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가맹점 지원책

본사 좋고 점주 좋은‘착한 창업’

편의성을 충족시키는 업종은 메가트렌드 반열에 올라섰다. 여기에 제품 및 서비스의 품질과 가격 만족도까지 덧붙인다면 금상첨화다. IT기술의 발달은 이러한 고객가치를 고도화시키고 있다. 
 

최근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배달전문점은 올해도 전망이 밝다. 배달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는 데다 소자본 창업 아이템으로 창업자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다. 게다가 유명 브랜드들도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브랜드를 론칭하고 있어, 상대적으로 적은 자금으로 브랜드 창업을 할 수 있다는 장점도 배달전문 창업이 늘고 있는 이유다.

반값

23년 역사의 장수 브랜드 ‘훌랄라숯불치킨’이 올해부터는 소자본 창업이 가능한 배달전문 가맹점을 모집한다. 훌랄라의 브랜드 인지도를 앞세우고 소스 맛의 장점을 내세워 창업시장의 돌풍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바베큐 메뉴와 후라이드 메뉴, 그리고 감자튀김 등 서브 메뉴를 세트로 판매하는 전략으로 소비자 만족도를 높인 점이 돋보인다. 

훌랄라숯불치킨은 신선육 생닭과 훌랄라만의 비법으로 만든 특장 소스뿐 아니라 국내산 참숯을 사용해 바비큐치킨을 조리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오랜 연구개발 끝에 개발한 소스는 고추장 소스에 천연 허브 향료를 첨가해 매콤하면서도 깊고 그윽한 향이 나, 독창적이면서도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딱 맞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반응이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 인기 있는 최고급 모짜렐라 치즈를 사용하며 문어, 오징어, 새우 등과 함께 조리한 ‘씨푸드 치킨’ 등의 다양한 메뉴도 선보이고 있다. 

‘원할머니보쌈·족발’은 ‘원쌈 배달형 매장’으로 소자본 창업을 선호하는 창업자들에게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데, 본사 측에 의하면 창업비용 1억원 이하에, 부부가 창업하면 월평균 순이익이 700만원 선이라고 한다. 투자금 대비 수익성이 높아 작년에 50여개의 가맹점을 열었고, 올해도 그 여세를 이어가기 위해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신규 가맹점 창업자들에 200만원 상당의 물품을 지원하는 가맹본부도 등장했다. 


‘매드후라이치킨’은 8년의 역사를 지닌 브랜드로 매드후라이치킨 간판을 달고 새롭게 시작하는 배달전문 가맹점에 200만원 상당의 지원을 해줌으로써 점포회생을 돕고 있다. 물론 가맹비 등 일체의 비용도 받지 않는다. 이 브랜드는 시즈닝으로 야채 과일 등 90여 가지의 천연 재료를 이용하며, 염지도 야채와 과일로 함으로써 중독성 강한 맛을 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가맹점 지원 소문을 듣고 매출이 부진한 점포들의 업종전환 문의가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중저가 죽전문점 ‘본초맘죽’도 배달을 강화하면서 올해 창업시장의 다크호스로 떠오르고 있다. MSG 화학조미료를 일체 쓰지 않고 맛도 좋은 명품 죽임에도 기존 죽전문점보다 훨씬 저렴한 5000~8000원대의 가격으로 폭발적인 고객 반응을 일으키고 있다. 게다가 창업비용도 ‘반값 창업’ 상품을 내놓아 소자본 창업자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죽전문점 시장의 새로운 변혁이 시작되고 있는 듯하다. 

배달 전성시대의 도래는 공유주방 창업을 활성화시키고 있다. 다소 넓은 공간에 주방시설을 갖추고 여러 명의 창업자들에게 임대해주는 방식이다. 요식업 창업가가 실패 없이 시장에 안착하도록 돕고 소자본 창업이 가능해, 창업 실패의 리스크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 이러한 공유주방 업체들은 작년에 벤처캐피탈로부터 많은 투자금을 유치하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점포를 확장해나간다는 계획이다. 

공유주방 업체에는 여러 유형이 있다. 음식배달업체 등에 주방만 임대하는 업체도 있고, 주방 대여와 함께 메뉴개발, 마케팅전략 등 외식업 창업자들에 대한 교육시스템까지 갖춘 업체도 있다. 우리나라는 공유주방이 자리잡기 좋은 환경이다. 그 이유는 1인가구 확장, 음식 배달 문화 때문이다. 

공유주방 스타트업 ‘유니온키친’은 회원 등록한 예비 창업자들이 100만원가량 회비를 내면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시설을 제공한다. 공유주방에서 개발한 음식이나 식품 가운데 성공한 것은 유니온키친이 직영하는 식료품 업체에 남품도 가능하다. 좋은 반응을 얻으면 대형 마트로 진출도 한다. ‘잇 피자’(냉동피자), ‘스와플’(냉동 와플) 등이 대표적이다. 

소자본 선호 창업자에 인기 만점
수백만원 지원하는 가맹본부 등장

‘심플키친’은 배달 특화 공유주방이다. 13~16㎡(약 4~5평) 규모의 독립된 주방 9개가 갖춰져 있고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다. 보증금 900만원에 월 대여료가 160만원(1호점 기준)이다. 배달업체 등록, 광고대행, 마케팅 영업, 회계업무 제공 등도 제공한다.


‘고스트키친’은 국내 최초의 ICT 기반 스마트 공유주방을 내세운다. 벤처캐피탈 등으로부터 받은 누적 투자 유치액은 약 124억원이다. 대규모 자금 조달에 성공함에 따라 급성장이 예상되는 국내 공유주방 시장을 빠르게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최대 상권인 서울 강남 역세권에 위치한 풀옵션 프라이빗 키친(개별 주방)을 보증금 1000만~1200만원, 월 임대료 150만~170만원에 임대해준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배달앱을 통한 주문 접수부터 결제, 주문한 음식이 라이더(배달인력)에게 전달되기까지의 일련의 과정을 자동화한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데이터사이언스팀의 데이터 분석 결과를 토대로 메뉴 개발, 마케팅, 광고 등 배달음식점 운영에 필요한 모든 분야와 연관된 각종 컨설팅과 교육 프로그램도 지원한다. 점주는 오롯이 음식 조리에만 역량을 집중할 수 있다

차별화

고스트키친은 투자금을 ICT 시스템 고도화와 지점 확대에 집중 투입, 스마트 공유주방 시장에서의 선두 입지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다. 서울 시내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지점을 확대해, 고스트키친에서 창업한 점주가 다른 지역의 고스트키친 지점에 2호점, 3호점을 연속 오픈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목표다. 외식업의 지속 가능성을 제고하는 외식업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다른 공유주방 브랜드와 차별화된다는 것이 본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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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여발 사법 전쟁 ‘끝까지 간다’

거여발 사법 전쟁 ‘끝까지 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회 문턱을 넘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이 사법부를 강타했다. 검찰은 1999년 특별검사제 도입 이후 권한을 조금씩 잃다가 올해 해체가 결정됐다. 검찰이 26년 전 느끼다가 현실이 된 불안을 이젠 사법부가 느낄 차례일지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범여권이 지난 24일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켰다. 대법원은 지난 18일 “내란 사건만 맡는 전담재판부를 만들어 운영한다”는 취지의 예규 제정 방침을 밝혔다. 특별재판부 영장전담 법관 하지만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같은 날 논평을 통해 ‘24일 처리 방침’을 밝혔다. 이날 법안 처리는 이미 예고된 결과였다. 박 대변인은 지난 21일 오전 기자 간담회에서도 “민주당은 국회 본회의에서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법을 예정대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이 원래 처리하려던 법안은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법’이었다. 이 법안이 통과됐다면, 12·3 비상계엄 관련 재판을 맡을 특별재판부가 설치되고, 영장 심사를 맡을 특별영장 전담 법관이 따로 배정됐을 것이다. 이들은 국회·판사회의·대한변호사협회가 3명씩 추천한 위원으로 구성되는 9인 규모의 추천위원회의 2배수 추천과 대법원장의 임명을 거칠 예정이었다. 아울러 상고심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명했던 대법관은 모두 제척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에 대해선 각계에서 위헌 논란을 제기했다. 그러자 민주당은 지난 16일 내용을 대폭 수정했다. 명칭도 특별재판부에서 전담재판부로 바뀌었다. 전담재판부 후보추천위원회는 법무부 장관·헌법재판소 사무처장 등 외부 인사를 제외한 후 법관으로만 구성될 예정이다. 추천위원회에 들어갈 법관 중엔 각급 판사회의·전국법관대표자회의가 포함된다. 전담재판부에 소속될 법관은 추천위원회·대법관회의를 거쳐 대법원장이 임명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등 12·3 비상계엄 주요 연루자들은 이미 형사재판 제1심을 받고 있다. 전담재판부는 항소심부터 맡을 예정이다. 대법원은 민주당의 공세에 맞서 반격에 나섰다. 대법원은 지난 18일 대법관 행정회의를 열어 ‘국가적 중요 사건에 대한 전담재판부 설치 및 심리 절차에 관한 예규’를 제정하기로 했다. 여기엔 “형법상 내란·외환죄와 군형법상 반란죄 사건을 전담해 집중 심리하는 전담재판부를 설치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된다. 대법원이 규정하는 전담재판부는 무작위 배당을 거쳐 사건을 배당받을 재판부가 지정되는 방식이다. 전담재판부로 지정된 재판부가 원래 맡던 재판은 다른 재판부로 재배당된다. 예규엔 “해당 재판부는 이후 내란·외환과 관련 없는 새로운 사건은 맡지 않는다”는 규정이 포함됐다. 하지만 민주당의 반응은 시큰둥했다. 박 대변인은 “사법부가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을 왜 이렇게 늦게 했느냐”며 “왜 그동안 국민을 불안과 혼란에 빠뜨렸느냐”고 비판했다. 이어 “국회의 입법권을 대법원의 예규 제정에 맞춰야 한다는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내란 전담재판부 신설이 갖는 ‘진짜 함의’ 대법원 예규 제정…반격 혹은 타협안 제시 민주당 정청래 대표도 같은 날 최고위원회의 중 “대법원이 헐레벌떡 자체 안이라고 내놨다”며 “더 일찍 해야 하지 않았느냐. ‘조희대 사법부’답다는 생각이 든다”고 비판했다. 국내 헌정사에서 특별재판부는 단 2회만 설치됐다. 제헌헌법 부칙엔 “이 헌법을 제정한 국회는 단기 4278년 8월15일 이전의 악질적인 반민족 행위를 처벌하는 특별법을 제정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있었다. 이후 국회는 반민족행위처벌법 등을 제정하고,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이하 반민특위)를 설치했다. 반민특위엔 특별검찰부와 특별재판부가 설치됐다. 특별검찰부는 검찰총장 등 9명으로 구성됐고, 특별재판부는 ▲국회의원 5명 ▲법조인 6명 ▲사회 저명 인사 5명 등 총 16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국회가 선출했다. 두 번째 특별재판부는 1960년 4·19 혁명 이후 개정된 제4차 개정 헌법을 근거로 설치됐다. 당시 개정 헌법엔 “3·15 부정선거 및 4·19 혁명 관련자들과 관련된 형사사건을 처리하기 위해 특별재판소와 특별검찰부를 둘 수 있다”는 취지의 부칙이 포함돼있었다. 이후 설치된 특별재판부는 부정선거관련자처벌법 제정을 거쳐 설치됐다. 민주당조차 ‘특별재판부’를 ‘전담재판부’로 수위를 낮춰 처리했다는 이유로 내란 특별재판부에 대해 불거진 위헌 시비를 거론한다. 법원은 ‘무작위 전산 재판 배당’ 원칙을 유지하고 있다. 따라서 “특정 재판부에 특정 재판을 배당한다”는 취지의 특별재판부에 대해선 기본적으로 위헌 시비가 불거질 가능성이 높다. 아직 헌법재판소가 관련 합헌·위헌 여부를 가린 적도 없다. 하지만 헌법 제27조는 “모든 국민은 헌법·법률이 정한 법관에 의해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제103조는 “법관은 헌법·법률에 의해 양심에 따라 독립해 재판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 배당의 무작위성은 재판에 대한 외부의 부당한 압력·영향력으로부터 법관을 보호해 재판의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세운 원칙이다. 이는 위헌 시비가 불거진 핵심 이유였다. 그래서 과거엔 특별재판부를 설치하기 전에 개헌 과정 중 헌법 부칙에 그 근거를 규정했다. 헌법 부칙은 헌법 본문과 똑같은 효력을 가진다. 그래서 위헌 시비가 불거질 일은 없었다. 피해 가는 위헌 시비 하지만 위헌 시비를 피하려고 제시한 ‘내란 전담재판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졌다. 역설적으로 “기존 재판부 배당과 큰 차이가 없다”는 취지의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사법부는 이미 무작위 배당의 예외를 운용하고 있다. ▲특허법원 ▲서울행정법원 ▲지역별 가정법원 등 특정 분야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법원이 따로 설치돼있는 것도 무작위 배당의 예외다. 또 각급 법원은 이미 지식 재산·환경·의료 등 특정 전문 분야를 전담할 재판부를 분류한다. 법원장 재량에 따라, 재판장들과의 협의를 거쳐 특정 사건은 ‘적시 처리 필요 중요 사건’으로 분류해 특정 재판부에 배당해서 신속한 재판 진행을 추진한다. 기소된 사건이 이미 진행 중인 재판과 사실 관계·쟁점·피고인이 같으면, 이미 진행 중인 재판을 담당하는 재판에 배당한다. 물론 민주당이 거둘 수 있는 실익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정 대표는 민주당이 ‘특별’을 ‘전담’으로 바꿔가면서도 서둘러 개정안을 추진하는 이유를 분명히 짚었다. 그는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법부와 지귀연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의 재판부는 내란·외환 사건의 심리를 의도적으로 침대 축구하듯 질질 끌었다”며 “조 대법원장은 경고·조치를 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보다 못한 입법부가 나서기 전에 사법부가 진작 내란 전담재판부를 설치했다면, 지난 1년 동안 허송세월하는 것을 보면서 국민이 분통 터지는 상황은 없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대표의 주장 중 핵심 단어는 ‘조희대’와 ‘지귀연’이다. 민주당이 내란 특별재판부 설치를 추진할 당시 민주당 전현희 최고위원은 지난 9월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 부장판사를 지칭해 “재판의 공정성에 의구심을 갖도록 하는 인사들을 전보·징계한다면, 굳이 내란 특별재판부를 만들기 위한 입법 조치를 할 필요가 있겠느냐”고 주장했다. 정 대표는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 도중 “조희대 사법부는 특검 수사 훼방꾼이 됐다”며 “조 대법원장이 지휘하는 대법원이 지난해 12월3일 내란에 동조한 건 아닌지 강한 의구심을 갖는다”고 지적했다. 사법행정사무를 총괄하는 조 대법원장의 권한 일부를 사실상 박탈하고, 지 부장판사를 내란 관련 재판에서 손 떼게 할 수 있다면, 민주당은 상당한 실익을 거둘 수 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재판부 배당에 전국법관대표자회의를 개입시키는 것이다. 힘 실어준 진짜 이유? 전국법관대표자회의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당시 사법행정권 남용 사태 이후인 지난 2018년 4월 “권한이 집중된 제왕적 대법원장을 견제하고, 법관의 독립성을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를 갖고 설치됐다. 보수 진영 일각에선 이를 일컬어 “지나치게 민주당에 친화적”이라고 비판한다. 전국법관대표자회의 설치 직후 첫 의장으로 선출됐던 최기상 당시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는 현재 민주당 의원이다. 전국법관대표자회의는 지난 9월 민주당이 주장한 의제 ‘대법관 증원론’을 포함한 상고심 제도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어 “사법부는 대법관 증원안을 경청하고 자성해야 한다”는 취지로 보고서를 작성·공개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전국법관대표자회의를 일컬어 “민주당에 힘을 설어주기 위해 토론회를 개최한 게 아니냐”는 비판 목소리도 제기됐다. 대법원의 이재명 대통령에 대판 파기환송 판결에 대해서도, 정 대표는 지난 9월 전국법관대표자회의에 “조 대법원장 사퇴 권고 등 사법부에 대한 국민적 신뢰 회복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일각에선 “대법원의 예규 제정은 반격”이라고 해석한다. 그 근거로는 “내란 전담재판부를 줄곧 반대하다가 갑자기 예규 제정을 밝힌 의도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는 점을 들었다. 민주당은 내란 전담재판부 설치 외에도 기존 사법 체계를 모두 바꿀 만한 사법개혁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시킬 준비를 하고 있다. 대법원의 예규 제정에 대해선 “민주당의 공세를 적절한 선에서 수용해 더 큰 공세에 대비하려는 의도”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하지만 ‘특별재판부’가 ‘전담재판부’로 바뀌었다고 해서 다른 사법개혁안 통과 시도가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법원으로선 기존 사법 체계를 모두 바꾸려는 민주당의 시도를 보면서 검찰이 해체되는 과정을 되새길 가능성이 아예 없는 건 아니다. 이미 민주당이 주도하는 사법개혁안 자체가 사실상 ‘기존 법원 해체’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조금씩 권한 잃다 해체 결정 검 종착역은 헌재 최고법원 등극? 민주당 등 범여권이 검찰을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으로 분리해 완수했던 검찰 해체에 대해선 “헌법은 검찰 조직의 존재를 전제로 검찰총장의 존재를 규정했다”면서 위헌 논란을 제기하는 반대 측 의견이 있었다. 하지만 범여권은 이를 강행했다. 큰 틀에서 보면, 검찰은 ▲특별검사제도 도입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 ▲중대범죄수사청·공소청 분리 등 과정을 거쳐 해체됐다. 최초의 특별검사(이하 특검)는 지난 1999년 김태정 전 검찰총장 부인에 대한 옷 로비 의혹과 한국조폐공사 노조 파업 유도 사건에 대해 진행됐던 최병모 특검이었다. 특검이 성립됐던 배경은 “검찰이 검찰총장의 부인이 연루된 사건을 제대로 수사할 수 있겠느냐”는 회의적인 시선이었다. 아울러 당시 국회 구도는 여소야대였다. 한나라당은 “사건을 축소·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흐름을 타고 강하게 밀어붙여 특검법 제정을 주도했다. 이후 현재까지 개별 특검법은 총 16개가 통과됐고, 상설 특검은 6회 추진됐다. 검찰로서는 1999년 최병모 특검 설치가 수사권·기소권 독점이 무너지는 순간이었다. 현재까지 총 22회의 특검이 성립됐다는 것은 검찰에 대한 각계의 불신을 상징하는 중요 사실관계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것이 끝은 아니었다. 검찰을 노리는 다음 단계는 검경 수사권 조정이었다. 최초의 검경 수사권 조정은 지난 2011년 진행됐다. 이명박 당시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사법경찰관이 검사의 수사 지휘에 이의를 제기하는 재지휘 건의 제도 신설 등의 내용이 담긴 안을 대통령령으로 제정해 의결했다. 지난 2016년엔 ▲진경준 게이트 ▲정운호 게이트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 의혹 ▲최순실 게이트 등이 연이어 발생해 검찰의 신뢰도에 대한 강한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이는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장기간 논의된 검경 수사권 논의로 연결된다. 공수처도 설치됐다. 민주당 집권 후 노무현 전 대통령 사망 사건을 강하게 기억하는 지지자들의 비원을 외면하긴 어려웠던 측면도 있었다. 그렇게 검찰은 서서히 권한을 빼앗겼다. 그러다가 지난 9월에 이르러 검찰은 내년부터 중대범죄수사청과 공소청으로 갈라질 운명에 처했다. 특히 중대범죄수사청은 행정안전부로 옮겨진다. 서서히 권한을 빼앗기다가 끝내 해체를 앞둔 운명을 맞게 된 것이다. 민주당 등 범여권은 ▲법원행정처 폐지 ▲법 왜곡죄 도입 ▲대법관 증원 ▲재판소원 도입 등 사법개혁안을 시도하고 있다. 범여권이 사법개혁안을 모두 통과시킨다면, 사법부로서는 “검찰에 이어 사법부도 한순간에 와해된다”고 인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순간에 와해된다 법원행정처가 없어지면 대법원장의 권한이 줄어든다. 법 왜곡죄가 도입되면, 판사의 재판도 법적 처벌 범위 안에 포함될 위험에 노출된다. 대법관이 늘어나 대법관의 권위·희소 가치가 줄어든 후 재판은 헌법소원 제기 범위 안에 포함된다. 최종 종착지는 헌법재판소가 대법원을 제친 후 최상위 사법기관으로 규정될 순간임을 배제하기 어렵다. 지난 24일은 사법부가 느낄 법한 공포가 처음 피부에 와닿은 날이었을 수도 있다. 새해엔 민주당과 사법부의 전쟁이 더욱 거칠게 진행될지도 모른다.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