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독일 유학 후 ‘유턴’한 안철수

7번 철수했다 8번 돌아왔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돌아왔다. 서울시장 선거서 낙선한 후 독일로 떠난 지 1년여 만이다. 안 전 의원이 정계에 입문한 지 벌써 8. 그 사이 수차례에 걸쳐 떠남과 돌아옴을 반복한 그를 보는 주위의 시선은 각양각색이다. 총선을 3개월여 남기고 정치권으로 돌아온 안 전 의원의 발자취를 <일요시사>가 조명했다.
 

▲ 최근 정계복귀를 선언한 안철수 전 바른미래당 의원

“돌아가서 어떻게 정치를 바꿔야 할지, 어떻게 대한민국이 미래로 가야 하는지에 대해 상의드리겠다.” 지난 2일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정계 복귀를 선언했다. 20186·13 서울시장 선거서 낙선한 뒤 같은 해 9월 독일로 떠났던 그가 13개월 만에 다시 정치권으로 돌아왔다.

SNS 글로
복귀 알려

안 전 의원은 “국민들께서 과분한 사랑과 큰 기대를 보내주셨지만 제 부족함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그러나 정치는 국가의 미래를 위한 봉사라는 제 초심은 변치 않았음을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국 정치는 8년 전 저를 불러주셨던 때보다 더 악화되고 있다이념에 찌든 기득권 정치세력들이 사생결단하며 싸우는 동안 우리의 미래, 우리의 미래 세대들은 계속 착취당하고 볼모로 잡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장차 어떻게 될지 암담하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치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깊이 생각했다. 우리 국민께서 저를 정치의 길로 불러주시고 이끌어 주셨다면, 이제는 제가 국민과 함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한다”며 “외로운 길일지라도 저를 불러주셨던 국민의 마음을 소중히 되새기면서 가야할 길을 가겠다”고 덧붙였다.


안 전 의원은 그동안 정치적 기로서 “책임진다”는 의미로 정계를 떠났다가 돌아오길 반복했다. 2011년 처음 정치권에 모습을 드러낸 순간부터 20201월에 이르기까지 안 전 의원이 특정 순간 뒤로 물러서는 모습은 7차례에 걸쳐 포착됐다. 그의 정치 스타일을 두고 철수 정치라고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20118월 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진행했다. 오 전 시장은 주민투표를 사흘 앞두고 개표 가능 투표율이 달성되지 않거나 개표한 후 찬성률이 낮아 패할 경우 사퇴하겠다고 선언했고, 투표는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다.

오 전 시장의 사퇴로 20119월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결정됐다.

당시 안 전 의원의 서울시장 선거 출마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몇몇 언론사를 통해 실시된 여론조사서 안 전 의원의 지지율은 50%를 상회했다. 하지만 그는 96일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사를 밝힌 박원순 현 서울시장과 만나 대화를 나눴고, 당일 그를 지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총선 3개월 앞두고 정치권으로
‘안풍’ 파급력 주시 중인 정계

안 전 의원과 박 시장의 조건 없는 단일화는 기존 정치권에 지쳐있던 대중들에게 적잖은 충격을 던졌다. 안 전 의원의 인기가 높아지기 시작했고 2012년 대통령 선거 출마 요구가 빗발쳤다.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통해 본격적으로 주목받기 시작한 안 전 의원은 2012919대통령 후보로 정계에 입문했다.

새누리당 후보로 박근혜 전 대통령, 민주통합당 후보로 문재인 대통령, 안 전 의원이 무소속 후보로 나선 18대 대선의 화두는 문 대통령과 안 전 의원의 단일화였다. 두 후보는 단일화 방식을 두고 협상을 벌였지만 끝내 결렬됐다. 안 전 의원은 1123일 대통령 후보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이어 두 번째 철수’였.


당시 안 전 의원은 저는 오늘 정권교체를 위해 백의종군하기로 결심했다이제 문 후보님과 저, 두 사람 중 누군가는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저는 얼마 전 제 모든 것을 걸고 단일화를 이루겠다고 말씀드렸는데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 이제 야권의 대통령 후보는 문재인 후보라고 말했다.
 

▲ 대선 출마 선언하는 안철수 전 의원

18대 대선 당일 안 전 의원은 투표를 마친 후 홀연히 미국으로 떠났다. 안 전 의원의 정치 1년차 행보는 대중은 물론 정치권에도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 몇몇 언론에선 18대 대선서 과반 득표로 첫 여성 대통령타이틀을 따낸 박근혜 대통령을 두고 안 전 의원을 2012올해의 인물로 꼽기도 했다.

안 전 의원은 2013311일 귀국과 동시에 4월 서울 노원구 병 재보궐선거에 출마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 통합진보당 정태흥 후보, 진보정의당 김지선 후보 등을 상대로 60% 넘게 득표해 국회 입성에 성공했다. 여론조사에서는 안 전 의원과 허 후보가 접전 양상을 벌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안 전 의원의 압도적인 승리였다.

이후 안 전 의원은 신당 창당을 본격화했다. 20131128일 신당 창당 준비기구 새정치추진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정계 입문 때부터 안 전 의원이 줄곧 외쳐왔던 새정치를 전면에 내세운 것. 이때부터 안 전 의원은 창당과 합당 등을 반복하며 양당 구도인 한국 정치권서 3지대를 찾기 위한 실험을 거듭하게 된다.

대선 출마로
정계 입문

안 전 의원은 새정치추진위원회 첫 회의서 어느 한 쪽에 치우침이 없고 국민 이익을 가장 우선하는 합리적 개혁주의를 지향해야 한다며 신당의 방향에 대해 발표했다. 이후 20142월 국민공모를 거쳐 새정치연합으로 당명을 확정하고 안 전 의원이 중앙운영위원장으로 추대됐다.

하지만 불과 한 달 만에 안 전 의원은 당시 민주당 김한길 대표와 신당 통합 추진을 선언했다. 6·4 지방선거서 기초자치단체 무공천을 고리로 제3지대에 신당을 창당한다는 내용이다. 당명은 새정치연합과 민주를 합한 새정치민주연합으로 확정됐다. 김 대표와 안 전 의원이 새정치민주연합의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안 전 의원은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된 지 불과 4개월 만에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2014730일 치러진 재보궐선거서 ‘411’이라는 성적표를 받아든 직후다. 특히 텃밭인 광주·전남서 박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 당선되면서 지도부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졌다. 결국 안 전 의원은 재보궐선거 다음날인 731일 전격 사퇴했다.

안 전 의원 등 지도부 사퇴 이후 새정치민주연합은 문재인 체제로 전환됐다. 안 전 의원은 반문(반 문재인) 진영서 개혁을 외치며 지도부와 대립했다. 안 전 의원은 혁신 전당대회를 요구하며 문재인 당시 당 대표를 압박했고, 문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결국 201512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기에 이른다.

20162월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지 51일 만에 안 전 의원은 신당인 국민의당을 창당했다. 국민의당은 창당 두 달 만에 치른 20대 총선서 지역구 25, 비례대표 13명 등 38석을 얻으며 일약 원내3당으로 뛰어올랐다. 당초 정치권의 예상을 깨고 녹색돌풍을 일으켰다는 평이 나왔다.

그러나 안철수 체제는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총선 2개월 만에 선거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졌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국민의당 김수민 의원(현재 바른미래당)4·13 총선 당시 선거공보물 제작업체들로부터 거액의 리베이트를 받고 일감을 맡긴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김 의원은 4·13 총선서 선거대책위원회 홍보위원장을 맡았다.

안 전 의원은 천정배 공동대표와 함께 사퇴의 변을 통해 정치는 책임지는 것이다. 제가 정치를 시작한 이래, 매번 책임져야 할 일에 대해서는 책임을 져온 것도 그 때문이라며 이번 일에 관한 정치적 책임은 전적으로 제가 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독일로 떠났다가 귀국해 대권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당
녹색 돌풍

박 전 대통령 탄핵으로 장미 대선이 확정된 후로 안 전 의원은 20174월 의원직을 사퇴하고 두 번째 대선에 출사표를 던졌다. 국민의당 후보로 완주한 안 전 의원은 21.4%의 득표율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24.0%)에 이어 3위로 낙선했다. 2011년 처음 정치권에 등장했을 때의 파괴력과 신선함이 많이 희석되면서 나온 결과였다.

대선 패배 이후 안 전 의원은 당 대표에 도전, 다시 전면에 나섰다. 2017년 하반기 들어서는 바른정당과의 합당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 과정서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통해 중도보수적인 정체성을 강화하려는 친안철수계와 호남의 지지를 받는 정당으로서 정체성을 고수하려는 반안철수계 간의 갈등이 심화됐다.

통합찬성파는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의 합당 절차에 돌입했고 통합반대파는 집단 탈당 후 신당을 창당했다. 이어 20182월 바른미래당이 공식 창당됐다. 국민의당이 바른미래당과 집단 탈당파가 만든 민주평화당으로 쪼개진 것이다. 안 전 의원은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6·13 총선을 치렀다.
 

바른미래당은 6·13 지방선거서 전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다. 안 전 의원은 서울시장 선거서 자유한국당 김문수 후보에 이어 3위로 낙선했는데 19대 대선 당시 서울서 득표한 22.7%에도 미치지 못하는 19.5%를 얻었다. 잇단 선거서 낙선한 안 전 의원은 같은해 7월 정치 일선서 물러나 성찰과 배움의 시간을 갖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안 전 의원은 기자회견서 “59개월간 정치하면서 다당제 시대도 겪고 개혁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왔지만 미흡한 점이 많았다고 전했다. 이어 세계 곳곳의 현장서 경험하고 깨달음을 얻겠다. 그 끝이 어떤 것인지 저도 잘 알 수 없지만 세계 각국은 어떻게 대응하고 변화하는지, 우리가 앞으로 나갈 옳은 방향은 무엇인지 숙고하겠다고 덧붙였다.


20189월 독일로 떠난 안 전 의원은 13개월 만에 다시 정치권으로 복귀했다. 정치권은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가 3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안 전 의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나온다. 바른미래당 재창당 자유한국당과 통합 신당 창당 등의 시나리오들이 쏟아지고 있다.

중요한 순간마다 멈칫
신선함·새정치 희석

대안신당(가칭) 박지원 의원은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 선언과 관련해 이분의 기회 포착 능력은 최고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이날 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안 전 의원이 그래도 4차 산업, 21세기형 젊은 지도자인 것만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런데 대통령이 되고 싶어 진보세력으로 위장취업했다가 실패하니까 다시 돌아갔다고 언급했다.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은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에 “귀국을 열렬히 환영한다”고 말했다. 하 위원장은 “안 대표와 어떤 협력관계를 가져갈지는 안 대표가 더 구체적인 입장을 밝힌 후에 말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귀국 의지 정도를 표명한 상태기에 구체적인 그런 것(관계 언급)은 어려울 듯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문재인정권의 심판이라는 대의에는 (안 전 의원도) 공감할 거라고 보기에 충분히 연대와 협력이 가능할 것이라며 안 전 대표가 선명야당의 깃발을 들고 문정부를 심판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거라고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전 의원은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에 대해 비판 뉘앙스의 글을 남겼다. 그는 지난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철수가 성공할 수 없는 이유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정 전 의원은 단언컨대 안철수는 성공하기 힘들다. 성공했으면 벌써 했다‘‘우물쭈물하다 내 그럴 줄 알았다는 말처럼 여러 번의 기회를 날렸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참신한 안철수의 이미지는 없고 아집과 독선, 이기주의 그리고 애매한 정체성의 실체를 드러내는 고집불통의 안철수만 남았다탈당과 신당 창당, 결별을 반복하며 정치적 자산을 소진시켰다. 대선 때 문모닝을 외치며 그를 도왔던 박지원마저 그에게서 멀어졌다고 설명했다.

왕년의 제3지대 국민의당 같은 정당을 만들어야 하는데 사람도 없고 시간도 없다. 주목받는 총선 타이밍에 들어오긴 하는데 총선 끝나면 다시 외국에 나가지 않을까 예측해본다정치를 바꾸기 전에 안철수를 바꿔라! 자신부터 바꾸지 않으면 정치를 바꿀 수 없고 안철수의 미래도 없다. 한국 정치서 이제 안철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철수-복귀
이번에는?

한편 안 전 의원의 정계복귀 선언으로 안철수 테마주가 요동을 쳤다. 안랩은 지난 2일 전 거래일 대비 23.66% 오른 81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안랩은 안 전 의원이 최대주주인 통합보안 업체다. 같은날 수정진동자 및 응용제품 제조판매업체 써니전자도 상한가로 장을 마감했다. 써니전자는 안철수 연구소 기획이사로 재직했던 송태종씨가 과거 대표이사로 재직한 바 있다는 사실이 전해지면서 관련주로 분류됐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중서 멀어진 안철수? '비호감도 70% 육박'

여론조사 전문업체 한국갤럽이 지난달 10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차기 정치 지도자에 대한 호감여부를 조사한 결과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 비호감도 69%1위를 기록했다. 호감도는 17%로 나타났다.

이낙연 총리 등 7명 조사

한국갤럽은 지난달 3일부터 사흘간 실시한 차기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5% 이상 차지한 7명을 대상으로 호감도 조사를 진행했다. 이낙연 총리, 정의당 심상정 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안 전 의원 등 7명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경기도에 판 깔린 ‘명심’ 선발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여당 강세 지역인 만큼 민심은 물론 당심까지 한번에 훑어볼 절호의 기회다. 1차 예비경선도 ‘기승전 이재명’으로 막을 내렸다. ‘찐명’ 타이틀을 거머쥘 최후의 승자는 누가 될지, 여당의 이목이 경기도에 쏠리는 이유다. 지난 22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경기도지사 예비경선을 실시했다. ▲김동연 현 경기도지사 ▲추미애 의원 ▲한준호 의원 등으로 후보가 압축되면서 3강 체제가 굳어졌다. 권칠승·양기대 후보는 고배를 마셨다. 100% 권리당원 투표로 진행된 만큼 오직 당심으로만 결정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았다. 현역인 김동연 후보는 행정력을, 추미애 후보는 검찰개혁 선봉자와 6선의 중량감을, 한준호 후보는 친명(친 이재명)계 조직력을 바탕으로 1차 관문을 통과했다는 평을 받는다. 당심 100% 첫 관문 본경선은 다음 달 5~7일 진행되며 과반 득표자가 없을 경우 상위 2명이 15~17일 결선투표를 치른다. 본경선 투표는 권리당원 50%와 국민 여론조사 50%가 반영된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으로 검찰개혁에 앞장선 추 후보는 강성 지지층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추 후보 역시 이를 동력 삼아 사법 3법(법 왜곡죄, 재판소원법, 대법관 증원법)과 중수청·공소청 설치 법안 강행 처리를 주도했다. 추 후보는 출마 선언을 통해 선명한 개혁과 강인한 리더십을 강조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이 재난지원금과 청년기본소득을 적극 추진하며 사회적 기본권을 보장하고, 수십 년간 지지부진했던 불법 계곡을 정비해 경기도가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던 것처럼 경기도에도 도민을 행정 중심에 놓는 사고의 전환과 강한 결단력의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저 추미애는 개혁이 필요하면 정면으로 돌파했다. 원칙 앞에서 물러선 적이 없었고 어려운 이웃을 외면한 적이 없었다”며 “책임지는 행정, 실천하는 행정으로 경기도정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경기도가 성공해야 이재명정부가 성공한다”며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을 전면에 내세웠다. 한 후보는 “이정부의 실용주의를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가장 분명하게 성과로 완성하겠다. 지금 경기도에 필요한 것은 망설임이 아니라 실행, 말이 아니라 결단, 계획이 아니라 책임지는 도정”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당시 한 정치권 관계자는 “추 후보는 정부를 이끌 리더십을 강조했다면 한 후보는 보조하는 조력자 역할에 방점을 찍었다. 두 사람은 공통적으로 명심을 내세웠지만 이를 활용하는 방법은 다른 셈”이라며 “민주 당원도 어떤 역할이 이정부 성공에 도움이 될지 저울질하면서 선거 과정을 지켜볼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역인 김 후보는 “일잘러(일을 잘하는 사람) 대통령에게는 일잘러 도지사가 필요하다”며 행정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김 후보는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를 지내던 당시 추진하던 기본소득과 지역화폐 등의 정책을 이어받아 발전시킨 사례를 성과로 제시했다. 김 후보는 “지금 이 대통령이 가장 강조하는 것은 ‘속도와 체감’이다. 좌충우돌, 시행착오로 낭비할 시간이 우리에겐 없다”며 자신이 이정부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국정 제1동반자’임을 거듭 강조했다. ‘강경’ 추 ‘친명’ 한 ‘비명’ 김 앞다퉈 “내가 국정 파트너 적임자” 정치권은 세 사람의 성향이 모두 다른 점에 주목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강성 추미애’ ‘친명 한준호’ ‘비명(비 이재명)이었던 김동연’이 한자리에 모였다. 경기도지사 선거를 빙자한 ‘친명 선발 토너먼트’인 격”이라며 “최종 후보가 선정되는 과정을 따라가다 보면 민주당 권력이 어디를 향하는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어 “국민의힘이 끼어들 틈이 없다 보니 민주당만의 리그가 됐다. 민주당 최종 후보는 경기도지사직뿐만이 아니라 ‘이재명의 복심’이라는 타이틀까지 얻는 효과를 본다. 민심과 당심의 향배를 모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세 사람 모두 네거티브 경쟁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예비경선 득표율을 놓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한 후보 측이 “(예비경선) 2위를 확신한다”고 주장하며 불을 지핀 것. 득표율은 후보 본인에게만 공개되지만 본선 진출을 위해 각자 유리한 여론 조성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예비경선이 치러진 다음 날인 23일, 민주당 염태영 의원은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한준호 후보 본경선 전략 브리핑’을 갖고 “당이 후보별 전체 순위와 득표율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추정치라는 점을 전제로 한다”면서도 “한 후보가 상당히 약진했고, 권리당원 투표에서는 2위를 했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 중요한 것은 현재 수치보다 추세와 흐름”이라며 “경기도민과 권리당원들이 경기도의 미래를 이끌 새로운 지도자의 기준을 바꾸기 시작한 결과가 이번 예비경선에 반영됐다”고 해석했다. 이에 김 후보는 “순위 발표도 안 됐는데 각자 자기주장 하는 것”이라고 받아쳤다.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권리당원의 당심과 경기도민의 민심,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사람의 승리다. 김 후보는 당심이, 나머지 두 후보는 민심에 취약한 만큼 각각 절반이 부족하다는 평이다. 민심과 당심이 언제나 같은 방향으로 흐르지 않는 만큼 후보들은 전략 수정에 나섰다. 그동안 추 후보는 각종 개혁에 앞장서는 등 강성 이미지를 굳혀왔다. 하지만 강성 이미지는 양날의 검이 돼 2024년 하반기 국회의장 선거 당시 낙선 원인이 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강성 당심은 추 후보를 밀었지만, 의원 투표 결과 온건파인 우원식 후보가 당선되면서 급제동이 걸린 것. 추 후보는 6선의 중진이지만 이번 경기도지사까지 패배하게 되면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역풍 불라” 완급 조절 이를 의식한 듯 최근 추 후보는 ‘추다르크’라는 별명을 내려놓고 행정가로서의 면모와 실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추 후보는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입법·사법·행정을 골고루 경험한 유일 후보”라며 “입법을 통해 큰 틀 아이디어를 냈다면 이제는 현장에 뛰어들어 성과를 내보고 싶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완수를 본인의 최대 성과로 내세운 추 후보가 법사위원장을 내려놓고 선거에 뛰어든 것 역시 중도를 설득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권리당원 100%로 치러진 예비경선과 달리 본경선은 일반 여론조사와 당원 조사가 각각 50%씩 반영된다. 결국 줄어든 강성 당원의 영향력 만큼 중도층을 최대한 끌어오는 것이 관건이다. 추 후보는 사퇴 기자회견을 통해 “지난 7개월간 법사위원장으로서 총 682건의 개혁법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했다”며 “법 왜곡죄를 도입하는 ‘형법’, 재판소원을 허용하는 ‘헌법재판소법’, 대법관 증원안이 담긴 ‘법원조직법’ 개정안 등 사법개혁 3법과 검찰청 폐지, 공소청·중수청 법안까지 검찰개혁 과제를 완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언제나 제 중심에는 국민이 있었고, 어떠한 가시밭길도 외면하지 않았다”며 “2021년 검찰개혁을 완수하지 못한 채 법무부 장관 자리를 떠나야 했던 무거운 발걸음이 아니라 이처럼 뜻깊은 결과를 여러분께 보고드릴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힘이 되어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며 “대한민국의 중심 경기도를 승리로 이끌고 이정부와 함께 국민주권시대를 만들어 내겠다”고 덧붙였다. 한 후보는 오히려 ‘이재명 픽’을 앞세웠다. 이정부를 흔드는 세력을 향해 각을 세우면서 전투력을 강조하는 등 기존 지지층 결집에 나섰다. 최근 한 후보는 ‘이재명 공소 취소설’의 근원지인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대통령의 생각을 자꾸 언급하는 것 자체가 당을 지휘하고 있는 당 대표로서 맞냐는 생각이 있다”며 김어준씨와 정청래 대표 등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여권 갈등의 뇌관이 된 유시민 작가의 ‘ABC론’을 놓고 설전이 이어지기도 했다. 유 작가는 민주당 지지층을 A(가치 중시), B(본인 이익 추구), C(A, B의 교집합) 등 세가지 그룹으로 분류했으며 특히 B그룹은 “이익과 생존을 위해 친명을 자처하는 이들”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한 후보는 “갈라쳐서 얻는 게 뭔지 모르겠다”고 반응했고 유 작가가 재반박에 나섰다. 이후 한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작가님의 말씀, 무겁게 듣고 있다. 그래서 더 안타깝다”며 “저를 향한 비판과 비난은 기꺼이 감당하겠다. 하지만 이 대통령님과 정부는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꼬집었다. 이어 “지금의 모습은 불안한 외줄타기 같다”며 “선은 분명하다. 그 선은 지켜달라”고 요구했다. 끊지 못한 명 꼬리표 한 후보는 “53% 싸움”을 내세우며 본경선 승리를 위한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오는 6월 선출되는 경기도지사의 임기는 4년으로 이 대통령의 남은 임기와 맞물린다. 따라서 이정부와 합을 잘 맞추는, 명심을 잘 꿰뚫는 후보가 경기도지사에 당선되어야 한다는 게 한 후보 측 지지층의 핵심 메시지다. 한 후보 역시 “‘이재명 지사였다면 벌써 해결했을 일들’을 한준호가 가장 스마트하고 빠르게 해결하겠다”며 “딱 세 표가 부족하다. 나의 한 표에 더해, 가장 가까운 두 분만 더 설득해 달라”고 밝혔다. 김 후보는 후보 적합도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1위의 김 후보를 추 후보가 뒤쫓고, 한 후보가 마지막 뒤집기 기회를 엿보는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24일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이 <중부일보> 의뢰로 경기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800명을 대상으로 지난 23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오는 6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은 결과 김 후보는 25%, 추 후보는 22%, 한 후보는 11%로 집계됐다. 해당 조사는 전화면접조사 방식(CATI)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5%p, 응답률은 12.7%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 후보는 당심 100%라는 가장 어려운 관문을 뚫었지만 질긴 비명 꼬리표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그의 최대 약점은 경기도지사 선거 당시 본인에게 도움을 줬던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의 관계를 소홀히 했다는 국민 인식이다. 유 작가는 한 유튜브 방송을 통해 “(당시 이재명) 대표한테 붙어 지사가 된 사람이지 않나. 배은망덕”이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기도 했다. 2024년 임기 후반기 접어들자 본격적으로 비명 프레임이 굳어졌다. 당시 김 후보는 민주당 전해철 전 의원 등 대표 친문(친 문재인)계 인사를 영입했고, 친명계에서는 “유력 대권후보 주자인 이재명 당 대표에 맞서기 위한 결집 시도” 등 견제가 이어졌다. 김 후보는 표를 분산시키는 친비명 프레임을 깨고 인물론에 승부를 걸었지만 민주당 여론이 심상치 않다. 일부 친민주당 성향 커뮤니티에서 “친명계와 개딸(개혁의 딸)이 벼르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자 김 후보는 자세를 낮추고 당원에게 호소하는 메시지를 냈다. 2% 부족한 후보들…해법은? 이제 와서 고개 숙인 김동연 김 후보는 예비경선이 시작된 지난 21일 자신의 SNS에 “‘나는 동지들의 헌신에 보답했는가’ 되묻는다. 많이 부족했다”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김 후보는 “경기도의 저력도, 제가 여기에 서 있는 것 자체도, 당원 동지들이 없었으면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갚을 길은 하나라고 믿는다. 이재명 대통령의 성공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제 저는 선택의 시간 앞에, 당원동지들 앞에 서 있다. 감히 청한다.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죽을 힘을 다해 뛰어라, 당원의 마음을 명심하고 다시 한번 일하라.’ 저 김동연에게 그 기회를 주십시오. 당원 동지들의 뜻을 간절히 기다린다”고 호소했다. 김 후보는 친비명 논란에 거듭 선을 그었다. 그는 “이 대통령 중심으로 성공한 나라를 만드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당의 친명(친 이재명)·비명은 의미가 없다”며 “경기도는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서 국정 제1파트너로서 충분히 뒷받침하면서, 필요하다면 앞에서 끌면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와 마찬가지로 유 작가의 ABC론을 꼬집었다. 김 후보는 JTBC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가나다’론을 제시하며 “ABC 때문에 논쟁이 벌어진 거 같은데 저는 ‘가나다’로 얘기하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가’는 김대중 대통령을 좋아하는 민주당의 토대다. ‘나’는 그 뒤를 이은 노무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하고 지지했던 분들, ‘다’는 이재명 대통령의 실용과 성과로 보여주는 리더십을 좋아하는 분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ABC론이 조선시대 노론이나 소론도 아니고 가나다로 한데 뭉치고 더하는 민주당이 됐으면 좋겠다”고 부연했다. 민주당은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가 계파 분열의 초입이 될까 노심초사하는 모양새다. 이에 민주당 원조 친명 핵심으로 꼽히는 김영진 의원은 김 후보를 향한 ‘반명 공세’에 “이 대통령과 어려움을 함께했던 소중한 민주당의 멤버”라며 직접 엄호에 나섰다. 또 김 의원은 2022년 대선 당시 김동연 대선후보(새로운 물결)와의 단일화 과정을 회상하며 “안철수 후보는 윤석열 후보에게 갔지만 김 후보는 이재명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어려운 선거를 함께 뛰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분열은 ‘독’ 친명 지원전 한 민주당 관계자는 김 지사의 화합 메시지와 호소력에 주목했다. 이 관계자는 “골수 친명은 김 후보에 대한 반감이 크다. 김 후보에게 친문 표가 약 30% 정도 있다고 본다”며 “김 지사가 막판에 승리하려면 이 30%를 유지하면서 당원에게 호소하는 전략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친명을 적으로 돌리면 답이 없다. 등 돌린 사람이 있는 곳에 가서 그 사람이 원하는 메시지를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