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2말3초’ 위기론 추적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2.10 10:20:00
  • 호수 12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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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질 일만 남았다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에 대한 당내 불만이 켜켜이 쌓이고 있다. 검증 부실 논란과 하위 20% 비공개 역풍, 그리고 지역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 수용 등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는 ‘2말3초’에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이 외부로 표출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민주당 경선이 진행되는 시기다. <일요시사>는 심상찮은 당내 목소리를 쫓았다.   
 

▲ 요즘 머릿속 복잡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나경식 기자

“경선만 하게 해달라. 지금 (선거에)뛰고 있는 사람들은 모두 같은 심정일 것이다. 그런데도 전략공천을 밀어붙인다면 누가 납득할 수 있겠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속 한 예비후보의 바람이다. 현재 민주당은 전략공천에 대한 우려로 시끄럽다. 예비후보자는 물론이고 총선에 뛰어들지 않은 사람들도 합세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전략공천
2차 발표

지난 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에선 해당 지역의 민주당 소속 시·도의원들이 모였다. 민주당의 전략공천 방침에 반발하는 성명을 발표하기 위함이다. 당원들은 의정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후보를 자신들의 손으로 뽑고 싶어 한다는 성명이었다. 이들은 만약 보수세가 강한 의정부서 전략공천이 이뤄진다면 민주당의 총선 필패로 이어질 것이라 주장했다. 

앞서 민주당은 문희상 국회의장의 지역구인 의정부갑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에 문 의장의 아들인 문석균 수석부위원장이 예비후보로 등록하며 해당 지역 출마를 준비했지만, ‘세습 논란’이 불거지자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민주당은 제주시갑 역시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했다. 이 지역 현역은 4선의 민주당 강창일 의원이다. 그는 지난달 12일 제주 한라대 한라아트홀 대극장서 개최한 의정보고회를 열어 “박수 받을 때 떠나는 아름다운 전통을 만들어 제주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자 한다”며 불출마 입장을 밝혔다.
 

▲ 기자회견 갖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

이 지역에는 송재호 전 균형발전위원장의 전략공천설이 파다한데 그는 지난 5일에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그는 기자회견서 “제주시갑의 강 의원이 불출마라는 큰 결단을 해주셔서 갑으로 갈 생각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전략공천설에 다른 후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민주당이 제주시 갑에 대한 전략공천 노선을 철회하고 100% 국민경선을 치러야 한다는 요구다. 경선을 요구하는 예비후보들은 ‘기회는 평등학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현 정부의 기조를 민주당 지도부가 실천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예비후보들의 이 같은 요구가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민주당 전략공천위원회는 곧 2차 전략공천 지역을 결정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달 17일 15곳의 전략공천 지역들이 발표된 바 있다. 1차가 규정에 따른 결정이라면, 곧 발표될 2차는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한 ‘판단’이 영향을 미쳐 논란이 예상된다.

전략공천설에 ‘토사구팽’ 불안 확산
‘험지’는 버리는 카드? 나 몰라라

“지역별로 상황이 다른데, 전국에 동일하게 (부동산 정책을) 적용하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후보들에게 돌아간다.” 

험지에 출마한 한 예비후보는 당정의 부동산 정책에 이같이 하소연했다. 앞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정부는 고가의 ‘1가구 1주택’ 부동산 실수요자에게 강력한 대출규제를 실시하겠다고 알렸다.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 내 시가 15억원 초과 주택에 대해 주택담보대출을 전면 금지하고, 9억∼15억원 주택에 대해서는 9억원 초과 금액에 대해 주택담보비율(LTV)을 40%서 20%로 축소하기로 하는 등의 내용이다.

또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이 ‘주택거래허가제’ 검토 가능성까지 흘렸다. 민주당 지도부는 다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종부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직격탄을 맞은 곳은 수도권으로 특히 고가 아파트가 밀집돼있는 서울 강남3구·양천, 경기 분당 지역서 여론이 들끓고 있다. 현역 의원들 역시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고가 아파트 지역은 전통적으로 보수세가 강해 민주당 입장서 ‘험지’로 꼽힌다.

이에 수도권 험지를 지역구로 둔 민주당 현역 의원들이 모였다. 이들은 1가구 1주택자의 대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을 당에 공식 제안하기로 했다. 당 일각에선 당정청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소통을 활발히 하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과 의원들 사이에 엇박자가 나는 모양새다. 앞서 당 지도부는 부동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대표적인 사례가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에 대한 심사를 보류한 사건이다. 이 때문에 정치권은 민주당 지도부가 험지 현역 의원들의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본다.

부동산 정책
어떡하나

“인재라고 데려오는 사람들을 보면 당에 대한 기여도는 전무하다. 기존에 당에서 노력한 사람을 좀더 신경써줘야 한다는 생각이다.”

총선에 첫 출전하는 예비후보의 목소리다. 최근 민주당은 영입된 인재들과 관련한 논란으로 시끄럽다. 원종건씨의 데이트 폭력 의혹 사건이 대표적이다. 그는 민주당이 야심차게 내놓은 2호 영입인재였다.

영입이 발표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데이트 폭력 의혹이 불거졌다. 원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이는 교제기간 동안 원씨로부터 강제적 성관계, 불법촬영 등 데이트 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여혐’ ‘가스라이팅’ 등 전 여자친구가 폭로한 글에 포함된 단어들이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렸다. 

원씨는 다음날인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자처해 “논란은 사실이 아니지만, 이 자체가 당에 부담이 되기에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당사자들 사이서 반박과 재반박이 오갔다.
 

▲ 회의 갖는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민주당의 부실검증도 도마 위에 올랐다. 민주당 대변인은 원씨 사태 후 “당에서 검증을 하긴 했는데, 본인 소명과 설명 중심으로 듣다 보니 상세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해찬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 역시 “검증이 부족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영입인재와 관련한 논란은 원씨만이 아니었다. 5호 영입 인재인 소방관 오영환씨는 입당 당시 조국 전 법무부장관 가족의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당시 학부모들이 하던 관행이라고 주장해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논문표절 의혹도 불거졌다. 11호 영입 인재인 최기일 건국대 산업대학원 겸임교수가 표절로 논문이 취소된 적이 있다는 내용이었다. 앞서 방위사업청의 군수품 조달 전문지인 <국방획득저널>은 최 교수가 게재한 논문이 국내서 이미 발표된 논문의 관련 문장을 인용·출처 표시 없이 작성했다며 논문 취소 공고를 낸 바 있다.

부실한 검증
형평성 논란

논란이 일자 최 교수는 공동연구자가 해당 논문을 단독으로 다른 학술지에 먼저 투고해 발생한 사건으로, 자신은 이를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문표절이 현 정부가 밝힌 인사배제 원칙에 포함된다는 점에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14번째 영입 인재인 청년창업가 조동인씨는 ‘스펙용 창업’ 논란에 휩싸였다. 지난 2015년 기업 3곳을 비슷한 시기에 창업했다가 2년여 사이에 동시 폐업한 사실이 알려졌다. 

조씨는 입장문을 통해 “디바인무브는 경영이 어려워 폐업했고, 다이너모토는 진행했던 유통사업서 성과가 나지 않아 종료를 결정했다. 플래너티브는 창업교육 사업을 미텔슈탄트로 이관하기로 했다”며 폐업 사유를 설명했다.

13호 영입 인재인 이수진 전 부장판사는 입당 당시 했던 주장이 도마 위에 올랐다. 당시 그는 ‘양승태 사법부 블랙리스트’ 피해자라고 자신을 소개했지만, 해당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 있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여야 간 공방이 벌어졌다.
 

▲ 이수진 전 판사

이 대표가 밝힌 시스템 공천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에는 인재영입위원회(이하 영입위)와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가 별개로 구성돼있다. 영입 인재에 대해서는 검증위가 아닌 영입위서 자체적으로 진행된다. 그런데 영입위서 하는 검증의 부실함이 드러난 것이다. 

김경협 검증위원장은 지난달 30일 BBS <이상휘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서 “영입인재는 일단 검증 대상서 제외돼있다. 시스템에 의한 검증은 되고 있지 않다”고 밝힌 바 있다. 특별당규 제3장은 ‘영입위를 통해 영입했거나 최고위 의결을 거친 인사는 검증위 심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명시한다. 예비후보자에 대한 검증은 서류심사부터 꼼꼼히 진행되는 데 반해, 영입 인재는 평판 조회와 면접 등만 거치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형평성’에 있다. 검증 과정은 물론, 선거서도 영입인재가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당 곳곳서 들려온다. 이미 출마 선언을 한 민주당 소속 예비후보자들은 영입인재가 전략공천될 가능성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충신보다 새 얼굴 중용
경선 후폭풍 몰아치나?

민주당은 현역 의원 평가서 하위 20%에 속한 대상자와 영입인재를 서로 경선을 붙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아직 공식 기구서 절차를 밟고 있지는 않지만, 당 지도부가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전해진다. 영입인재 대다수가 지역구 출마를 희망하고 있다는 점도 가능성을 높인다. 하위 20% 평가를 받은 의원들 중 불출마 선언은 나오지 않고 있다.

하위 20% 의원과 영입인재가 맞붙는다면 영입인재들의 승리 가능성이 높다. 하위 20%로 평가된 현역 의원은 경선서 총점의 20% 감점이라는 페널티를 받는 반면, 영입 인재는 정치신인으로 분류돼 10∼20%의 가산점을 얻기 때문이다. 

또 하위 20% 의원에 대해서는 정성평가(자체적인 기준에 따라 하는 평가)도 한층 강화하기로 했다. 정체성(15%)·기여도(10%)·의정활동(10%)·도덕성(15%)·면접(10%) 등이 평가 항목이다. 선거판서 정성평가는 모호한 기준과 원칙으로 항상 논란을 불러왔다.  
 

▲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기존 하위 20% 명단을 공개하지 않겠다는 당 지도부의 결정도 후폭풍을 낳았다. 지라시(각종 소문을 담은 정보지)가 돌면서다. 지라시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의 경선 경쟁자 중 일부는 지라시를 흑색선전 용도로 활용했다. 

이에 지라시에 이름을 올린 현역 의원들은 지역구 유권자와 언론에 문자를 보내며 진화에 나서는 등 한차례 소동이 벌어졌다. 당 일각에서는 지도부가 앞서 결정한 비공개 방침이 오히려 부작용을 낳았다는 말이 나온다.

정성평가
독 되나

민주당의 눈은 총선을 향해 있는 가운데 당 경선은 2월 말 내지는 3월 초에 치러질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은 ‘2월 말, 3월 초’에 이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불만이 외부로 터져나올 것이라 예상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선거는 ‘승자독식’ 아닌가. 경선도 마찬가지다. 원래 집안싸움이 무섭다. 역대 경선만 봐도 조용히 넘어갔던 적이 없다. 아무리 (이)대표가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 해도 떨어지는 사람이 있으면 잡음이 나오기 마련”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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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