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벨트 내 운영 중인 화원 철거 논란
그린벨트 내 운영 중인 화원 철거 논란
  • 구동환 기자
  • 승인 2020.01.06 14:45
  • 호수 12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일요시사>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일요시사

안 나가려면 3600만원?

[일요시사 취재1팀] 구동환 기자 = 경기도(도지사 이재명)가 그린벨트서 운영 중인 화훼단지를 대상으로 칼을 빼들었다. 비닐하우스서 운영하고 있는 화원들에 대해 철거 지침을 내린 것이다. 해당 상인들은 정면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철거 지침을 따르지 않는 상인들에게 강제이행금까지 부과되자 시간을 더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 본 사진은 특정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음

우리나라는 5000만명의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첨단 화훼산업이 발전할 수 있는 확고한 기반이 갖춰져 있다. 실제로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접목선인장을 비롯해 장미, 백합, 국화, 난 등 고품질의 다양한 꽃을 생산해내고 있다. 게다가 네덜란드 및 일본, 미국, 중국 등지에 수출까지 하고 있다.

단속 예고

그러나 장기간 지속 중인 국내외 경기 침체의 여파로 화훼 소비 역시 감소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난방비, 자재비 등 생산 비용까지 높아져 화훼농가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꽃 수출이 다시 봄을 맞고 있지만, 아직 화훼농가의 불안을 해소할 만한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다. 수출에 차질이 생기면 좁은 내수 시장은 이를 소화해내지 못하고, 그 여파는 바로 국내시장의 꽃값 폭락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분위기서 지난해 7월 경기도는 도내 31개 시·군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내 불법행위 단속’을 지시하는 공문을 보냈다. 공문의 골자는 축사를 불법개조해 물류창고로 쓰거나 비닐하우스 내 주택을 지어 거주하는 등의 불법사항에 대해 단속하겠다는 것이었다. 화훼산업은 농가→단지→소매로 총 세 단계로 유통된다.

경기도는 이들 중 화훼 단지를 문제삼았다. 화훼 단지는 화훼농가로부터 꽃이나 식물 등을 받아 화분에 심고 관리해 소매상에 전달한다. 농가서 곧바로 도시 내 소매상으로 이어질 수 없는 만큼 화훼 단지가 중간 매개체 역할을 하는 구조로 약 30∼40년 넘게 유지돼왔다.

하지만 경기도 측은 그린벨트 내 모든 화훼 단지들도 불법이라는 입장이다. 꽃을 농가로부터 받아 판다는 이유에서다. 각 시·군은 이 같은 화훼 단지서 땅이 아닌 화분에 꽃을 심어서 파는 행위가 불법이라고 판단했다.

지난달 24일 ‘경기도 그린벨트에 있는 모든 화원 강제 철거 명령’이라는 제목으로 청와대 국민청원글이 게재됐다.

경기도 의정부서 15년째 화원을 운영 중이라고 밝힌 청원인은 “올해 4월에 그린벨트서 식물을 판매하는 건 불법이니 철거해야 한다는 계고장이 왔다”고 운을 뗐다.

경기도 불법 비닐하우스 화훼 단지 적발
“불법은 불법” “상가서 키우기 힘들어”

그는 “15년 동안 화원을 운영하면서 화원이 불법이란 걸 전혀 몰랐다. 주위 화원을 운영하는 사람들을 통해 물어보니 벌금을 낸 곳이 있다고 하더라”며 “보통 화원은 100만원 정도 낸다고 하길래 안심하고 있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철거하지 않으니 3600만원의 이행강제금 예정 고시가 나왔다. 여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1년 안에 철거하지 않으면 3600만원이 또 나온다더라. 총 7200만원의 이행 강제금을 내야 한다고 하니 두렵다”고 덧붙였다.

화훼 단지 상인들은 그린벨트서 화원을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상가서 생화를 팔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게 이유다.
 

▲ 이재명 경기도지사
▲ 이재명 경기도지사

상가 내 상인 A씨는 “상가에선 식물들이 잘 자라지 않는다. 통풍, 햇볕 등 기온이나 환경이 잘 받쳐줘야 한다. 상가서 키우면 식물들의 상품력이 낮아지기 때문에 상가서 운영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영세로 운영 중이던 화훼 단지에 아무 대안 없이 50년 넘은 법을 근거로 철퇴를 가하는 단속이 이어지고 있다.

지자체 관계자는 “이행강제금 3600만원을 부과 받은 분들은 세 개의 동을 운영하기 때문에 다른 분에 비해 많이 나온 것”이라며 “6일까지 철거하지 않으면 이행강제금을 내라는 것이 아니라 예고를 한 것이다. 그 사이에 이행강제금 증빙서류를 다시 내달라고 보내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이행강제금 부과와 관련해 여섯 가지 항목으로 계산이 된다. 기본적으로 땅의 공시지가를 비롯해 행위 연도, 구조, 용도, 위반면적, 요일에 따라서 금액이 조금씩 달라진다. 운영한 지 오래일수록 이행강제금은 낮아진다”고 설명했다.

또 “비닐하우스 안에서 (직접)식물을 재배하고 판매하는 건 문제 없다. 다만 도매상서 물건을 가져와서 판매하는 행위가 불법이다. 판매의 경우 화분을 판매 면적으로 볼 건지, 위반 면적으로 볼 건지 따져봐야 한다. 위반 면적에 대해 다시 산정해야 하는 작업이 다시 진행돼야 하는데 기간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당황스러워”

익명을 요구한 한 화훼 상인은 “한겨울에 갑자기 나가라고 하니 너무 당황스럽다. 정리할 수 있는 최소한의 시간을 줬으면 좋겠다. 강제이행금도 너무나 부담된다”고 말했다. 
 


인기 포토 /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