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식’ 전략공천 추적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1.13 10:32:18
  • 호수 12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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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는 큰물서…화약고에 불붙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전략공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민주당의 21대 총선 승리를 이끌 ‘키맨’들의 데뷔를 예고한 것. <일요시사>는 전략공천 예상지는 물론이고 해당 지역구에 나올 키맨들의 경쟁력을 진단했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서 전략공천은 승리를 위한 ‘열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 정당의 유력 당선 후보와 대결을 할 후보를 결정하는 공천이다. 통상 다른 지역구의 유력 정치인 내지는 새롭게 영입한 유력인사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대다수가 인지도와 능력 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문희상 국회의장,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박주민 의원 등을 전략공천했다.

카드 놓고
지도부 고심

‘선거는 바람’이라는 말이 있다. 전략공천은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카드다. 지역에 연고가 없거나 기존 출마자를 배제하는 등 민주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옴에도 전략공천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는 전략공천을 준비하고 발표하는 데 신중을 기한다. 최대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역시 ‘전략공천’에 신중을 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국회서 열린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그동안 역대 선거를 보면 전략공천을 정략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는 이번에 당 대표를 맡으면서 전략(공천) 지구를 최소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당규에 보면 20%까지(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고 나온다. 20%면 거의 50석 가까이가 되는데,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두 가지 전략공천의 조건을 언급했다. ▲패배가 확실시 되는 지역 ▲좋은 대안이 그것이다. 이 대표는 두 조건이 모두 충족됐을 때만 전략공천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 전략(공천) 지구로 선정해서 총선을 치르려고 하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18일 전략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출신의 도종환 의원이 맡았다. 민주당 당헌 제89조 6항은 ‘당 대표는 전체 선거구의 20% 범위 내에서 선거 전략상 특별히 고려가 필요한 선거구를 선정해 최고위원회의 의결과 당무위원회의 인준으로 추천을 확정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전략공천에 당 대표의 의중이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또 민주당 당규 제13조 2항은 ▲공직자 평가 및 검증 결과 공천배제 대상자가 포함된 선거구 ▲분구가 확정된 선거구 중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선거구 ▲분석 결과 후보자의 본선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선거구 ▲절대 우세지역임에도 직전 선거서 패배한 지역 등이 전략공천 대상 지역으로 규정한다.

이 대표는 서울의 종로와 광진을을 전략공천 지구로 선정했다. 각각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지역구다.

‘선거는 바람’ 필승카드 보니…
21대 ‘키맨’ 대거 데뷔 예고

불출마를 선언한 장관 4명의 지역구도 전략공천 지구로 분류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역시 기자회견에는 불참했지만, 이들과 함께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이로써 서울 용산과 구로을, 경기 고양병과 고양정 등 4곳이 무주공산이다.

이들 지역은 민주당 입장서 하나의 지역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정치 1번지인 종로 ▲추 장관이 20년간 지켜온 광진을 ▲진 장관의 입당으로 겨우 차지한 용산 ▲박 장관이 18대 때부터 지켜온 구로을 ▲인구 100만명의 수도권 요충지인 일산벨트(고양시 갑·을·병·정) 등 어느 곳 하나 중요치 않은 지역이 없다. 


전략공천이 필요할 만큼, 이들 지역에 출마가 예상되는 야당 후보들의 중량감이 무겁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종로를 제외한 수도권 험지 출마가 예상된다. 용산, 구로을 등이 거론된다. 
 

▲ (사진 왼쪽부터)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김현미(국토부)장관

비록 한국당 지도부가 당 사무처에 종로를 제외하고 황 대표가 출마할 수 있는 수도권 험지 후보군을 찾아봐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종로 출마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광진을에는 대선주자급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월 광진을 당협위원장으로 선임된 이후 가두 당원 모집과 지역행사 참석 등에 전투적으로 나섰다.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광진을 지역의 한국당 책임당원 수는 오 전 시장의 선임 이후 꾸준히 늘어 현재 전국 당협 중 높은 순위를 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양병·정에는 다수의 후보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들 전략공천 지구에 누가 나서게 될지 하마평이 무성하다. 종로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그는 최근 복수의 인터뷰를 통해 “당이 요구하면 뭐든지 하겠다”고 밝히며 종로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표 역시 종로를 전략공천 지구로 지목했다.

당 대표 의중
어디로 향해?

총선 때마다 ‘정치 1번지’ 종로는 가장 주목받는 지역 중 하나다. 거물급 인사들의 격전지이자 승부처가 바로 종로기 때문이다. 역대 주인들의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윤보선 전 대통령(제4대), 노무현 전 대통령(제16대), 이명박 전 대통령(제17대) 등 3명의 역대 대통령들을 배출한 곳이다.

이 총리가 만약 종로서 승리한다면, 단숨에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거물로 성장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 측 진영서 몇 안 되는 호남 대선주자라는 프리미엄이 겹쳐져 ‘포스트 DJ(김대중)’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가 전략공천 지구로 지목한 광진을서 민주당은 최근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서 초빙교수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김 전 부총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가보지 않은 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 보려 한다”며 출마를 암시했다. 지난 2018년 12월 부총리직을 내려놓은 김 전 부총리는 민주당으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아왔다. 

지난해 말 사면을 받은 이 전 도지사는 “험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최근 민주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이 전 도지사의 경우 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강릉, 춘천 등에 대한 출마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민주당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총선 경쟁력을 살펴보고 있다. 그 중 한 지역이 바로 서울 동작을이다. 동작을은 한국당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재선에 성공한 지역이다. 나 전 원내대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인 만큼 민주당에선 그에 맞는 인물로 고 대변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고 대변인의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경기 고양에 대한 여론조사도 진행했다. 또 ‘보수 텃밭’인 경기도 의정부, 서울 서초서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 대변인에 대한 여론을 다각도로 살펴보기 위함으로 읽힌다. 

고 대변인은 문재인정부의 첫 여성 대변인이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그는 지난 19대 대선서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으로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당선된 후에는 청와대에 입성해 2년 동안 선임행정관급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여걸 대결
성사되나

당초 자신에 대한 출마설에 선을 그었던 고 대변인은 최근 자신에 대한 출마설에 “때가 되면 말씀드릴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이 고 대변인과 함께 경쟁력을 살펴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다. 민주당은 고 대변인과 함께 경기 고양에 김 의장을 넣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 의장은 지난해 10월16일 21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 대변인, 김 의장과 함께 MBC 아나운서 출신인 한준호 전 청와대 행정관도 경기 고양 여론조사에 포함됐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뜨고 있는 전략공천 카드다. 민주당은 인천 연수을서 그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4선 중진인 송 의원의 지역구는 인천 계양을이다. 그는 인천 계양구가 분구되기 전인 지난 16대부터 17·18·20대까지 이 지역 총선서 승리했다.

인천 연수을의 현역은 한국당 민경욱 의원이다. 그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소속으로 지난 20대 총선 때 이 지역에 입성했다. 이전에는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이곳에서 4선을 하는 등 민주당 입장서 ‘험지’로 꼽힌다. 
 

▲ 김홍걸

송 의원에 대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지역 총선 분위기가 불붙었다. 현역인 민 의원과 연수을 출마를 선언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의 신경전이다. 민 의원은 송 의원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SNS에 “4선쯤이 와서 붙어야 좀 재미가 있다”며 “너무 싱거운 싸움이 될 뻔 했는데 연수을 선거구도가 흥미롭게 변하고 있다”고 이 의원을 저격했다. 

이 의원도 신경전서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는 “초선인 사람이 4선 운운하며 마치 자기가 4선급쯤 된다고 우기는 것”이라며 “초조한 사람의 허장성세”라고 맞받아쳤다.

나경원 VS 고민정 성사?
이낙연 ‘종로’ 가능성↑

정치권은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전략공천 가능성 역시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앞서 강 장관은 ‘총선 차출설’을 꾸준히 받아왔다. 지난해 중순부터 서울 동작을 또는 서초갑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민주당은 강 의원을 서울 동작을과 송파갑 여론조사 후보군으로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전략공천 가능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도 있다. 바로 박영선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구로을이다. 이 지역은 박 장관의 입각 후 꾸준히 거물급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구로을에 출마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정가는 뜨거워졌다. 윤 전 실장은 ‘문재인의 남자’라 불릴 만큼 이번 정부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하는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히며, 주중 현안점검회의 뒤 소수 참모만 참석하는 ‘티타임’에도 참석해왔다. 문 대통령이 의원이었던 지난 19대 국회 때는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이유다.

윤 전 실장은 최근 청와대를 떠났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청와대를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상의 출마 선언이었다. 윤 전 실장은 구로을 현역인 박 장관 의원실에서 일하는 보좌진을 넘겨받았다고 한다.

영입인재를 전략공천할 가능성도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민주당이 ‘인재영입 4호’로 발표한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다. 당은 최근 광주 동남을과 북구갑서 소 교수를 포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 교수는 광주제일고를 졸업하는 등 광주와 인연이 깊다.
 

▲ 한준호

소 교수가 검찰 개혁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은 광주 출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맡아 ‘법무부 변화전략계획’을 수립하는 등 법무 검찰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수립한 바 있다. 

광주는 타 도시에 비해 검찰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은 지역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더뉴스>의 의뢰로 지난달 27일 조사하고 3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 38.2%가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미흡’을 국정과 사회 전반서 가장 부족한 점으로 꼽았다. 이는 전 지역서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BH 출신
무혈입성?

민주당 전략공천의 그림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경선 등 상향식으로 후보자를 정하는 대신 전략공천을 한다면 당내 불만이 분출될 수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선 청와대 출신들의 전략공천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이다. 전현직 청와대 출신 인사 중 70여명이 이번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당내 비판을 의식한 듯 당 지도부는 청와대 출신 인사를 전략공천하지 않는 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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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