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를 위한 박물관 ②춘천 애니메이션박물관

어린이들의 보물섬

▲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로보트태권V

추운 겨울에는 실내에서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박물관 여행이 인기다. 어린이와 함께라면 강원도 춘천에 위치한 ‘애니메이션박물관’을 추천한다. 아이에게는 동화적 상상력을, 어른에게는 추억을 안겨주는 특별한 놀이터이기 때문이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초창기 애니메이션 작품과 포스터, 촬영용 카메라와 영사기 등 방대한 자료를 소장하고 있다. 2003년 10월 개관 이래 꾸준한 사랑을 받아오다가, 전시품을 대폭 보강해 2018년 9월에 재개장했다.

▲ 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 라바가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관람객을 맞이한다.

‘움직이고 자극하고 만지고 놀아보자’는 박물관 포스터 문구처럼, 애니메이션 관련 체험 시설이 곳곳에 있어 밝은 표정으로 분주히 돌아다니는 어린이들이 자주 눈에 띈다. ‘애니메이션박물관’은 밖에서부터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인기 애니메이션 주인공 라바가 귀여운 표정으로 관람객을 맞는다. 그냥 지나치면 섭섭하다. 박물관 배경으로 라바와 함께 기념사진 한 컷 찍고 들어간다.

▲ 카메라 렌즈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1층 전시관 입구

애니메이션의 역사

박물관 여행은 카메라 렌즈 속으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1층 전시물은 주로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보여준다. 1892년 프랑스 아티스트 에밀 레이노의 애니메이션을 시작으로, 셀 애니메이션과 컬러 애니메이션, 장편 애니메이션 등 애니메이션 역사의 흐름을 흥미롭게 전시하고 있다.

한승태 애니메이션박물관 본부장은 “1층에서 애니메이션이라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2층에 있는 애니메이션 미로 속에서 자신의 길을 탐색한 뒤, 체험 공간에서 애니메이터가 돼 집으로 돌아간다는 스토리텔링으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소개한다.

▲ 1970년대 만화방 문화를 재현한 공간

이어지는 공간은 ‘추억의 만홧가게’로, 1970년대 만화방 문화를 재현했다. 이 코너는 어른들이 더 좋아한다. 추억을 방울방울 떠올리며 아이들에게 만화책 이야기를 들려주는 모습이 마음을 따스하게 한다. 로보트태권V는 어른과 아이를 같은 마음으로 이어준다.


아빠와 아들이 나란히 서서 로보트태권V에 숨겨진 10가지 기술에 푹 빠진다. 1800년대 환등기와 1960년대 가스 영사기, 국내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 시나리오 등 귀한 전시물이 많다.

▲ 국내 최초 장편 애니메이션 〈홍길동〉 시나리오 ▲ 세계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전시한 2층 세계관

1층을 둘러본 뒤에는 다양한 애니메이션 포스터가 있는 ‘상상의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올라간다. 2층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 세계의 애니메이션과 캐릭터를 전시한 세계관이 미로처럼 구성된다. 일본관의 〈독수리 오형제〉 원화를 눈여겨보자.

〈독수리 오형제〉는 우리나라의 일본 OEM 첫 작품으로, 시즌 첫 작품의 원화는 우리나라에만 남아 있다. 춘천관도 놓치지 말자. 〈구름빵〉을 비롯해 춘천에서 제작한 애니메이션을 소개한다.

▲ 애니메이션 기법을 몸으로 경험하는 핀 스크린 체험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가장 인기 있는 곳은 2층 체험 공간이다. 사운드를 만들어보는 폴리 아티스트 체험, 애니메이션 기법을 몸으로 경험하는 핀 스크린 체험이 인기다. 애니메이션 〈달려라 하니〉의 목소리 주인공이 되고 싶다면, 더빙 체험에 도전해보자.

네 사람 목소리까지 녹음할 수 있어, 가족이 함께하면 더 즐겁다. 2층 전시실에는 애니메이션 〈홍길동〉을 탄생시킨 신동헌 감독을 기념하는 메모리얼홀과 안재훈 감독의 작품 세계를 보여주는 〈안재훈 감독〉 기획전이 열리는 기획전시실이 있다.

▲ 프라모델 부품 같은 토이로봇관 복도

애니메이션박물관에서 몸을 풀었다면, 옆에 있는 토이로봇관으로 가자. 로봇을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공간으로,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로봇의 매력에 푹 빠져든다. 입구에 있는 마리오네트 로봇 공연단, 직접 조작할 수 있는 거미 로봇, 소형 자동차 로봇을 조종해 미로를 탈출하는 미로 경주 로봇 등 흥미진진한 구경거리가 이어진다.

‘움직이고 자극하고 만지고 놀아보자’ 
상상력·추억 안겨주는 특별한 놀이터


‘로봇은 상상력이다’라고 쓰인 로봇전시관은 애니메이션에 등장한 로봇 기술이 현실에 적용된 사례를 보여주며, 아이들에게 미래를 꿈꾸게 한다.

▲ 공기를 주입하면 일어나는 에어 로봇

2층에는 로봇 모형을 향해 에어볼을 쏘는 놀이, 공기를 주입하면 일어나는 에어 로봇, 시뮬레이션 후 직접 드론을 조종해볼 수 있는 공간 등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 시설이 다양하다. 오전 10시30분부터 오후 5시까지 하루 7회 공연하는 로봇 댄스도 흥미롭다. DJ 팜팜과 로봇들이 약 15분 동안 음악에 맞춰 흥겨운 댄스를 보여준다.

▲ 토이로봇관 3층에 있는 카페 ‘갤러리툰’, 탁 트인 전망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신나게 체험한 후 잠깐 쉬고 싶을 때는 3층에 있는 카페 ‘갤러리툰’이 제격이다. 탁 트인 전망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북한강을 바라보며 따뜻한 커피 한잔 나누는 시간도 특별하다. 관람료는 애니메이션박물관과 토이로봇관 각 6000원, 통합권 1만원이다(2020년 1월2일부터 적용).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휴관일은 월요일과 1월1일이다. 

▲ 벽화가 예쁜 효자마을 낭만골목

춘천에는 이름에 ‘낭만’이 들어간 곳이 유난히 많다. 그중 하나가 효자마을 ‘낭만골목’이다. 벽화가 예쁜 곳으로 아기자기한 매력이 반짝인다. 효를 주제로 한 벽화가 이어지고, 집마다 개성 넘치는 고양이 그림도 재밌다. 구름빵 그림을 비롯해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벽화가 많아, 아이와 함께 구경하기 좋다.

▲ 곳곳에 개성 넘치는 그림이 있는 춘천낭만시장

돌아다니다가 출출하면 ‘춘천낭만시장’으로 가자. 춘천낭만시장은 춘천중앙시장의 다른 이름으로, 춘천에서 가장 큰 전통시장이다. 저렴하고 먹음직스러운 시장표 주전부리를 맛볼 수 있다. 시장 구석구석에 있는 벽화는 덤이다. 개성 넘치는 그림이 발걸음을 멈추고 한참 바라보게 만든다.

▲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이상원미술관

춘천낭만시장

고즈넉한 춘천의 멋을 느끼고 싶다면, 화악산 아래 있는 ‘이상원미술관’이 어떨까. 춘천 출신 이상원 화백의 작품을 전시한 곳으로,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이 인상적이다. 화악산 계곡을 따라 산책로가 조성됐으며, 유리와 금속, 도자기 등 다채로운 예술 체험도 운영한다. 산속에 있어 눈이 오는 날은 피해서 방문하는 게 좋다.

 

<여행 정보>
 
당일 여행 애니메이션박물관→토이로봇관→효자마을 낭만골목→춘천낭만시장

1박2일 여행 코스
첫째 날: 애니메이션박물관→토이로봇관
둘째 날: 이상원미술관→효자마을 낭만골목→춘천낭만시장  

관련 웹 사이트 주소
- 춘천에서낭만여행(춘천 관광 포털) http://tour.chuncheon.go.kr
- 애니메이션박물관 www.animationmuseum.com
- 토이로봇관 www.robotstudio.kr
- 이상원미술관 www.lswmuseum.com

문의 전화
- 춘천시청 관광과 033)250-3089
- 애니메이션박물관 033)245-6470
- 토이로봇관 033)245-6461
- 이상원미술관 033)255-9001

대중교통
기차: 용산역-춘천역, ITX 청춘 하루 18~30회(06:00~22:48) 운행, 약 1시간10분 소요. 춘천역 1번 출구에서 도보 약 80m, 서면2·4·5·6번 마을버스 이용, 애니메이션박물관 입구 정류장 하차. 
*문의: 레츠코레일 1544-7788, www.letskorail.com


자가운전
서울양양고속도로→강촌 IC→강촌교→의암댐→덕두원→애니메이션박물관

숙박 정보
- 춘천일기스테이(한국관광 품질인증업소): 춘천시 중앙로27번길, 010-9384-7507, http://bit.ly/chuncheonstay 
- 더베네치아스위트호텔: 춘천시 효자로, 033)255-9600, www.theveneziasuite.com
- 이상원미술관 뮤지엄스테이: 사북면 화악지암길, 033)243-2114, www.lswmuseum.com 
- 헤이춘천: 춘천시 남춘로, 033)243-5566
- 봄스테이: 춘천시 남춘로36번길, 033) 264-1477, www.bomhotel.com
- KT&G상상마당 춘천스테이: 춘천시 스포츠타운길399번길, 033)818-4200, www.sangsangmadang.com/stay/preview 

식당 정보
- 우미닭갈비 본점(닭갈비): 춘천시 금강로62번길, 033)253-2428, www.woomidakgalbi.co.kr
- 유포리막국수(막국수): 신북읍 맥국2길, 033)242-5168 
- 육림닭강정(닭강정): 춘천시 중앙로77번길, 033)244-1510 
- 원조숯불닭불고기(닭갈비): 춘천시 낙원길, 033)257-5326
- 큰집한우(한우구이): 춘천시 서부대성로, 033)241-3944 
- 남촌막국수(막국수): 춘천시 당간지주길, 033)253-6003

주변 볼거리
춘천막국수체험박물관, 책과인쇄박물관, 달아실, 국립춘천박물관, 김유정문학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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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연예계 스캔들과 정치권 음모론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때 연예계를 떨게 했던 ‘마의 11월’이 다시 온 걸까? 매년 11월마다 연예계와 방송가에서 각종 이슈가 터진다는 말에서 비롯된 표현이다. 아슬아슬하게 11월은 넘기는가 싶더니 12월이 되자마자 연예계 이슈가 온 세상을 뒤덮었다. 동시다발로 터져 나온 연예계 사건·사고에 정작 중요한 이슈들이 가라앉고 있다. SNS에서 의혹이 제기되고, 이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게재된다. 얼마 가지 않아 기사로 보도된다. 유튜브 쇼츠로 제작돼 확산한다. 다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다. 방송으로 퍼진다. 방송분이 편집돼 다시 유튜브 영상으로 제작된다. 이 모든 과정에서 생산된 콘텐츠는 SNS를 통해 재생산된다. 다른 이슈가 불거진다. 반복된다. 하루 사이 연달아서 최근 이슈가 퍼지는 방식이다. 기사 등을 통해 정보가 대중에게 전달되던 시기는 이제 끝났다. 이제는 오히려 언론이 온라인 커뮤니티 글을 소스로 기사를 작성하는 판이다. 동시에 레거시 미디어를 통해 정보가 확산하던 시기도 지나간 지 오래다. 이제 모두가 유튜브로 이슈를 확인하고 댓글을 통해 의견을 표출한다. 문제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레거시 미디어로, 또다시 유튜브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로 정보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자극도가 높아진다는 점이다. 동시에 확인되지 않은, 왜곡된 내용이 처음 올라온 정보에 덕지덕지 달라붙는다. 확산 속도 또한 어마어마하게 빠르다. 몇 시간이면 대형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를 비롯해 유튜브까지 퍼진다. 이 사이클은 무한정 돌아간다. 시간이 가면서 대중은 짧은 영상에 목말라 하고 있다. 분 단위의 영상보다는 초 단위 쇼츠에 더 열광한다. 영상 제작자는 조회수가 곧 돈이기에 대중의 입맛에 콘텐츠를 맞출 수밖에 없다. 도파민을 바라는 대중의 눈에 들기 위해선 흡인력 있는 영상을 만들어야 한다. 사실이든 아니든 그것은 중요하지 않다. 불과 일주일 새 연예계에서 동시다발로 이슈가 터졌다. 과거, 약물, 갑질, 조폭 의혹 등 언급되는 단어만으로 충격이 일었다. 여기에 의혹에 연루된 연예인의 면면이 전부 각 분야에서 잘 알려진 사람이라는 점은 이슈 확산에 기름을 부었다. 순식간에 커뮤니티와 유튜브 등이 불타올랐다. 배우 조진웅이 과거에 소년범이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올해 광복절 경축식을 비롯해 정부 행사에 자주 얼굴을 드러냈던 터라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는 반응이 많았다. 비상계엄 사태 때에도 SNS에 글을 올리는 등 말할 때는 하는 이른바 ‘개념 연예인’으로 알려져 있어 대중은 조진웅의 반응을 기다렸다. 기사, SNS로 한꺼번에 유튜브 타고 빠른 확산 하지만 소년범이었던 과거가 사실로 드러나고 그가 은퇴를 선언하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다. 동시에 조진웅의 은퇴를 두고 ‘과거의 일’이라는 의견과 ‘피해자를 생각하라’는 의견이 대립하기 시작했다. 일부 진보 진영 정치인이 한두 마디씩 말을 보태면서 의견 대립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여기에 소년범 의혹을 최초로 기사화한 언론의 보도 윤리도 도마 위에 올랐다. 개그우먼 박나래는 매니저 갑질 의혹과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이 동시에 불거졌다. 매니저들이 박나래를 상대로 고소했다는 보도가 나온 이후 줄줄이 이어진 후속 보도에서 드러난 의혹들이다. 박나래가 매니저들과 진실 공방을 벌이는 내용이 거듭해서 언론 보도, 유튜브 쇼츠 등으로 이어지면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있다. 특히 불법 의료 시술 의혹은 ‘주사 이모’라는 존재가 등장하면서 판이 커질 기미를 보이고 있다. 주사 이모는 박나래에게 주사 등을 통해 투약한 인물로 추정된다. 해당 인물의 SNS가 공개되면서 몇몇 연예인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 조사가 예정돼있어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개그맨 조세호는 조폭 연루설에 휘말렸다. 조세호 의혹은 SNS를 통해 사진이 공개되면서 확산했다. 폭로자가 조세호와 조폭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고 글을 쓰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그 여파로 조세호는 고정 출연하고 있던 <유 퀴즈 온 더 블럭>과 <1박 2일>에서 하차했다. 유명 연예인 도마 위에 아이돌 그룹 BTS의 정국과 에스파 윈터의 열애설도 비슷한 시기에 터졌다.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두 사람이 비슷한 위치에 ‘커플 타투’를 했다는 의혹이 나왔다. 두 멤버의 소속사인 하이브와 SM엔터테인먼트는 ‘노코멘트’라고 입장을 밝혔다. 두 그룹이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만큼 계속 언급되는 중이다. 한 건만으로도 상당한 파급력을 지닐 사건이 연이어 터지면서 일각에서는 누군가가 민감한 이슈를 덮기 위해 연예계 사건·사고를 일부러 수면 위로 끌어올린 게 아니냐는 이른바 ‘음모론’이 제기되고 있다. 앞서 매년 11월마다 연예인 관련 사건이 일어나는 것을 두고 나왔던 이야기가 이번에 다시 나온 것이다. 정치나 사회 이슈와 비교해 연예계 관련 사건·사고 소식은 대중에게 직관적으로 다가가는 편이라 몰입도가 높다. 동시에 휘발성도 크다. 또 대중에게 잘 알려진 연예인일수록 사건의 파급력이 크다. 물론 연말연시를 앞두고 머리 아픈 이슈에 질린 대중에게 연예계 문제는 더할 나위 없이 흥미로운 소재라 말이 나오는 것일 뿐 확인된 바는 없다. 말 그대로 ‘도시괴담’에 가깝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이번에는 상황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말이 심심찮게 보인다. 실제 여야가 한데 얽힌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교 문제, 야당에서 강하게 반발 중인 국가보안법 폐지 논란 등이 연예계 이슈에 묻혀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3300만명이 넘는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 사태도 그 사건 규모에 비해 관심도가 떨어지고 있다. 마의 11월 12월로? 통일교 관련 논란은 당초 야당인 국민의힘에 포커스가 집중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통일교로부터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이다. 그러다 최근 그 범위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으로까지 확대됐다.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통일교에서 금품을 제공한 정치인을 진술하면서 민주당 인사들도 입길에 올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 8월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통일교가 국민의힘 외에 민주당 소속 정치인들도 지원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윤 전 본부장이 언급한 인물 가운데 1명이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다고 한다. 명품 시계 2개와 함께 수천만원을 한일 해저터널 추진 등 교단 숙원사업을 위해 줬다는 것이다. 금품수수 의혹이 보도되자 전 전 장관은 지난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그는 “불법 금품수수는 없었다”면서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고 했다. 이어 “저와 관련된 황당하지만 전혀 근거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정권이 흔들릴 수도 있는 사안이라는 목소리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통일교 관련 논란으로 국민의힘에 맹공을 퍼부었는데 역풍이 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실제 국민의힘은 ‘통일교 특검’을 주장하면서 민주당과 이 대통령을 몰아가는 중이다. 공수가 뒤바뀐 것이다. 범여권에서 추진 중인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 폐지를 두고 정치권이 갈등을 빚고 있다. 국민의힘이 국보법 폐지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여야 간 힘겨루기로 비화했다. 정치권 이슈 묻히고 쿠팡도 잠잠해지나? 지난 7일 민주당 민형배, 조국혁신당 김준형, 진보당 윤종오 의원은 국보법 폐지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의원들은 “국보법은 제정 당시 일본제국주의 치안유지법을 계승해 사상의 자유를 억압한 악법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며 “국보법의 대부분 조항은 형법으로 대체 가능하며 남북교류협력법 등 관련 법률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국보법 폐지를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국가보안법 폐지, 누구를 위한 것인가’ 토론회에서 “국가정보원에서 대공수사권을 떼어내 경찰에 이관했지만 경찰은 그만한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사실상 대공수사가 공중에 붕 뜬 느낌”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보법을 폐지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건 굉장히 심각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연예계 이슈에 바로 직전 가장 큰 이슈였던 쿠팡 사태도 상대적으로 잠잠해졌다. 지난달 말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알려진 쿠팡 사태는 3370만명의 개인정보가 해외로 유출된 사건이다. 사실상 모든 고객의 정보가 털린 셈이다. 올 한 해 통신사, 카드사 등에서 개인정보 유출을 겪은 이용자는 또 한 번 직격탄을 맞았다. 쿠팡 사태는 해킹 등으로 정보가 유출된 여타 업체와 달리 전 직원의 소행으로 드러나면서 이커머스 업체의 보안 실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다. 동시에 2010년 창업 이래 이커머스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쿠팡 생태계의 민낯이 낱낱이 알려졌다. 동시에 쿠팡에서 일어난 노동자 사망사고도 재조명받는 중이다. 지난 10일에는 박대준 쿠팡 대표가 사임했다. 쿠팡은 “최근의 개인정보 사태에 대해 국민께 실망하게 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이번 사태의 발생과 수습 과정에서의 책임을 통감하고 모든 직위에서 물러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경질이라는 의견이 많다. 당분간은 계속될 듯 일각에서는 음모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여당 쪽에서 연예계 이슈를 터트린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고 있다. 통일교 논란, 국보법 폐지, 쿠팡 논란 등 대형 이슈가 여당 쪽에 불리한 내용이 아니냐는 설명이다. 한편에서는 여야가 동시에 발을 걸치고 있는 사안인 만큼 특정 진영의 유불리를 따질 수 없다는 반박도 나온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