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가 코앞인데…’ 미투 악몽 속 민주당 X맨 흑역사

‘젠더’ 내세운 여당 뚫렸다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더불어민주당은 데이트폭력 의혹으로 사퇴한 원종건씨 영입 논란의 후폭풍을 잠재우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이 앞세우고 있는 젠더 이슈 논란이 선거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불투명한 영입 인사 선정·검증 시스템에 대해 당 안팎서 비판의 목소리가 적잖은 데다 미투 논란이 있었던 인물들의 이번 선거 출마 의지로 인해 당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 최근 데이트 폭력 의혹 제기로 인재영입 2호로 발탁됐던 원종건씨가 탈당하는 등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곤욕을 치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20대 남성의 표심을 얻기 위해 깜짝 영입한 원종건(27)씨의 ‘데이트 폭력’ 의혹 때문에 곤혹을 치루고 있다. 당은 총선서 젠더 이슈의 파급력이 적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당 지도부가 잇따라 사과하고 ‘젠더 폭력 무관용’ 원칙을 다시 천명하는 등 총력 대응에 나선 상태다.

페미니스트
이미지 와르르

하지만 이번 논란으로 인해 민주당은 페미니스트 정당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게다가 당은 이미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민병두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에 대한 미투 폭로로 여러 차례 타격을 받은 바 있다.

지난달 27일 원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한 여성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원씨는 여자친구였던 저를 지속적으로 성 노리개 취급해왔고 여성혐오과 가스라이팅(세뇌를 통한 정서적 폭력)으로 저를 괴롭혀왔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원씨와 나눈 카카오톡 대화창 캡쳐와 폭행 피해 사진 등을 함께 게재해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제시했다.

원씨는 이번 폭로가 나온 지 하루 만인 지난달 28일 국회서 기자회견을 열어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한때 사귀었던 여자친구가 저와 관련한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다. 논란이 된 것만으로도 당에 누를 끼쳤다. 그 자체로 죄송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올라온 글은 사실이 아니다. 허물도 많고 실수도 있었던 청춘이지만 분별없이 살지는 않았다”며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려 참담하다”고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이후 원씨는 지난달 30일 탈당계를 제출한 뒤 당을 탈당했다. 이로 인해 민주당은 당내 젠더폭력신고상담센터가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필요 시 제명 등 추가 조치를 검토하기로 했지만 당이 탈당계를 처리함에 따라 당 차원의 조사는 진행하기 어렵게 됐다.

데이트 폭력 의혹 원종건 전면 부인 후 탈당
지도부 사과…감동 앞세운 민주당 검증 논란

원씨의 이번 논란에 대해 민주당 지도부는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다”며 공식 사과했다. 이해찬 대표는 지난 29일 국회서 “어제 영입인재 중 한 분이 사퇴하는 불미스러운 일이 있었다”며 “사실과 관계없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국민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후에는 사전에 좀 더 철저히 검증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 ▲국회 정론관서 기자회견 갖는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2호 원종건씨

이 대표에 앞서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사실관계를 차후에 더 확인할 부분도 있겠지만 당에서 좀 더 세심하고 면밀히 살피지 못해 국민들께 염려를 끼친 점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영입인재의 검증에 부실했다는 비판을 피하지 못하게 됐다. 원씨의 영입 이후 그에 대한 좋지 않은 평판이 공공연히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실제 원씨를 영입인재로 발표한 후 그의 연관검색어에 ‘미투’가 등장했을 정도다. 원씨의 대학 동기인 <중앙일보> 남궁민 기자는 SNS를 통해 ‘원종건씨 미투가 이제야 나왔다. 그 얘기들을 처음 들은 게 2015년이다’라는 글을 게재하기도 했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그런 부분들이 공식적으로 접수되고 확인이 됐다면 대처가 됐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렇게까지는 확인을 못한 미비한 점이 있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추구하는 청년이나 여성 정책에 걸맞는 인재 검증의 부족함을 드러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입인재의 경우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이하 검증위) 산하의 ‘젠더폭력검증소위원회’의 검증도 받지 않는다. 영입인재의 경우 검증위 신청을 아무도 하지 않았기에 심사 대상이 아니며, 원칙적으로 영입인재는 당에서 필요에 따라 데려온 인물들이기에 검증을 생략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미투로 떠오른
4년 전 악몽

정치권에선 민주당의 인재 검증에 대한 비판이 잇따랐다. 정의당 오현주 대변인은 “원씨와 관련한 문제제기는 사태가 터지기 전 항간에 회자된 바 있다. 검증 기회가 충분히 있었다는 뜻이다. 여당 지도부가 이 같은 문제를 가벼이 여긴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했다. 새로운보수당 권성주 대변인은 “민주당의 감성팔이 인재영입 쇼가 결국 화를 불렀다”며 “정치판을 교란시키며 국민 분노만 자아내는 감성팔이 인재영입 쇼를 중단해주길 바란다”고 지적했다.

당 내부서도 영입인재에 대한 강한 불만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민주당 당원 게시판에는 원씨의 영입 철회를 촉구하는 당원들의 항의 글과 함께 인재영입위원회 위원장인 이 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게시글이 올라왔다. 영입인재 한 명에게서 불거진 파문이 당의 총선 공천을 진두지휘하는 지도부에게까지 번진 셈이다.

스토리 있는 ‘정치쇼’와 보안에만 신경쓰다 보니 정작 중요한 평판 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왔다.
 

▲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실제 인재영입에 관여하는 한 민주당 인사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내가 추천해서 영입한 모 청년 인사의 경우 뒷말이나 폭로가 나오는 등의 문제가 없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실 영입 전 페이스북을 살펴본 정도였다”고 했다.

주변 지인들을 물색해 사생활과 같은 평판을 조회하다 보면 인재영입 정보가 노출돼 깜짝 이벤트 효과가 사라진다는 당의 우려가 결국 화를 불렀다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극소수의 비공개 위원들만 영입 절차에 개입하다 보니 총선 국면에서 당에 큰 악재를 불러 일으켰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현재 이 대표는 비공개로 꾸린 인재영입위원들과 함께 외부 인재영입을 전담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은 향후 영입인재에 대해 철저한 검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검증 미흡 지적에 대해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원씨 본인은 사실관계 다툼의 여지가 있다는 입장으로 안다”며 “유사 사례가 있는지 조사하겠다. 인재영입 검증을 보다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했다.

보여주기식
영입 무리수

당 지도부는 원씨 논란에 총력을 다해 수습하고 있는 상태다. 젠더 이슈와 관련된 악재는 총선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이번 이슈는 특히 민주당이 심혈을 기울여 추구하는 젠더 정책들의 가치에 완전히 위배되기도 한다.

실제 민주당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 민병두 의원, 정봉주 전 의원 등에 대한 미투 폭로로 이미 여러 차례 역풍을 맞은 이력이 있다. 지난 19대 총선 때는 김용민씨의 막말 파문을 적기에 수습하지 못해 선거판 전체에 영향을 주었다는 분석도 나오기도 했다.

민 의원은 2018년 미투 의혹에 연루돼 의원직 사퇴를 선언한 바 있다. 당시 <뉴스타파>는 민 의원이 2008년 총선 낙선 이후 알게 된 여성 사업가 A씨를 노래방에서 성추행했다고 보도했다. A씨는 “히말라야 트레킹 여행에서 우연히 만나 알고 지내던 민 의원이 노래방서 블루스를 추는 과정서 갑자기 키스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민 의원은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히면서도 피해자의 주장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약 두 달 뒤, 민 의원은 “당과 유권자의 만류에 따라 사퇴를 철회한다”고 밝혔다. ‘사퇴쇼’라는 거센 비난에도 불구하고 민 의원은 의원직을 유지했고, 현재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이다.

여권의 강력한 대선주자로 거론되던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경우에는 지위를 이용해 수행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2심에서는 실형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으며 상고심 판결서 징역 3년 6개월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은 안 전 지사에 대한 미투 폭로 이후 당시 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즉각 사과 및 당사자 출당과 제명 조치를 취했다.

말 많은 민병두·정봉주 총선 뛰나
지지층 대거 이탈한 전 선거 재현?

정봉주 전 의원은 2007년 대선서 당시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의 BBK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제기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징역 1년을 선고받고 2017년 특별사면됐다. 이후 서울시장 출마를 준비했으나 미투 운동의 가해자로 지목되며 출마를 철회했다. 정 전 의원은 1심서 무죄를 선고 받은 뒤 민주당에 복당했다.

당시 정 전 의원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기자 지망생에 대해 호텔에 방문한 적도 없다고 주장하다 당일 호텔서 카드 결제내역이 확인되면서 정계를 은퇴했다.
 

▲ 정봉주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정 전 의원의 미투 논란으로 당시 추미애 당시 대표는 복당을 불허해 단호한 자세를 보였다. 하지만 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당이 정 전 의원의 복당을 허용하면서 당 안팎으로 비난이 일게 됐다. 정 전 의원을 둘러싼 미투 의혹이 해소되지 않았음에도 민주당이 별다른 검증 절차 없이 섣불리 복당을 허용했다는 것이다.

정 전 의원은 현재 금태섭 의원 지역구인 서울 강서갑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당에서는 불출마를 우회적으로 권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은 “불출마를 통보받은 일이 없다”며 출마 의지를 굽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당 내부서도 정 전 의원이 무죄 판결까지 받은 마당에 경선까지 배제하는 것은 가혹하다는 여론이 적지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진다. 그의 출마를 막을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이외에도 민주당은 이훈 의원을 검증위의 ‘정밀 심사’ 대상으로 분류했다. 이 의원의 부적절한 사생활 논란 때문이다. 검증위 간사인 진성준 전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서 “이 의원의 경우 피해를 주장하는 제보자로부터 추가 문제제기가 있을 수 있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이들에 대한 심사는 검증위에서 공천관리위원회로 옮겨 진행된다. 검증위가 최소한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한다면, 공관위는 정무적 판단까지 더해 공천 여부를 확정한다.

몰랐다?
타격 불가피

실제 민주당은 ‘나꼼수’ 김용민씨를 노원갑 지역구에 전략공천했다 곤욕을 치룬 바 있다. 선거 막판에 김씨의 음담패설과 여성 비하 발언 등이 담긴 녹음 테이프가 공개되면서다. 당시 민주당은 이명박정부 말기 레임덕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전신인 새누리당에 과반의석을 내주고 패배했다. 정치권에선 김용민 막말 파동으로 전국서 20∼40대 지지층이 대거 이탈해, 결과적으로 수도권과 충청의 박빙 지역 여러 곳을 내주게 됐다는 뼈아픈 평가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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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