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유리상자 ver.1 강주리
<아트&아트인> 유리상자 ver.1 강주리
  • 장지선 기자
  • 승인 2020.02.10 10:14
  • 호수 12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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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남은 변화의 흔적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구에 있는 봉산문화회관서 ‘유리상자-아티스트 2020’ 전시 공모 선정 작가전을 진행하고 있다. ‘헬로우! 1974’를 주제로 동시대 예술의 낯선 태도에 주목했다. 첫 번째 전시는 강주리 작가의 ‘살아남기 To Survive’ 전이다.
 

4면이 유리 벽면인 봉산문화회관 아트스페이스 유리상자는 예술가들에게 특별한 창작지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언제나 전시를 관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시민들에게도 호응이 좋은 편이다.

펜으로 그려

올해 유리상자 전시공모 선정작 첫 번째 전시 유리상자-아트스타 2020 ver.1’ 전은 강주리 작가가 준비했다. 강주리 작가는 살아남기 To Survive’ 전시서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세계의 생태적 변화에 주목하고 그 양상을 수집했다. 낯설고 괴기스러워서 살펴보지 않았던 생태 순환계의 변이와 진화의 실상을 펜 드로잉 방식으로 포착했다.

또 자신이 설정한 살아남기에 대한 실체적 해석이 세계의 끊임없는 변화 상태와 어떻게 관계하는지 관찰했다. 그러면서 이들 상황이 우리의 감수성과 어떻게 만나고 어떻게 동시대 미술의 영역으로 합류하는지에 대해 관람객들에게 흥미로운 질문을 던졌다.

유리벽으로 만든 전시 공간
우주 ·동굴 같은 생태계 꾸며

그는 4면이 유리벽으로 마감된 천장 높이 5.25m의 전시 공간 내부에 우주나 동굴에 있을 법한 생태계를 조성했다. 이 생태계는 동굴의 천장서 물이 떨어지며 자라는 종유석과 전자현미경으로 확대한 먼지, 우주를 떠다니는 작은 유성체를 연상시키는 8개의 크고 작은 입체 덩어리로 이뤄졌다.

이는 미디어를 접하며 포착하게 된 자연 생태의 변화를 비롯, 그 흔적들을 수집하고 개체 간 해체와 집합 등의 진행 과정과 그 사태를 시각적으로 서술한 것이다. 강주리는 오랜 시간 동안 펜 드로잉의 짧고 가느다란 선을 모으고 쌓아 70여개의 자연 변이와 진화의 실상을 구축했다.

눈이 하나뿐인 원숭이, 다리가 6개인 강아지와 양, 다리가 8개인 소, 다리가 5개인 양과 개구리, 머리가 2개이거나 꼬리가 붙은 거북이, 머리가 2개인 개와 뱀·고양이·병아리·도마뱀, 다리가 4개인 오리, 콧구멍이 3개인 젖소, 박스에 많은 양을 넣기 위해 만든 네모 모양의 오이·사과, 밸런타인데이를 위한 하트 모양의 귤 등 삶과 현실 속에서 차이와 구별의 시선으로 발견한 자연 생태 변화의 징표들이 전시에 담겼다.
 

강주리는 손바닥 크기의 종이 펜 드로잉들을 수백, 수천 개씩 복사해 오리고 붙여서 집합 형태로 공간에 펼쳐놨다.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생명체의 변이와 진화가 종유석이나 먼지, 유성체 등 쉽게 보기 어려운 물질을 살아있음의 상태로 설계했다.

그의 설계 행위는 세상을 이해하고 소통하려는 자각과, 시간을 들여 수집하고 포획하는 노동을 떠올리게 한다. 다른 한편으로 유리상자 안에 설치된 변화의 흔적들은 주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상태의 상징이며, 우리 의지와는 무관하게 진행되는 살아남기를 상징하기도 한다.

생명체의 변이와 진화에 천착
“증식할 수 있는 가능성 중요”

강주리는 미술가로서 인간을 포함한 자연의 일부인 세계의 변화 자체에 집중했다. 그는 변화에 대한 관심을 통해 인간 중심적인 자기 이해가 아니라, 현실의 삶을 숙고하고 대응 태도를 되돌아보면서 자연의 실체에 대한 경외심을 드러내려 했다.

정종구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이번 유리상자는 변화하는 자연을 주의 깊게 살피고 그 속에서 예술의 유효성을 추출하려는 강주리 스스로의 질문처럼 보인다관람객은 이번 전시를 통해 모든 사물은 성질과 모양, 상태가 바뀌고 달라지며, 변화하지 않는 것은 없다는 사실 을 이해하고 공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오리고 붙여

강주리는 자신의 작가노트에 작업의 시작은 종이와 펜이다. 펜으로 그린 짧은 선들의 집합체인 드로잉을 스캔하고 조작하고 반복적으로 프린트해 오리고 붙여 공간에 펼치는 설치 작업은 창조를 위한 당연한 과정이라며 이 작업은 완성체로서의 의미보다는 과정과 완성 후 계속 증식할 수 있는 가능성의 기운이 중요하다. 그 과정과 기운을 관람객과 공유할 수 있는 전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전시는 내달 22일까지. ⓒ자료·사진= 봉산문화회관


<jsjang@ilyosisa.co.kr>

 

[강주리는?]

학력

미국 터프츠대학교 보스턴뮤지엄스쿨 석사 졸업(2011)
덕성여자대학교 서양화과 학사 졸업(2006)

개인전

살아남기, 유리상자-아트스타2020 Ver.1’ 봉산문화회관 아트스페이스(2020)
‘Turn Blue’
카이스트 경영대학 Research & Art 갤러리(2019)
욕망되고픈 욕망 The Desire to be Desired’ 갤러리 조선(2018)
‘Twisted Nature:
퀀텀점프 2018 릴레이 4인전경기도미술관(2018)
‘Blue on Blue’
주스페인한국문화원(2018)
실험 단계 Experimental Stage’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2017)
‘VictoriANimals’
갤러리 NAGA(2017) 외 다수

수상

수원시 문화예술발전기금 지원사업 선정작가(2019)
서울문화재단 예술작품지원사업 선정작가(2018)
SMFA Traveling Fellowship(2013)
St. Botolph Club
신인 아티스트상(2012)
Massachusetts Cultural Council
아티스트상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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