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진 장사’ 웅진코웨이 눈물의 떨이 막전막후

1600억 손해 보면서…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웅진그룹이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코웨이를 되팔면서 그룹 자금난 해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코웨이 인수 후 재무구조 악화에 시달리던 웅진그룹에겐 뼈아픈 손해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이번 매각 손실로 당분간 웅진그룹의 자금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지난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웅진씽크빅은 넷마블에 웅진코웨이 보유지분 25.08%를 1조7400억원에 양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당초 넷마블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보다 1000억원가량이나 적은 규모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당시 투입한 자금과 비교해도 약 1600억원 이상 적다.

1600억 손실
자금난 심각

지난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기준 웅진씽크빅의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 미상환 사채 총액은 1조5749억원이다. 넷마블에 코웨이를 매각한 대금 1조7400억원이 들어온다고 해도 웅진씽크빅이 손에 쥘 돈은 1651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3월 웅진그룹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22.17%를 다시 사오면서 1조6831억원을 지불했다.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1조1000억원가량을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차입했고 3·4분기 현재 1조19억원이 장기차입금으로 남아있다. 또 한국증권이 떠안은 5000억원 전환사채(CB)도 당장 갚아야 한다.

단기차입금 730억원까지 감안하면 결국 여유자금은 1600억원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웅진은 코웨이 인수 이후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쓴 2000억원을 감안하면 인수가격 대비 1600억원이나 밑지고 팔았다.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3월 이사회를 열고 3000억원 이내서 코웨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로 한 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를 추가 확보했다. 이후 1.84%의 지분을 더 사들이는 데 들어간 금액까지 더하면 웅진그룹서 코웨이 인수를 위해 들인 돈만 1조9000억원가량이다.

넷마블 강수에 웅진 손실…차입금 등 골머리
다른 계열사도 정리하나? 잠재 매물로 주목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이 여러 이유로 인수 중단을 심각하게 고민했었다”며 “결렬이라는 강수 때문에 결국 웅진그룹도 매각 가격에 훨씬 밑도는 금액으로 코웨이를 처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의 재무상황을 들여다보면 ‘헐값 매각’의 배경을 추측할 수 있다. 코웨이 인수 직후인 지난해 3분기 웅진의 순차입금은 1조7558억원, 웅진씽크빅은 1조5449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순차입금 비율은 각각 374.9%, 231.3%까지 급등했다.
 

▲ 웅진코웨이 본사

코웨이 인수를 위한 무리한 자금 조달이 독이 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악재까지 겹쳤다. 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는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지주사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BBB+’서 ‘BBB-’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문제는 당장 코웨이 인수자금 마련에 동원된 (주)웅진 등 그룹의 유동성이 말라 있다는 점이다. 당장 2월에 740억원 규모의 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주)웅진의 1년 만기 이하 단기 차입금 규모는 2292억원에 달했다. 

승자는 넷마블?
난감해진 결과

웅진씽크빅의 단기차입금을 제외하더라도 남는 금액이 1562억원에 이른다. 이 중 지난해 10월 웅진플레이도시 등 자회사의 주식 등을 담보로 OK캐피탈서 빌린 운영자금만 1050억원이다. 더욱이 (주)웅진은 3·4분기까지 연결제무표 기준 40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더 이상 돈을 빌리기도 쉽지 않다. 이미 토지 및 건물 등 부동산을 비롯해 신탁자산의 우선수익권과 거기서 파생되는 구상권, 보험금 청구권, 정기예금 등 4434억원 규모의 자산에 담보가 잡혀 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에 욕심을 부리다 자기 발등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웨이 인수에 들어간 금액만 받고 팔았어도 자금난이 해결됐을 텐데 넷마블의 강수에 난감해진 결과가 됐다”며 “당분간 유동성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이 코웨이 매각에도 유동성 위기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자금 확보를 위한 다른 계열사들의 매각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회생절차 중인 웅진에너지는 공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위해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 주관사는 EY한영회계법인이다.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일괄 매각과 사업부별 매각 모두 가능하다.

23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웅진에너지는 현재 국내 유일 태양광 웨이퍼 및 잉곤 제조업체나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웅진에너지의 몸값은 8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다른 계열사는?
매각 추진 중

웅진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는 앞서 매각이 보류된 상태로 재매각 가능성이 크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7월 웅진플레이도시의 매각 작업을 잠정 보류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넷마블이 코웨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북센 매각을 중단했다.

웅진그룹은 지난 2018년 10월23일 공시를 통해 “웅진북센의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웅진 측은 북센 지분 72%에 대한 매각가로 약 1000억원을 기대했다.
 


골프연습장, 실내스키장, 워터파크 등 복합스포츠 시설을 운영하는 웅진플레이도시는 약 2000억원의 매각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매각 과정 중 온천이 발견되는 호재가 있었으나 차입금 등 부채 규모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판사 영업사원이었던 윤 회장은 1980년 웅진출판을 설립한 뒤 방문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웅진코웨이, 2006년 웅진에너지를 연이어 세웠다.

이후 극동건설과 서울저축은행까지 사들이며 웅진그룹을 재계 32위까지 끌어올렸다. 계열사 상장으로 윤 회장은 2006년 재벌 오너들을 제치고 주식 부호 8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매각→재매입→재매각
코웨이의 기구한 운명

하지만 무리한 인수는 그룹을 위기로 내몰았고, 건설경기 침체 속에 2012년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윤 회장은 알짜 계열사였던 웅진코웨이를 당시 사모펀드 MBK에 매각했다.

하지만 업계가 인정하는 ‘청렴’ 경제인이었던 윤 회장은 1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고, 3년 만에 빚을 모두 갚았다. 그는 법정관리 후 검찰에 소환됐지만, 비자금 조성이나 가족법인 일감 몰아주기 사례가 전혀 없어 검찰이 이례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윤 회장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동안 웅진코웨이는 그가 개척한 렌털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몸집을 불렸고, MBK는 다시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윤 회장은 올해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지분을 재인수하며 “한 달에 열 번은 상상했다”는 코웨이를 다시 품에 안았다.

그러나 이 과정서 전체 인수금액의 80%에 달하는 금액을 인수금융과 전환사채로 조달하면서 재무리스크가 급격히 커졌고, 코웨이 인수는 결국 그룹에 ‘독배’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자 윤 회장은 재인수 3개월 만에 눈물을 머금고 코웨이를 다시 매물로 내놨다. 결국 코웨이를 다시 되찾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그룹의 신용도 하락과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재매각이 시도되면서 기업 인수합병 역사 중 최악의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욕심 과했지만
무시 못할 족적

일각에선 윤 회장의 과도한 레버리지(부채로 자산 매입을 하는 전략)가 위기를 불렀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렌털 시장서 그가 남긴 족적만은 아무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업계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재기하기가 쉽지 않지만, 윤 회장은 그것을 해낸 사람”이라며 “그가 개척한 렌털 시장에서 발을 떼게 됐지만 그가 남긴 영향은 누구보다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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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지르고 보는 정청래 두 번째 카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스스로 리더십 도마 위에 올라섰다. 1인1표제 재추진과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이라는 두 개의 승부수를 동시에 던지면서다. 양쪽에서 후폭풍이 몰아치는 형국이다. ‘자기 정치’ VS ‘당원의 뜻’이라는 명분과 명분이 거칠게 붙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의 합당 논의가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지난달 22일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혁신당을 향해 “지방선거를 따로 치를 이유가 없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민주당의 반발과 ‘흡수 합당은 싫다’는 혁신당의 주장이 부딪히면서 합당 테이블조차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중구난방 가쁜 숨만 합당 논의 초반부터 혁신당 측의 반발이 이어졌다. 혁신당 서왕진 원내대표는 최고위원회의서 “본격적인 통합 논의가 시작되기 전에 오해가 형성되는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 통합은 뻔한 몸집 불리기가 아니라 새로운 희망을 제시하는 가치 연합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이 합당과 관련해 “민주당이라는 큰 생명체 내에서 혁신당의 DNA도 잘 섞이게 될 것”이라고 밝히자 이를 ‘흡수 합당’이라고 받아들인 것에 대한 유감 표명으로 풀이된다. 혁신당이 합당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전했다. 서 원내대표는 MBC 라디오를 통해 “이미 민주당은 162명 거대 정당이고 (여기에) 혁신당 12명이 합쳐지는 것은 단순한 몸집 불리기”라며 “그 이상 의미는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합당 논의 자체를 본격적으로 할 필요가 없다. 제안 방식이나 준비된 내용 자체가 없고, 오히려 지금 준비하고 있는 지방선거에 상당히 악영향이 있으니 당장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동시에 합당 논의라는 것 자체가 불가피한데 우리 원칙과 기준에 맞게, 질서 있게 논의는 진행할 필요는 있다는 긍정적 입장도 상당히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에서도 합당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지도부에서 친명(친 이재명)계로 불리는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은 합당 발표 다음 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통합을 위해서라도 정청래식 독단은 이제 끝나야 한다”며 정 대표를 겨냥하고 나섰다. 이들은 “이번 합당 제안에 앞서 정 대표와 이재명 대통령 간 교감이 있었던 것처럼 언론 보도가 됐는데,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어 “당무는 당의 책임이고, 당이 결정해야 한다. 마치 대통령이 관여하는 것처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방식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합당 논의에 이 대통령을 끌어들인 것에 이의를 제기했다. 이들은 기자회견 말미에 ▲정 대표의 공식 사과 ▲독선적 당 운영에 대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합당 제안을 언제, 누구와, 어디까지, 어떻게 논의하였는지 등을 밝힐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합당·1인1표제, 쏟아지는 안건 “뭐부터 해결해야…” 여당도 혼란 이런 상황서 정 대표의 대표 공약인 ‘1인1표제’가 최종 관문인 당 중앙위원회(이하 중앙위) 표결에 다시 부쳐지면서 논란이 재점화할 전망이다.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의 표 행사 가치 비율을 현행 20대 1 이하에서 1대 1로 변경하는 것을 골자로 지난해 중앙위원회에서 재적위원 과반수를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정 대표가 압도적 당심으로 당선된 만큼 정치권 일각에서는 1인1표제 통과로 인한 권력 재편을 견제해왔으나 두 달 만에 또다시 날 선 공방이 예고된 것이다. 지난달 19일 당무위원회는 해당 안건 상정을 중앙위서 결정한 뒤 같은 달 22~24일 권리당원 투표 절차를 마무리했다. 1인1표제 안건에 대한 투표 결과 ▲찬성 85.3%(31만5827명) ▲반대 14.7%(5만4295명)로 집계됐다. 당은 이달 2일 중앙위원회를 개최해 당헌·당규 개정에 대한 안건을 투표로 부칠 예정이며 중앙위원 온라인 투표는 3일까지 진행된다. 권리당원 투표 결과가 발표되자 정 대표는 “당원들의 압도적 다수의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1인1표제 굳히기에 나섰다. 정 대표는 “당원들의 뜻을 받들어 민주당을 더 좋은 민주주의 정당으로 만들겠다”며 “당의 모든 의사와 진로는 당원들이 가라는 대로 가고 당원들이 하라는 대로 하겠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조승래 사무총장도 페이스북에 “참여율은 지난번 16.81%에 비해 15% 가까이 높아졌고, 찬성률은 비슷하다. 압도적인 찬성 여론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며 힘을 실었다. 1인1표제를 놓고 갑론을박이 이어질 때마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을 방패처럼 소환했다. 정 대표는 “1인1표제는 당원이 주인 되는 정당, 당원주권정당, 당원주권시대 등 여러 가지 표현으로 이재명 당 대표 시절부터 3년여간 꾸준히 요구되고 논의했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이리 튀고 저리 튀고 이어 “당원과 대의원 1대 20 미만을 결정할 때도 많은 반대와 저항이 있었다. 그 당시에도 많은 논의가 있었다”며 “1인1표제는 논의할 만큼 논의했고 영남권 등 전략 지역 원외위원장들께서도 그 당시 어느 정도 이해하고 양해했던 사안으로 저는 기억하고 있다”고 밝혔다. 1인1표제는 이 대통령이 추진했던 사안인 만큼 민주당이 이를 반대할 명분이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민주당과 당원들은 정 대표가 충분한 논의 없이 중요한 사안을 본인 페이스대로 밀어붙인다는 것에 불만을 제기했다. 지난해 27표 차이로 1인1표제가 처음 부결됐을 당시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과반에 가까운 상당수 최고위원이 우려를 표하고 숙의를 원했음에도 강행, 졸속 혹은 즉흥적으로 추진된 부분에 대해 유감”이라며 정 대표를 공개 지적하기도 했다. ‘자기 세력 강화’를 위해 합당 카드를 꺼내 들었다는 의심이 가라앉기도 전 1인1표제로 또다시 당을 흔들면서 반청(반 정청래) 정서가 퍼졌다. 이재명정부가 출범한 지 1년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여당이 흔들리자 정 대표의 진퇴를 물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합당 발표 이튿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 앞에선 당원들이 주도하는 합당 반대 집회가 열렸다. 이들은 ‘정청래 사퇴’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합당 반대”를 외쳤다. 민주당 일각에도 정 대표의 ‘졸속 추진’ 행보가 이어진다면 사퇴 요구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이들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 대표의 모든 행동이 ‘자기 정치’ 프레임으로 귀결되면서 승부수가 자충수가 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정 대표는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라는 도종환 시인의 ‘흔들리며 피는 꽃’ 전문을 자신의 SNS에 공유했다. 자신의 선택을 두고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우회적으로 심경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겨냥한 듯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자신의 SNS에 “뿌리 깊은 나무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당원의 뜻은 독단으로 결코 꺾을 수 없나니, 흔들리는 것은 뿌리 없는 꽃뿐”이라며 저격 글을 게시했다. O? X? △도 필요 여의도 안팎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민주당은 혁신당과의 합당과 1인1표제 추진에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사전 논의 없이 진행된 점 등 정 대표의 독단적인 행동이 우려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 김지호 대변인 역시 “당내 문제 제기는 합당 자체보다는 의견수렴 절차가 급작스럽게 진행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정 대표가 당권을 쥐었을 당시 잡음은 예상됐으나, 일단 지르고 수습하는 예측 불허한 행동이 반복되면서 신뢰를 잃은 게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정 대표 취임 이후 ‘명청 갈등’ ‘당정 불협화음’ 등으로 민주당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최고위원들의 반발 역시 당에서도 정청래 체제에 대한 위험성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형성됐다는 근거로 해석된다. 당 대표 임기 종료까지 반년이 남았지만 정 대표의 연임 의혹은 여전한 만큼 갈등 역시 쉽게 봉합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당원주권시대를 거듭 강조했지만 막상 중요한 사안은 독단으로 결정하면서 당 안팎으로 불만이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1인1표제로 당원 중심 원칙을 강화하자”면서 합당 등 중요한 사안을 대표 혼자 결정하는 건 모순이라는 설명이다. 혁신당과의 합당 제안에 당내 반발이 이어지자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당원들이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박 수석대변인은 “(합당이라는) 당 대표의 제안은 정무적 판단과 그에 따른 정치적 결단의 영역”이라며 “그렇기에 앞으로 이런 문제에 대해 전 당원 토론, 투표 등 정해진 절차를 거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활발하게 당원의 의견을 묻는 그런 토론의 장을 마련하겠다”며 “당원주권시대에 걸맞게 당원의 뜻을 최종적으로 묻고,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거듭 강조했다. 아울러 “당원이 합당하라면 하는 것이고 하지 말라고 하면 못 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나 정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당원에게 ‘예’ ‘아니오’로만 의견을 묻는 행위가 당원주권정당의 취지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말로만 당원 주권 시대? “이제는 숙의 민주주의로” 이에 한 정치권 관계자는 “1인1표제의 경우 정 대표는 당원들의 찬성률이 압도적이었다고 말하지만 투표율은 저조했다. 이것이 무엇을 시사하는지 들여다 보지 못하고 숫자에만 매몰됐다”며 “이것을 당원주권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현재 소수의 당원이 당의 여론을 이끌고 있다. 일반 국민의 시선에서 ‘나머지 당원들은 무책임하게 방관하느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과정을 보면 당 대표가 논의를 띄우고 ‘자, 여기에 O, X로만 투표해!’ 하는 식이니 당과 당원 간의 간극이 생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인1표제와 혁신당과의 합당 모두 찬성 여론이 높다. 그럼에도 정 대표를 향한 반발은 거칠다. 결국 민주당이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라 배의 키를 쥔 선장을 향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합당 방식에 반발한 민주당 최고위원들 역시 “정 대표의 선택적 당원주권”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대통합을 가로막는 정 대표의 독선과 비민주성을 강력하게 문제를 제기한다”며 “선출된 최고위원들이 의견조차 낼 수 없는 구조, 대표 결정에 동의만 강요하는 구조는 민주적 당 운영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가고자 하는 방향은 같지만 목적지에 도달하기까지의 과정서 파열음이 나는 만큼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이 관건이다. 3대 개혁의 빠른 추진, 혁신당과의 합당을 통한 지방선거 승리, 이정부의 성공 등 각종 요구가 쏟아지면서 이를 한데 어우르는 ‘통합형 당 대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정 대표의 자기 정치 프레임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그동안 자기 정치 의혹이 숱하게 제기된 만큼 조 사무총장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당내 가장 큰 경쟁자인 한동훈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것은 당권을 계속 강화하거나 유지하기 위한 그야말로 자기 정치 아닌가”라며 “반면 정 대표는 경쟁자가 될 수 있는 조국 대표와 함께하자고 하는 것인데 이걸 자기 정치라고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엄호에 나섰다. 민주당의 민주주의 체제에 경고등이 켜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모자이크 민주주의 평화 그룹 백왕순 대표는 <일요시사>를 통해 “숙의 민주주의의 부재”를 꼬집었다. 민주주의 제자리걸음 백 대표는 “1인 1표제가 맞냐 틀리냐 갑론을박이 이어지는데 당원주권시대에는 이 방법이 옳다. 다만 이득을 놓고 계파 간의 힘겨루기만 이어지니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이라며 “혁신당과의 합당도 마찬가지다. 통합하면 이기고 분열하면 진다. 그런데 이를 차기 당권 문제와 연결해 해석하니 복잡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대한민국은 숙의 민주주의가 아닌 절차 민주주의 수준에 머물러 있기 때문에 찬반이 극명한 사안에 대해 쉽게 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원이 직접 토론하고 의견을 내는 오프라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불안한 민주당 혁신당도 ‘흔들’ 합당이라는 중대한 사안을 놓고 조국혁신당이 자당 의원들 입단속에 나섰다. 혁신당 황운하 의원이 “민주당과 합당할 경우 혁신당 조국 대표가 통합한 당의 공동대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경고한 것과 더불어 입조심을 당부한 것이다. 혁신당은 조국 대표가 즉각 황 의원의 이날 발언에 경고했다고 밝혔다. 혁신당 대변인실은 입장문을 통해 “혁신당 최고위는 이 문제(황 의원 발언)에 대해 논의하고, 이 같은 논의를 전혀 한 바가 없으며 매우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며 “조 대표 역시 강한 경고를 했음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어 “혁신당은 공식적 기구를 통해 합당과 관련된 논의를 해왔으며 위와 같은 논의는 전혀 언급된 바가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 조 대표를 비롯한 혁신당 구성원 누구도, 민주당과 합당과 관련된 실무 논의를 진행한 바가 없다”고 강조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