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박물관 ③국립김해박물관

잃어버린 왕국 '가야'로 통하는 시간의 문

▲ 국립김해박물관에 전시된 옛 시대의 크고 작은 항아리들

국립김해박물관은 역사 속의 잃어버린 왕국, 가야를 만나는 공간이다. 가야는 고구려와 백제, 신라 삼국에 가려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한 고대 왕국 가운데 하나다. 새해를 맞이하며 찬란하게 빛나는 가야로 시간 여행을 떠나보자.

▲ 1998년에 개관한 국립김해박물관 전경

1998년에 개관한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 건국신화를 품은 구지봉 기슭에 자리한다. 김해 구지봉(사적 429호)에는 가야 왕국 시조인 수로왕을 비롯해 다섯 왕이 하늘에서 내려온 황금 알에서 태어났다는 신화가 전해진다. 이때 백성들이 불렀다는 고대가요 ‘구지가’는 교과서에도 실렸다.

▲ 가야, 부산·경남 지역의 선사시대, 변한의 문화와 유물까지 아우른 국립김해박물관 전시실

‘국립김해박물관’은 가야뿐만 아니라 부산·경남 지역 선사시대, 변한의 문화와 유물까지 아우른다. 변한은 가야가 성장하는 데 디딤돌이 된 부족국가다. 가야는 문헌 기록이 많지 않아 유물이나 유적 발굴을 통해 옛 역사를 복원하고 있다. 국립김해박물관은 고고학을 중심으로 풀어간 것이 특징이다.

철의 왕국

창원 다호리에서 발굴된 통나무관과 국내 최대 신석기시대 공동묘지로 추정되는 부산 가덕도 유적의 유물도 전시한다.

▲ 해설사의 설명을 듣는 관람객

1층 전시실은 낙동강 하류에 형성된 선사 문화부터 가야가 태동하고 발전한 시기를 보여준다. 낙동강 유역에서 출토된 다양한 유물과 창녕 비봉리 유적에서 발견된 국내 가장 오래된 통나무배가 복원·  전시된다. 무료로 진행되는 해설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가야 왕국 건국부터 소멸에 이르는 변천사를 자세히 알 수 있다.

▲ 삼한 시대 장신구 문화를 유추할 수 있는 수정 목걸이

가야는 금은이 귀한 대신 ‘철의 왕국’이라고 불릴 만큼 철기 문화가 발달했다. 전시실에는 금궤처럼 귀하게 취급된 덩이쇠, 금관을 대신한 부산 복천동 출토 금동관(보물 1922호)이 있다. 삼한시대 장신구 문화를 유추할 수 있는 수정 목걸이도 귀한 전시품이다.

▲ 옛사람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터치스크린을 통해 배우는 인터랙티브 전시

2층 전시실은 가야 문화를 좀 더 깊게 살펴보는 공간이다. 당시 가야인의 생활 풍습을 집 모양 토기와 여러 가지 유물을 통해 상상할 수 있다. 우아한 곡선미가 돋보이는 토기, 녹슬었어도 형상이 고스란히 남은 갑옷과 투구가 번성했던 가야를 짐작케 한다.

옛사람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터치스크린을 통해 배우는 인터랙티브 전시도 눈길을 끈다. 전시실 한쪽에서는 유물 발굴과 복원 과정을 이해하기 쉽게 꾸민 웹툰을 상영한다.

▲ 국립김해박물관에 있는 어린이박물관 ‘가야누리’ 외관

아이와 여행한다면 어린이박물관 ‘가야누리’도 잊지 말고 들러보자. 가야누리에는 아이들 눈높이에 맞춘 체험 코너가 많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영상체험실은 놀이와 배움이 결합된 에듀테인먼트 공간이다. 체험지에 가야 무사 캐릭터를 골라 색칠한 뒤 스캔하면 전면 스크린에 자신이 그린 주인공이 나타난다.

가야 건국신화 품은 구지봉 기슭에 자리
문헌 기록 많지 않아 고고학으로 풀어내

일정 시간 동안 다른 무사들과 함께 적군을 무찌르는 내용을 담았는데, 실제 공을 던져서 맞혀야 하므로 게임처럼 즐길 수 있다.

▲ 가야누리에서 체험 활동을 하는 어린이

마음에 드는 문화재를 선택해 그대로 따라 그려보는 ‘가야 톡톡’ 프로그램도 흥미롭다. 본관 전시실에서 그림 속 문화재를 찾을 수 있다. 아이가 직접 문화재를 찾아 나설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다. 이외에 가야 문화재 책갈피 만들기나 가야 토기 조립하기 등 어린아이도 하기 쉬운 체험 활동이 많다.


국립김해박물관 관람 시간은 오전 9시~오후 6시(주말·공휴일 오후 7시), 휴관일은 월요일과 1월1일, 설날·추석 당일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 가야 왕국의 시조 수로왕을 모신 김해 수로왕릉

국립김해박물관에서 차로 3~4분 거리에 김해 ‘수로왕릉’(사적 73호)이 있다. 가야 왕국 시조인 수로왕 무덤으로, 봉황대 동북쪽 평지에 조성된 봉분 높이가 약 5m에 달한다. 경내에 위패를 모신 숭선전과 신어 문양이 새겨진 납릉정문 등 여러 전각이 있으며, 해마다 춘추 제례를 지낸다.

▲ 드라마 〈김수로〉 촬영 세트장을 활용한 김해가야테마파크의 태극전

‘김해가야테마파크’는 김해의 랜드마크이자 인기 관광지다. 흥미로운 전시와 공연, 체험 시설을 통해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밌게 가야 역사를 배울 수 있도록 꾸몄다. 가야 왕궁을 재현한 전시관은 2010년 방영한 드라마 〈김수로〉 촬영 세트장을 활용했다.

왕궁에는 가야 역사를 담은 태극전, 수로왕 스토리관인 가락정전, 허왕후 스토리관인 왕후전 등이 있다. 입체적인 AR 체험을 제공하는 태극전은 반드시 관람해야 한다. 가야 건국신화부터 바다 건너 이어진 수로왕과 허왕후의 만남까지 역사 이야기가 생생하게 펼쳐진다.

▲ 짜릿하고 스릴 넘치는 익사이팅 사이클

수로왕 탄생 설화와 허왕후의 사랑 이야기를 화려한 색채와 음악, 입체 영상으로 표현한 넌버벌 퍼포먼스 ‘페인터즈 가야왕국’도 시간 맞춰 챙겨 보자. 해가 진 뒤에는 3D 미디어 쇼가 볼만하다. 이 밖에 가야 무사의 기상을 배우는 가야무사어드벤처, 짜릿하고 스릴 넘치는 익사이팅 사이클과 익사이팅 타워, 눈썰매장 등 즐길거리가 무궁무진하다. 국립김해박물관에서 멀지 않아 한나절 코스로 짜면 여행이 더 풍성해진다.

▲ 김해분청도자박물관 1층 전시실

‘김해분청도자박물관’은 전국 최초로 조성한 분청사기 박물관이다. 김해는 분청사기 유물이 많이 출토된 유서 깊은 곳이며, 지금도 지역 작가들이 활발히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박물관 규모는 작지만 분청사기 변천사와 제작 과정, 여러 가지 기법 등을 알차게 소개한다.

김해분청도자박물관

1층 전시실을 관람한 뒤 2층 도자판매장에 들러보자. 김해도예협회 회원들의 작품을 저렴하게 판매한다. 도자체험장인 ‘세라믹스튜디오’에서 아이와 함께 물레를 돌리고 도자기 모빌을 만들어도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국립김해박물관→김해 수로왕릉→김해가야테마파크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국립김해박물관→김해 수로왕릉→김해가야테마파크
둘째 날: 김해분청도자박물관→클레이아크김해미술관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김해 관광 포털 http://tour.gimhae.go.kr
- 국립김해박물관 https://gimhae.museum.go.kr
- 김해가야테마파크 www.gaya-park.com
- 김해분청도자박물관 http://doja.gimhae.go.kr

문의 전화
- 김해시청 관광과 055)330-4445
- 국립김해박물관 055)320-6800
- 감해 수로왕릉 055)332-1094
- 김해가야테마파크 055)340-7900
- 김해분청도자박물관 055)345-6037


대중교통
- 비행기: 서울-김해, 김포국제공항에서 10~60분 간격(07:00~ 21:30) 운항, 약 1시간 소요. 김해국제공항 공항역에서 부산김해경전철 이용, 박물관역 하차, 2번 출구에서 국립김해박물관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김포국제공항 1661-2626, www.airport.co.kr/gimpo/main.do 김해국제공항 1661-2626, www.airport.co.kr/gimhae/main.do 부산김해경전철 055)310-9800, www.bglrt.com
- 버스: 서울-김해, 서울고속버스터미널에서 하루 20회(06:30~다음 날 00:20) 운행, 약 4시간40분 소요. 김해여객터미널 정류장에서 140번 지선버스 이용, 구산백조아파트 정류장 하차, 국립김해박물관까지 도보 약 8분. 
*문의: 서울고속버스터미널 1688-4700 고속버스통합예매 www.kobus.co.kr 김해여객터미널 1688- 0117
- 기차: 서울역-구포역, KTX 하루 6~8회 (09:45~21:35) 운행, 약 2시간50분 소요. 구포역에서 부산지하철 3호선 이용, 대저역에서 부산김해경전철 환승, 박물관역 하차, 2번 출구에서 국립김해박물관까지 도보 약 10분.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부산교통공사 1544-5005, www.humetro.busan.kr 부산김해경전철 055)310-9800, www.bglrt.com

자가운전
중앙고속도로 삼랑진 IC→삼랑진IC삼거리에서 김해 방면 좌회전→송지사거리에서 김해 방면 우회전, 979m 이동→김해 방면 우측 도로→연지1교사거리에서 대성동·김해교육지원청 방면 좌회전, 118m 이동→우회전, 가야의길 325m 이동→국립김해박물관

숙박 정보
- 호텔파인그로브: 김해시 번화1로67번길, 055)310-1100, www.pinegrove.co.kr
- 아이스퀘어호텔: 김해시 김해대로, 055)344-5000, www.isquare-hotel.com
- 김해한옥체험관: 김해시 가락로93번길, 055)322-4735, www.ghhanok.or.kr 

식당 정보
- 내가조선의짱어다 내동점(바다장어구이): 김해시 경원로73번길, 055)337-1230
- 개나리주택(순살치킨카레탕): 김해시 김해대로2273번안길, 055)339-7727, http://instagram.com/gaenari.house
- 향교밀밭(향교9빵·향교하늘커피): 김해시 구지로177번길, 055)905-0434, www.instagram.com/wheat_garden

주변 볼거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김해천문대, 김해시기후변화홍보체험관, 봉하마을, 김해민속박물관, 대성동고분박물관, 화포천습지생태공원, 가야랜드 등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