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보수대통합 로드맵

‘황-유’ 통합열차 기관사는?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신년이 되면서 보수 진영에 통합의 전운이 돌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통합은 정의고, 분열은 불의”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 역시 “중도 보수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통합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보수는 다시 뭉칠 수 있을까.
 

보수 야권의 대표 주자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로운보수당(이하 새보수당)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이 새해 첫날부터 ‘보수대통합’을 화두로 꺼냈다. 문재인정부를 심판하기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양측이 공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합 없이는 총선 ‘필패’라는 위기론 역시 당 내부에서 감지되고 있다.

총선 D-100
시간이 없다

보수 진영이 일단은 헤쳐 모아야 여권에 ‘수적’으로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보수 진영이 철저히 ‘패싱’된 채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 개혁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를 두고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악법을 처리하는 걸 막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보수대통합 의지를 함께 피력했다.

4·15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3개월. 아무리 늦어도 2월초까지는 보수통합이 힘을 합쳐야 총선 정국에서 범여권에 대항할 수 있다. 1∼2월 양측이 ‘통합추진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으로 통합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박찰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서 “통합과 혁신이 우리의 가장 큰 무기”라며 “통합의 문을 열고 통합의 열차를 출발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민주세력이 통합추진위원회라는 통합 열차에 승차해달라”며 “불신과 의심을 버리고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저는 어떤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가 보수대통합을 위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새보수당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도 같은 날 ‘숫자의 힘’을 언급하며 통합 의사를 밝혔다. 유 위원장은 신년인사회서 “국회 안에서는 숫자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중도 보수 세력이 어떻게든 국회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무리 늦어도 2월 초까지는 중도 보수 세력이 힘을 합쳐 통합이든 연대든 총선서 이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새해부터 꺼내든 대통합 카드
공천 지분권 둘러싼 ‘기싸움’

유 위원장은 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새로운보수당이 지지를 얻는다면 저희와 통합 또는 연대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유 위원장 역시 한국당에 공동대표직을 요구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황 대표와 마찬가지로 통합 과정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야권의 대표주자인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각자의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얼마나 잘 조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은 통합 과정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들은 총선 공천이란 ‘지분’을 두고 부딪힐 공산이 크다.
 

최근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이유다. 한국당은 보수대통합의 일환으로 재입당을 희망하는 인사에 대한 입당을 전면 허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탈당 인사 등 다양한 사유로 입당이 불허된 인사에 대해 당헌·당규에 따라 재입당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새보수당과의 통합 이전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 불리기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격적인 통합 협상이 시작도 되기 전에 탈당 인사를 흡수해 유 위원장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이다.


기득권
내려놓나

또 황 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서 보수통합과 관련해 유 위원장을 두고 ‘유 아무개’라고 지칭했다. 유 위원장과의 기싸움서 새보수당은 주요 통합 대상이 아닌 통합 대상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애둘러 표현한 것이다.

반면 유 위원장은 “제일 큰 보수 정당으로서 한국당이 지금까지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으로는 건전한 보수를 재건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이날 “‘보수재건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하지만 양측 모두 보수통합에 대해 절실한 입장이다. 이미 ‘여당 심판론’보다 ‘야당 심판론’이 국민 다수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것이 다수의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서 국민 절반 이상이 ‘국정 발목을 잡는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국정에 실패한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은 30%대 중반에 그쳤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각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서 ‘공천 파동’으로 참패하면서 보수 야권의 기나긴 ‘몰락’이 시작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을 당했고, 보수 진영은 정권을 빼앗긴 후 갈기갈기 분열됐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선 보수 진영이 유례없는 참패를 당하기도 했다. 만약 보수 진영이 오는 총선서 패배하면 헌정 사상 초유의 4연속 선거 패배라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이들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양보 없이
그대로 선거?

문제는 통합을 향한 한국당의 ‘진정성’이다. 새보수당은 ‘새로운보수’라는 이름에 맞게 탄핵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는 입장이다. 반면 황 대표에게 보수통합론은 리더십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꺼내온 ‘수단’에 불과했다. 지난해 2월 당대표로 선출된 그는 ‘친박’을 등에 업고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권 주자가 됐다.

하지만 탄핵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정치 초년생이라는 점은 황 대표의 필연적 한계다. 확실한 대권주자로 자리잡기 위해서 그에게 통합이 절실한 이유다.
 

반면 유 위원장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헌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 짓자’는 보수 재건의 3원칙으로 강조하고 있다. 한국당이 탄핵의 책임을 받아들여야 통합 논의에 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위원장이 ‘흡수통합’이 아닌 ‘당대당 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숫자서 밀리는 새보수당이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도 보인다.

지금까지 보수 재건의 3원칙에 대에 황 대표가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양측 간에 공식 논의는 제자리를 맴돌 뿐이었다. 일각에선 양측 모두 총선에 후보를 내고 수도권 등 접전지서만 연합 공천을 하는 연대 방식도 거론됐지만 이는 이뤄지기 어려워 보인다.

‘죽음의 계곡’ 당대당 가능성은?
‘안’의 복귀…새보수당 2순위?

유 위원장은 답답한 입장이다. 새보수 세력들은 보수 진영에 변화와 혁신을 만들고자 나름대로의 진정성을 보여왔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통합 여부는 새보수당 세력들의 정치 생명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합리적 중도를 꿈꿨던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실패로 귀결됨에 따라 새보수당 의원들은 현재 정치 인생의 큰 고비를 맞은 상태다.


새보수당서 당선을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을 꼽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그러니 유 위원장이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등을 돌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된 셈이다.

현재 한국당과 새보수당에서는 통합추진위원회의 구성 방안이 물밑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 대표는 공식적으로 통합추진위원회의 출범을 이미 예고했다. 유 위원장과도 계속해 통합 논의에 필요한 얘기들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유 위원장은 ‘늦어도 2월초’라는 통합 시한도 함께 제시했다. 따라 설 이전에 보수 통합의 원칙에 양측이 합의를 이뤄낸 후 2월초에는 통합 마무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통합 방식이다. 유 위원장은 2년동안 탄핵 극복을 위한 ‘죽음의 계곡’을 건너왔다.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흡수되는 형식의 통합이 아닌 ‘제3신당’서 헤쳐모일 것이라고 예상되는 배경이다. 각 정파 간 지분과 노선 문제도 무시할 수 없고, 흡수 통합에 유 위원장이 응할 가능성 역시 낮아보인다.

여당 심판론
야당 필패론

다만 일각에선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복귀로 새보수당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탄핵 책임을 둘러싸고 새보수당 측과의 통합 논의가 쉽지 않자 한국당은 유 의원 측 대신 안 전 대표 측과의 통합을 최우선 순위로 놓고 새보수당과 조율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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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강제성 없는 ‘내란 TF’ 겉핥는 내막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이재명정부가 내란을 방조하거나 간접적으로 가담한 이들을 가리기 위해 TF를 구성했다. 내년 1월까지 공무원 75만명을 대상으로 참여·협조 여부를 조사한다. 일부 기관은 자체적으로 판단해 TF를 구성하는 걸 두고 고민하고 있다. TF는 강제성이 없으며, 이미 조사를 끝내 인사에 반영한 기관도 존재한다. 헌법 존중 정부 혁신 TF(태스크포스)는 중앙행정기관 49곳에 구성됐다. 구체적으로 각 부처 25곳이 포함됐다. TF는 총 48개다. 활동 목표가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것이라지만 각 기관 안팎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실상 내란 특검팀(조은석 특별검사)의 연장선이 아니냐는 것이다. 방조·간접 가담자들 김민석 국무총리는 지난달 24일 TF 실무 책임자들과 첫 간담회를 갖고 “TF의 조사 활동은 대상, 범위, 기간, 언론 노출, 방법 모두 절제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절제하지 못하는 TF 활동과 구성원은 즉각 바로잡겠다”면서 “TF 활동의 유일한 목표는 인사에 합리적으로 반영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 TF는 공무원 75만명의 ‘내란 참여·협조’ 여부를 개인 휴대전화까지 제출받아 조사한다는 방침 등이 인권침해란 논란이 일었다. 총리실에 설치된 ‘총괄 TF’는 이날까지 부처 25곳을 포함한 기관 49곳에서 TF 48개가 출범했다. 국무조정실·국무총리비서실로 구성된 총리실에 단일 TF가 설치되면서 TF 숫자는 하나 줄었다. TF는 대부분 10~15명으로 구성됐지만, 전체 인원이 많은 국방부(53명), 경찰청(30명), 소방청(19명) 등은 대규모 조사단을 꾸렸다. TF 48개의 총인원은 정부 내부 인사 536명을 포함해 661명에 달한다. TF 48개 중 32개에 외부 인사 125명이 참여했고 그중 76명(60.8%)은 법조인, 31명(24.8%)은 학자, 18명(14.4%)은 시민단체 관계자 등이 참여했다. TF는 ‘내란의 사전 모의나 실행, 사후 정당화, 은폐’를 한 공무원은 ‘내란 참여’로, ‘내란의 일련의 과정에 물적·인적 지원을 도모하거나 실행’한 공무원은 ‘내란 협조’를 한 것으로 보기로 했다. 적발된 공무원에게는 내년 2월13일까지 ‘징계’나 ‘승진 배제’ 같은 인사 조치할 방침이다. 또 ‘내란 행위 제보 센터’를 설치해 동료 공무원들에게 제보·투서를 받고, 의심 공무원은 개인 휴대전화를 들여다보기로 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의혹이 상당하다고 판단되면 대상자의 휴대전화를 제출받아 들여다볼 예정이다. 의혹이 상당한 데도 조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 의뢰까지 가능한 선을 정했다”고 말했다. 법조계에서는 TF 조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나온다. 형사가 아닌 행정 절차이지만 일반적인 조사가 아닌 만큼 행정법이 지켜져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공무원 75만명 전방위 조사 문제없나 형소법 원칙 유명무실…권력남용 소지 한 서초동 변호사는 “영장 없는 조사를 두고 많은 문제 제기가 이뤄질 수밖에 없다. 행정조사기본법에 따르면 인사상 불이익으로 압박하거나 진술을 강요하면 직권남용 혐의가 성립될 수 있다. 최소한의 범위를 규정하고 조사해야 하는데 TF가 정한 선이 어느 지점까지인지가 핵심일 것 같다”고 조언했다. 국회도 과거 비슷한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2022년 발간한 ‘권력적 행정조사의 쟁점 및 개선 과제’ 보고서에서 행정조사 과정에서 영장주의·진술거부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행정조사에서 수집된 자료가 수사기관으로 넘어가 형사 처벌 근거로 활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형사소송법상 원칙이 유명무실해지고, 국가권력이 남용될 소지도 있다. 업무용 PC나 이메일에서는 변호사와 상담한 내용까지 확보되는 사례도 있어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있다. 행정조사 위법성과 관련해서는 판례도 존재한다. 지난 2012년 서울고법은 기관이 업무용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문자메시지를 동의 없이 확보해 공무원을 해임한 사건에서 이를 위법한 증거수집으로 보지 않았다. 법원은 기관이 통신비를 부담했고, 감사 목적이 공익적이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상고를 기각했다. 조직 내부 감사는 세무조사·공정거래위원회 조사·근로감독 등과 달리 별도의 법적 근거가 불명확한 경우가 많아 조사의 한계 역시 모호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 차원의 대규모 내부 감사가 법적 문제를 일으킨 선례 역시 많지 않다. 민간인의 TF 참여도 새로운 논란이다. 정부는 감사부서 공무원 외에 민간인을 포함하거나 아예 외부 전문가로만 구성된 TF를 둘 수 있다는 지침을 내렸다.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민간인이 공무원에 대해 조사권을 행사하는 셈인데, 정부는 TF 설치를 위한 별도 입법을 마련하지 않았다. 논란 불구 조사 시작 공직사회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조사 기준이 모호해 억울한 문책 인사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반면 계엄을 방관했거나 동조한 세력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상당하다. 핵심 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는 기관은 기획재정부·국방부·행정안전부·경찰·검찰·법무부 등이다. 기재부의 경우 최상목 전 기재부 장관 겸 경제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까지 겸했다. 최 전 장관이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전 대통령으로부터 국가비상입법기구 예비비 편성 등 계엄 지시 문건 등을 받고 1급 고위직들을 소집해 회의를 연 바 있어, 당시 회의에 참석했던 이들이 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 때 김동일 전 예산실장과 신중범 전 대통령실 경제금융비서관 등이 아시아개발은행(ADB)과 아시아거시경제감시기구(AMRO)로 파견되기 직전 명예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두고 ‘해외도피’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외교부는 이번 국감에서 비상계엄 직후 대통령실이 외교부 장관 명의로 ‘합법적 계엄’이란 내용의 공문을 주미한국대사관에 보내고, 이를 ‘3급 기밀’로 지정한 점을 지적받은 바 있다. TF가 가동되면서 외교부 인사는 사실상 ‘중단’ 상태다. 외교부는 애초 올해 말까지 1급 인사를 마무리할 계획이었지만, TF 활동이 시작되면서 어렵게 됐다. 새 정부가 출범한 지 반년이 다 되어가지만, 그동안 외교부 실·국장 및 재외 공관장 인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 인사는 특임 대사 임명과도 맞물려 있지만 인사 속도는 더디기만 하다. 특히 현 정부는 특임 대사를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외교부는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임 대사는 직업 외교관이 아닌 전문가·정치인·학자 등을 대통령이 재외공관장으로 임명하는 제도다. 주요 공관장 인사가 늦어지면서 사안이 터졌을 때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느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 9월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의 합작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한국인 불법구금 사태 당시에도 조지아주를 관할하는 주애틀란타총영사직은 공석이었고, 캄보디아 사태 때도 주캄보디아 대사직이 비어있었다. 필요는 한데… 이중 감사 검찰 TF는 최근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에 다음 달 12일까지 제보용 익명 게시판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통해 관련 제보를 받겠다고 공지했다. 단장은 구자현 검찰총장 대행이 김성동 대검 감찰부장과 주혜진 대검 감찰1과장이 각각 부단장과 팀장을 맡아 10여명이 참여했다. 법무부에 설치된 TF 역시 같은 날 공지를 게시했다. 법무부에선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 TF 단장을 맡고 내외부 인사 10여명이 구성원으로 참여한다. 법무부는 내부 익명 게시판을 통해 제보를 접수하는 한편, 검찰과 별도의 이메일 계정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경찰은 경무관 승진, 총경 인사를 앞두고 숨죽이는 분위기다. 앞서 계엄 수사로 조지호 경찰청장 등 수뇌부가 재판에 넘겨졌지만, 계엄 당시 국회 출입 통제나 체포조 투입에 관여됐던 간부 상당수는 기소를 피했다. 국방부는 이중 감사 논란이 일고 있다. 이미 12개 기관을 대상으로 내부 감사를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취임 직후 감사관실 주도로 중령급 이상 간부를 전수 조사해 지난주 보고서를 대통령실에 제출했고, 이는 이번 3성 장군 인사에도 반영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총리실의 지시에 따라 기존 감사자료를 제출하는 수준에서 협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관실은 조사본부를 합류시켜 TF를 꾸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국방부의 자체 감사는 합참 현역 장교뿐 아니라 본부 군무원과 민간 공무원까지 포함한 대대적 감사였다. 지난 9월 진영승 합참의장 취임 이후, 권대원 합참차장을 제외한 합참 장군 전원과 2년 이상 근무한 중령·대령에 대한 대규모 인적 쇄신이 실제로 단행됐다. 합참의 지시에 따라 장교들의 진급이 보류되거나 보직이 변경됐다. 국정원은 이미 이종석 국정원장 취임 이후 직원들의 비상계엄 관련 여부 등 내부 조사를 마쳤다. 특히 의무적으로 TF를 구성해야 하는 기관이 아니다. 국정원은 지난 8월 첫 1급 인사를 단행하고 최근까지 2∼4급 인사를 마무리했다. 애매한 의혹 제기 투서 남발 우려 일부 기관 자체 판단 별도 TF 설치 이 인사는 이 원장 취임 이후 진행한 내부 조사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국정원은 이 원장 취임 두 달 만인 8월 1급 간부 20여명의 인사를 단행하면서 그간 정권이 바뀐 뒤 1급 간부를 모두 교체하던 관행과 달리 윤석열정부에서 임명된 간부들을 일부 유임시켰다. 국정원은 대통령 직속 기관이다. TF 설치를 두고 대통령실이 직접 관리할 수 있다. 정부 관계자는 “본래 정권이 바뀔 때마다 신임 국정원장이 취임하면 국정원은 윗선 지침이 없어도 원장 지시하에 내부적으로 감찰이나 조사를 철저하게 해 왔다”며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 TF 조사가 이뤄져도 추가로 드러날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지난달 4일, 국정원 국정감사 이후 브리핑에서 “국정원이 불법적 비상계엄 상황에서 내란·외환 정보수집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을 인정했다”면서 “국정원은 국정원법 4조에 따라 내란죄·외환유치 관련 자료를 특검에 이미 제출했고 계엄 시 국정원 역할 재정비와 실효적 안보조사체계 복원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인권침해 진정이 들어온 기구를 인권위가 설치하면 모순”이란 이유로 TF 설치를 거부했던 국가인권위원회는 TF 구성 반대 의결 과정에서 절차상 흠결이 지적되자 다음 전원위원회에 다시 상정해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인권위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등 독립기관은 TF 설치를 자율적으로 판단하기로 정해졌다. 안창호 인권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열린 제21차 전원위원회에서 “정부에서 부처 내 헌법존중 TF를 자율적으로 만들라는 권고가 있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고 위원들에게 물었다. 이에 한석훈 위원이 구두로 안건 발의를 제안했다. 이후 안건 발의자로 참여한 김용원·이한별 위원 포함 발의자 세 명과 강정혜·김용직 위원, 안 위원장 등 6인이 ‘TF 구성 반대’에 손을 들면서 의결됐다. 부역자 남았나 인권위 안팎에선 자율적 설치라고 해도, TF 설립 취지에 비쳐 조사 대상이 될 수 있는 위원들이 안건을 즉석에서 상정해 반대 의결까지 한 건 부적절했다는 비판도 나왔다. 특히 반대 의견을 낸 안 위원장과 김용원 위원 등은 지난 2월 ‘윤석열 방어권 안건’ 의결에 찬성해 특검에 내란 선동·선전 혐의로 고발된 상태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