이 집중됐다. 공항과 항만의 방역 강화, 신종 코로나 대응을 위한 예산 운용, 우한 교민 수송을 위한 중국과의 외교적 협의, ··고등학교 개교 일정 연기 등 정부의 논의 대상은 신종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주제로 도배됐다.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단순히 경제 상황에 그치지 않는다. 정부가 지난달 21일 독자 파병을 결정하면서 청해부대 31진 왕건함이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나가 있다. 미국과 이란의 대립이 심화될 때마다 한국과 이란 사이의 군사·외교적 갈등 수위 또한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남북·북미 문제도 뒷전이 됐다. 현재 북한과 미국의 관계는 고착상태다. 지난 4(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정연설서도 북한은 등장하지 않았다. 국정연설은 대통령이 한 해의 분야별 국정운영 청사진을 밝히는 자리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연설서 북한을 언급하지 않은 건 3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문 대통령은 남북 협력과 북미 대화에 대해 꾸준히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4일 훈센 캄보디아 총리를 면담한 자리서 지금은 남북 협력과 북미 대화가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라면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성공을 위해 캄보디아와 아세안 각국의 적극적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각종 외교 현안 뒷전으로
북한, 일본, 이란…수면 아래로


북한도 신종 코로나 사태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기관지를 통해 주변국의 신종 코로나 확산 상황을 빠르게 전하며 전염병 확산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확대되고 있는 신형 코로나 비루스(바이러스) 감염증 피해, 그에 대처하기 위한 노력이라는 특집 기사로 관련 내용을 보도했다.

올해 상반기로 예정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 일정도 오리무중이다. 청와대는 시 주석의 방한이 6월로 잠정 연기됐다는 <조선일보>의 보도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한 상태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상반기에 확정적이라고 지난 연말 공식적으로 밝혔고, 시기는 밝힌 바 없다. 한중 간 협의 중인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전수 발열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현재 중국은 말 그대로 국가 비상사태다. 정부는 지난 40시를 기해 중국 후베이성 여권 소지자와 지난 14일간 후베이성서 체류한 바 있는 모든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중국서 입국하는 모든 내외국인에 대해서도 국내에 연락 가능한 연락처가 없을 시 입국을 금지하는 특별 입국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달 28일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과 만난 자리서 신종 코로나와의 전쟁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말하는 등 자신이 직접 상황을 지휘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하지만 확진자와 사망자 수가 급격하게 증가하면서 시 주석의 리더십에도 균열이 감지되고 있다.

“최소 1∼2달
이어질 것”

문화계 초토화= 영화·연극·공연 등 문화계는 신종 코로나 사태에 아예 잠식됐다. 영화관 1일 관객 수는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고 일부 국내영화는 개봉 일정을 연기했다. 쇼케이스는 줄줄이 취소, 게임 대회도 무관중으로 치러지는 등 신종 코로나 여파로 큰 타격을 입고 있는 모양새다영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짐승들> <더 프린세스>는 개봉일을 잠정 연기하는 초강수를 택했다. 심지어 오는 25일로 예정된 대종상 영화제도 연기됐다. 영화 개봉 시기와는 별개로 최근 신종 코로나 사태로 극장가를 찾는 사람의 수 자체가 줄고 있어 피해 상황을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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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