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망 접은 한상률 국세청장

교도소 담장 위에 선 염라대왕 ‘바람 불면 안쪽으로 뚝’

정부 중추기관인 국세청이 ‘청탁과 비리’라는 광풍에 의해 뿌리째 뽑힐 지경에 이르렀다. 뇌물수수혐의로 이주성 전 국세청장과 전군표 전 국세청장이 구속된 데 이어 한상률 현 국세청장까지 3대 청장이 잇따라 뇌물과 관련해 구설수에 오른 탓이다. 이로써 국세청 상층부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직원들의 사기 또한 말이 아니다. 일손을 잠시 멈추고 향후 추이를 지켜보자는 직원들도 눈에 띌 정도다. 이런 가운데 이번 인사로비 의혹을 제기한 장본인이 다름 아닌 전임 청장이었던 전 전 청장의 부인이어서 의혹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지난해 11월 국세청에 한바탕 광풍이 몰아쳤다. 현직 국세청장 구속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당시 청장으로 재직하던 전군표 전 청장이 인사청탁 명목으로 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현금 7000만원과 미화 1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검찰에 구속 수감됐다.
이 사건으로 인해 국세청에 대한 국민신뢰도는 바닥을 쳤다. 국민들은 국세청을 청탁과 비리가 만연한 집단으로 치부하며 외면했다.

한상률 현 국세청장은 이런 어려운 시기에 국세청의 수장이 됐다. 당시 국세청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던 한 국세청장은 전 전 청장이 구속된 지 이틀 뒤인 2007년 1월8일 국세청 회의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사건으로 국세청에 많은 신뢰를 보내준 국민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정말 죄송하다.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깊이 반성한다”며 국세행정을 믿어 준 국민과 열심히 일해 준 직원들에게 세 번이나 머리를 조아렸다.
이와 함께 국가 재정을 조달하는 국가 중추기관으로서 본연의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해 신뢰를 회복하겠다며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각오로 국궁진력(鞠躬盡力)하자”고 강조했다. 국궁진력은 중국 청나라 황제 강희제의 좌우명으로 ‘섬기는 마음으로 몸을 낮춰 온 힘을 다한다’는 뜻이다.
한 청장은 이후 국세청을 향한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의식하며 2008년 한 해를 국세청 신뢰도 제고에 모든 역량을 쏟아 부었다. 이 결과 한국생산성본부와 한국갤럽 등이 지난 8일 발표한 ‘2008년 국세행정 종합신뢰도’ 조사에서 2007년(62.5점)에 비해 9.3점이 오른 71.8점을 받는 성과를 얻었다.
지난해 11월 한 청장은 한 차례 난관에 봉착했다. 추락된 국민신뢰 회복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련을 맞이한 것이다. 이주성 전 청장이 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청탁 금품수수 혐의로 구속된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이 전 청장 사건의 파장은 일파만파 확산됐다. 비리 사실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국세청의 위상은 모래 위에 지은 성처럼 위태롭기만 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한 청장을 비호하는 이들도 나타났다. 한 청장의 잘못이 아니라 전임 청장들의 태도가 잘못이라는 것이다. 국세청 내부에서는 특히 과거와의 단절을 명확히 하는 분위기가 확산돼 역대 국세청장이 불명예스러운 일을 겪었지만 현재의 국세청과는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는 부분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국세청 내부에서 일었던 과거와의 단절의 분위기도 현재는 한풀 꺾인 상태다. 전 전 국세청장의 부인 이미정 씨가 지난 1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현 청장인 당시 한상률 차장으로부터 ‘대가성 그림’을 전달받았다고 밝힌 것이다.

이주성·전군표 이어 현 청장까지 검찰행 위기
그림선물 의혹에 골프청탁 의혹까지 첩첩산중
전군표 부인   vs 한상률 청장 “나는 그런 그림 본 적도 없다”

한 청장의 이름과 인사청탁이라는 단어가 섞여 전임 국세청장의 부인의 입을 통해 거론되자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다. 국세청장이 내부비리에 연루가 됐다면 국세청 내부의 뿌리 깊은 비리와 상납 관행이 사라지지 않고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도 쏟아지고 있다.
국세청장은 국정원장, 검찰총장, 경찰청장 등과 함께 4대 권력기관장의 한 명으로 우리나라 재정 수입의 85%에 달하는 130조여원의 국세를 징수하는 최고 수뇌부다.
이씨는 “남편이 재임 시절인 2007년 당시 한 차장 부인으로부터 시내 모처 음식점에서 2000만원~3000만원 상당의 그림을 전달받았다”며 “한 차장부부가 국세청 내 경쟁 상대였던 TK(대구·경북) 출신 K지방국세청장을 밀어내 달라며 그림을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한 청장이 당시 차장 시절 전 전 청장에게 전달했다고 알려진 그림은 고 최욱경 화백의 작품인 ‘학동마을’. 이씨에 따르면 당시 한 차장 부부는 K지방청장이 공직자 신분이면서도 많은 금액을 종교재단에 기부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조사해봐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전 전 청장은 종교적 신념에 따라 많은 액수를 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사람을 밀어낼 수는 없다고 입장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K지방청장은 한 청장과는 같은 행시 21기로 고려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사임 당시 국세청 내부 통신망에 ‘억울하다’는 취지의 글을 올려 상당한 파문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한 청장은 이씨의 주장에 대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그림을 전달한 적이 없다. 완벽한 모함이다”라고 해명하고 있는 상태다.
그러나 전임 국세청장 부인의 입을 통해 이러한 주장이 제기됨에 따라 국세청은 또 한차례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있다.
특히 한 청장의 그림 상납 의혹을 제기한 당사자가 전 전 청장의 부인이라는 점과 당시 정황이 구체적이란 점에서 이번 의혹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세간에선 그동안 한 청장은 국세 행정의 투명성을 강조해 온 터라 경쟁관계에 있던 ‘다른 국세청 간부를 밀어내 달라’고 했다는 증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맞게 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또 다시 광풍을 맞은 국세청 역시 3대 청장이 잇따라 비위 사건에 휘말리게 된 것을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청장의 인사 청탁 의혹은 그림 상납으로 끝나지 않았다. 지난 14일에는 권력실세들에게 골프 청탁을 했다는 의혹을 불러 일으켰다.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 친분이 있는 포항 지역 인사들과 골프를 치고 회식을 했던 것. 당시는 국세청을 비롯한 권력기관장들에 대한 인사와 개각설이 나돌던 때다. 더욱이 한 청장은 골프를 치면서 가명을 사용, 숨기고 싶은 무엇이 있었다는 짐작이 가능하다.
정치권에서는 ‘골프 회동’을 놓고 한 청장이 개각 등 공직 사회의 인적 개편을 앞두고 이 대통령의 인척인 신기옥 씨 및 이 의원과 친분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로비’를 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골프회동의 참석자는 자동차 부품공장을 경영하는 김모 회장, 포항상공회의소 최모 회장, 강모 의원 등이다. 김 회장은 이 대통령의 고려대 후배이면서 영부인인 김윤옥 씨를 ‘형수님’으로 부를 정도로 가까운 사이로 알려졌다. 최 회장은 포항상공회의소 회장과 경북상공회의소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포항의 유력 인사다. 강 의원은 자타가 인정하는 이상득 의원의 핵심 계보원이다. 사건이 연거푸 터지자 국내 주요언론들은 지난 15일 “한 청장 사의 표명”이라고 대서특필했다. 그러나 한 청장 자신은 “사의를 표명하지 않았고, 사퇴할 생각도 없다”고 맞섰다. 청와대도 “사의를 접수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세를 돌릴 수는 없었다. 한 조직의 수장으로서 일말의 도의적 책임과 국정운영에 부담을 느낀 청와대가 사퇴압력을 넣었을 것으로 보인다. 어쨌든 한 청장은 결국 15일 밤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고, 청와대는 이를 수리키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16일 알려졌다. 단 하루 만에 태도를 180도 바꾼 것이다. 국세청 김경수 대변인은 “한 청장이 어젯밤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며 “한 청장의 사의 표명은 제기된 의혹들에 대해 시인한다는 뜻이 아니고 도의적으로 부담을 느끼고 세정운영 정상화를 위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한 청장은 사임과 관련한 소회에 대해 “그동안 무거운 지게를 지고 가다가 벗어놓은 것처럼 마음이 홀가분하다”라며 “그동안 열심히 일 해왔기 때문에 청장의 사의 표명은 부끄러워할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림 상납 및 골프 청탁 의혹으로 한 청장은 취임한 지 1년2개월만에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여론의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청와대는 결국 한 청장의 사표를 수리하고 곧바로 후임 인선에 나섰다. 후임자로는 허병익 국세청 차장과 이현동 서울지방국세청장, 허용석 관세청장이 물망에 오르내리고 있으며, 외부인사로는 조용근 한국세무사회 회장, 오대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김호업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한상률 국세청장은 누구?
국세행정 종합신뢰도 상승에 기여했지만…

참여정부에 이어 이명박 정부에서도 국세청 수장으로 유임된 한상률 국세청장은 1953년생 충남 태안 출신으로 태안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행시 21회로 공직에 입문한 뒤 국세청 국제조사담당관, 중부청 조사2국장, 서울청 조사4국장, 국세청 조사국장, 서울국세청장, 국세청 차장 등 조직내 핵심보직을 두루 거쳤다.
국세청 소득세과장 재임 때인 지난 99년 세정개혁기획단 총괄팀장을 맡아 국세행정 혁신을 주도했으며, 본청 조사국장 재직당시에도 부동산 투기와 론스타 등 6개 외국계펀드에 대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2006년 4월 서울국세청장에 발탁된 뒤에는 직원들과의 그룹미팅을 통해 기존 업무를 과감히 없애는 ‘일버리기 운동’을 도입, 세무서 업무량을 획기적으로 축소하는 등 업무효율을 높이는 데 일조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어 7월말에 국세청 차장으로 임명되면서 전반적인 국세행정 업무를 총괄해왔다.
특히 지난해 11월 사상 초유의 현직 청장 구속으로 충격을 받은 국세청 조직을 빠른 시일 내에 안정시킬 적임자로 낙점돼 국세청장에 올랐다.
한 청장은 취임 이후 국세청 조직의 신뢰회복을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으며, 이 결과 ‘2008년 국세행정 종합신뢰도’를 전년대비 9.3%P 올리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빠른 시일내 조직 안정시킬 적임자로 낙점
노무현 정부 이어 이명박 정부서 전격 유임

국내·외 세무조사 업무에 능통하며, 기획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한 청장은 신중하고 철두철미한 성격으로, 탁월한 위기대처 능력과 강한 업무추진력이 장점이다. 탁구와 골프 등 운동 실력도 수준급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부인 김신구(55) 씨와의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있다.

 
비리에 연루된 역대 국세청장들
국세청은 비리의 온상?
역대 청장 15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불명예 퇴진

국세청은 지난 1966년 이낙선 초대청장을 시작으로 1988년 7대 서영택 청장이 내부 조직 출신으로 문민청장 시대를 연 뒤 한상률 현 17대 청장에 이르렀다. 하지만 그동안 절반 이상이 비리 등에 연루되거나 조직 내부 문제 등으로 사법처리 혹은 불명예 퇴진의 아픔을 맛봐야 했다.
전임 국세청장이었던 전군표 청장은 2006년 7월 국세청장에 내정된 뒤 자신의 집에서 정상곤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인사 청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는 등 6차례에 걸쳐 현금 7000만원과 미화 1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2007년 11월 구속 기소돼 상고심에서 징역 3년6월에 추징금 7947만3000원의 형이 확정됐다.
전군표 전 청장의 전임인 이주성 전 청장은 프라임그룹의 대우건설 인수 청탁 금품수수 혐의로 2008년 11월 구속됐다.
2003년에는 손영래 전 청장이 썬앤문 감세 청탁 사건과 관련 직권남용 혐의로 구속됐고 1998년엔 임채주 전 청장이 국가공무원법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세풍사건)로 구속됐다.
문민청장 시절 이전 5대 안무혁 청장과 6대 성용욱 청장 등 군 출신 청장들 역시 선거자금 모금 혐의로 법정에 섰다. 12대 안정남 청장도 건설교통부 장관에 임명된 후 부동산 투기와 증여세 포탈혐의로 물러난 바 있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