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천우의 시사펀치> 농림축산식품부의 개타령
<황천우의 시사펀치> 농림축산식품부의 개타령
  • 황천우 소설가
  • 승인 2020.02.03 10:15
  • 호수 12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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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기상천외한 언론 보도를 접했다. 농림축산식품부(이하 농림부)가 “2022년부터 반려동물 보유세 또는 부담금, 동물복지 기금을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며 “이를 지자체 동물보호센터와 전문기관 운영비로 활용하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는 내용이다.

그 이유가 걸작이다. 해가 거듭할수록 유기견이 늘어나고 그와 관련한 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이란다. 아울러 농림부는 내년부터 등록대상 동물을 현행 반려견서 모든 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를 어떻게 받아들여야할지 실로 난감하다. 이 정도면 사람의 머리에서는 절대 나올 수 없는 사안이다. 차라리 개 대가리서 나왔다고 하면 어느 정도 이해되지만, 인간의 머리서 나왔다고는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이유에 대해 개념부터 정리하고 넘어가자. 농림부는 애완견과 반려견에 대한 개념도 실기한 듯 보인다. 애완(愛玩)은 동물이나 물품 따위를 좋아해 가까이 두고 귀여워하거나 즐기는 일로, 애완견은 쉽사리 유기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에 반해 반려(伴侶)는 절친한 친구, 배우자 등을 의미하는 말로 반려견은 보유한 사람과 명확한 유기적 관계를 지니고 있는 개를 의미한다. 또 반려견은 부부가 이혼하는 것처럼 피치 못할 사정이 발생하지 않을 경우 유기 대상이 될 수 없다. 

비근하게 맹인견을 예로 들어보자. 맹인견은 시각 장애인이 안전하게 보행할 수 있도록 특별한 훈련을 받은 개로, 시각 장애인에는 적극적 반려자다. 이런 개가 반려견인데 그런 개를 누가 유기할까.

이제 개념 정리도 되지 않은 농림부 발표에 접근해본다. 먼저 유기견에 대한 대책으로 반려동물 보호세를 도입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다. 이는 반려동물을 유기하는 사람들의 행위에 대한 책임을 보유자 모두에게 물리겠다는 발상으로, 상식은 물론 헌법에도 위배된다.

한자성어 중에 결자해지(結者解之)라는 말이 있다. 이는 ‘맺은 자가 그것을 풀고, 일을 시작한 자가 마땅히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의미다. 즉 반려견을 유기한 자가 그 책임을 져야 하는데 모든 보유자에게 책임을 묻겠다고 하니 이는 결코 인과응보가 아니다.

이는 헌법에도 위배되는데, 헌법 제13조 3항은 ‘모든 국민은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해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친족은 혼인과 혈연으로 맺어진 가까운 일가를 의미하는데, 그런 사람들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서도 불이익한 대우를 받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생판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저지른 행위에 대해 불이익한 책임을 전가하겠다고 하니 이는 명백한 헌법 위반이다. 

다음은 등록 대상을 모든 개로 확대하겠다는 내용에 대해서다. 이 말인즉슨, 개를 보유하고 있는 모든 사람에게 세금을 내도록 하겠다는 이야기인데, 앞서도 언급했지만 유기의 대상이 될 수 없는 개들, 반려견 내지는 식용견에 대해서도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의도는 그를 빙자해 국민들의 돈을 쥐어짜내겠다는 억지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이 정도면 단순히 철밥통 차원서 접근할 사안이 아니다. 그래서 글 제목을 농림부의 개 타령으로 설정했다. 아울러 기왕지사 혹평을 가한 만큼 개가 아닌 인간 차원서 그에 대한 대책을 밝히겠다. 

유기의 대상인 애완견만 등록 대상으로 삼고 보유자 사정상 더 이상 함께하지 못할 경우 일정한 부담금을 부과해 동물보호시설에 위탁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그를 어기고 유기할 경우 그보다 과도한 세금을 부과하면 유기견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본 칼럼은 <일요시사> 편집 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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