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남 변수’ LS그룹에 무슨 일이…

욕심이 없는 거야? 버린 거야?

[일요시사 취재1팀] 김정수 기자 =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이 스스로 물러났다. 대표이사 취임 10일 만이다. LS그룹 장손이 이탈하면서 후계 경쟁력을 자랑했던 그다. 승계 구도가 한층 꼬이는 모양새다.
 

▲ (사진 왼쪽부터)구자철 LS그룹 회장, 구본혁 부사장, 구본권 상무

LS그룹은 3개사 중심 집단이다. LS(전선·전력), 예스코홀딩스(도시가스), E1(에너지)이다. 이들은 모두 지주사 역할을 한다.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부사장은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지난달 1일 취임했다. 회사는 꼭 열흘 만이었던 같은 달 10일, 대표이사 변경을 알렸다.

승진하고
바로 사퇴

구 부사장은 스스로 직에서 내려왔다. 이른바 ‘셀프 사퇴’다. 이제 막 승진한 후계자가 스스로 퇴진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었다. 요인은 ‘새로운 분야를 경영하는 어려움’으로 전해진다. 구 부사장 전문성은 ‘구리’에 있다. 그는 ‘한국 구리왕’ 구자명 LS니꼬동제련 회장 아들이다. 예스코홀딩스는 도시가스 공급업체다. 성격이 상이하다.

구 부사장은 LS전선 해외영업부문과 LS그룹 사업전략팀 부장을 거쳤다. 주요 무대는 LS니꼬동제련이었다. 구 부사장은 LS니꼬동제련서 전략기획부문장, 지원본부장, 사업본부장 등을 지냈다.

지난 2017년 LS니꼬동제련 부사장에 오른 그는 사업 전반을 이끌었는데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구 부사장은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글로벌 경영 성과가 가시적이었고, 특히 해외 광물 구매계약 체결에 공을 세웠다.


예스코홀딩스는 부친이 일궈낸 회사기도 하다. 구자명 회장은 예스코홀딩스 전신 극동도시가스서 근무했다. 그는 회사를 키워내고 회장이 됐다.

구 부사장은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1년 정도 경험을 더 쌓기로 했다.

재계 관계자는 “아버지가 일궈낸 회사서 감각 없이 움직이고 싶지 않았을 것”이라고 전했다.

‘시계제로’ 정주행? 역주행? 
셀프 사퇴 아직 때 아니다?

LS그룹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도시가스 사업 환경이 만만치 않다. 구 부사장은 기획·전략 분야서 커리어를 쌓았다”며 “기존 노하우를 가지고 연속성 있게 (경영)하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작은아버지의 설득이 있었다”고 말했다.

빈자리는 구 부사장 작은아버지인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회장이 채웠다. 그는 지난해 11월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회장으로 취임했다. 구 부사장에게 회사를 맡기고 경영일선서 물러난 바 있다.

LS그룹은 ‘장자승계’와 ‘사촌경영’을 철저한 원칙으로 한다. LS그룹은 구인회 LG 창업주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이 창립했다.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이다. 이른바 ‘태평두 3형제’다.
 

▲ LS그룹 사옥

2세들은 약속을 지키고 있다. 실제로 장자가 번갈아가면서 그룹을 경영한다. 먼저 구태회 회장 장남이 LS그룹 회장이 됐다.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다. 재임 기간은 2004년부터 2013년까지다.

바통은 구평회 회장 장남이 받았다. 구자열 LS그룹 회장이다. 차기 회장은 구두회 회장 장남 구자은 LS엠트론 회장이 유력하다. 큰 변수 없이 이어질 전망이다.

3세는 전직 세대와 궤를 같이 할 공산이 크다. 순번에 따라 구자홍 회장 장남이 승계하는 그림이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구자홍 회장 장남은 구본웅 포메이션그룹 대표다. 그는 그룹과 동떨어져 벤처캐피탈을 운영한다. 가지고 있던 LS 지분도 전부 팔아치웠다. 그야말로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장자승계
3세도?

지분은 지난해 전량 매각됐다. 그해 남은 17만4740주는 12월을 끝으로 ‘0’이 됐다. 세부적으로 ▲8월 1만1217주 ▲9월 3만1596주 ▲10월 2만6687주 ▲11월 7만주 ▲12월 3만5240주 순으로 소각됐다.

승계가 3세까지 넘어오기까지 긴 시간이 남았다. 10년 정도다. 다만 비교적 선명한 후계 구도가 흐릿해졌다.

남은 3세는 모두 4명이다. 구 부사장을 비롯해 구본규 LS엠트론 부사장, 구본권 LS니꼬동제련 상무, 구동휘 LS밸류매니지먼트 전무다.

차례로 구 부사장과 구본규 부사장, 구본권 상무는 모두 ‘구태회 일가’다. 구 부사장은 구리왕 구자명 회장 아들이다. 구본규 부사장은 구자엽 LS전선 회장 장남이다. 구본권 상무는 회사로 복귀한 구자철 회장의 아들이다.

구동휘 전무는 ‘구평회 일가’다. 아버지는 구자열 LS그룹 회장이다. ‘구두회 일가’는 사실상 차기 회장으로 낙점된 구자은 회장이다. 구자은 회장 슬하에 딸만 있다.
 

▲ 구동휘 LS그룹 전무

구 부사장은 3세 가운데 맏형으로 나이가 가장 많으며 직급도 가장 높다. 구 부사장은 구본웅 대표 퇴진으로 경쟁력을 갖췄다. 하지만 이번 자진 사퇴로 기세가 한풀 꺾이는 분위기다.

LS그룹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그렇게 보기는 어렵다”며 “그룹은 명예회장들의 원칙(장자승계)에 따라 조화와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고 전했다. LS 지분 보유량서 구 부사장은 2등이다. 1등은 구동휘 전무로 2.22%, 구 부사장은 1.42%다. 구본규 부사장은 0.64%, 구본권 상무는 0.13%다.


후보 4명
향배는?

구 전무는 지분 매입에 가장 적극적으로 지난해에만 5만3819주를 확보했다. ▲5월 2만3900주 ▲8월 2만9919주 등이다. 구 부사장은 그해 6월 4만5000주를 증여받았다.

올해 지분을 사들인 유일한 3세는 구 전무다. 지난달 10일 1500주, 14일 1000주를 매입했다. 모두 2500주다. 구 전무 지분 총합은 71만4799주다. 구 부사장은 45만7054주에 그친다.

LS그룹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지분은 자금이 있을 때, 자금이 필요할 때 사고팔 수 있는 것”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 관계자는 “지분 매입이 그룹 경영원칙을 흔들거나 영향을 미치는 구도는 아니다”라고 전했다.

구 전무는 1982년생(한국 나이로 39세)으로 아직 40대가 아니다. 그는 지난 2013년 LS그룹 차장으로 입사 후 4년 만에 이사가 됐다. 지난 2018년에는 상무로 승진했다. 구 전무는 비교적 어린 나이에 초고속 승진을 밟고 있다. LS그룹 3세 중 유일하게 지주사서 근무한다는 점도 흥미롭다.

구 부사장은 1년을 기약했다. 계획대로라면 올해 말 임원 인사서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로 돌아온다.
 


구 부사장은 추가 경영 수업을 받는다. 업무 파악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그는 지난 2018년부터 예스코홀딩스 비상근 등기 이사였다. 당시 구 부사장은 LS니꼬동제련 부사장으로 활약 중이었다.

그룹 장손은 지분 전량 매각 
3세 후계구도…점차 안갯속

구 부사장에게 예스코홀딩스는 전 직장과 다소 차이가 있다. 회사 규모부터 다르다. LS니꼬동제련은 지난 2018년 기준 연매출 7조4489억원을 기록했다. LS그룹 핵심 계열사다.

예스코홀딩스는 3년차 지주사다. 계열사로 사업회사 예스코(도시가스 공급업체)와 몇몇 자회사가 있다. 같은 기간 매출은 지분법상 1조954억원이다. 격차가 상당하다.

예스코는 일정 지역서 공급 권역을 확보했으며 수익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하지만 시장은 포화상태로 다양한 에너지원과의 경쟁도 간과하기 어렵다. 직책 역시 만만치 않다. 구 부사장은 예스코홀딩스 미래사업본부장이다. 새로운 성장 동력 발굴이 핵심이다.

수익성도 낮다. 지난 2018년 1조 매출 당시 영업이익은 252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2.3%였다. 지난해 3분기 누적 영업이익률은 1.9%에 머물렀다. 결국 새로운 캐시카우 확보가 관건으로 풀이된다.

1년 뒤
복귀할까

LS그룹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구 부사장의 퇴임 결정은)개인 영달이 아니라 회사 입장서 생각한 것”이라며 “오너 자제라고 해서 직책을 뛰어넘지 않는다. 단계를 밟아가며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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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