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보수대통합 로드맵

‘황-유’ 통합열차 기관사는?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신년이 되면서 보수 진영에 통합의 전운이 돌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통합은 정의고, 분열은 불의”라며 통합을 강조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 역시 “중도 보수 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며 통합에 대한 의지를 밝혔다. 보수는 다시 뭉칠 수 있을까.
 

보수 야권의 대표 주자인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로운보수당(이하 새보수당)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이 새해 첫날부터 ‘보수대통합’을 화두로 꺼냈다. 문재인정부를 심판하기 위해서는 보수대통합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에 양측이 공감한 것으로 해석된다. 통합 없이는 총선 ‘필패’라는 위기론 역시 당 내부에서 감지되고 있다.

총선 D-100
시간이 없다

보수 진영이 일단은 헤쳐 모아야 여권에 ‘수적’으로 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해 보수 진영이 철저히 ‘패싱’된 채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검찰 개혁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를 두고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악법을 처리하는 걸 막기 위해 사력을 다했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며 보수대통합 의지를 함께 피력했다.

4·15 총선까지 남은 시간은 3개월. 아무리 늦어도 2월초까지는 보수통합이 힘을 합쳐야 총선 정국에서 범여권에 대항할 수 있다. 1∼2월 양측이 ‘통합추진위원회’를 꾸려 본격적으로 통합을 위한 행보에 속도를 박찰 것으로 예상되는 배경이다.

황 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서 “통합과 혁신이 우리의 가장 큰 무기”라며 “통합의 문을 열고 통합의 열차를 출발시키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자유민주세력이 통합추진위원회라는 통합 열차에 승차해달라”며 “불신과 의심을 버리고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저는 어떤 기득권도 주장하지 않겠다”라고 덧붙였다.


황 대표가 보수대통합을 위해서는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인 셈이다.

새보수당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도 같은 날 ‘숫자의 힘’을 언급하며 통합 의사를 밝혔다. 유 위원장은 신년인사회서 “국회 안에서는 숫자의 힘이 작용하기 때문에 어떻게든 중도 보수 세력이 어떻게든 국회 과반을 차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아무리 늦어도 2월 초까지는 중도 보수 세력이 힘을 합쳐 통합이든 연대든 총선서 이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새해부터 꺼내든 대통합 카드
공천 지분권 둘러싼 ‘기싸움’

유 위원장은 한국당과의 통합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새로운보수당이 지지를 얻는다면 저희와 통합 또는 연대를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유 위원장 역시 한국당에 공동대표직을 요구할 생각이 전혀 없다며 황 대표와 마찬가지로 통합 과정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는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야권의 대표주자인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각자의 정치적인 이해관계를 얼마나 잘 조율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은 통합 과정서 기득권을 내려놓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들은 총선 공천이란 ‘지분’을 두고 부딪힐 공산이 크다.
 

최근 주도권을 쥐기 위한 양측의 신경전이 가열되고 있는 이유다. 한국당은 보수대통합의 일환으로 재입당을 희망하는 인사에 대한 입당을 전면 허용하기로 결정을 내렸다. 탈당 인사 등 다양한 사유로 입당이 불허된 인사에 대해 당헌·당규에 따라 재입당 절차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새보수당과의 통합 이전에 주도권을 잡기 위한 세 불리기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격적인 통합 협상이 시작도 되기 전에 탈당 인사를 흡수해 유 위원장에 대한 압박에 나선 것이다.


기득권
내려놓나

또 황 대표는 지난 1일 기자간담회서 보수통합과 관련해 유 위원장을 두고 ‘유 아무개’라고 지칭했다. 유 위원장과의 기싸움서 새보수당은 주요 통합 대상이 아닌 통합 대상 중 하나에 불과하다는 것을 애둘러 표현한 것이다.

반면 유 위원장은 “제일 큰 보수 정당으로서 한국당이 지금까지 국민에게 보여준 모습으로는 건전한 보수를 재건하기 어렵다”고 했다. 유 위원장은 이날 “‘보수재건은 이렇게 하는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하지만 양측 모두 보수통합에 대해 절실한 입장이다. 이미 ‘여당 심판론’보다 ‘야당 심판론’이 국민 다수의 공감을 얻고 있다는 것이 다수의 여론조사를 통해 확인됐다. 대부분의 여론조사서 국민 절반 이상이 ‘국정 발목을 잡는 야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을 보인 반면 ‘국정에 실패한 여당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은 30%대 중반에 그쳤다. (자세한 여론조사 개요 및 결과는 각 기관이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

한국당의 전신인 새누리당이 20대 총선서 ‘공천 파동’으로 참패하면서 보수 야권의 기나긴 ‘몰락’이 시작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헌정 사상 최초로 탄핵을 당했고, 보수 진영은 정권을 빼앗긴 후 갈기갈기 분열됐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선 보수 진영이 유례없는 참패를 당하기도 했다. 만약 보수 진영이 오는 총선서 패배하면 헌정 사상 초유의 4연속 선거 패배라는 치명상을 입게 된다. 이들은 더 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양보 없이
그대로 선거?

문제는 통합을 향한 한국당의 ‘진정성’이다. 새보수당은 ‘새로운보수’라는 이름에 맞게 탄핵에 대한 책임을 인정해야 한다고 하는 입장이다. 반면 황 대표에게 보수통합론은 리더십 논란이 벌어질 때마다 꺼내온 ‘수단’에 불과했다. 지난해 2월 당대표로 선출된 그는 ‘친박’을 등에 업고 보수 진영의 유력한 대권 주자가 됐다.

하지만 탄핵에 대한 책임이 있는 정치 초년생이라는 점은 황 대표의 필연적 한계다. 확실한 대권주자로 자리잡기 위해서 그에게 통합이 절실한 이유다.
 

반면 유 위원장은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헌 집을 허물고 새로운 집 짓자’는 보수 재건의 3원칙으로 강조하고 있다. 한국당이 탄핵의 책임을 받아들여야 통합 논의에 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유 위원장이 ‘흡수통합’이 아닌 ‘당대당 통합’에 대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도 볼 수 있다. 아울러 숫자서 밀리는 새보수당이 주도권을 잃지 않기 위한 전략으로도 보인다.

지금까지 보수 재건의 3원칙에 대에 황 대표가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으면서 양측 간에 공식 논의는 제자리를 맴돌 뿐이었다. 일각에선 양측 모두 총선에 후보를 내고 수도권 등 접전지서만 연합 공천을 하는 연대 방식도 거론됐지만 이는 이뤄지기 어려워 보인다.

‘죽음의 계곡’ 당대당 가능성은?
‘안’의 복귀…새보수당 2순위?

유 위원장은 답답한 입장이다. 새보수 세력들은 보수 진영에 변화와 혁신을 만들고자 나름대로의 진정성을 보여왔다. 하지만 그와 별개로 통합 여부는 새보수당 세력들의 정치 생명과도 직결되는 사안이다. 합리적 중도를 꿈꿨던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실패로 귀결됨에 따라 새보수당 의원들은 현재 정치 인생의 큰 고비를 맞은 상태다.


새보수당서 당선을 기대할 수 있는 사람을 꼽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그러니 유 위원장이 한국당과의 통합 논의에 등을 돌리고 있을 수만은 없는 처지가 된 셈이다.

현재 한국당과 새보수당에서는 통합추진위원회의 구성 방안이 물밑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황 대표는 공식적으로 통합추진위원회의 출범을 이미 예고했다. 유 위원장과도 계속해 통합 논의에 필요한 얘기들을 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유 위원장은 ‘늦어도 2월초’라는 통합 시한도 함께 제시했다. 따라 설 이전에 보수 통합의 원칙에 양측이 합의를 이뤄낸 후 2월초에는 통합 마무리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통합 방식이다. 유 위원장은 2년동안 탄핵 극복을 위한 ‘죽음의 계곡’을 건너왔다. 새보수당이 한국당에 흡수되는 형식의 통합이 아닌 ‘제3신당’서 헤쳐모일 것이라고 예상되는 배경이다. 각 정파 간 지분과 노선 문제도 무시할 수 없고, 흡수 통합에 유 위원장이 응할 가능성 역시 낮아보인다.

여당 심판론
야당 필패론

다만 일각에선 안철수 전 대표의 정계복귀로 새보수당이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탄핵 책임을 둘러싸고 새보수당 측과의 통합 논의가 쉽지 않자 한국당은 유 의원 측 대신 안 전 대표 측과의 통합을 최우선 순위로 놓고 새보수당과 조율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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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범여권 3각 권력 재편 시나리오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정청래·조국·김민석 세 사람이 삼각관계로 얽혔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연임을,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는 자당의 생존을, 김민석 국무총리는 청와대의 명을 받아 권력 싸움에 참전했다는 해석에 힘이 실린다. 세 사람이 만든 새로운 소용돌이가 여의도를 향하고 있다. 이들이 범여권 지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여당 대표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그립감이 강해졌다. 지난 3일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도입을 담은 당헌 개정안이 재적 위원 과반의 찬성으로 문턱을 넘은 것이다. 이로써 오는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부터 대의원과 권리당원이 동일한 한 표를 행사하게 된다. 존재감 굳히기 민주당에 따르면 중앙위원 총 590명 중 87.29%인 515명이 투표에 참석했다. 이 중 찬성 312명(60.58%), 반대 203명(39.42%)으로 의결 요건을 충족했다. 이후 정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 공약이자 1호 공약이라고 할 수 있는 1인1표제를, 임기 안에 약속을 지킬 수 있게 돼 보람 있게 생각한다”며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고 모든 법의 으뜸은 헌법이다. 헌법에서 명령하고 있는 보통·평등·비밀투표, 1인 1표제는 진작에 민주당에서 시행돼야 마땅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1인1표 시행으로 가장 직접적인 효과는 당내 계파가 해체되는 것이라고 예상한다”며 “10년이 넘게 1인1표제,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당, 당원 주권 시대를 부르짖었는데, 드디어 마침표를 찍게 돼 개인적으로도 무한한 기쁨”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1인1표제가 통과되자 권리당원 사이 지지도가 높은 정 대표의 연임 가능성이 탄력을 받았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지난해 8월 치러진 전당대회서 정 대표는 전국 대의원 투표에선 46.91%로 박찬대 의원(53.09%)에게 열세를 보였으나 권리당원 투표서 66.48%의 득표율을 기록해 박 의원(33.52%)을 앞질렀다. 다만 6대 4라는 투표 결과를 놓고 정치권의 분석이 엇갈렸다. 정족수보다 16명 많은 ‘턱걸이 통과’로 리더십을 굳히기엔 명분이 약하다는 점에서다. 1인1표제 재추진에 제동을 걸던 집단의 반대표가 늘어난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지난해 치러진 첫 투표 당시 투표율이 62.58%로 두 달 만에 20%p 올랐지만, 반대표 역시 102표에서 203표로 두 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에 민주당 권칠승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1인1표가 갖는 대의엔 다 동의하지만 현재 민주당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정당이 갖고 있는 당원 구조의 취약성 때문에 1인1표제하는 게 맞느냐는 것에 대한 회의는 좀 있는 것 같다”며 “후속 정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저는 대의엔 찬성하지만 지금 상태에서 그냥 (1인 1표제를) 적용하면 부작용이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의 두 번째 승부수였던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합당에 반대하는 최고위원들이 정 대표를 정면으로 들이 받으며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른 것이다. 독주하는 정청래, 승부수는 던졌는데… “합당 못해” 마주하기도 전 무산 위기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혁신당과의 합당 논란이 벌써부터 차기 대권을 의식한 논의로 번져 걱정”이라며 “‘큰 배를 띄우려면 본류를 타야 한다’면서 마치 민주당을 조국 대표의 대통령 만들기 수단으로 여기는 발언까지 나오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은 이재명 대통령의 시간이지 차기 대권주자를 밀어줄 시간이 아니”라며 “야당도 아니고 여소야대도 아니고 과반 의석을 차지한 강력한 집권여당에서 대통령 지지율이 60%에 육박하는데 왜 벌써부터 이런 얘기가 나오는지 괴이하기까지 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강득구 최고위원 역시 “어제(3일)부터 지방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됐고 중앙당과 시도당은 후보자 공모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시점에서 합당을 밀어붙이면 혼란만 커진다. 공천 기준, 경선 룰이 흔들린다”며 “합당 논의를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 대표는 전체 당원 여론조사와 토론 등을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의견을 굽히지 않고 있다. 일련의 과정에 대해 한 정치권 관계자는 “공천권만 손에 넣으면 세력은 알아서 따라붙게 돼있다. 정 대표는 ‘축구 경기에서 1대 3이나 3대 0이나 같다’고 말하면서까지 1인1표제를 밀어붙였다. 당 대표 연임에 선을 긋고 있지만 연임을 통한 공천권 확보를 포석에 뒀다고 해석하지 않을 수가 없다”며 “조 대표를 끌어들여 본격적으로 자기 세를 넓히려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해석했다. 정 대표가 띄운 합당론에 혁신당이 휘말리는 듯한 그림이 됐다. 그동안 혁신당 조국 대표는 민주당과의 합당에 선을 그어왔지만 현실이라는 벽에 부딪혔고, 이번 합당 논의 역시 자당을 살리기 위해 민주당의 손을 잡은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세를 불려야 하는 정 대표와 대권주자로서 도움닫기 공간이 필요한 조 대표의 니즈가 맞아 떨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테이블이 마련되기도 전 민주당 내 집안싸움이 불거지면서 혁신당과의 논의조차 시작하지 못했다. 합당 논의에 촉각을 세우는 사이 이번에는 혁신당이 추진하는 토지공개념을 놓고 이견이 갈렸다. 이언주 최고위원이 토지공개념에 반대 의사를 표하자 조 대표가 “헌법재판소가 합헌이라고 판시한 것. 어이없다”고 맞받아치면서 새로운 갈등의 씨앗이 뿌리를 내린 것이다. 꼿꼿한 자존심 토지공개념이 난타전으로 번진 이유는 최근 집값 등 부동산을 저격하는 이재명 대통령과의 행보와도 맞물려 있다는 분석이다. 이 최고위원은 “토지공개념은 과거 공산주의 몰락 이전 토론의 대상이 될 수 있었을지 모르지만 AI 대전환과 글로벌 자본 유치, 기술 경쟁이 국가의 생존 과제가 된 지금의 시대 현실과는 분명한 괴리가 있고, 시대착오적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통령이 강력한 부동산 공급 대책을 내놓고 있는데 토지공개념 입법화를 주장하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주장이 대두되면 대통령의 건강한 개혁 의지마저 희석되고 곡해돼 공격받을 여지가 크다”고 강조했다. 혁신당이 주장하는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그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을 골자로 한다. 지난 2일 열린 ‘신토지공개념 입법추진단 출범식 및 토론회’서 혁신당 차규근 의원은 입법을 비판한 여당을 향해서는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틀린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차 의원은 “토지공개념은 토지의 사유재산권을 전면 인정하되, 공공의 이익을 위해 필요한 경우, 이용을 제한할 수 있다는 원칙”이라며 “헌법재판소도 1989년 토지거래허가제 사건 판결에서 모든 사람의 생존권을 보장하기 위해 토지 소유권은 절대적인 권리가 될 수 없으며, 공공복리 증진을 위해 의무와 제약을 수반하는 방향으로 변화해 왔다고 판시했다”고 설명했다. 이 최고위원의 주장을 반박하기도 했다. 차 의원은 민주당 강령을 언급하며 “토지 재산권 행사의 합리성을 담보하는 제도적 장치를 구축해 지대 수익으로 인한 경제 왜곡과 불평등을 방지한다고 명시돼있다”며 “현재 시행 중인 토지거래허가제와 개발이익환수제 역시 모두 토지공개념에 기반한 제도”라고 꼬집었다.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가 진행 중인 민주당 일각에서는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토지공개념을 포기하지 않는 한 합당 논의는 불가능하다”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럼에도 혁신당이 이를 추진하는 이유는 혁신당이 민주당에 흡수 합당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는 분위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에 혁신당 DNA가 섞이는 게 아닌, 혁신당의 정체성을 잃지 않으면서 민주당과 함께하는 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다. 논의를 띄운 이상 합당을 하든 약속을 파기하든 결과가 나와야 한다. 그러나 “주판알을 굴렸을 때 합당 가능성이 낮다”는 게 한 여의도 관계자의 전언이다. 로망을 현실로? 이 관계자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 대표가 민주당과 함께한다면, 차기 당권을 놓고 정 대표와 경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두 사람(정 대표, 조 대표) 모두 대권주자로서 욕심이 있다. 시기가 언제가 됐든 다음 대선을 위해 경쟁하는 사이가 될 것”이라며 “종래에 서로를 집어삼키려는 계파 싸움으로까지 번질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조 대표를 등에 업고 빠른 보폭으로 걷는 정 대표의 시선 끝에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총리가 “당 대표에 로망이 있다”고 말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설에 스스로 불을 지핀 것이 화근이다. 여기에 청와대에서까지 김 총리를 차기 당 대표로 세우려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정 대표의 셈법이 더욱 빨라졌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 총리의 대표 도전설은 꾸준히 회자했다. 지난달 23일 국무총리실은 공지를 통해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서 김 총리 이름을 빼달라고 요청했고,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총리가 서울시장이 아닌 민주당 당 대표를 노리는 게 아니냐고 봤다. 여기에 김 총리가 한 유튜브를 통해 정 대표와 차기 대표 자리를 놓고 경쟁할 수 있다는 관측에 대해선 “민주당의 당 대표는 굉장히 자랑스러운 일이기 때문에 당연히 로망은 있다”고 말하면서 본격적으로 불씨를 댕겼다. 다만 김 총리는 “세상(일)이 욕심을 낸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은 안다. 욕망의 정치로 뭔가를 풀려고 하지 않는 편”이라며 조심스럽게 입장을 전했다. 그러던 중 민주당-혁신당 합당 논쟁에 김 총리가 뛰어들면서 당권을 둘러싼 경쟁이 시작됐다는 관측이 다시 나왔다. 김 총리는 지난 2일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런 시점, 이런 방식으로 진행될 줄은 몰랐다”며 정 대표의 합당 방식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뿌리 깊은 정당이기에 당원들의 뜻을 묻는 민주적 절차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통합 자체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 총리는 당 대표 선출 전당대회 출마설과 관련해 “(앞서 대표직에 대해 언급한) 로망이라는 단어가 이렇게 많은 말들을 불러올지는 몰랐다”며 “(당시 대표 출마 여부는 직접적으로 묻지 않기에) 국정에 전념한다고 했고, 오늘 기자간담회 내용을 주의 깊게 보면 굉장히 강력한 국정 전념 의지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는 서울시장 선거로 본인(김민석)이 할 생각 없는데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돼 거론되는 것이 국정 운영에 도움도 안 돼 거론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당과 관련한 부분에 대해서도 제가 대표라는 평소 로망을 이야기한 것이고 또 합당 등 모든 문제들은 당의 질서 속에서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보고 제가 더 이상 현재 당내 문제와 연관돼서 소환되거나 호출되거나 이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민석 카드’ 청와대가 띄웠다? “당 대표 로망” 한마디에 ‘술렁’ 이후 김 총리는 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전날 신년 기자간담회를 언급하며 “기자간담회의 핵심은 한층 높은 ‘책임감’으로 국정에 ‘전념’한다는 것이다. 정책 관련한 질문에는 훨씬 적극적으로 답하겠다”며 출마 의지가 없음을 강조했다. 김 총리가 거듭해서 출마설에 선을 긋지만 계속해서 이름이 오르내리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를 정 대표의 대항마로 김 총리를 띄우기 위한 청와대의 물밑작업으로 봤다. 김 총리는 지난 총선 상황실장을 맡아 합을 맞춰오는 등 이 대통령과 연이 깊은 인물로 이 대통령의 의중인 ‘명심’을 등에 업어 민주당 수석최고위원 자리까지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24년 민주당 전당대회서 김민석 의원의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했지만, 사전 득표율이 저조했다. 이에 이재명 대표 후보는 첫 지역 순회 이후 김 후보와 함께 차 안에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하면서 “(김 후보) 왜 이렇게 표가 안 나오느냐”며 “제 선거를 도와주느라 본인 선거(운동)를 못 해 결과가 잘못되면 어쩌나 부담된다”고 언급했다. 이후 민주당 커뮤니티 등에서는 “이재명이 김민석을 낙점했다”는 글이 퍼졌고, 빠르게 순위가 뒤집혀 단숨에 수석최고위원으로 올라섰다. 이처럼 청와대에서 정청래 체제의 힘을 빼기 위해 다시 한번 ‘김민석 카드’를 띄우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가 정 대표를 견제하는 것은 정 대표가 ‘당원 주권 정당’ 등을 명분으로 당을 강하게 쥘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는 점에서다. 한 여권 관계자는 “정 대표의 행보가 모두 이해는 간다. 명분도 좋다. 문제는 시기가 너무 빨랐던 것”이라며 “이재명정부 출범 극초기부터 갈등이 불거졌다. 청와대 입장에서는 대놓고 발톱을 드러내는 정 대표가 장기간 민주당을 주무르는 게 달갑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안싸움이 격화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혁신당 역시 합당 논의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조 대표의 탓으로 돌리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방선거가 끝나는 대로 정치권의 시선은 8월 민주당 전당대회로 쏠리는 만큼 6월 전 합당 논의가 매듭을 지을지가 최대 관건이다. 숨길 수 없는 불편한 심기 혁신당 황현선 인재영입위원회 부위원장(전 사무총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대통령과 김 총리, 정 대표를 모조리 언급하며 현 상황을 직격했다. 황 위원장은 “이 싸움(합당)의 최대 피해자는 이 대통령이다. 언젠가 후계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상했겠지만 집권 1년도 안 돼 심각한 내분에 직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친K(김민석 국무총리) 세력이 선공을 하고, 선방 맞은 친J(정청래 대표)의 반격도 시작될 것”이라며 “지금은 대통령 눈치보며 권력투쟁을 벌이겠지만 총선에 다다를수록 눈치 보지 않는 싸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hypak28@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