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표 앞에 놓인 세 가지 암초

  • 최현목 기자 chm@ilyosisa.co.kr
  • 등록 2020.01.06 10:37:09
  • 호수 125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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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풍에 돛 다나 했더니…

[일요시사 정치팀] 최현목 기자 = 신년을 맞아 각 정당들은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더불어민주당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이해찬 대표는 신년인사회서 이를 강조했다. 총선 승리를 토대로 재집권에 성공하겠다는 강한 의지였다. 그러나 이 대표 앞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이 남아있다. <일요시사>가 다각도로 이를 살펴봤다.
 

▲ 21대 총선을 앞둔 상황서 최근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 앞엔 세 가지 암초가 놓여있다.

희망가가 울려 퍼졌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 신년인사회를 열고 총선 승리를 약속했다. 4·15총선이 나라의 명운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선거라는 점을 강조한 이 대표는 문재인정부의 성공과 나아가 2년 후 열릴 대선 때 재집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지지율은
높은데…

민주당의 최근 분위기는 희망가를 부를 만하다.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문정부의 숙원사업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치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화답하듯,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일 대한상공회의소서 열린 정부 신년합동인사회서 권력기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공수처법의 통과로 본 궤도에 오른 검찰 개혁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공수처법 등으로 여야가 국회서 극한 대립을 보였음에도, 민주당과 문정부에 대한 지지율은 흔들리지 않았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tbs의 의뢰로 지난달 30일부터 31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150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은 49.0%로 나타났다. 비록 전주 대비 0.7%포인트 하락한 수치지만, 50%대에 가까운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다. 

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은 상승했다. 동 조사서 민주당은 41.9%를 기록, 전주 대비 0.5%포인트 올랐다. 2주째 상승세다. 비록 자유한국당(이하 한국당)이 전주 대비 1.5%포인트 오른 32.9%를 기록하며 두 정당 간 격차가 좁혀졌지만, 민주당이 1위 자리를 위협받을 만큼의 상승세는 아니다(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또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선거법 통과…결국 부메랑으로?
금태섭-유승민 닮은 균열 예고?

그렇다고 방심하기에는 이르다. 총선 승리까지 가는 길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잠재적 위험요소로 부딪힐 경우 자칫 좌초될 수도 있다. 민주당의 선장인 이 대표 입장에서는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

첫 번째 암초는 ‘비례정당’이다. 앞서 한국당을 제외한 4+1(민주당·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은 공조를 통해 선거법을 통과시켰다. 주요 골자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다. 정당 득표율이 높지만, 지역구 당선자가 적은 정당에 유리한 선거제다.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이 수혜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 왼쪽부터)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으로 발탁된 최혜영 교수, 원종건씨, 김병주 전 육군 대장

그런데 이들 정당뿐 아니라 한국당도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한국당은 4·15총선에 쓸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의 이름을 ‘비례자유한국당’으로 결정했다. 한국당은 지역구 국회의원 배출에 총력을 기울이는 반면, 비례자유한국당은 정당에 대한 득표에 올인, 최대한 많은 의석을 확보한 뒤 총선이 끝난 후 합당해 민주당에 대항하겠다는 전략이다.

한 한국당 보좌진은 선거법이 통과된 후 <일요시사>와 만나 “한국당서 비례대표 전용 정당(비례자유한국당)을 만들면 된다”며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일부 사람들은 비례대표 전용 정당이 한국당을 배신할지도 모른다고 하는데, 한국당의 당헌·당규만 조금 바꾸면 그것도 문제가 안 된다”고 설명했다. 

선거법 통과
자충수 되나

정치권 일각에선 거대 양당(민주당·한국당)이 비례대표 전용 정당을 만들면 유권자들로부터 꼼수를 쓴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예상한다. 그러나 한국당의 상황은 민주당과 차이가 있다. 한국당이 끝까지 선거법 통과를 반대해서다. 지난 12월 국회 앞에서 한국당 지지자들은 선거법 통과를 반대하며, 당에 힘을 실어줬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최근 기자단 오찬서 “꼼수에는 묘수밖에 답이 없다”며 “비례정당을 이야기한 것은 표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꼼수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민주당은 적극적으로 선거법을 통과시켰다. ‘청년민주당’ 등 비례대표 전용 정당을 만든다면, 자칫 꼼수를 쓰기 위해 선거법을 통과시켰다는 오명을 쓸 수 있다.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 등 함께 공조한 군소정당들의 반발도 감수해야 한다. 

민주당 입장에선 딜레마다. 앞서 한국당이 민주당 내부 자료라며 공개한 ‘비례위성정당 관련 검토 자료’를 보면, 한국당이 비례자유한국당을 창당할 시 예상되는 의석수는 135석이다. 이는 민주당의 120석 보다 많다. 즉 민주당이 연동형 비례대표제로 인해 원내 1당 지위를 한국당에게 빼앗길 수도 있다.

두 번째 암초는 ‘당의 균열’이다. 공수처 설치법안이 지난달 30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민주당 소속 금태섭 의원은 해당 법안에 기권표를 던졌다. 기권·반대표를 던진 국회의원 중 유일한 여당 소속이었다. 

균열 보인
단일대오

문제는 이후에 발생했다. 민주당 당원들을 중심으로 금 의원에게 출당 등 징계를 내려야 한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앞서 금 의원이 공수처 설치에 대한 우려를 드러냈을 때도 당원들은 그를 비판했지만, 현재 여론은 그때보다 훨씬 부정적이다.

민주당 권리당원 게시판에는 금 의원이 ‘해당 행위’를 했다고 비판하는 글이 수백 개가 올라와 있다. “한국당으로 가라” “공천을 주면 안 된다” “이념이 맞는 당으로 떠나라” “출당시켜야 한다” “제명해야 한다” 등 그 수위가 상당하다.

사태는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이 금 의원에 대해 유감을 표시하면서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추세다. 홍 대변인은 “(금 의원이)당론으로 결정된 사안에 기권해 유감”이라며 “당 지도부서 검토 후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에 새로운보수당 하태경 창당준비위원장은 “당 지도부서 검토하겠다고 으름장까지 놓았다”며 “소신 투표한 의원에게 공개적 겁박을 자행하고 있다. 이참에 당 간판도 더불어독재당으로 바꾸기 바란다”고 금 의원을 지원 사격했다.

만약 이 대표 등 당 지도부가 실제 금 의원에 대한 징계를 논의한다면 이는 당의 균열로 이어질 수 있는데 이미 유사한 선례가 있었다.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인재영입위원장은 과거 새누리당 시절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고 비판했다. 

‘스토리 > 스타’ 딜레마
‘20년 집권론’ 어쩌나

위태롭던 당청 관계는 국회법 개정안이 통과되자 폭발했다. 박근혜 당시 대통령은 ‘배신의 정치’라며 유 위원장을 몰아세웠다. 정치권은 박근혜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와 문재인정부의 ‘공수처 설치’가 두 정권의 핵심 공약이라는 점에서 기시감이 든다고 말한다.


세 번째 암초는 ‘스타의 부재’다. 최근 민주당은 잇따라 영입인재를 발표하고 있다. 최혜영 장애인식개선교육센터 이사장, 원종건씨, 김병주 전 육군 대장이 그들이다. 이들은 각각 돋보이는 상징성을 갖고 있다. 영입인재 1호인 최 이사장은 ‘여성’ ‘장애인’, 2호인 원씨는 ‘20대’ ‘인간승리’, 3호인 김 전 대장은 ‘안보 전문가’라는 상징성이다.

한 민주당 보좌진은 지난 2일 “한정된 인재풀서 완벽한 인재를 찾기란 힘들다. 결국 메시지가 중요한데, 현재 우리 당의 기조는 ‘평범하지만, 스토리가 있는 인재’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스타성 면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20대 총선을 앞두고 영입된 인재들과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문 대통령은 당시 민주당 인재영입위원장을 맡아 스타성과 전문성을 가진 인사들을 대거 영입했다. 

표창원 전 경찰대 교수를 필두로 김병관 웹젠 의장,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 소장, 박주민 민변 사무차장, 손혜원 한국나전칠기박물관 관장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당의 인재영입이 시작 단계임에도 20대 총선만큼의 ‘바람’을 일으키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260석 약속
절반의 성공?

이 대표는 총선 승리를 넘어 압승을 약속한 바 있다. 당 대표 경선 당시에는 ‘20년 집권론’을 펼쳤으며, 지난해 4월에는 총선서 ‘260석(지역구 240석, 비례대표 20석)’을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정권재창출을 위한 의지의 표명으로 읽힌다. 과연 이 대표는 암초를 뚫고 오는 4월에 열리는 21대 총선서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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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