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식’ 전략공천 추적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1.13 10:32:18
  • 호수 125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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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어는 큰물서…화약고에 불붙나?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전략공천에 대해 입을 열었다. 민주당의 21대 총선 승리를 이끌 ‘키맨’들의 데뷔를 예고한 것. <일요시사>는 전략공천 예상지는 물론이고 해당 지역구에 나올 키맨들의 경쟁력을 진단했다. 
 

▲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선거서 전략공천은 승리를 위한 ‘열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대 정당의 유력 당선 후보와 대결을 할 후보를 결정하는 공천이다. 통상 다른 지역구의 유력 정치인 내지는 새롭게 영입한 유력인사로 결정된다. 이 때문에 대다수가 인지도와 능력 면에서 상당한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난 20대 총선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문희상 국회의장,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박주민 의원 등을 전략공천했다.

카드 놓고
지도부 고심

‘선거는 바람’이라는 말이 있다. 전략공천은 바람을 일으킬 수 있는 카드다. 지역에 연고가 없거나 기존 출마자를 배제하는 등 민주적이지 않다는 비판이 나옴에도 전략공천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이 때문에 당 지도부는 전략공천을 준비하고 발표하는 데 신중을 기한다. 최대 효과를 노리기 위함이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 역시 ‘전략공천’에 신중을 기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국회서 열린 ‘전략공천관리위원회 제1차 회의’에 참석해 전략공천을 최소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그동안 역대 선거를 보면 전략공천을 정략적으로 하는 경우가 많았다. 저는 이번에 당 대표를 맡으면서 전략(공천) 지구를 최소화하겠다고 공약했다. 당규에 보면 20%까지(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고 나온다. 20%면 거의 50석 가까이가 되는데, 그렇게까지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두 가지 전략공천의 조건을 언급했다. ▲패배가 확실시 되는 지역 ▲좋은 대안이 그것이다. 이 대표는 두 조건이 모두 충족됐을 때만 전략공천을 하겠다고 공언했다. 그는 “이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될 때, 전략(공천) 지구로 선정해서 총선을 치르려고 하는 것이 기본적인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지난달 18일 전략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했다. 위원장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출신의 도종환 의원이 맡았다. 민주당 당헌 제89조 6항은 ‘당 대표는 전체 선거구의 20% 범위 내에서 선거 전략상 특별히 고려가 필요한 선거구를 선정해 최고위원회의 의결과 당무위원회의 인준으로 추천을 확정할 수 있다’고 정한다. 전략공천에 당 대표의 의중이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다.

또 민주당 당규 제13조 2항은 ▲공직자 평가 및 검증 결과 공천배제 대상자가 포함된 선거구 ▲분구가 확정된 선거구 중 지역위원장이 공석인 선거구 ▲분석 결과 후보자의 본선 경쟁력이 현저히 낮은 선거구 ▲절대 우세지역임에도 직전 선거서 패배한 지역 등이 전략공천 대상 지역으로 규정한다.

이 대표는 서울의 종로와 광진을을 전략공천 지구로 선정했다. 각각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와 추미애 법무부장관의 지역구다.

‘선거는 바람’ 필승카드 보니…
21대 ‘키맨’ 대거 데뷔 예고

불출마를 선언한 장관 4명의 지역구도 전략공천 지구로 분류된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장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지난 3일 기자회견을 열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진영 행정안전부장관 역시 기자회견에는 불참했지만, 이들과 함께 불출마 대열에 합류했다. 이로써 서울 용산과 구로을, 경기 고양병과 고양정 등 4곳이 무주공산이다.

이들 지역은 민주당 입장서 하나의 지역구 이상의 의미가 있다. ▲정치 1번지인 종로 ▲추 장관이 20년간 지켜온 광진을 ▲진 장관의 입당으로 겨우 차지한 용산 ▲박 장관이 18대 때부터 지켜온 구로을 ▲인구 100만명의 수도권 요충지인 일산벨트(고양시 갑·을·병·정) 등 어느 곳 하나 중요치 않은 지역이 없다. 


전략공천이 필요할 만큼, 이들 지역에 출마가 예상되는 야당 후보들의 중량감이 무겁다.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종로를 제외한 수도권 험지 출마가 예상된다. 용산, 구로을 등이 거론된다. 
 

▲ (사진 왼쪽부터)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유은혜(사회부총리 겸 교육부)·김현미(국토부)장관

비록 한국당 지도부가 당 사무처에 종로를 제외하고 황 대표가 출마할 수 있는 수도권 험지 후보군을 찾아봐달라고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종로 출마 역시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 정치권의 중론이다.

광진을에는 대선주자급인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일찌감치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월 광진을 당협위원장으로 선임된 이후 가두 당원 모집과 지역행사 참석 등에 전투적으로 나섰다. 가시적인 성과도 내고 있다. 광진을 지역의 한국당 책임당원 수는 오 전 시장의 선임 이후 꾸준히 늘어 현재 전국 당협 중 높은 순위를 달리는 것으로 전해진다.

고양병·정에는 다수의 후보들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민주당 내에서는 이들 전략공천 지구에 누가 나서게 될지 하마평이 무성하다. 종로에는 이낙연 국무총리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그는 최근 복수의 인터뷰를 통해 “당이 요구하면 뭐든지 하겠다”고 밝히며 종로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 대표 역시 종로를 전략공천 지구로 지목했다.

당 대표 의중
어디로 향해?

총선 때마다 ‘정치 1번지’ 종로는 가장 주목받는 지역 중 하나다. 거물급 인사들의 격전지이자 승부처가 바로 종로기 때문이다. 역대 주인들의 면면만 봐도 화려하다. 윤보선 전 대통령(제4대), 노무현 전 대통령(제16대), 이명박 전 대통령(제17대) 등 3명의 역대 대통령들을 배출한 곳이다.

이 총리가 만약 종로서 승리한다면, 단숨에 이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거물로 성장할 공산이 크다. 민주당 측 진영서 몇 안 되는 호남 대선주자라는 프리미엄이 겹쳐져 ‘포스트 DJ(김대중)’로 거듭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표가 전략공천 지구로 지목한 광진을서 민주당은 최근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과 이광재 전 강원도지사가 그 주인공이다. 

미국서 초빙교수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김 전 부총리는 최근 자신의 SNS를 통해 “가보지 않은 길을 즐거운 마음으로 걸어 보려 한다”며 출마를 암시했다. 지난 2018년 12월 부총리직을 내려놓은 김 전 부총리는 민주당으로부터 꾸준히 ‘러브콜’을 받아왔다. 

지난해 말 사면을 받은 이 전 도지사는 “험지도 마다하지 않겠다”는 뜻을 최근 민주당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 이 전 도지사의 경우 강원 태백·횡성·영월·평창·정선, 강릉, 춘천 등에 대한 출마 가능성도 열려있다는 것이 정치권의 분석이다.
 

▲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

민주당은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의 총선 경쟁력을 살펴보고 있다. 그 중 한 지역이 바로 서울 동작을이다. 동작을은 한국당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재선에 성공한 지역이다. 나 전 원내대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여성 정치인인 만큼 민주당에선 그에 맞는 인물로 고 대변인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은 고 대변인의 경쟁력을 확인하기 위해 경기 고양에 대한 여론조사도 진행했다. 또 ‘보수 텃밭’인 경기도 의정부, 서울 서초서도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고 대변인에 대한 여론을 다각도로 살펴보기 위함으로 읽힌다. 

고 대변인은 문재인정부의 첫 여성 대변인이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그는 지난 19대 대선서 문재인 대통령의 영입으로 대통령 후보 선거대책위원회 공보단 대변인으로 활약했다. 당선된 후에는 청와대에 입성해 2년 동안 선임행정관급 부대변인을 역임했다.

여걸 대결
성사되나

당초 자신에 대한 출마설에 선을 그었던 고 대변인은 최근 자신에 대한 출마설에 “때가 되면 말씀드릴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라며 전향적인 태도를 보였다. 

민주당이 고 대변인과 함께 경쟁력을 살펴보고 있는 사람이 있다. 바로 김홍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이다. 민주당은 고 대변인과 함께 경기 고양에 김 의장을 넣고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 의장은 지난해 10월16일 21대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고 대변인, 김 의장과 함께 MBC 아나운서 출신인 한준호 전 청와대 행정관도 경기 고양 여론조사에 포함됐다.


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뜨고 있는 전략공천 카드다. 민주당은 인천 연수을서 그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4선 중진인 송 의원의 지역구는 인천 계양을이다. 그는 인천 계양구가 분구되기 전인 지난 16대부터 17·18·20대까지 이 지역 총선서 승리했다.

인천 연수을의 현역은 한국당 민경욱 의원이다. 그는 새누리당(한국당 전신) 소속으로 지난 20대 총선 때 이 지역에 입성했다. 이전에는 황우여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이곳에서 4선을 하는 등 민주당 입장서 ‘험지’로 꼽힌다. 
 

▲ 김홍걸

송 의원에 대한 여론조사가 실시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지역 총선 분위기가 불붙었다. 현역인 민 의원과 연수을 출마를 선언한 정의당 이정미 의원의 신경전이다. 민 의원은 송 의원의 소식이 전해진 직후 자신의 SNS에 “4선쯤이 와서 붙어야 좀 재미가 있다”며 “너무 싱거운 싸움이 될 뻔 했는데 연수을 선거구도가 흥미롭게 변하고 있다”고 이 의원을 저격했다. 

이 의원도 신경전서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 8일 자신의 SNS를 통해 그는 “초선인 사람이 4선 운운하며 마치 자기가 4선급쯤 된다고 우기는 것”이라며 “초조한 사람의 허장성세”라고 맞받아쳤다.

나경원 VS 고민정 성사?
이낙연 ‘종로’ 가능성↑

정치권은 강경화 외교부장관의 전략공천 가능성 역시 열어두고 있는 상태다. 앞서 강 장관은 ‘총선 차출설’을 꾸준히 받아왔다. 지난해 중순부터 서울 동작을 또는 서초갑 출마설이 꾸준히 제기됐다. 민주당은 강 의원을 서울 동작을과 송파갑 여론조사 후보군으로 포함시킨 것으로 전해진다.

전략공천 가능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지역도 있다. 바로 박영선 장관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구로을이다. 이 지역은 박 장관의 입각 후 꾸준히 거물급의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돼왔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구로을에 출마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지역 정가는 뜨거워졌다. 윤 전 실장은 ‘문재인의 남자’라 불릴 만큼 이번 정부 실세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대통령에게 대면 보고를 하는 몇 안 되는 인물로 꼽히며, 주중 현안점검회의 뒤 소수 참모만 참석하는 ‘티타임’에도 참석해왔다. 문 대통령이 의원이었던 지난 19대 국회 때는 보좌관으로 활동했다. 문 대통령의 ‘복심’ 중에서도 최고로 꼽히는 이유다.

윤 전 실장은 최근 청와대를 떠났다. 그는 지난 6일 자신의 SNS에 ‘청와대를 떠나며’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려 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사실상의 출마 선언이었다. 윤 전 실장은 구로을 현역인 박 장관 의원실에서 일하는 보좌진을 넘겨받았다고 한다.

영입인재를 전략공천할 가능성도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주인공은 민주당이 ‘인재영입 4호’로 발표한 소병철 순천대 석좌교수다. 당은 최근 광주 동남을과 북구갑서 소 교수를 포함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 교수는 광주제일고를 졸업하는 등 광주와 인연이 깊다.
 

▲ 한준호

소 교수가 검찰 개혁의 상징적 인물이라는 점은 광주 출마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법무부 정책기획단장을 맡아 ‘법무부 변화전략계획’을 수립하는 등 법무 검찰개혁에 대한 청사진을 수립한 바 있다. 

광주는 타 도시에 비해 검찰 개혁을 바라는 목소리가 높은 지역이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YTN <더뉴스>의 의뢰로 지난달 27일 조사하고 30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광주·전라 지역 38.2%가 ‘검찰 등 권력기관 개혁 미흡’을 국정과 사회 전반서 가장 부족한 점으로 꼽았다. 이는 전 지역서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BH 출신
무혈입성?

민주당 전략공천의 그림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가운데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다. 경선 등 상향식으로 후보자를 정하는 대신 전략공천을 한다면 당내 불만이 분출될 수 있다는 비판이다. 특히 민주당 내부에선 청와대 출신들의 전략공천 가능성에 민감한 반응이다. 전현직 청와대 출신 인사 중 70여명이 이번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당내 비판을 의식한 듯 당 지도부는 청와대 출신 인사를 전략공천하지 않는 안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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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