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기획- 총선 뛰는 사람들> 배선호 민주당 세종 예비후보 “공감 넘어 감동 드릴 것”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1.13 10:20:24
  • 호수 1253호
  • 댓글 0개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총선이 다가올수록 예비후보자들의 호흡도 가빠지고 있다. 지난 4년의 노력이 그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공염불에 그칠지, 모든 것이 판가름난다. <일요시사>는 지역서 누구보다 열심히 뛰고 있는 예비후보들을 직접 찾아가는 코너를 기획했다. 그 두 번째로 세종에 나선 더불어민주당 배선호 예비후보의 얘기를 들어봤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갖고 있는 배선호 더불어민주당 예비 후보 ⓒ문병희 기자

‘공감 정치’ ‘세종 선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배선호 세종 예비후보의 캐치프레이즈다. 그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본인의 캐치프레이즈가 적힌 팻말을 목에 걸고 세종시민들께 연신 고개를 숙였다. 현 정치인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이 무엇인지 꼽아달라는 <일요시사>의 질문에 그는 망설임 없이 ‘공감’을 꼽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은 배 예비후보와의 일문일답.

- 민주당서 활동한 지는 얼마나 됐나.
▲2013년 민주당에 입당했으니 올해로 만 7년이다. 이 기간에 선거라는 선거는 다 치러봤다.

- 이력을 보니 캠프서 활동한 경험이 상당하다. 
▲2014년 6·4지방선거서 민주당 세종시당 홍보총괄팀장, 2016년 20대 총선서 이해찬 캠프 홍보선대본부장, 2017년 19대 대선서 문재인 캠프 세종 선대본부장, 2018년 세종 교육감 선거서 최교진 캠프 선대위원장으로 일했다. 

- 19대 대선 당시 충청권 정가는 안희정 쪽으로 기울었었는데.
▲대부분의 기성 정치인들이 안희정 캠프로 향했다. 나한테도 안희정 캠프로 올 생각이 없냐는 제안이 있었다. 안희정 당시 후보도 개인적으로 좋아했지만, 문재인 후보가 먼저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생각이었다. 마침 문재인 캠프서 세종 선대본부장으로 일해달라는 제안을 받아서 조직을 꾸리게 됐다.

- 기성 정치인들이 모두 안희정 캠프로 갔다면, 조직을 꾸리기 힘들었을 상황이었는데.
▲조직을 꾸릴 만큼의 인원도 없었다. 그래서 자발적인 시민들을 중심으로 조직을 구성해나갔다. 사람들은 대부분 우리가 진다고 예상했다. 당연히 세종·충남은 안희정 캠프가 가져간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왜냐면 우리 캠프서 선거 경험이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기 때문인데 우리가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 원동력은 무엇이라 생각하나. 
▲자발적으로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확장성 면에서 앞섰던 것 같다. 기성 정치인들은 본인들이 자발적으로 뛰기보다는 정무적 판단에 의해 움직이는 경향이 있지 않나.

- 캠프서의 활동이 21대 총선 출마에 영향을 미쳤나. 
▲그렇다. 이 말은 하고 싶다. 선거 때 만들어지는 조직이 굉장히 많다. 개중에는 훌륭한 분들도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거가 끝나면 항상 조직이 해체되기 십상이다. 그래서 이런 좋은 조직이 해체되지 않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에 관리를 시작했다. 그렇게 하다 보니, 조직서 내게 정치 한 번 해볼 생각이 없냐는 제안을 많이 하더라. 

-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는 어떤 인연이 있는지 궁금하다.
▲20대 총선 때 이해찬 대표의 보좌진이 찾아와서 캠프 홍보선대본부장을 맡아 도와줄 수 없냐는 부탁을 받았다. 당시는 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 대표를 컷오프하기 전이었다. 컷오프 후에도 계속 캠프에 남아 이 대표를 도왔다. 그때 총선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세종 선대본부장 대선승리 일조
선택권은 당원·시민에게…당부

- 세종의 최대 현안은 무엇인가?
▲상가 공실률 문제와 정주 여건 마련, 그리고 대중교통망의 확충이다. 

- 현안을 어떻게 풀어나갈 생각인가.
▲상가 공실률은 정주 여건이 마련되면 자연히 해결될 문제이지만, 방치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다. 그래서 공실률이 심각한 지역은 지방정부서 임대하거나 매입해 창업을 준비하는 지역주민에게 창업 컨설팅을 해주고, 직접 운영까지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창업의 실패를 줄이는 동시에 공실률까지 낮추는 방안을 생각 중이다.

대중교통망 확충의 경우, 1번 국도를 활용해 조치원-오송-반석역을 순환하는 BRT를 추진할까 한다. 도심 내 외곽순환도로를 활용해 BRT 버스가 외곽순환도로를 순환하다 기존 BRT 차선으로 재순환하는 즉, 지하철서 급행(기존 BRT 운행)과 일반(도심 외곽순환도로도 운행)의 역할을 함으로써 정시성을 확보할 수 있다. 또 기존 국철을 활용해 서울과 세종, 세종과 대전을 잇는 세종 ITX역을 신설하겠다.
 

▲ 일요시사와 인터뷰 중인 배선호 더불어민주당 예비후보 ⓒ문병희 기자

- 예비후보자로서 하루 일과는 어떻게 되나.
▲아침 인사가 먼저다. 비가 오나 눈이 오나, 항상 시민들께 인사드리고 있다. 저녁 인사도 마찬가지다. 아침 인사가 끝나면 상가를 방문하고, 요청이 오면 행사에도 가고 있다. 내가 뛰는 신도시 쪽에는 공무원이 많기 때문에 점심시간 때도 인사 드리러 간다.

- 유권자들의 반응은 어떤가. 
▲긍정적이다. 현 정치권에 대한 혐오감이 크지 않나. 새 인물, 특히 젊은 정치인에 대한 선호가 분명 있다. 젊은 정치인이 대범하게, 객기도 부리면서 싸울 줄 아는 모습을 원한다. 그런 부분에선 긍정적이다.

- 캐치프레이즈는 무엇인가.
▲‘공감 정치’다. 시민들께서 정치권을 바라보며 과연 ‘잘하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일까. 이는 기성 정치인들에게 공감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졸업하자마자 정치권에 머물며 생활 전선으로 뛰어든 적이 없어서 그렇다. 예를 들어 지금 청년들이 다포세대로 취업·결혼·출산을 포기하고 사는데, 과연 기성 정치인들이 이런 부분에 공감할 수 있을까. 반면 청년창업가인 난 그들에게 공감할 수 있다. 난 시민들과 똑같이 생활 전선서 뛰었던 사람이다. 공감을 넘어 감동을 주는 정치를 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 이 자리를 빌려 꼭 하고 싶었던 말이 있다면 무엇인가.
▲기울어진 운동장이 아닌 공정한 운동장서 마음껏 뛸 수 있게 해달라. 다른 예비후보자들과 똑같이 경쟁하게 해 달라는 뜻이다. 명함의 무게가 적다는 이유만으로 당 차원서 컷오프시킨다든가하는 것은 지양해줬으면 좋겠다. 청년이기에 기성 정치인보다 공직 스펙은 적을 수밖에 없지 않나. 선택은 당원과 시민이 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chm@ilyosisa.co.kr>


[배선호는?]

▲충남대 경영대학원 경영학과 졸업
▲전 한국전자통관진흥원 차장
▲6·4지방선거 민주당 세종시당 홍보총괄팀장
▲20대 총선 이해찬캠프 홍보선대본부장
▲19대 대선 문재인캠프 세종 선대본부장(세종대표)
▲세종교육감 선거 최교진캠프 선대위원장
▲현 민주당 전국청년위원회 대변인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범죄 신흥시장 라오스는 지금···

범죄 신흥시장 라오스는 지금···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라오스가 동남아의 마지막 프런티어이자 신흥 투자처로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이면에는 국제 범죄자들의 주요 거점으로 악용될 가능성도 있다. 수력발전과 광물, 인프라 개발을 앞세운 투자시장이 활발하게 성장하는 반면, 불법 콜센터를 중심으로 한 사이버 범죄 산업도 동시에 팽창하기 때문이다. 합법과 불법, 투자와 범죄가 교차하는 이 구조는 라오스를 단순한 ‘개발도상국’이 아니라, 국제 금융·사이버 범죄의 회색지대로 바라보게 만든다. 최근까지 라오스에서 발생한 보이스피싱 범죄는 과거 한국이나 중국에서 인식해 온 단순 전화 사기 수준을 이미 넘어섰다. 대거 이동 범죄 온상 라오스 스스로도 더 이상 ‘내륙 봉쇄국’이 아니라 ‘육상 연결국’을 자임하며 철도와 도로, 에너지, 도시 인프라를 국가 도약의 기반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이 밝은 전면 뒤에는 국제 범죄도시라는 어두운 그림자가 함께 드리워지고 있다. 투자시장과 범죄 산업이 동시에 팽창하는 이중 구조다. 라오스에서 발생하는 보이스피싱과 온라인 투자사기는 전화와 메신저, SNS를 결합한 다층적 구조가 정착됐다. 가짜 투자 플랫폼과 암호화폐, 외환(FX) 거래를 미끼로 한 고도화된 금융사기가 핵심 수법으로 자리 잡았다. 이들 범죄는 국경 지대와 특별경제구역을 거점으로 운영된다. 미얀마·태국과 맞닿은 북부지역 경제특구 일대는 외국 자본과 외국 인력이 밀집한 구조를 악용하기 쉬운 환경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겉으로는 카지노나 리조트, 개발사업사무소로 위장하지만, 내부에서는 각국 언어를 담당하는 인력이 분업 형태로 사기 전화를 걸고 메시지를 발송한다. 최근에는 캄보디아 내 대규모 범죄조직들이 현지 단속을 피해 라오스 등 인접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정황도 잇따라 포착되고 있다. 지난 10월19일 양기대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따르면, 라오스에 체류 중인 한국인 민간봉사단체 관계자는 국제 통화에서 “라오스 정부 고위 인사들에게 캄보디아 범죄조직의 라오스 이동 가능성을 물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들었다”고 전했다. 교민사회에서는 태국발 마약 범죄만으로도 벅찬 상황에서 캄보디아발 범죄조직까지 유입되면 감당이 어렵다며, 한국 정부가 후임 대사를 조속히 임명하고 경찰·영사 인력을 보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문제는 이 범죄들이 ‘라오스 현지 범죄’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피해자는 한국과 중국, 일본은 물론 동남아 전역, 유럽과 북미까지 확산돼있다. 라오스는 범죄가 실행되는 물리적 공간일 뿐, 자금은 국제 금융망과 가상자산을 통해 순식간에 국경을 넘는다. 캄 ‘프린스그룹’ 라 ‘킹스 로만스’ 해외투자 뒤에 드리운 검은 그림자 보이스피싱 조직은 가짜 투자 수익 인증 화면과 조작된 거래 내역을 제시해 신뢰를 쌓고, 일정 금액 이상이 입금되면 추가 투자나 긴급 송금을 요구한 뒤 출금을 차단하는 전형적인 수법을 반복한다. 일부 사례에서는 실제 존재하는 라오스 광산 개발, 에너지 프로젝트, 부동산 사업을 사기 시나리오에 끼워 넣어 ‘현지 실물 투자’처럼 포장하기도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 범죄 구조가 인신매매와 강제노동과 결합돼있다는 점이다. 고수익 IT·마케팅 일자리를 제안받고 라오스로 입국한 외국인들이 여권을 압수당한 채 콜센터에 감금돼 사기를 강요받는 사례가 국제 언론과 인권단체 보고서를 통해 반복적으로 드러났다. 성과를 내지 못하면 폭행과 협박이 뒤따르고, 탈출을 시도하면 몸값을 요구받는 구조도 확인됐다. 이는 단순 금융사기를 넘어 국제적 인권 범죄이자 조직범죄로 분류되는 이유다. 캄보디아 시아누크빌 일대에 밀집했던 대형 범죄단지가 해체되며 조직이 점조직 형태로 흩어지고 있다는 점도 불안 요인이다. <시사저널> 보도에 따르면, 현지 단속 이후 웬치로 불리는 범죄단지 상당수가 텅 비었고, 이들 조직원 상당수가 라오스와 태국, 미얀마 접경 지역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른바 ‘골든 트라이앵글’은 과거 세계적인 마약 생산지였지만, 최근에는 다국적 피싱 사기의 온상지로 탈바꿈했다. 울창한 산림 지역에 스타링크 위성 인터넷 장비를 설치해 전 세계를 상대로 보이스피싱과 로맨스 스캠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라오스 북부 보케오 지역에는 ‘범죄단지’를 넘어선 ‘범죄마을’도 존재한다. 중국 카지노 그룹 킹스 로만스가 99년간 임차해 카지노와 호텔을 운영하는 이 지역은 사실상 외부 접근이 차단된 치외법권에 가깝다. 불법도박과 마약 밀매, 스캠 사기, 암호화폐 자금세탁이 복합적으로 이뤄진다는 의혹이 제기돼왔고, 미국은 이미 2018년부터 킹스 로만스를 초국가범죄 기업으로 지정해 제재하고 있다. 캄보디아에 프린스그룹이 있다면, 라오스에는 킹스 로만스가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국경 넘는 나쁜 놈들 마약 범죄 역시 라오스의 또 다른 어두운 단면이다. 최근 라오스 공항에서 마약을 소지한 채 출국을 시도하다 적발되는 한국인이 급증했다. 비엔티안과 지방 공항에서 잇따라 체포된 사례들은 대부분 헤로인과 케타민, 필로폰 등 대량의 마약을 포함하고 있다. 라오스 형법은 마약 범죄에 극히 강경하다. 일정 기준을 초과하면 사형이나 무기징역까지 선고될 수 있고, 미수나 공범 역시 동일하게 처벌된다. 실제로 2019~2020년 비엔티안 공항에서 필로폰을 소지하다 적발된 한국인 2명은 현재까지도 장기 복역 중이다. 주라오스 한국대사관이 “타인으로부터 물건을 위탁받지 말라”고 반복적으로 경고하는 배경이다. 라오스 정부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지 못한 것은 아니다. 불법 콜센터 단속과 외국인 범죄자 검거, 장비 압수와 추방 조치를 공개적으로 발표하며 국제사회의 시선을 의식하는 모습도 보인다. 그러나 단속이 강화될수록 범죄조직이 인접 국가로 이동하는 ‘풍선효과’는 반복되고 있다. 구조적 취약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범죄의 위치만 바뀔 뿐 산업 자체는 유지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같은 범죄 환경은 라오스 투자시장을 바라보는 시선에도 복합적인 영향을 미친다. 라오스는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요소를 갖춘 국가다. 수력발전과 광물, 재생에너지, 일부 농업·임산물 가공 분야는 실질적인 기회를 제공한다. 외국인 직접투자 유치도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행정 절차의 불투명성, 계약 집행의 불확실성, 외환 규제와 금융 접근성 문제는 오래된 리스크다. 여기에 사이버 범죄가 결합되면서 정상 프로젝트와 사기성 프로젝트의 경계는 더욱 흐려지고 있다. ‘정부 승인’ ‘양허권 보유’ ‘현지 고위 인맥’ 같은 표현이 반복적으로 등장하지만, 공식 검증 없이는 실체를 가늠하기 어렵다. 동남아 마지막 남은 블루오션 라오스의 개발 모델 역시 기회와 위험이 교차한다. 인프라를 외부 차관과 ODA로 먼저 구축하고 성장을 통해 상환하는 구조는 철도와 도로, 병원, 상수도 같은 가시적 성과를 냈다. 그러나 정부 부채는 GDP(국내총생산) 대비 60% 후반으로 추정되고, 낍(KIP)화 약세는 상환 부담을 키우고 있다. 빚으로 지은 인프라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자산이 아니라 부담으로 남을 수 있다는 경고다. 현장에서는 인프라가 완공돼도 운영 시스템과 인력, 수요가 따라오지 못하는 모습이 반복된다. 다만, 한국 정부는 ‘메콩강 내륙국’으로 외교적 지평을 넓히기 위한 포석으로 라오스를 지목했다. 해양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제 개발 속도가 더딘 메콩강 유역 내륙국 시장을 선점해 경제협력의 이익을 극대화하겠다는 판단도 깔려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올해 마지막 정상회담 대상국으로 라오스를 선택한 이유다.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통룬 시술릿 라오스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했다. 이날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라오스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것은 12년 만이다. 라오스는 대표적인 메콩강 유역의 내륙 국가로 꼽힌다. 인도차이나반도의 젖줄인 메콩강은 중국 칭하이성에서 발원해 윈난성과 미얀마, 태국, 라오스, 캄보디아, 베트남을 거쳐 남중국해로 흐른다. 한국은 중국과 미국에 이어 '3대 교역국'으로 꼽히는 베트남을 비롯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의 해양국과 활발한 경제·문화·인적 교류를 해온 반면 라오스와 미얀마, 캄보디아 등 메콩강 유역 내륙국과 비교적 교류가 적었다. 조원득 국립외교원 아세안인도연구센터장은 “(한국의) 경제협력이나 투자는 베트남 등에 집중됐고 동남아의 내륙 국가에 대한 실질적인 투자 등은 이뤄지지 않았다”며 “최근 몇 년간 (한국이) 한미일 외교에 집중하다 보니 (내륙국에 대한) 정치·외교적인 관심이 많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범죄로 얼룩 이면엔 ‘기회의 땅’ 무궁무진 천연 광물과 수력발전 이재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메콩강 유역 국가들은 베트남처럼 경제적으로 한 단계 높은 층위를 차지하는 국가들과 아닌 국가들로 구분돼있다”며 “메콩강 지역 개발의 최대 수혜는 상대적으로 빈곤한 국가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얀마는 군부독재라는 문제가 있고 캄보디아는 온라인 ‘스캠’(사기)으로 대표되는 치안 문제가 있다”며 “한국이 메콩 지역 개발을 위해 손잡고 일할 수 있는 국가는 현재로선 라오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해양국들뿐 아니라 내륙국들과 교류·협력 등을 통해 아세안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된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아세안의 GDP 규모는 약 3조8000억달러(약 5590조원)로 국가로 치면 세계 5위 수준이다. 인구 규모는 6억7000만명으로 세계 3위다. 미중 갈등을 계기로 국제사회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지속되면서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미국·중국·일본·러시아 등 ‘4강’을 넘어 아세안 등 신흥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이 대통령은 취임 후 약 6개월 만에 G7(주요 7개국), 유엔(UN·국제연합)총회,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해 상생과 연대의 가치를 강조하며 자유무역 질서 및 다자주의 회복에 힘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통룬 주석과의 확대회담에서 “라오스가 통룬 주석의 리더십 하에 내륙 국가라는 지리적 한계를 새로운 기회로 바꿔 역내 교통·물류의 요충지로 발전한다는 국가 목표를 성공적으로 추진할 것으로 확신한다”며 “이 과정에서 한국이 든든한 파트너로서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양국 간 호혜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협력관계를 더욱 확대·발전시켜서 양국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성과를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수익 보장? 의심부터 결국 라오스의 투자시장과 보이스피싱 범죄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제도적 공백과 국경 지대의 느슨한 관리, 외국 자본과 인력 유입이 만들어낸 회색지대라는 동일한 토양에서 자라난 두 개의 얼굴이다. 라오스는 여전히 기회의 땅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기회는 이제 철저한 검증과 리스크 관리 없이는 접근하기 어려운 영역이 됐다. 높은 수익률을 약속하는 투자 제안일수록, ‘이미 현지에서 잘 돌아가고 있다’는 말일수록 냉정하게 의심해야 하는 이유다. 라오스 투자시장의 성장과 국제 범죄 산업의 확산은 우연이 아니다. 그것은 같은 구조가 낳은, 서로 다른 두 개의 결과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