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큰 그림 그리는 권혁기 전 청와대 춘추관장 직격인터뷰

당정청 국회까지 섭렵 “듣는 DNA 생겼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당정청 국회까지 다 근무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스스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 23년간 훈련이 됐다.” 30대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행정관으로 50대에는 문재인정부 첫 춘추관장으로 일했던 권혁기 전 춘추관장이 제21대 총선서 용산에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보수세’ 강하기로 정평이 자자한 용산이지만 용기를 내서 정면승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는 권혁기 전 춘추관장 ⓒ문병희 기자

용산구는 지리적 특수성으로 무한한 발전 가능성을 갖추고 있어 대한민국의 발전과 직결되는 지역구다. 그만큼 고도의 정치력이 필요하다. 16년째 용산을 지켜온 진영 행정안전부장관의 불출마 선언으로 용산에는 새로운 세대교체의 바람이 불 예정이다. <일요시사>는 용산 출마 의사를 밝힌 권혁기 전 춘추관장을 지난달 29일 만났다. 아래는 권 전 춘추관장과의 일문일답.

-이번 총선에 출사표 냈다.

▲지난 23년간 당과 청와대, 국회서 근무해왔다. ‘행정 위에 정치가 있다’는 것을 문재인정부 들어서 다시 배우게 됐다. 한국의 정치 환경에는 정치적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진행될 수 없는 구조가 자리잡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어떤 공약을 이행하려고 할 때, 시작부터 거센 정치적 공세를 받게 되는 환경을 보면서 행정은 결국 정치의 하위기구라는 걸 느꼈다. 결국 민심을 모으는 과정이 정치기 때문에 정치가 더 중요해졌고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출마하게 됐다.

-정계에 입문하기 전에는 무엇을 했나.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80년대에 총학생회장을 하고 시민사회운동이나 정치권에 바로 들어가지 않고 기업에 들어갔다. 94년도에 공채 시험을 보고 BYC라는 메리야스 패션회사에 입사했다. 당시 영업 본부서 시장과 마케팅을 배웠다. 물건도 세일하고 대리점 장사가 잘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기획하는 마케팅도 3년간 배웠다. 시장서 상인들을 만날 때 이 얘기를 하면 좋아해주신다.


-정계 입문 계기는.

▲BYC가 대기업은 아니지만 재무구조가 튼튼한 중소기업이다. 세일즈를 잘해서 상금도 많이 탔다. 그러다 20대 후반의 봉급쟁이로 편안하고 안정적인 직장서 잘 살고 있는 것이 과연 내 책임을 다하는 건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92년도 대선 때 고 김대중 전 대통령(DJ) 후보가 낙선했고 고 김영삼 전 대통령(YS)가 됐다. 청년 학생운동을 하면서 수평적 정권교체를 바라고 있었던 유권자 중의 한 명으로서 연청(민주연합청년동지회)에 노크하고 입문하게 됐다. 97년도에 고 김홍일 전 의원, 정세균 총리님과 연청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선거를 도우면서 수평적 정권교체에 도움 드리는 일을 했다.

대선이라는 그런 큰 의제가 있으니 열심히 뛰기는 했지만 수평적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다시 회사로 돌아가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실제로 회사 생활이 재밌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당선으로 수평적 교체가 이뤄진 후에 연청 선배들로부터 최초로 정권을 잡았는데 잡아놓고 왜 돌아가냐는 만류가 있었고 이때 정치권에 남게 됐다.

-정세균 총리와 인연이 깊다.

▲연청서 인연이 됐다. 정세균 총리가 2007년도에 열린우리당 마지막 의장을 했다. 그때 제가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청와대에 갔다가 해양수산부서 장관정책보좌관을 2년6개월 정도 하고 열린우리당 부대변인으로 복귀했다. 정세균 총리가 당 대표를 하실 때 당 대변인실 실장을 했다. 또 국회의장 하실 때는 제가 부대변인을 하게 됐다. 의장님하고 정치적 연이 굉장히 깊다.

-왜 용산을 선택했나.


▲용산은 제가 태어난 고향으로 서빙고 태생이다. 용산은 정치적으로 자유한국당에 조금 더 유리한 지형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래서 대통령을 모셨던 비서관으로서 어려운 곳에서 용기를 내어 출마를 하는 게 명분도 있고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다.

-용산의 매력은 무엇인가.

▲예산만 통과되면 여지없이 나오는 보도가 ‘쪽지 예산’에 관한 것이다. 자기 지역구 챙기기, 지역 이기주의를 비판하는 기사다. 그런 성격의 쪽지 예산도 물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용산에 필요한 예산은 용산 주민만을 위한 예산이 아니다. 서울 시민을 포함해 전 국민을 위한 예산이 될 수 있다.

‘보수세’ 강한 용산서 용기 내 출마
“국민 위해 뛴다” 23년 이력이 무기

예를 들어 곧 반환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주한미군기지를 국민 전체가 공유하는 국가 공원으로 만든다면, 필요한 예산을 쪽지 예산으로 넣었다고 해서 용산 이기주의라고 하고 공격 받지는 않을 것이다. 또 용산역과 서울역을 현대화하고 물류 기지 역할로 만드는 예산을 의정활동을 통해 따겠다고 하면, 그게 용산 주민만을 위한 예산이라고 생각하지 않으실 거다. 용산은 더 발전할 가능성이 높고 필요한 정책과 입법 예산이 곧 전 국민의 이익과 직결되는 곳이다.

-지역구 현안엔 무엇이 있나.

▲용산의 가장 큰 현안은 주한미군기지 반환 협상인데 사실 지난 10여년간 지지부진했다. 동두천 미군기지는 반환 결정이 났는데 몇 미군기지는 아직 반환 결정이 나지 않아서 정부가 더 속도를 내겠다고 표명한 상황이다. 용산은 서울 도심을 향하는 관문이다. 미군기지 이전에는 일본 군대가 주둔했고 조선 말기에 청나라 군대가 주둔을 하면서 약 몇백년간 외국 군대가 지배했던 땅이다.
 

▲ 21대 총선서 용산 지역구에 출사표를 던진 권혁기 전 춘추관장이 일요시사와 인터뷰를 갖고 있다. ⓒ문병희 기자

그러다 보니 서울의 교통에 안 좋은 악영향도 준다. 민족적 자긍심은 말할 나위도 없다. 미군기지가 속히 반환되는 게 필요하다. 협상의 걸림돌 중 환경오염 부담금 이야기가 있는데 미군기지를 주변으로 한 교통난들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은 더 훨씬 심각하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용산역과 서울역의 지하화를 통해서 지상을 온전하게 시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안을 밝혔다.

2022년에 코레일이 그 부지를 서울시에 매각하게 됐다. 용산역서 서울역까지 지하화가 되면 약 8만평의 부지가 나온다. 철도로 길이 나뉘는 것이 해소될 뿐 아니라 8만평 부지가 국민들에게 돌아오는 셈이다.

-현안 해결을 위한 방안은.

▲현실적인 협상으로 조속히 반환을 받아내 국민들 전체가 공유할 수 있는 국가대표 공원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현명한 선택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것이 행정의 힘만으로는 되지는 않는다. 미군기지를 공원화하는 일에는 국방부, 국토부, 문화관광부 등에 책임 권한이 산재돼있다. 이건 구청이 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서울시청 혼자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 결국은 전체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종합 발전 플랜을 만들어내야 한다. 정치적 조정이 가장 중요한 임무가 되는 것이다.

-요즘 일과는 어떤가.


▲용산서 출퇴근하시는 분들에게 인사하는 것이 첫 번째 일과다. 아침 7시부터 출근 요지서 시민들을 만난다. 처음 이틀 정도는 명함만 드렸는데 명함을 받는 확률이 떨어졌다. 이건 잘못됐다는 걸 깨달았다. 후보자로서, 정치인으로서 유권자와 소통을 해야 한다. 이력만 봐달라고 홍보하는 거 자체가 잘못됐구나 싶었다. 그래서 3일 차부터 큰 소리로 유권자들이 오시면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저는 민주당 국회의원 예비후보 권혁기입니다”라고 큰소리로 인사하고 절을 하면 다들 쳐다보신다. 그 후 저희 팀원들이 명함을 드리면 받으신다. 교감을 했기 때문이다. 정치인 명함을 막 뿌린 데 보면 명함이 많이 떨어져있는데, 인사한 다음 1500장 정도 명함을 드렸을 경우 정말 두세 장도 안 떨어져 있다. 오전에는 오피니언 리더들 또는 정책적인 제안을 해주시는 분들과 면담을 한다.

오후에는 주민들이 많이 왕래하시는 주요 장소서 인사하고 상가별로 방문한다. 대형 상가 메인 스트리트는 거의 다 돌았다. 요즘은 골목상권을 다니고 있다. 한참 걸어가야 슈퍼 하나 나오는 곳이다. 용산에 있는 모든 골목상권까지 다 인사드리는 게 계획이다. 골목상권 안까지 들어가서 인사드리면 여기까지 왔냐며 호감 표시가 적극적여서 훨씬 더 보람된다.

-실제 지역 주민분들을 만나봐도 보수세가 강한가.

▲그렇게 알고 1년간 바닥을 열심히 뛰었다. 하지만 한국당이 말하는 정권 심판론은 아직까지 느끼지 못했다. 들으시라고 일부러 민주당 후보라고 외친다. 보수층이 밀집돼있는 동네서도 인사하고 대화도 나눈다. 정권 심판론은 아닌 것 같다. 다만 원래 총선은 정부여당을 견제하는 심리가 발동하기 때문에 그런 분위기는 느껴진다. 그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건 용산의 유권자들은 정치문화에 변화를 바라고 계신다는 점이다. 실제로 조금 더 역동적이고 조금 더 진화된 정치문화가 있었으면 좋겠다는 주문들을 참 많이 하셨다.
 

-용산서 진영 행정부장관이 4선을 했다.


▲진영 의원님이 4선을 하셨고 성장현 구청장님도 3선째다. 두 분이 용산을 잘 이끌어오셨는데 진 장관의 불출마 선언이 유권자들께서 그런 주문을 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한 것 같다. 용산 정치의 한 세대가 정리가 되니 다음 세대로 정치문화가 넘어가서 발전적으로 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야 할 것 없이 젊고 진취적이고 역동적인 후보를 원한다는 말씀도 참 많이 하신다. 유권자분들은 싱싱하게 열심히 뛰어다닐 수 있는 사람, 추진력 있는 사람을 원한다고 많이 말씀하셨다. 그래서 여야를 떠나 그런 변화에 대한 요구에 부합하는 후보가 훨씬 더 유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용산 출마설이 유력하게 나온다.

▲황교안 대표가 종로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하다가 이낙연 전 총리의 대결을 피할 수 있으면 피하는 게 좋다는 당내 기류 때문에 용산 출마설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보수 진영의 대선 1위인데 첫 단추부터 잘못된 정치행보라 생각한다. 용산 또는 알파를 검토하는 것 자체가 이 전 총리와의 대결을 피하는 지역구를 찾는 것인데, 대선주자로서 좋느냐는 질문은 한국당 내부서부터 나와야 할 것 같다.

만약에 그 카드로 용산을 선택한다면 저는 정면승부할 것이다. 용산은 정치적인 변화나 역동적인 추진력을 주민들이 많이 요구하고 있다. 황 대표의 선택은 용산 주민들에게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산으로 온다면 다윗이 골리앗을 상대하는 심정으로 멋지게 평가받아보겠다.

“두세 번 듣고 한 번 말하고
바로 행동하는 정치인 될 것”

-자신의 강점은 무엇인가.

▲일단 당에서 훈련이 됐고 정부 경험도 있다. 청와대서도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 두 분에 걸쳐 행정관과 춘추관장 경력을 가졌다. 당정청 국회까지 다 근무한 경력을 가진 사람이 그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 스스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을 한다. 23년간 훈련이 됐고 당에서는 주로 전략기획국장을 맡거나 대변인실 실장 업무를 했다.

문정부에서는 10개월 동안 춘추관장을 하면서 당의 정책 또는 청와대 입장을 전달하는 가교역할을 했다. 언론인들과 소통하고 의견을 교환하고 이견을 좁혀가는 일을 하다 보니 협의하는 DNA가 생겨났고 듣는 DNA도 생겨났다. 23년간의 훈련된 과정 속에서 주민들의 목소리를 잘 듣고 정책과 입법과정에 담을 수 있는 소통능력이 제일 큰 장점이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소통은 무엇이라 보나.

▲유권자가 원하는 건 인사만 하고 휙 가지 말고 앉아서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달라는 것이다. 정치인이 말하는 소통은 나의 입장과 나의 비전을 얘기하는 거라고 생각하는데 아니다. 국민들이 생각하는 소통은 국민들 이야기를 잘 들어달라는 것이다. 4시간 반도 들은 적이 있었다.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듣고 소통하다 보면 실제로 그 안에 답이 다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치의식은 지금 굉장히 높다.

-언론과 지속적인 스킨십을 해왔다. 언론의 문제는 무엇이라 보나.

▲미국도 보수지가 있고 진보지가 있다. 진보 독자가 있고 보수 독자가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게 언론의 논조인데 이는 언론의 고유 권한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언론사의 논조를 두고 시시비비를 가리려 하는 건 잘못됐다고 본다. 다만 오보에 대해서는 언론이 조금 더 용기를 낸 개혁이 필요하다. 오보가 발생하면 시민들의 피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걸 바로 잡는 과정이 너무 길어, 바로 잡힌다고 한들 이미 피해자의 피해는 굉장히 크다.
 

▲ 인터뷰 갖는 권혁기 전 춘추관장 ⓒ문병희 기자

또 기존의 언론뿐만 아니라 요즘 더 문제가 되는 게 유튜브 방송이다. 언론사의 영향력을 능가하는 유튜브 방송도 많이 생겼다. 근데 언론사처럼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를 어떻게 개혁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피해를 보는 국민 입장서 오보를 신속하게 바로잡는 과정, 그리고 오보에 따른 피해자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과정서 제도화가 시급하다.

-최근 민주당에 외부영입된 인사에 대한 논란이 있었다.

▲인재검증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인재를 영입할 때는 일단 보안도 중요하고 여야가 선두 다툼을 벌이는 것도 있다. 철저한 검증도 중요한데 표면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건 신상자료를 제공받으면 할 수 있다. 하지만 사생활 영역은 정말 검증하기 어렵다. 말 그대로 검증 한계의 한 사건이었다. 말 그대로 누가 고의성이 있거나 누락하려고 그런 것도 아니고 실수도 아닌 것 같다.

-청와대 프리미엄 누리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을 모시고 같이 국정운영을 했다는 것 자체가 사실 프리미엄이 맞다. 그런 경험과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기회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청와대 춘추관장 출신이라는 점은 예비 정치인으로서 국민들에게 어필되니 프리미엄이라고 인정하는 게 맞다. 다만 공천과 경선 과정서 청와대 특혜가 있느냐는 별개다. 당이 청와대 출신에 대한 특혜는 없다고 했는데 이는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누군가가 공천서 특혜를 받으면 이는 국민들이 용납하지 않는다. 공정의 가치가 굉장히 높은 사회기 때문이다. 아마 누군가가 특혜를 받으면 언론이 그걸 가만히 놔둘리도 없다. 청와대 출신이 갖고 있는 메리트는 인정하지만 공천과 경선 과정서 특혜는 없을 것이며, 있어서도 안 된다. 다 각자의 지역구 상황에 따른 본인의 경쟁력으로 각자도생하는 거다. 또 많은 청와대 출신들이 출마한다고 하지만, 모두 다 후보가 되지 못할 것이다.

-당에서 용산 전략공천 움직임이 있다.

▲당 지도부가 언급했던 경선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본다. 저를 비롯해 네 명의 예비후보들이 열심히 뛰고 있다. 조금 어려운 지역이지만 용산에 가장 적합한 후보를 뽑을 수 있는 분들은 오랫동안 정치를 하신 당원과 우리 지지자들이다. 그분들에게 맡기는 것이 최고의 검증으로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를 뽑는 길이다. 용산을 경선지역으로 돌려서 당원과 용산 주민들이 직접 민주당 후보를 뽑게 한다면, 그 카드는 분명히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

-어떤 정치인이 되고 싶은가.

▲잘 듣는 정치인이다. 캐치프레이즈가 ‘두 번 듣고 한 번 말하고 바로 행동하겠다’는 거다. 어눌한 언변을 갖고 계셔서 설명할 때 어려움을 겪는 분들의 이야기까지도 잘 들어드리는 정치, 국민들이 뭘 원하는지 알아내서 행동으로 옮기는 정치인이 되고자 한다.

 

<sangmi@ilyosisa.co.kr>


[권혁기는?]

▲용산구 서빙고동 출생
▲대통령비서실 국민소통수석실 춘추관장
▲국회 대변인실 부대변인
▲민주당 전략기획국 국장
▲해양수산부 장관 정책보좌관
▲청와대 국내언론비서실 행정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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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단독] 김건희-정재관-박종철 ‘낙하산 고리’ 추적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 당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정재관 현 군인공제회 이사장(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에게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이사장은 대한토지신탁의 박종철 대표이사를 ‘낙하산으로 임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대표가 김건희 일가의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의 담당자였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면서다. 국회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청문회에서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2022년 10월29일 밤 박희영 용산구청장은 당시 대통령경호처 소속이던 정재관 이사장에게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전단지를 제거했음을 보고하는 취지의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공공기관 인사를 둘러싼 윤석열정부의 정치권 인맥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개입 정황들 이날 오후 10시51분 박 구청장이 보낸 문자에는 ‘전단지 제거 완료’라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정 이사장은 ‘ㅋ 고생하셨습니다’라는 취지의 답장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메시지가 오간 시간대는 소방 경찰 시민이 뒤엉켜 사람들을 끄집어내고 심폐소생술을 하던 10시49분과 겹친다. 정치권과 시민사회에서는 “수백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국가적 재난 상황에서 지방자치단체가 대통령실 인근 전단지 제거 상황을 보고하고 있었다면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뒤바뀐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특히 이태원 참사 이후 인파 관리 실패와 초기 대응 부실이 핵심 책임 논쟁으로 이어졌던 만큼, 참사 당일 용산구청이 어떤 업무에 행정력을 투입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다시 제기되고 있다. 박 구청장은 청문회에서 해당 문자와 관련해 “전단지를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우리 업무인 것 같아 전화해 보라고 한 것일 뿐 바로 나가서 제거하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문위원들은 문자 내용과 상황을 근거로 사실상 조치 지시가 있었던 것 아니냐며 강하게 추궁했다. 또 참사 상황에서 대통령실 인근 문제를 별도로 챙기고 이를 대통령경호처 인사에게 보고한 정황 자체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사고 우려 민원 전화가 쇄도하던 때 박 구청장은 대통령실 인근 담벼락에 붙은 진보 단체 전단지를 다 떼어냈다며 사진과 함께 보고 형식의 문자를 보냈다. 이를 받은 정 이사장은 웃으며 “고생했다. 이태원 압사사고 안타깝고”라고 답한 것이다. 이번 문자 공개로 이태원 참사 당시 지방자치단체의 대응 판단과 대통령실 주변 기관과의 관계, 그리고 재난 상황에서 행정 대응의 우선순위가 어떻게 작동했는지에 대한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박 구청장이 문자를 보낸 정 이사장은 김용현 당시 대통령경호처장과 절친한 육사 38기 동기다. 윤석열 캠프에서 ‘국방정책자문단 육사 8인회’로 통했으며 용산 ‘대통령실 이전 TF’에서 활동했다. ‘21세기 하나회’나 다름없다. 이태원 참사 전단지 제거 의혹 제기 보고받은 정, 대토신 사장 임명 개입? 박 구청장은 수사와 재판에서 이날 오후 10시51분에야 이태원참사를 인지했다고 주장했다. 느낌표까지 쓰며 “전단지 제거 완료”를 보고한 바로 그 시각과 분 단위까지 일치한다. 박 구청장이 참사 현장에 도착한 건 8분 뒤인 10시59분. 그 사이 박 구청장이 어디에 몰두했는지 그리고 대통령실 측근들과 어떤 소통을 한 건지 처음 드러났다. 지난 12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10·29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조사위원회가 연 청문회에서 양성우 이태원 특조위 위원은 “정재관이 전단지 제거를 요청했기 때문에 자랑하려고 보낸 것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박 구청장은 “전혀 아니”라고 답했다. 양 위원이 “정재관을 통해서 경호처장 김용현, 나아가 대통령 내외에게 전달될 것을 의식하고 보고한 것 아닙니까”라고 재차 질문하자, 박 구청장은 아니라고 답했다. 앞서 정 이사장은 특조위 조사에서 “박희영 용산구청장이 대통령실에 협조한 걸 자랑하려고 일방적으로 보낸 것 같다”고 진술했고, 이날 청문회에 불출석했다. 현재 정 이사장이 이끌고 있는 군인공제회는 약 17만명 군인 회원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대형 기관이다. 자산 규모는 20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산하 기업 가운데 하나인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한 부동산 신탁회사다. 사실상 공제회의 핵심 투자 및 사업 플랫폼 역할을 한다. 문제의 중심에는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대표 박종철의 인사 흐름이 있다. 정 이사장은 2023년 1월 제16대 군인공제회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예비역 육군 준장 출신으로 통상 소장 또는 중장급이 맡아왔던 자리에 임명된 이례적 인물이다. 군 안팎에서는 그의 발탁 배경에 윤 정부 핵심 인맥으로 꼽히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의 영향력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0조 책임진 원스타 준장 실제로 군인공제회가 창립된 1984년 이래 준장급이 이사장을 맡은 건 정 이사장이 처음이다. 예비역 준장 출신인 정 이사장이 발탁된 데에는 ‘김용현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는 게 군 인사에 정통한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군인공제회 이사장은 현역 군인 및 군무원 37명으로 구성된 제113차 대의원회의에서 선출, 국방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 취임하기 때문이다. 또 정 이사장은 육군사관학교 38기 출신으로 한미연합사 민군작전처장, 합참 민군작전과장,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등을 거친 군 경력 인사다. 특히 국방부 국회협력단장 시절 정치권과의 연결고리를 구축하며 윤정부 핵심 라인과 가까운 인물로 분류됐다. 논란은 그로부터 약 4개월 뒤 이어진 박 대표를 선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다. 대표이사 선임 과정 역시 공제회 이사회 추천과 국방부 승인 절차를 거치는 구조이기 때문에 사실상 모회사인 군인공제회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내부에서는 이 같은 인사 흐름을 두고 “군인공제회 수장 교체 이후 산하 기업 인사까지 연쇄적으로 바뀌는 전형적인 권력 인사 패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대한토지신탁 대표 선임 과정은 공개 채용 형식을 취하지만, 최종 후보자는 군인공제회 이사회의 추천을 받아야 하고 국방부 승인까지 거쳐야 한다. 결과적으로 공제회 수장의 의중이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박 대표의 과거 이력까지 다시 조명되면서 정치적 논란이 확대됐다. 박 대표는 과거 양평 공흥지구 개발사업을 담당했던 대한토지신탁 실무 책임자로 알려져 있다. 이 사업은 윤석열 전 대통령 장모 최은순씨 일가가 연루된 특혜 의혹 사건과도 연결된 사업이다. 당시 윤석열 측은 대선 과정에서 공흥지구 개발사업이 대한토지신탁 주도로 진행된 만큼 특혜 가능성이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자료에서 박 대표가 해당 사업 담당자로 확인됐다. 2018년 12월 사업1본부장으로 퇴사한 박 대표가 정권 출범 이후 다시 복귀한 배경을 둘러싸고 ‘낙하산 인사’ 의혹이 제기됐다. 대한토지신탁은 지난 11월 초 <일요시사>와 통화하며 “2014년 양평 공흥지구 사업은 오래된 만큼, 담당자를 알 수 없다”고 일축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요청한 ‘대한토지신탁 양평 공흥지구 개발 담당자 명단’에는 박 대표를 비롯한 양평 공흥지구 사업 실무자들의 이름이 정확하게 기재돼있다. 김건희 일가 집사로 활동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건희의 가족 회사인 이에스아이엔디(ESI&D)가 양평 공흥지구 개발 과정에서 특혜를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다. 민주당 한준호 의원이 대한토지신탁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박 대표는 2014년 5월27일 양평 공흥지구 사업 담당자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박 대표는 대한토지신탁 사업1본부장으로 근무하다가 2018년 12월 퇴사했다. 2019년과 2020년에는 에이치에스파트너스그룹 사장과 비전알이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그는 윤 전 대통령 당선 이후인 2023년 5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로 복귀했다. 이 같은 의혹은 대한토지신탁의 최근 경영 상황과 맞물리며 더욱 확대되는 분위기다. 대한토지신탁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PF 부실 여파로 유동성 압박을 겪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최근 수천억원 규모의 재무 지원을 단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로부터 지급보증과 채권 인수 등을 통해 수차례 자금 지원을 받았지만 경영지표 개선은 제한적이었다. 이 때문에 “군인들의 노후자금이 부실 자회사 방어에 사용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대한토지신탁은 군인공제회의 100% 전액 출자를 바탕으로 부동산 신탁 및 개발사업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주요 자금 조달이나 사업에 대한 지급보증을 지원하는 등 모회사를 지원함으로써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를 공모하는 모회사다. 대한토지신탁의 대표이사 선임 과정도 군인공제회의 자회사 인사 시스템과 상법 및 관련 법규에 따라 진행된다. 대표이사직이 공석이 되면, 군인공제회는 대한토지신탁 대표이사를 공개 채용한다. 지원자들은 정해진 기간 내에 지원서를 제출하며, 대한토지신탁 인사총무팀 등에서 서류 전형을 진행한다. 양평 공흥지구 사업1본부장이 대표이사로 김용현 입김?···군인공제회 연결고리 주목 논란의 핵심은 인사와 경영 책임의 연결성이다. 군인공제회는 군인 복지와 연금 재원을 운용하는 기관인 만큼 정치권 외풍으로부터 독립성이 중요하다. 정 이사장의 임명 배경부터 산하 기업 대표 인사까지 정치적 인맥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기관 운영의 투명성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상황이다. 군 관련 기관 내부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제회 관계자들은 “이사장이 특정 정치 라인으로 임명되면 관련 인사들이 주요 보직에 연쇄적으로 배치되는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며 “기관의 본래 목적보다 정치적 이해관계가 우선될 위험이 있다”고 지적한다. 군인공제회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자회사 공우이엔씨도 자금난 논란에 휩싸일 전망이다. 공우이엔씨는 대한토지신탁과 마찬가지로 군인공제회가 출자한 자회사다. 1993년 설립된 제일종합개발은 1999년 공우개발사업소 창설로 이어졌다. 군인공제회관과 계룡대 등의 시설 관리, 예식장, 사우나, 체력 단련장 등을 직영하는 업체였다. 2000년엔 육군 오수처리시설 용역관리와 환경공사로 사업 분야를 넓혀 나갔다. <일요신문> 보도에 따르면 일부 핵심 사업은 이미 공우이엔씨 손을 떠난 상황이다. 2012년 국우터널이, 2022년엔 문학터널이 무료화됐다. 2023년엔 경북 영천 소재 군 골프장 충성대 체력단련장 운영이 종료됐다. 전자공시시스템에 게재된 2023년 감사보고서는 공우이엔씨 민간사업 관련 보증이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을 시사한다. 공우이엔씨는 BTL이 아닌 기타 분야 사업에서도 2000억원대 보증을 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공우이엔씨 기타 사업 보증액 규모는 835억원 규모였다. 이 중 시설관리용역 관련 보증액을 제외한 기타 사업 분야 보증액 규모는 394억원이었다. 2년 사이 기타 사업 관련 보증액이 1222억원 불어났다. 2년 사이 보증액이 약 335% 폭증한 셈이다. 이로 인해 자금난 얘기가 고개를 든 것으로 파악됐다. 공우이엔씨 상황은 2024년 들어 악화일로에 접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2023년 기준 공우이엔씨 매출액은 1066억5280만원 규모였다. 그러나 23억2986만원 규모 영업손실을 봤다. 내부적으론 2024년 손실액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내부 불안감이 증폭되는 상황이다. 공우이엔씨 적자 허덕 정 이사장과 대한토지신탁 박 대표 인사 사이의 직접적인 개입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군인공제회와 산하 기업 인사 구조상 영향력을 행사했을 가능성은 충분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군인들의 노후 자금을 운용하는 공공성 기관에서 정치권 인맥 중심 인사가 반복될 경우 제도적 견제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