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아트인> ‘회화의 변형’ 김하나

그림이 들려주는 11가지 이야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송은 문화재단이 김하나 작가의 개인전 ‘Beau Travail’을 준비했다. 김하나는 회화 매체의 가장 기본구조라 할 수 있는 프레임, 캔버스, 물감, 오일 등을 사용해 자체적인 내러티브를 창조한다. 그가 소개하는 11개의 각기 다른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보자.
 

▲ Beau Travail 8, Oil on Canvas, 193.9 x 130.3 cm, 2019

송은 아트큐브는 재단법인 송은 문화재단이 운영하는 공간으로, 신진 작가들의 자발적인 전시 개최를 지원한다. 20021월 개관 이래 매년 공모를 통해 작가를 선정하고 전시 공간과 도록 제작 등을 후원하고 있다.

다채로운 변주

김하나 작가는 ‘2019~2020 송은 아트큐브 전시지원 공모의 선정 작가다. 개인전 ‘Beau Travail’서 물감, 오일 등을 이용해 캔버스 표면에 창조한 자체적인 내러티브를 소개한다. 안료를 얇게 발라 캔버스의 물성을 최대한 드러내 2차원의 평면성을 부각시켰다.

캔버스의 변형과 공간의 확장을 시도했던 이전 작업과는 달리 이번 전시에선 다시 회화 그 자체로 돌아오기 위한 과정을 담아냈다. 회화의 물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각 작업의 표면은 색채의 깊이, 표면의 거칠고 미끄러운 질감, 캔버스 틀의 유무 등 여러 구성을 통해 다채롭게 변주한다.

직접적인 연상이 되지 않는 비운 공간과 같은 작업들은 11개의 각기 다른 표면을 갖고 주체적인 이야기를 보여준다. 김하나가 표현한 다양한 이야기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그림의 표면으로 잡아당긴다.


회화로 돌아오기 위한 과정
캔버스 2차원 평면성 부각

김하나는 대상을 전제하기보다 주어진 회화의 조건서 출발해 그림을 그린다. 그에게 주어진 물리적 조건은 최초의 물질이자 탐구해야 할 가려진 세계다. 간혹 식별 가능한 형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어떤 단서일 뿐, 특정 대상을 재현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

김하나는 작업 초기부터 억지스럽게 회화를 구성하거나 특정한 장면을 형상화하지 않는 비재현적 태도를 일관되게 유지했다. 독일 화가 카타리나 그로세와 달리 주어진 회화의 조건을 해체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그로세는 동시대 화가 가운데 가장 전위적으로 회화의 틀을 열어젖힌 인물이다. 붓 대신 압축 분무기를 사용하고 실내외 공간에 안료를 도포해 거대한 색채 풍경을 완성했다. 하지만 웅장한 스케일과 스펙터클을 생산하는 방식은 논쟁의 여지가 있다.
 

▲ Beau Travail 11, Oil on Canvas, 160 x 160 cm, 2019

김하나의 작업은 낡은 물리적 조건들이 더욱 섬세하게 다뤄지고 형식의 한계는 흥미롭게 변주된다. 어떤 캔버스에선 아예 프레임이 없다. 캔버스는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공간이라는 공산품의 정체성을 지운다.

자연스럽게 일어난 변형은 감춰진 캔버스의 물성을 서서히 드러낸다. 김하나는 이 흥미로운 변형의 과정을 처음부터 함께 한다. 그는 회화를 구성하는 질료들에 천착한다. 캔버스와 프레임, 안료와 기름 등의 질료를 살아있는 유기체처럼 조심히 다룬다.

한 겹을 칠한 뒤 그 위에 오일을 붓거나 검정색을 칠한 후 건조되는 과정을 관찰한다. 이 과정은 색채와 질감, 시간에 따라 매번 차이가 발생한다. 흰색 캔버스 위에 초벌을 한 뒤 사포로 갈아낸다.


물감·오일 이용한 내러티브
물리적 조건에 따라 변해

김하나는 흰색을 통해 캔버스 화면의 흰색, 흰색 물감으로 채색된 흰색, 초벌 질료의 흰색 사이의 차이를 발견한다. 이후 검정색을 칠한 뒤 헝겊으로 닦아낸다. 초벌의 상태에 따라 표면의 발색과 질감이 결정된다.

안료를 칠하고 붓질을 하고 오일을 화면 위에 부어 의도치 않은 형태를 생성시키는 일련의 과정은 예기치 않은 질감을 가진 표면성으로 환원된다. 여기에 빛의 질감과 조도, 위치에 따라 변하는 회화의 반응을 살핀다.
 

▲ Beau Travail 1, Oil on Canvas, 100 x 160 cm, 2019

정현 미술평론가는 김하나는 회화를 보여주는 물리적 조건, 즉 건축적 구조, 공간의 빛과 색채 등과 같은 환경과의 관계를 미세조정한다고 보는 게 맞다김하나의 실험을 회화성의 반역이라거나 단순히 확장된 회화성이라는 의미로 고정하기보다는 관습에 의해 가려졌던 회화의 본질을 되찾는 과정이라는 열린 해석도 가능할 듯하다고 설명했다.

드러나는 물성

이어 김하나의 회화를 형식적 측면서 보면 모더니즘 미학과 어느 정도 일치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주변에 대해 끊임없이 반응하고, 이 과정을 회화로 번역하려는 태도는 분명히 다르다김하나의 회화를 비구상이나 추상과 같은 용어로 굳이 가둘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는 이미 오랜 회화의 관습 바깥에 서있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김하나는?]

학력

런던예술대학교 첼시 칼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 순수미술전공 학사 졸업(2011)

개인전

‘White, Wall, Ceiling Rose’ 공간 시은(2018)
‘Little Souvenir’
갤러리 기체(2018)
‘Glacier Landscape’
신한갤러리 광화문(2016)


수상

사루비아 전시후원 작가(2019)
송은 아트큐브 전시지원(2019)
신한 영아티스트 페스타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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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전 세계 흔든 트럼프 1년 풀 스토리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처음에는 ‘설마, 그렇게까지?’라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여 만에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모두가 ‘미친 짓’이라고 말하지만 당사자는 거칠 게 없다는 태도다. 문제는 그 여파가 전 세계로 확산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구 대통령’ 도널드 트럼프가 ‘천조국’ 미국을 어디로 끌고 가는 걸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행보가 충격과 경악으로 물들고 있다. ‘이보다 더 놀랄 일이 있을까?’라는 반응이 거듭되는 모양새다. 되짚어 보면 이제 와 말이 안 된다고 하기엔 등장부터 파격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처음 대선 출마를 선언할 당시에는 조롱과 웃음이 난무했다. 하지만 미국은 그를 선택했다. 그것도 두 번이나. 예상보다 더 파격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때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다. 선거 기간 동안 공약으로 내세운 내용은 임기 중에 어떤 식으로든 진행했다. 그 공약이 ‘미치광이’ ‘사이코’ 등의 원색적인 비난으로 이어져도 요지부동이었다. 되레 외부 자극이 커질수록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는 더욱 거칠어졌다. 문제는 그 행보에 전 세계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이다. 과거 미국이 ‘유일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시기와 비견될 정도라는 말이 나온다. ‘세계의 경찰’로 각국 상황에 관여했던 때보다도 영향력이 크다는 분석도 있다.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게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에 세계 질서를 유지했던 틀이 무너져 내리고 있다. 대표적인 게 관세 부과에서 비롯된 통상 전쟁과 국제 질서 유지를 내세운 타국에 대한 물리적 개입이다. 두 사안 모두 ‘평범한’ 미국 대통령이라면 생각은 해도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운 내용이다. 당장 전 세계의 지도자가 반발할 테고 각국의 이해관계도 복잡하게 얽혀있다. 무엇보다 대통령 자신이 겪어야 할 정치적 리스크가 매우 크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했고 또 하려 하고 있다. 모두가 ‘설마’라고 손사래 치던 일이 실제로 벌어지는 데 걸린 시간은 1년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에 도전하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관세 부과를 예고했다. 캐나다, 그린란드, 파나마 운하 등을 미국 소유로 하겠다는 야욕을 드러냈다. 영토 확장이라는 제국주의 시기에나 빈번하게 일어났던 일을 공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는 ‘무기’나 다름없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기 위해 상대국에 관세를 부과하는 방법으로 압박을 가하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전 세계와 통상 전쟁을 벌이기 시작했다. 특히 미국의 자리를 노리는 중국과는 서로 수천%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경제를 흔들었다. 관세 부과로 흔들더니 그린란드로 공포 조장 과거 FTA 체결로 미국과의 무역에서 관세 0%를 유지했던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었다. 우리나라보다 앞서 협상한 일본의 관세 부과율을 기본으로 깔고 조율이 이뤄졌다. 줄다리기 끝에 협상이 타결됐지만 관세 문제는 현재진행형이다. 국가 간 외교에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셈이다. 전 세계가 통상 전쟁의 여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이번에는 영토 확장 문제가 불거졌다. 최근 미국은 베네수엘라에서 군사 작전을 진행해 전 세계를 경악에 빠뜨렸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데려와 법정에 세운 것이다. 표면상으로는 베네수엘라 내부 상황을 언급했지만 속내는 석유라는 말이 나왔다. 베네수엘라는 제1의 석유 매장국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 사업을 지배하겠다는 의지를 실행으로 옮겼다는 것이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를 차지하게 되면 세계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크다. 베네수엘라 석유를 등에 업은 미국이 세계 석유시장 개편에 나설 길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주변국은 물론 산유국은 크든 작든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더 나아가 미국은 베네수엘라 자체를 통치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미국에 적대적인 정권을 몰아내고 권력 지형을 ‘친미’ 또는 친미 우호 세력으로 개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 세계는 미국의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을 시작으로 보는 시각이 존재한다. 정가에서는 공산 정권을 유지 중인 쿠바가 다음 표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비판에도 마이웨이 베네수엘라 충격이 가시기도 전에 ‘그린란드’가 화두로 떠올랐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의 섬으로 한반도보다 9배나 큰 섬이다. 인구가 6만여명에 불과하고 두꺼운 얼음으로 뒤덮인 땅이라 가치 평가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온난화로 얼음이 녹으면서 아래에 묻힌 광물을 채취할 수 있는 길이 열렸고 지정학적으로도 좋은 위치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관심이 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그린란드를 미국에 편입시키겠다는 뜻을 감추지 않았다. 사실 트럼프정부 이전에도 그린란드를 미국령으로 하려는 시도는 있었다. 과거 미국정부는 그린란드를 사기 위해 돈을 제시한 적도 있고, 세계 2차대전 기간에는 점거하기도 했다. 하지만 덴마크의 반발, 무엇보다 그린란드 주민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그러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노골적인 요구가 시작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안보상 이유를 들었다. 그린란드를 지킬 수 있는 건 미국뿐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하지만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의 ‘속내’는 그린란드에 묻혀 있는 자원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외신들은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으로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미국으로 압송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감이 붙은 상태라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비판이 쏟아졌지만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승리’라고 평가한다는 것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무력을 사용할 수 있다는 뜻을 비치면서 극대화됐다. 협상의 기술 자유자재로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에 북대서양조약기구(이하 나토)에 참여 중인 국가들은 일제히 반기를 들었다. 미국과 유럽 간 오랜 시간 유지돼 온 ‘대서양 질서’가 뿌리째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 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발 더 나아가 그린란드에 병력을 파견한 덴마크·노르웨이·스웨덴·프랑스·독일·영국·네덜란드·핀란드 등 8개국에 대해 대미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 무력 충돌 가능성 등으로 전운이 감돌던 미국과 유럽의 관계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 연차총회, 이른바 다보스 포럼에서 출구를 찾는 듯한 모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1일 자신의 SNS 트루스소셜에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의 매우 생산적인 회담을 바탕으로, 그린란드와 사실상 전체 북극 지역에 관한 미래 합의의 틀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 8개국을 상대로 다음 달 1일부터 부과하기로 한 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적었다. 미국이 그린란드 병합을 위한 무력 사용 가능성을 철폐하면서 상황 반전의 여지가 생겼다. 실제 그의 발언 이후 미국 증시 등은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유럽의 집단 반발, 금융시장 동요 등이 트럼프 대통령의 한발 후퇴를 이끌었다고 진단했다. 계속 가다간 나토의 내부 분열은 물론 유럽의 실력행사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 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극단적인 방법으로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원하는 것을 취하는 ‘협상의 기술’을 또 사용했다는 말이 나오기도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 각종 협상 기술을 사용해 왔다. 과도한 관세 부과, SNS 사용 등이 그 예다. 베네수엘라 군사 작전 이어 광물 자원 노리고 장악 시도 그러면서도 전문가들은 아직 갈등의 불씨가 꺼지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무력 사용 가능성을 배제했을 뿐 그린란드에 대한 병합 의지 자체가 꺾인 건 아니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 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 병합의 당위성을 긴 시간을 할애해 설명했다. 그는 그린란드를 ‘전략 요충지’이며 ‘북미 대륙의 일부,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주장했다. 우리나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만든 ‘불확실성’의 토대 위에서 실리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좌충우돌’이라는 말로는 부족할 만큼 예측불가의 행보가 계속될 때마다 우리나라 또한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게 미국과의 관계인 만큼 안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전후 관리를 위해 만든 ‘평화위원회’ 가입 초청장을 60여개국에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의 평화지만 속내는 국제연합(UN) 등을 대체할 다자간 기구를 만들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일고 있다. 캐나다, 프랑스, 영국 등 서방 및 친서방 국가와 러시아, 벨라루스 등이 초청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 일본, 베트남 등 아시아 국가도 포함됐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지난 20일 “미국 측 초청에 따라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한 언론에서는 우리나라가 평화위원회 가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표면상으로는 가자지구 평화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전 세계 분쟁에 개입할 명분을 만들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언제나 영향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각) 임기 1주년을 맞았다. 불과 1년 만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일으킨 풍파는 엄청나다. 앞으로 불어닥칠 태풍의 크기도 도무지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다. 미국 대통령의 임기는 4년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2029년 1월20일 정오까지다. 아직 3년이나 남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