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진 장사’ 웅진코웨이 눈물의 떨이 막전막후

1600억 손해 보면서…왜 팔았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웅진그룹이 예상보다 낮은 가격에 코웨이를 되팔면서 그룹 자금난 해결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코웨이 인수 후 재무구조 악화에 시달리던 웅진그룹에겐 뼈아픈 손해일 수밖에 없다. 일각에선 이번 매각 손실로 당분간 웅진그룹의 자금난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지난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웅진씽크빅은 넷마블에 웅진코웨이 보유지분 25.08%를 1조7400억원에 양도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당초 넷마블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당시보다 1000억원가량이나 적은 규모다. 웅진그룹이 코웨이 인수 당시 투입한 자금과 비교해도 약 1600억원 이상 적다.

1600억 손실
자금난 심각

지난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3·4분기 기준 웅진씽크빅의 만기가 1년 이내인 단기차입금과 장기차입금, 미상환 사채 총액은 1조5749억원이다. 넷마블에 코웨이를 매각한 대금 1조7400억원이 들어온다고 해도 웅진씽크빅이 손에 쥘 돈은 1651억원에 불과하다.

지난해 3월 웅진그룹은 사모펀드(PEF)인 MBK파트너스로부터 코웨이 지분 22.17%를 다시 사오면서 1조6831억원을 지불했다. 코웨이 지분을 담보로 1조1000억원가량을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차입했고 3·4분기 현재 1조19억원이 장기차입금으로 남아있다. 또 한국증권이 떠안은 5000억원 전환사채(CB)도 당장 갚아야 한다.

단기차입금 730억원까지 감안하면 결국 여유자금은 1600억원 수준에 불과한 셈이다.


웅진은 코웨이 인수 이후 추가 지분 확보를 위해 쓴 2000억원을 감안하면 인수가격 대비 1600억원이나 밑지고 팔았다.

웅진씽크빅은 지난해 3월 이사회를 열고 3000억원 이내서 코웨이 지분을 추가 매입하기로 한 뒤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1%를 추가 확보했다. 이후 1.84%의 지분을 더 사들이는 데 들어간 금액까지 더하면 웅진그룹서 코웨이 인수를 위해 들인 돈만 1조9000억원가량이다.

넷마블 강수에 웅진 손실…차입금 등 골머리
다른 계열사도 정리하나? 잠재 매물로 주목

이와 관련해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이 여러 이유로 인수 중단을 심각하게 고민했었다”며 “결렬이라는 강수 때문에 결국 웅진그룹도 매각 가격에 훨씬 밑도는 금액으로 코웨이를 처분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그룹의 재무상황을 들여다보면 ‘헐값 매각’의 배경을 추측할 수 있다. 코웨이 인수 직후인 지난해 3분기 웅진의 순차입금은 1조7558억원, 웅진씽크빅은 1조5449억원을 기록했다. 두 회사의 순차입금 비율은 각각 374.9%, 231.3%까지 급등했다.
 

▲ 웅진코웨이 본사

코웨이 인수를 위한 무리한 자금 조달이 독이 됐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여기에 악재까지 겹쳤다. 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는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했다. 지주사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도 ‘BBB+’서 ‘BBB-’로 강등되는 수모를 겪었다. 


문제는 당장 코웨이 인수자금 마련에 동원된 (주)웅진 등 그룹의 유동성이 말라 있다는 점이다. 당장 2월에 740억원 규모의 사채를 상환해야 한다. 지난해 3·4분기 기준 (주)웅진의 1년 만기 이하 단기 차입금 규모는 2292억원에 달했다. 

승자는 넷마블?
난감해진 결과

웅진씽크빅의 단기차입금을 제외하더라도 남는 금액이 1562억원에 이른다. 이 중 지난해 10월 웅진플레이도시 등 자회사의 주식 등을 담보로 OK캐피탈서 빌린 운영자금만 1050억원이다. 더욱이 (주)웅진은 3·4분기까지 연결제무표 기준 401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더 이상 돈을 빌리기도 쉽지 않다. 이미 토지 및 건물 등 부동산을 비롯해 신탁자산의 우선수익권과 거기서 파생되는 구상권, 보험금 청구권, 정기예금 등 4434억원 규모의 자산에 담보가 잡혀 있다. 웅진그룹이 코웨이에 욕심을 부리다 자기 발등을 찍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웨이 인수에 들어간 금액만 받고 팔았어도 자금난이 해결됐을 텐데 넷마블의 강수에 난감해진 결과가 됐다”며 “당분간 유동성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웅진이 코웨이 매각에도 유동성 위기를 완전히 해소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이면서 자금 확보를 위한 다른 계열사들의 매각에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회생절차 중인 웅진에너지는 공개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회생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하기 위해 매각 공고를 냈다. 매각 주관사는 EY한영회계법인이다. 공개경쟁입찰 방식으로 일괄 매각과 사업부별 매각 모두 가능하다.

23일까지 인수의향서를 접수하고 이달 28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웅진에너지는 현재 국내 유일 태양광 웨이퍼 및 잉곤 제조업체나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 회생 절차에 돌입하게 됐다. 웅진에너지의 몸값은 800억원 정도로 예상된다.

다른 계열사는?
매각 추진 중

웅진북센과 웅진플레이도시는 앞서 매각이 보류된 상태로 재매각 가능성이 크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7월 웅진플레이도시의 매각 작업을 잠정 보류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넷마블이 코웨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 북센 매각을 중단했다.

웅진그룹은 지난 2018년 10월23일 공시를 통해 “웅진북센의 매각 작업이 진행 중이나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앞서 웅진 측은 북센 지분 72%에 대한 매각가로 약 1000억원을 기대했다.
 


골프연습장, 실내스키장, 워터파크 등 복합스포츠 시설을 운영하는 웅진플레이도시는 약 2000억원의 매각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매각 과정 중 온천이 발견되는 호재가 있었으나 차입금 등 부채 규모가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출판사 영업사원이었던 윤 회장은 1980년 웅진출판을 설립한 뒤 방문판매 경험을 바탕으로 1988년 웅진식품, 1989년 웅진코웨이, 2006년 웅진에너지를 연이어 세웠다.

이후 극동건설과 서울저축은행까지 사들이며 웅진그룹을 재계 32위까지 끌어올렸다. 계열사 상장으로 윤 회장은 2006년 재벌 오너들을 제치고 주식 부호 8위까지 오르기도 했다.

매각→재매입→재매각
코웨이의 기구한 운명

하지만 무리한 인수는 그룹을 위기로 내몰았고, 건설경기 침체 속에 2012년 웅진홀딩스와 극동건설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이에 윤 회장은 알짜 계열사였던 웅진코웨이를 당시 사모펀드 MBK에 매각했다.

하지만 업계가 인정하는 ‘청렴’ 경제인이었던 윤 회장은 1년 만에 법정관리를 졸업했고, 3년 만에 빚을 모두 갚았다. 그는 법정관리 후 검찰에 소환됐지만, 비자금 조성이나 가족법인 일감 몰아주기 사례가 전혀 없어 검찰이 이례적으로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고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다.


윤 회장이 위기를 헤쳐나가는 동안 웅진코웨이는 그가 개척한 렌털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며 몸집을 불렸고, MBK는 다시 매각 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윤 회장은 올해 3월 MBK파트너스로부터 지분을 재인수하며 “한 달에 열 번은 상상했다”는 코웨이를 다시 품에 안았다.

그러나 이 과정서 전체 인수금액의 80%에 달하는 금액을 인수금융과 전환사채로 조달하면서 재무리스크가 급격히 커졌고, 코웨이 인수는 결국 그룹에 ‘독배’가 됐다.

설상가상으로 코웨이 인수 직후 태양광 사업을 하는 웅진에너지가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고, 지주사인 ㈜웅진의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에서 BBB-로 하락하자 윤 회장은 재인수 3개월 만에 눈물을 머금고 코웨이를 다시 매물로 내놨다. 결국 코웨이를 다시 되찾은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 그룹의 신용도 하락과 자금 조달 비용 증가로 재매각이 시도되면서 기업 인수합병 역사 중 최악의 사례로 기록되게 됐다.

욕심 과했지만
무시 못할 족적

일각에선 윤 회장의 과도한 레버리지(부채로 자산 매입을 하는 전략)가 위기를 불렀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렌털 시장서 그가 남긴 족적만은 아무도 대체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업계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재기하기가 쉽지 않지만, 윤 회장은 그것을 해낸 사람”이라며 “그가 개척한 렌털 시장에서 발을 떼게 됐지만 그가 남긴 영향은 누구보다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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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를 내면서 지급보증 섰던 롯데건설에 보유지분 25%를 넘겼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사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사는 롯데건설로부터 지분을 일부 양도받은 것으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는 사실상 롯데건설인 셈이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0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해 최대주주(49%)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