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특집> 백운비의 천기누설- 경자년 국운 대예측

  • 구동환 기자 9dong@ilyosisa.co.kr
  • 등록 2020.01.20 09:41:03
  • 호수 125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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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어 있던 인물이 ‘구세주’ 역할”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백운비 백운비역리원 원장은 올해 국운에 대해 어둡다는 전망을 내놨다. 백 원장은  “올해도 곳곳에서 비명이 들릴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어 “국태민안이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국가가 편해야 백성이 편하다는 뜻인데 올해 상황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원장에게 2020년 문 대통령의 운세와 국운에 대해 물었다.
 

2020년 경자년의 해가 밝았다. 각종 언론서 경자년을 흰쥐의 해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백 원장은 “흰 쥐라는 표현은 잘못됐다. ‘경자’의 한자를 보고 흰쥐라고 단순하게 표현하지만 틀린 표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자년 자체는 나쁘지 않다. 쥐 연구가들에게 들어보니 쥐는 부지런하고 근면 성실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머리가 좋기 때문에 꾀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민심 혼란
갈수록 가중

“국운을 보면 사방이 막히고 민심 혼란이 가중돼 절벽으로 떨어지는 해가 된다.” 백 원장은 올해 2020년 문재인 대통령과 국운을 이같이 평가했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상태로, 누구의 도움도 받을 수 없는 고립 상태에 빠짐을 의미한다. 그는 희망이 보이지 않으니 국민들이 매우 혼란스러울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현상은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로 나타나고 있다. 리얼미터는 지난 13∼15일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조사에 따르면 문 대통령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전주보다 3.7% 하락한 45.1%(매우 잘함 25.0%, 잘하는 편 20.1%)로 집계됐다. 부정 평가는 4.7% 오른 51.2%(매우 잘못함 39.8%, 잘못하는 편 11.4%)로 나타났다. 모름·무응답은 1.0% 감소한 3.7%이다.

리얼미터는 지지율이 2주 연속 부정평가를 앞선 것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의 국회 통과와 추미애 법무부장관 임명 등 문 정부의 검찰 개혁 움직임에 대한 보도가 확대된 데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는 4월15일 제21대 국회의원 선거가 열린다. 지난 16일 국회서 열린 간담회서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번 총선은 대한민국이 과거로 후퇴하느냐 촛불혁명을 완성하고 미래로 가느냐를 결정하는 분수령이 될 선거라며, 가장 중요한 건 총선 승리”라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이번 총선에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 유송화 춘추관장, 이재영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민주당 김민석 전 의원 등이 총선 출사표를 던졌다. 이들은 적폐 청산, 지역표 뭉치기 등 다양한 이유로 출마를 선언했다.

“사방 적으로 막혀 희망이…
국민은 혼란과 고통 겪는다”

백 원장은 “낭중지추의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낭중지추는 주머니 속의 송곳이라는 뜻으로, 뾰족한 송곳은 가만히 있어도 반드시 뚫고 비어져 나오듯 뛰어난 재능을 가진 사람은 남의 눈에 띔을 비유하는 말이다. 백 원장은 숨어있는 인물이 발굴되거나 수면 위로 나타나 나라를 구하는 선봉장이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서 2020년 대북정책 기조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미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며 “남북관계는 우리 문제기 때문에 우리가 조금 더 주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전(지난해)에도 북미대화가 본격화되면서 남과 북 모두 북미대화를 앞세웠던 것이 사실”이라며, 북미대화의 진전이 없었고 이에 따라 남북관계도 악화된 것에 대해 답답함을 토로했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방윈장 ⓒ한국사진공동취재단

백 원장은 “북한과의 관계가 좋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절벽이라고 보면 된다. 좋은 기운이 계속 북한에 남아있다. 이 기운이 북한서 떠나질 않으며 남한으로 오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매체는 지난 15일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남북공동선언 이행을 주저한 한국이 마치 남북관계를 주도해온 것처럼 자화자찬하고 있다고 폄하한 바 있다.

지난해 문재인정부가 실패했다고 평가받는 정책 중 하나는 부동산 및 가계 대출 정책이다. 국토교통부의 정부 부처 정책 수행평가 지지도 순위가 두 달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12월 국토부의 종합순위는 11위로 전달에 비해 한 단계 낮아졌다.

전셋값 상승
주변국 눈치

국토부는 지난해 주택담보대출 관리 강화, 갭투자 방지, 보유부담 강화 등 강도 높은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을 내놨다. 하지만 시행 이후 정부 예상과는 달리 시장에 매물이 쏟아지거나 가격이 하향 안정화 되지는 않았다. 대신 전셋값 상승이라는 부작용이 발생했다.

현 정부의 경제 정책 평가에 대한 말에는 ‘보통(46.1%)’이라고 응답한 비중이 가장 높았다. ‘별로 만족 못한다(35.3%)’와 ‘매우 만족 못 한다(8.8%)’가 뒤를 이었다. 정부 정책 중 가장 잘하고 있는 분야를 묻는 질문에는 ‘잘하는 분야가 없다’고 응답한 비중이 20.0%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정부 정책 중 가장 못하고 있는 분야로는 ‘규제정책’과 ‘부동산 및 가계대출 정책’이라는 응답이 각각 27.3%, 23.1%로 가장 많았다.

최저임금 및 주52시간 근로제와 관련해 대부분의 기업은 적정한 내년 최저임금 인상폭은 ‘0∼3% 수준(85.0%)’이라고 응답했고, 주 52시간 근로제 시행에 따른 애로사항으로는 ‘추가 고용 등 기업 비용부담 증가(45.2%)’를 꼽았다.
 

기업 경영에 가장 부담을 주는 요인으로는 ‘미·중 무역분쟁 여파’와 ‘산업경쟁력 약화’가 각각 36.4%, 33.6%로 높게 나타났다. 대부분의 기업은 산업경쟁력 제고를 위해 ‘규제개혁(50.0%)’이 가장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그 외 ‘R&D등 투자 강화(27.4%)’ 등이 뒤를 이었다.

그는 “도탄지고”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하면서 “백성들이 심란한 고통을 받고 있다. 정치가들은 나라를 지키고 백성의 원성을 가라앉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도탄지고란 진흙이나 숯불에 떨어진 것과 같은 고통이라는 뜻으로, 가혹한 정치로 말미암아 백성이 심한 고통을 겪는다는 뜻이다. 

국회는 지난 13일 본회의서 형사소송법 개정안·검찰청법 개정안 등 2건의 검경 수사권 조정법안을 처리했다. 형소법 개정안은 이날 오후 본회의 표결서 재석 의원 167인 가운데 찬성 165인, 반대 1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됐다. 검찰청법 개정안도 재석 의원 166명 중 찬성 164인, 반대 1인, 기권 1인으로 가결됐다.

커져가는
사회 불신

검찰은 “(윤석열)검찰총장은 인사청문회와 대검찰청 국정감사 등에서 ‘수사권 조정에 관한 최종 결정은 국민과 국회의 권한이고, 공직자로서 국회의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형사법집행에 관한 검찰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국회에 충실한 의견을 드리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며 “올해 신년사에서도 위와 같은 취지를 강조한 바 있다”고 밝혔다.


백 원장은 “대의멸친이라는 말이 있다”며 “정치인을 비롯해 관·공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사적인 일에 구애받지 않고 오직 정의만을 지킨다는 신념이 있어야 한다. 이럴 때 한쪽으로 치우치는 사람은 반드시 깊은 수렁에 빠지게 된다”며 특혜를 주거나 비리를 저지르는 공직자들을 경계했다. 

국민들은 사회에 대한 신뢰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사회를 신뢰한다’는 국민은 전체의 절반에 불과했다.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한 믿음은 갈수록 줄어 ‘자식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승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10명 중 3명도 안 됐다. 이에 따라 기부와 자원봉사는 줄고, 각자 제 살 길을 찾는 ‘각자도생’ 경향도 심화하고 있다.
 

▲ 백운비 원장

지난해 25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사회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사회에 대한 신뢰도를 묻는 말에 ‘믿을 수 있다’고 답한 응답자는 50.9%로 ‘믿을 수 없다’는 응답자(49.1%)를 간발의 차로 앞섰다. 세부적으로 ‘약간 믿을 수 있다’는 답이 47.7%로 가장 많았으며 ‘별로 믿을 수 없다’ 43.1% ’전혀 믿을 수 없다’ 5.9% 순이었다. ‘매우 믿을 수 있다’고 판단한 응답자는 3.2%에 불과했다.

통계청 사회조사는 노동, 교육 등 10개 부문에 대해 매년 5개씩 격년 주기로 실시되는데, 사회 신뢰도를 묻는 항목은 올해 처음 추가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5월 전국의 13세 이상 3만7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좋은 기운 북한에 머물러 있어”
“예체능 중 골프·바둑 빛 본다”

연령별로는 20·30대서 사회에 대한 불신이 컸다. 20∼29세 중 ‘우리 사회를 믿을 수 없다’는 응답자는 54.9%였으며, ‘전혀 믿을 수 없다’는 답도 7.9%에 달했다. 30∼39세서도 절반 이상(51.5%)이 한국 사회를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반면 10대, 40대, 50대, 60세 이상 연령대에선 ‘믿을 수 있다’는 답이 과반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백 원장은 “올해는 각자도생해야 한다. 각자가 정신 바짝 차리고 생존을 위해 힘써야 하는 시기”라고 강조했다. 각자도생은 각자가 스스로 제살 길을 찾는다는 뜻으로, 원래 조선시대 대기근이나 전쟁 등 어려운 상황일 때 백성들이 스스로 알아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절박함서 유래된 말이다.

이런 각자도생 풍조는 가족 내부서도 발견됐다. 60대 이상 고령자 중 현재 자녀와 따로 살고 있다는 응답자는 70.7%였고, 79.3%는 향후에도 따로 살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고령자의 69.9%는 ‘본인 및 배우자 부담’으로 현재 생활비를 마련한다고 답했는데 ‘노후가 준비됐거나 준비 중’이라는 고령자는 55.3%에 불과했다. 60세 이상이면서 노후 준비가 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준비 능력 없음’이 61.7%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는 유난히 다사다난했다. 특히 충격과 공포에 빠뜨린 살인사건이 두 건이나 발생했다. ‘안인득 아파트 방화·살인 사건’과 ‘고유정 전남편 토막 살해 사건’이다. 두 사건은 범행 방식의 잔혹함과 수법의 치밀함 모두 상상조차 하기 힘든 끔찍한 범죄로 2019년 한국 흉악 범죄의 실태를 보여줬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국민들은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지난해 있었던 잔인한 사건 사고에 대해 백 원장은 ‘방약무인’을 언급했다. 백 원장은 “(방약무인이란)남을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이다. 서로 죽이고 살리고 하는 심한 충돌이 곳곳서 발생한다. 어느 때보다도 갈등이 더욱 심해지기 때문에 민심이 흉흉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민 위로할 
사람 나온다

백 원장은 예체능 분야도 어두울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치러질 2020도쿄올림픽에선 한국 선수들의 활약은 보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다. 그는 “예체능 분야서 특히 골프, 바둑분야서 좋은 소식이 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9do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백운비 원장은?

40년 가까운 세월을 종로 5가에서만 보낸 백운비 원장은 학문연구에 몰두하며 외고집 역학 인생을 살아온 인물로 유명하다. 

불혹도 되지 않은 나이에 (사)한국역리학회 최연소 학술 부회장을 역임한 그의 경력만 보더라도 역학에 대한 그에 학문적 깊이를 알 수 있다.

그가 역학을 처음 시작한 것은 20대 초반. 그는 역학을 만나기 전 사법을 전공하는 법학도의 길을 걸었다. 우연한 기회에 역학서적을 접하고 독학으로 공부했다.

백 원장은 현재 각종 매스컴서 ‘백운비의 사주풀이’를 수십 년째 연재하고 있다. 또 유명인들을 비롯해 상담자들에 대한 확실한 검증으로 명성을 이어가고 있다. <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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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또 빅텐트 타령 국민의힘,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이 당심 반영 비율을 늘린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이어 장동혁 대표를 필두로 지방선거 전략으로 ‘반명 빅텐트론’을 지난 대선에 이어 또 거론했다. 국민의힘이 6년째 내리 실패한 전략을 또 끌고 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국민의힘이 지난달 25일 지방선거 경선 규칙을 발표했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 대변인을 맡은 조지연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진행된 기획단 회의 후 “내년 지방선거 경선에서 당원투표 비중을 기존 50%에서 70%로 늘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심보다 당심으로?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은 당원투표 70%와 국민 여론조사 결과 30%가 혼합돼 결정된다. 만 44세 이하 청년은 가점을 부여받고, 여성 신인은 만 45세 이상이어도 가산점이 부여된다. 광역의원 비례대표 후보자는 청년 인재 오디션을 거쳐 선출해 최우선 순위로 당선권에 배치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대표였던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시행했던 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는 기초자치단체장·기초의원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된다. 국민의힘 지방선거 총괄기획단장은 5선 나경원 의원이 맡고 있다. 나 의원은 서울시장 출마 후보군 중 1명으로 거론된다. 현 시점에선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오세훈 서울시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일각에선 “나 의원이 사심 때문에 경선 규칙을 정한 것 아니냐”고 의심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대중적 인기는 높지만, 당내 기반은 약하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되는 의심이다. 새로 정한 경선 규칙에 대해선 당내에서도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을 맡았던 김용태 의원은 지난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년 지방선거를 시작으로 실질적인 수권 전략을 실현하려면, 공직선거 후보자 선출 규칙은 국민경선 100% 제도를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도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비판했다. 윤 의원은 “민심이 곧 천심이고, 민심보다 앞서는 당심은 없다”며 “민의를 줄이고 당원 비율을 높이는 것은 민심과 거꾸로 가는 길이고, 폐쇄적 정당으로 비칠 수 있는 위험한 처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최근 사법부 압박 논란과 대장동 항소 포기 문제까지 있었는데도 우리 당 지지율은 떨어지고 여당 지지율이 오르는 이유는 무엇이겠느냐”며 “여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진정성 있는 성찰과 혁신 없이 표류하는 야당에 대한 국민적 실망이 더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정당 지지도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43%였고,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24%였다. 지난 7월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전화 면접 여론조사 당시 국민의힘 지지율이 19%를 기록했던 것에 비하면 높지만, 두드러진다고 보긴 어렵다. 내부 비판 이어지는데 당심 비중↑ 비상계엄 사과 두고도 ‘옥신각신’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당분간 크게 오르긴 어렵다”는 일각의 예측도 있다. 다음 달 3일은 비상계엄 1주년이라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재임 중 실정과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 표결 불참 ▲윤 전 대통령 체포 저지 시도 ▲심야 대선후보 교체 시도 등 지난 1년 동안 국민의힘이 여론으로부터 비난을 받았던 행보들이 다시 주목받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국민의힘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비상계엄 사과 등을 통한 윤 전 대통령과의 확실한 절연을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좀 더 명확한 메시지를 낼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당내에서도 나온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역사와 국민 앞에 누군가 사과해야 할 상황이고, 국민의힘이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예측할 수 없었던 돌발적인 계엄이 있었고, 탄핵에 이어 정권을 잃은 후 국정의 주도권을 넘겨줬다”고 강조했다. 반면 같은 당 김재원 최고의원은 같은 달 26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일회성 사과로 과거의 잘못을 끊어내고 새로 출발할 수 있다고 믿는 것 자체가 잘못”이라며 “사과를 자꾸 하는 것은 오히려 현 상황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역사적 공과를 안고 가면서 어떤 정치를 할 것인지 고민하는 게 필요하다”며 “사과하는 것보단 앞으로 국민에게 믿음을 드리는 게 더 낫다”고 역설했다. 장 대표도 부정적인 의견을 밝히고 있다. 그는 같은 달 25일, 경북 구미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한 후 “사과 메시지를 내는 것은 지금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다”며 “국민의힘이 지금 싸워야 할 대상은 무도한 이재명정권과 의회 폭거를 이어가는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구미역 광장에서 진행된 민생 회복·법치 수호 경북 국민대회에 참석해 “저들이 똘똘 뭉쳐 우리를 공격하고 손가락질할 때, 우리가 우리를 향해 손가락질·비판하는 게 부끄럽다”고 목소리 높였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자녀 세대를 위해 소리치는 우리가 아스팔트 세력이라고 손가락질당하는 게 부끄러운 게 아니라, 나라가 쓰러져가는데도 한마디도 못하는 게 부끄러운 것”이라고 강조했다. 해당 발언은 “사과해야 한다”는 일부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풀이된다. 돌발적인 계엄이다? 이재명 대통령·민주당에 대한 투쟁을 강조하는 장 대표의 주장은 빅텐트론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나 의원도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민주당을 비판하면서 “국민의힘은 네 탓 공방을 벌이면서 분열에 빠져 있다”며 “정당의 뿌리를 흔드는 내부는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하나로 뭉쳐 민주당의 독재 완성 계략에 단호히 맞서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각종 선거와 정국에 대응할 때마다 빅텐트론이 거론됐다. 시작은 황교안 당시 자유한국당 대표가 재임했던 지난 2019년이다. 이듬해엔 “각 정당·정파가 참여하는 통합추진위원회를 구성해 모든 자유민주 세력과 손을 맞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전 대표는 “통합 없이는 절대 이길 수 없단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며 “이 나라를 망치려는 사람들은 통합을 두려워한다”고 말했다. 황 전 대표가 주장했던 빅텐트론은 “자유민주주의·시장경제란 헌법 가치를 공유한다면, 태극기 세력부터 중도 보수 인사까지 아우른다”는 것이었다. 그의 주장을 토대로 자유한국당은 미래통합당으로 바뀌었다. 황 전 대표는 제21대 총선 패배 후 물러났다. 이 대표는 빅텐트론에 일관적으로 반대하면서 세대 포위론을 토대로 지난 2022년 대선을 지휘했다. 지난 6월 대선에 출마했던 이 대표는 국민의힘 등 보수 각계로부터 후보 단일화 요구를 받았다. 이 대표는 당시에도 국민의힘 등에서 주장했던 ‘반명 빅텐트론’을 강하게 비판하면서 대선을 완주했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의 빅텐트론을 놓고 “혁신 요구가 나올 때마다 제기되는 주장”이라고 비판한다. 빅텐트론의 핵심은 통합이다. 통합은 정치권에서 반대 계파·의견을 억압하는 수사로 활용되는 예가 잦다. 빅텐트의 핵심은 조정 능력이다. 여기엔 다양한 계파·의견을 조율해 갈등을 최소화하는 리더십이 필요하다. 장 대표는 지난달 16일 유튜브 채널 ‘이영풍 TV’에 출연해 “체제 전쟁 깃발 아래 모일 수 있는 모든 우파가 함께 모여서 이재명정권이 사회주의 독재체제로 가려는 걸 막기 위해 연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체제 전쟁’의 근거는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민주당의 배임죄 폐지·대법관 증원 시도 등이다. 장 대표는 공식적으로 국민의힘과 관계없는 황 전 대표가 지난 12일 내란 선동 혐의를 받아 내란 특검에 의해 체포되자 “우리가 황교안이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이어지는 재탕 삼탕 이어 “국민의힘만으로 이재명정부·민주당과 싸우긴 어렵다”며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하는 자유통일당 ▲고영주 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이 주도하는 자유민주당 ▲새누리당 조원진 전 의원이 주도하는 우리공화당 ▲황 전 대표가 주도하는 자유와혁신 등을 연대 대상으로 지목했다. 이들은 모두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그에 반해 개혁신당과 이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강하게 비판한다. 장 대표가 주장하는 빅텐트론은 김문수 전 대선후보 등이 주장했던 빅텐트론과 큰 차이가 없다. 당시 김 전 후보는 “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이기기 위해선 어떤 경우든 힘을 합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덕수 전 총리 ▲황 전 대표 ▲이낙연 전 총리 ▲이 대표 등을 통합 대상으로 지명했다. 권성동 당시 원내대표는 김 전 후보·한 전 총리의 단일화를 지지하면서, 당시 당내 주류와 불화했던 국민의힘 김상욱 당시 의원(현 민주당 의원)에게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라”고 요구했다. 이는 장 대표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에게 당원 게시판 의혹 관련 압박을 가한 것과 비슷하다. 당시 권 전 원내대표는 “당원 대부분은 민주당 이 후보에게 대항하기 위해선 반명 빅텐트가 필요하단 의견을 갖고 있다”며 “지도부는 당원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부정선거론을 주장하는 원외 강경 보수 4당과의 연대를 주장하면서, 개혁신당과의 연대설도 공개적으로 부정하진 않는다. 일각에선 “오 시장이 장 대표·이 대표의 가교 역할을 한다”고 관측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9월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한 이후 꾸준히 개혁신당과의 연대를 주장하고 있다. 이후 정치권 일각에선 “오 시장이 서울시장으로 다시 출마하고,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야권 단일 후보로 출마하면 수도권에서 보수 진영이 선전할 수 있다”는 기대를 하고 있다. <미디어토마토>가 지난달 28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특별시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무선·ARS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오 시장은 보수 진영에서 민심 27.5%·당심 50.3%의 지지를 얻어 서울시장 후보 중 가장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민주당이 서울시장 후보를 선출한 후 ‘여당 프리미엄’을 앞세워 오 시장에 대한 공세를 이어간다면, 재선을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국민의힘이 중도층의 민심을 끝내 얻지 못하면, 오 시장으로선 힘겨운 선거가 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체제 전쟁” 명분으로 사과 거부 홍 “국힘은 보수 참칭 사이비 레밍” 당내에서도 나 의원 등 막강한 경쟁자가 있어 본선행을 확실하게 장담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대표는 지난달 23일 “국민의힘 내부에서 변화·쇄신 목소리가 전혀 안 나온다”며 “연대를 함께할 가능성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 이어 1990년대식 ‘뭉치면 이긴다’ 구호만 내세운다”며 “그 전략으로 패배한 사람은 황 전 대표였는데, 같은 선택을 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하는 건 이해가 안 간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내부에도 연대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민의힘 지도부에서 강경 보수의 주장을 가장 강하게 내세우는 김민수 최고위원은 같은 달 25일,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서 “이 대표는 당내 많은 분쟁을 가져온 사람이라서 화합을 해칠 가능성이 있다”며 “개혁신당과의 연대는 득보다 실이 더 많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주장은 오 시장의 주장에 대한 반박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최고위원은 “개혁신당은 보수 정당인지, 진보 정당인지 모르겠고, 그 사이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저는 최고위원이 되기 전부터 우측으로의 연대를 주장했다”고 설명했다. 대선은 기동전·총력전 성격이 강한 반면, 지방선거는 진지전 성격이 강하다. 선거의 성격이 다르지만, 국민의힘에선 똑같이 ‘반명 빅텐트’라는 구호를 거론하고 있다. 역사엔 위기 상황에서 변화를 거부했다가 돌이킬 수 없는 위기를 맞이한 사례가 다수 기록돼있다. 변화를 거부하는 세력이 그 집단을 주도할 때, 이 사례는 더욱 빈번하게 재현된다. 중국 청나라에선 수구파를 이끌던 서태후가 변법자강운동을 주도하던 광서제에게 반대해 정변을 일으켜 성공한 후 광서제를 유폐했다. 중국 정부가 지난 2008년 광서제의 능을 공식 발굴 조사한 결과, 광서제는 급성 비소 중독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어 3세 나이로 즉위한 청나라 황제는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 감독의 영화 <마지막 황제>의 주인공인 선통제다. 선통제는 영화 제목 그대로 마지막 황제였다. 광서제의 개혁 시도는 청나라의 마지막 몸부림이었다. 자신에게 유리한 정보만 취사 선택해 그 정보를 근거로 자신의 주장을 전개하고, 불리한 정보는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성향을 확증편향이라고 한다. 국민의힘에 대해선 “지역구 관리에만 능하고, 기득권·이익 추구에만 관심을 두는 의원들이 당을 주도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언더 찐윤’이란 집단이 거론된다. 확증편향 소탐대실 일각에선 국민의힘이 변화·혁신에 거부감을 느끼면서 같은 선택을 반복하는 핵심 이유로 언더 찐윤을 거론한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6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은 이념도 없는, 보수를 참칭한 사이비 레밍 집단”이라고 주장했다. 이미 여러 번 선거에서 패배한 전략임에도 확증편향·소탐대실을 근거로 같은 선택을 고집한다면, 무리 지어 절벽에서 떨어지는 레밍과 비교되는 수모를 또 겪을 수도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또 빅텐트론이 반복되고 있다. 빅텐트는 국민의힘 주변을 배회하는 유령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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