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판 검사내전 막전막후

지들끼리 물고 뜯고 ‘체통을 지키옵소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 안팎이 시끄럽다. 청와대, 법무부와 대립각을 세우더니 최근에는 검사들 사이서도 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상명하복을 조직 시그니처로 삼았던 검찰 내부에 항명 사태가 일어난 것. 외부의 적과 싸우다 내전이 발생한 모양새다.
 

항명은 명령이나 제지에 따르지 않고 반항함, 또는 그런 태도를 뜻한다. 엄격한 명령체계가 존재하는 조직서 아랫사람이 윗사람의 지시를 무시했을 때 항명하다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법에 있던
복종 문화

검찰은 윗사람이 명령하면 아랫사람은 따라야 한다는 상명하복이 법조항으로 명문화된 역사가 있는 조직이다. 1949년 검찰청법이 제정됐을 때부터 2003년 개정되기까지 검찰청법 7(검사동일체의 원칙)에는 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해 상사의 명령에 복종한다고 명시됐다.

검찰총장을 피라미드의 정점으로 전국의 검사들이 상사의 명령에 복종하는 시스템은, 50년 넘게 조직을 지탱하는 근간으로 작용했다. 정부도 검찰의 강력한 기수문화를 이용해 기수파괴 인사를 단행, 검사 수십명의 옷을 벗기기도 했다.

20031230일 검찰청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삭제됐다. 검찰청법 7(검찰사무에 관한 지휘·감독)검사는 검찰사무에 관해 소속 상급자의 지휘·감독에 따른다. 검사는 구체적 사건과 관련된 제1항의 지휘·감독의 적법성 또는 정당성에 대해 이견에 있을 때에는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로 바뀌었다.


상사의 지휘와 감독에 따라야 하는 것은 마찬가지지만 그 강도가 완화됐다. 또 수사검사가 상사의 지휘와 감독에 다른 의견이 있을 경우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권한도 생겼다. 그럼에도 복종이라는 표현이 담긴 검사동일체의 원칙은 여전히 검찰조직의 대표적인 시그니처로 유지돼왔다.

상갓집서 “네가 검사냐”
상명하복 조직문화 균열

최근 항명이라고 부를 만한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검찰 조직문화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 이번 항명 논란에는 검찰총장과 핵심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 반부패강력부장 등이 관련돼있어 조직 안팎의 관심이 집중되는 모양새다.

발단은 추미애 법무부장관이 취임 5일 만에 단행한 검찰 고위간부 인사다. 법무부는 지난달 8일 검찰인사위원회를 열고 대검검사급(검사장) 간부 32명의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의 선거개입·감찰 무마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한동훈 반부패강력부장과 박찬호 공공수사부장을 비롯, 윤석열 검찰총장의 대검 참모진이 모두 갈렸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나경식 기자

검찰 핵심요직인 서울중앙지검장, 반부패강력부장, 공공수사부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이른바 빅4에는 각각 이성윤 법무부 검찰국장, 심재철 서울남부지검 1차장, 배용원 수원지검 1차장, 조남관 서울동부지검장이 이동했다. 이날 법무부의 인사를 두고 정치권은 검찰 대학살’ ‘공정한 중용등 엇갈린 의견을 쏟아냈다.

그로부터 닷새 만인 지난달 18일 양석조 반부패강력부 선임연구관이 서울 강남의 한 장례식장서 조국 전 장관 사건 처리를 두고 직속상관인 심재철 반부패강력부장에게 조 전 장관이 왜 무혐의냐” “당신이 검사냐며 반말 섞인 항의를 한 일이 일어났다.

심 부장은 반부패강력부장으로 승진하고 사흘 뒤 윤 총장 주재로 열린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 기소 여부를 놓고 열린 회의에 참석해, 조 전 장관의 무혐의를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발령 후
갈등 심해져

추 장관은 법무부 대변인실을 통해 대검 간부 상갓집 추태 관련 법무부 알림입장문을 내고 검찰 간부들을 질타했다. 추 장관은 대검의 핵심 간부들이 예의를 지켜야 할 엄숙한 장례식장서 술을 마시고 고성을 지르는 등 장삼이사도 하지 않을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법무검찰의 최고 감독자인 법무부 장관으로서 대단히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검사들이 여러 차례 장례식장서 보인 각종 불미스러운 일들이 아직도 개선되지 않았다이 같은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검찰의 잘못된 조직문화를 바꾸고 공직기강이 바로 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양 선임연구관은 지난달 23일 단행된 검찰 중간간부 및 평검사 인사서 대전고검 검사로 보임됐다. 사실상 좌천성 인사라는 평이다.

윤 총장과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은 기소 건마다 갈등을 빚고 있다. 두 사람은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기소 건을 두고 충돌했다. 최 비서관은 법무법인 청맥의 변호사로 일하던 201710월 조 전 장관 아들 조모씨의 인턴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 대학원 입시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사팀은 지난달 14일부터 최 비서관을 기소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이 지검장은 결재하지 않았다. 이 과정서 윤 총장이 이 지검장에게 여러 차례 직·간접적으로 최 비서관을 기소하라고 지시한 사실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이 지검장이 윤 총장의 지시를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지난달 23일 송경호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최 비서관을 재판에 넘겼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갈등은 법무부와 검찰의 갈등으로 비화됐다. 법무부는 검찰이 최 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한 것에 대해 적법한 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적법절차의 위반 소지가 있는 업무방해 사건 기소 경위에 대해 감찰의 필요성을 확인했다며 감찰 카드를 꺼내들었다.

법무부·지검장
총장까지 협공?

대검은 검찰청법에 따라 검찰사무를 총괄하며 전체 검찰 공무원을 지휘·감독하는 검찰총장의 권한과 책무에 근거해 최 비서관에 대한 기소가 적법하게 이뤄졌음을 알려드린다고 반박했다. 검찰사무의 최고 감독자가 검찰총장이기 때문에 윤 총장의 승인을 받은 공소제기는 문제없다는 주장이다.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청와대의 울산시장 하명 수사·선거개입 의혹 사건의 주요 피의자에 대한 기소 여부를 두고 또다시 충돌했다. 송철호 울산시장,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 장환석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등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13명의 기소 여부를 두고 이 지검장이 홀로 반대 의견을 낸 것이다.
 

▲ 윤석열 검찰총장 ⓒ나경식 기자

지난달 29일 대검 청사서 윤 총장과 이 지검장,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등이 참석한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서 이 지검장은 기소해야 한다고 의견을 낸 다른 참석자들과 달리 소환조사 등 수사를 보완해 신중하게 결정할 필요가 있지 않느냐는 입장을 보였다. 또 전문수사자문단, 부장검사 회의 등 회의체에 이 사건을 올리자고 했다.

이 지검장을 제외한 다른 참석자들은 증거와 법리 등에 비춰 기소가 충분한 상태고, 4월 총선을 앞두고 공정한 선거관리를 위해 신속한 기소가 필요하다고 했다. 결국 윤 총장은 이 지검장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고 13명의 기소를 결정해 지시했다. 기소는 차장 전결로 처리됐고 대검 회의록에 이 지검장의 이견도 남겼다.

앞서 법무부는 지난달 28최근 검찰 사건처리 절차의 의사결정 과정을 둘러싼 논란이 발생하고 보도되면서 국민들로서는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검찰이 사건처리 과정서 검찰청법과 위임전결 규정 등의 절차를 준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했다.


서울중앙지검장 ‘나홀로 반대’
법무부 차관 향한 작심 비판 글도

이어 형사사건에서는 실체적 진실규명 못지않게 절차적 정의가 중요하다중요사안의 처리에 관한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해 부장 회의 등 내부 의사결정 협의체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등 외부 위원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을 당부했다고 덧붙였다. 법무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문을 대검을 비롯해 전국 66개 검찰청으로 보냈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의 이견은 법무부 공문의 취지와 궤를 같이 한다. 반면 윤 총장은 중간간부 인사 발령이 이뤄지는 3일 전까지 울산 사건을 처리해야 한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위간부 인사를 통해 이미 대검 참모진이 모두 교체됐고, 중간간부 인사서도 실무책임자가 상당수 교체되는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검찰 내부 갈등은 이걸로 끝이 아니다. 지난달 29일에는 후배 검사가 법무부 차관을 작심 비판하는 글이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라왔다. 정희도 대검찰청 감찰2과장은 법무부 차관께라는 제목의 글에서 법무부가 검찰에 의사결정을 할 때 내·외부 협의체를 적극 활용하라고 지시한 것에 대해 검찰청법을 위반한 위법행위라고 정면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이어 정 과장은 장관은 정치인이지만 차관은 정치와는 거리가 먼 순수한 법률가라며 이런 위법에 눈감지 말고 직을 걸고 막았어야 한다고 김오수 법무부 차관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러 차례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말하셨다. 더 이상 법률가의 양심을 저버리지 말아달라고 요구했다.

정 과장은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검사내전>도 언급했다. <검사내전>은 지방서 일하는 검사들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그는 윗사람이 바뀌면 많은 변화가 생긴다. 어떤 사람은 그 변화에 순응하고 어떤 사람은 저항하며 끝까지 길들여지는 것을 거부하고 어떤 사람은 잘 대처해 자신을 지킨다는 이선웅 검사(이선균)의 독백을 인용했다.


항명하면
좌천된다?

검사 됐으면 출세 다한 거다. 추하게 살지 마라초임시절 어느 선배에게 들은 이야기다. 위법에 순응하지 않겠다. 가짜 검찰 개혁, 정치 검찰은 거부하겠다법률가의 양심을 보여주길 바란다고 거듭 당부했다. 정 과장은 지난달 13일에도 검찰 고위간부 인사를 두고 검찰총장을 허수아비로 만들기 위한 인사라고 비판한 바 있다. 그는 이번 중간간부 인사로 청주지검 형사1부장으로 전보 조치됐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석열 검찰총장 미래는? 2년 임기 채울까

1988년 검찰총장 임기제가 도입되면서 2년 임기가 법으로 보장됐다. 하지만 임기를 채운 총장은 윤석열 검찰총장의 전임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 포함 8명에 불과하다. 임기제 도입 후 취임한 총장들의 평균 재임기간은 16개월이 채 안 된다. 심지어 5~6개월만에 물러난 총장도 여럿 있다.

임기 채운 총장 8명뿐

문 전 총장의 전임인 김수남 전 총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시키고 자진 사퇴했다. 당시 김 전 총장은 임명권자를 구속했다는 점에서 도의적 책임을 진다고 했다. 채동욱 전 총장은 국정원 댓글사건을 수사하다 혼외자 논란이 불거지면서 7개월 만에 물러났다. 윤 총장은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퇴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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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